우당탕퉁탕. 같은 일이 또 벌어졌다. 늘 황급하게 서둘러 뭔가를 하려는 사람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곤 한다. 그럴 때마다 이렇게 말하고 싶어진다. 살아오면서 급하게 서둘러서 본 이득이 뭐가 있는지 생각해 보시오. 제발. 물론 사소한 득은 있을지도 모른다. 출근길에 늦지 않기 위해 개찰구로 들어오는 지하철을 타기 위해 냅다 계단을 우사인 볼트처럼 뛰어 내려가 아슬아슬하게 세이프 했을 때. 그러나 만약 굴러 떨어져 다리가 부러지거나 겹질렸다면. 이처럼 성급한 마음으로 얻는 혜택은 그리 크지 않은 반면 피해는 상상을 초월한다.
그렇다면 왜 인간은 이렇게 서두르고 싶어지는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두뇌, 특히 전두엽이 비정상적으로 발달한 경우일수록 그런 경향이 커진다. 서두르는 마음은 사실 불안의 다른 이름이다. 뭔가 편안한 기분에 익숙하지 않을수록 공격적으로 행동하게 된다. 그렇다면 운동선수들은 어떤가? 역설적으로 스포츠는 더욱더 침착한 마인드가 필수다. 몸은 역동적으로 움직이지만 뇌는 얼음처럼 차가워야 성과를 거둘 수 있다. 그렇지 못하면 덤비다 지고 만다.
물론 서둘러야 할 때도 있다. 갑자기 자동차가 내 앞으로 폭주하는데 가만 있을 수 있겠는가? 당연하다. 흥미롭게도 긴급한 상황에서 발동하는 뇌의 장치는 따로 있다. 문제는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도 항상 비상벨이 켜져있는거다. 이런 사람들은 의외로 빨리 움직여야 할 때는 패닉에 빠져 그냥 주저앉고 만다. 머릿속이 엉망이 되는 거다.
당장 바꾸기는 어렵다. 일단 자신이 서두르고 있다는 상황을 인지할 줄 알아야 한다. 곧 어쩔 수 없이 급하게 움직이더라도 그걸 알고 있어야 한다. 그래, 이번엔 어쩔 수 없었어. 그러나 다음엔. 그렇게 반복하다보면 뇌가 육체를 서서히 컨트롤할 수 있게 된다. 명심하시라. 급하게 서둘러서 대체 무얼 하려 하는가? 어차피 인간은 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