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라 먹기 좋은 크림 치즈 


아침식사가 토스트와 커피로 정착된 지도 꽤 오래되었다. 습관이 되어서 그런지 아주 가끔 집 바깥에서 일어나자마자 밥과 국, 김치를 먹게 되면 배가 적응을 하지 못한다. 그래도 매일 같은 식사를 하다보면 질릴 수 있어 잼이나 치즈를 빵에 얹어 즐긴다. 쨈은 주로 딸기잼으로 예전에는 볶음자리를 애용했는데 최근에는 자연드림 것을 먹는다. 둘 다 살짝 비싸지만 확실히 건강하고 맛있다. 치즈는 그 때 그 때 다른데 만약 슈퍼마켓에서 세일을 하면 무조건 필라델피아 크림을 고른다. 평소 치즈를 그리 즐기지 않는데 그 이유는 꾸덕꾸덕한 맛이 별로하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필라델피아는 산뜻한 느낌을 준다. 특히 토스트에 발라 먹기에 딱 좋다. 모양이 딱 정해진 다른 치즈에 비해 구석구석 원하는 대로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알고 보니 역사도 꽤 길다. 1870년 무렵부터 먹기 시작했다니 무려 150년이 넘었다. 그 시절 사람들도 아침으로 이 치즈를 먹었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하다. 


* 이 글은 해당 업체를 포함한 어떠한 단체나 기관의 후원 없이 썼습니다. 직접 먹어보고 정보차원에서 올리는 것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브론디 프리미엄 70센티미터 2겹 화장지


두루마리 화장지가 딱 떨어졌다. 그동안 어떻게 버텨왔는지 궁금하다. 흔히 화장지는 이사 왔을 때 하도 많이 선물로 받는 물건이기 때문이다. 내 돈 내고 산 본 기억도 거의 없다. 다행히(?) 한국에서는 사재기 현상이 없으니 선택지도 많다. 자, 그렇다면 어떤 두무마리 화장지를 살까? 처음엔 쉽게 선택이 가능할 것 같았는데 의외로 힘이 들었다. 일단 나는 민무늬를 선호하는데, 없다. 꽃무늬든 벌모양이든 무늬가 새겨져 있다. 이해는 한다. 약간의 문양이 들어가야 쓰는데 더 편하다. 그러나 나는 무늬없는 화장지에 익숙해져 그런지 영 마땅치 않다. 세 겹도 부담스럽다. 왠지 아이들 기저귀 느낌이 난다. 두 겹 내지 한 겹도 상관이 없다. 또한 향기도 없어야 한다. 화장실 냄새를 없앤다고 이상한 향기를 입힌 화장지들이 있는데 질색이다. 대신 엠보싱이 있다면 점수를 더 주고 싶다. 화장지를 손에 말았을 때 약간 도톨도톨한 느낌이 드는 게 좋기 때문이다. 요컨대, 내가 선호하는 두루마리 화장지는 민무늬 엠보싱에 두 겹 내지 한 겹이어야 한다. 이 까다로운 조건을 통과한 화장지가 바로 브론디 프리미엄 70센티미터 2겹 화장지다. 가격도 적당하다. 50롤에 이만 오천 원 가량한다. 게다가 일반 화장지가 50센티인데 반해 70센티로 상대적으로 오래 쓸 수 있다. 만족한다. 


사진 출처: 지마켓


* 이 글은 해당 업체를 포함한 어떠한 단체나 기관의 후원 없이 썼습니다. 직접 사용해보고 정보차원에서 올리는 것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스고이네. 한강은 처음이에요.”

‘그런가?’

서울에서 태어나서 자라 그런지 딱히 감흥은 없는데. 게다가 집에서 걸어서 한강을 갈 수 있으니 신기할 것도 없다. 그러나 외국에서 온 사람에게는 구경거리가 될 수도 있겠지. 지방에서 온 사람들도 한강유람선은 꼭 타본다고 하잖아. 서울사람들에게는 이해가 되지 않지만.


우리 둘은 강둑을 따라 천천히 걸었다. 평일 해질 무렵이지만 날씨가 좋아서인지 인파가 좀 있었다. 그렇다고 북적거릴 정도는 아니었다. 딱 좋다는 느낌이었다. 바람결에 혜자의 머리카락이 날렸다. 찰랑거리는 물결 사이로. 걸음을 멈추었다.

“왜요?”

혜자는 주춤하더니 내게 물었다. 나는 아무 말 없이 바라보았다. 3초간 침묵이 이어졌다. 때마침 해가 떨어지고 있었고, 강물은 황금빛으로 물들었다. 뭐라고 해야 될 것 같은 분위기였다. 나는 혜자의 어깨를 두 손으로 가볍게 잡고 가까이 다가갔다. 서로의 숨소리가 들릴 정도가 되자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생각했다. 최대한 부드럽게 그녀의 입술에 내 입술을 갖다 댔다. 혜자는 울고 있었다. 


* 순수 창작물입니다. 주인 허락없이 무단 도용하면 법적인 처벌을 받게 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일본 생활은 행복하지 않았어요. 부모님은 결혼하자마자 임신한 채로 일본에 왔어요. 일종의 도피였지요. 두 집안 모두 반대가 심했거든요. 아버지는 재일교포였고 어머니는 한국 사람이었어요. 두 분 다 운동선수였어요, 아빠는 유도, 엄마는 양궁. 불같은 사랑을 했다고 해요. 그러나 결혼은 현실이잖아요. 선수를 그만두고 할아버지가 운영하던 고물상을 물려받았는데 한 때는 장사가 잘되었어요. 하지만 그것도 잠시였어요. 결국 가게를 접고 이것저것 닥치는 대로 일을 벌였지만 죄다 망했어요. 술주정만 늘고 부부싸움은 더 잦아졌죠. 결국 엄마는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집을 나가버렸어요. 제가 세 살 때였어요. 아빠는 제가 중2, 그러니까 열다섯 살 때 돌아가셨어요. 저는 처음엔 큰아빠네 살다가 나중에는 이 집 저 집 전전했어요. 한국에는 엄마를 찾고 싶은 마음도 있었어요. 사실 어디 계신지는 몰라요. 일본에 있는지 한국에 살고 계신지 아니면 미국으로 이민 갔는지도. 그냥 일본을 벗어나고 싶었어요. 장학금을 준다는 말에 고민 없이 바로 왔어요.


답답했다. 말없이 담배를 꺼내 입에 물었다.

“펴도 되지?”

“네, 피세요.”

사실 끊은 지 석 달 만이었다. 순간 머리가 핑 도는 느낌이 들었다. 딱히 할 말이 없었다.

“재미없죠?”

“아니, 그건 아닌데 ......”

“저, 사실 이런 말 한국 와서 처음 하는 거예요.”

나는 자세를 바로 잡고 들을 준비가 되어 있다는 신호를 주었다.

“부담 드리고 싶지는 않은데 그냥 그러고 싶었어요. 선배한테는.”

‘날 언제 봤다고?’

“저 도와준 거 기억 안 나세요? 입학실 날”

“입학실 날?”

전혀 모르는 일이다. 혜자를 본 적도 없었다.

“그날 나 마스크 쓰고 있었잖아요. 신입생 교재 어디서 나눠주는지 몰라 당황할 때 데리고 가 주셨어요.”

어렴풋이 떠올랐다. 그런데 여러 명이었던 것 같은데. 복학신청을 하러 과사무실에 들렀을 때 한 무리의 학생들이 들어왔다. 뭔 책을 받으러 왔다는데. 마침 과조교가 자리를 비우고 없었다. 신입생들 교재는 늘 과방에 쟁겨놓고 있었으니까. 별 생각 없이 따라오라고 하고 같이 갔다. 과방까지 데려다주고 바로 헤어졌다.

“혜자가 그 중에 한 명이었나?”

“네”

나는 피식 웃었다.

“왜요?”

“아니, 그냥”

일본사람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일본에서 오래 산 한국 사람이지만. 별 거 아닌 도움을 기억했다가 반드시 갚고자 하는 마음이 말이다.

“큰 도움도 아닌데 기억하고 있다고 하니 말이야.”

“그런가요? 전 엄청 고마웠는데.”

“그럼 됐고”

혜자도 마주 웃었다. 


* 순수 창작물입니다. 주인 허락없이 무단 도용하면 법적인 처벌을 받게 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러블리즈 수정을 닮은 동그란 얼굴. 머리카락은 어깨를 덮을 정도로 길었고, 날씬한 편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뚱뚱하다고도 할 수 없었다. 피부는 하얗다 못해 창백해 보였다. 키는 160센티미터 정도. 한 눈에 확 뜨이는 미인은 아니었지만 분명히 매력은 있었다. 생뚱맞은 느낌도 있었지만 어깨에 날개가 달린 세라복 옷차림도 꽤 근사해보였다. 작은 쌕을 어깨에 메고 두 손으로 가슴 쪽으로 책을 든 모습은 마치 나는 대학 새내기라는 광고를 찍는 것처럼 보였다.


“복사하려구요?”

나는 당연한 질문을 했다. 

“네”

“얼마나 할 거예요. 급한 거면 학교 안에서 해도 되요, 도서관 지하에 복사점이 있거든요. 그런데 약간 비싸요. 많이 할 거면 학교 앞 복사가게로 가도 되고, 거긴 좀 싸니까”

“아니에요. 다섯 장만 하면 되요.”

“그럼, 도서관에 가면 되겠네요. 어딘지 알지요?”

혜자는 잠시 우물거리더니, “저, 죄송한데요 .... 제가 잘 몰라서요.”

‘뭘 모른다는 거지? 도서관이 어디 있는지, 아니면 복사 부탁하는 걸?’

내가 머뭇거리자 혜자는 뜻밖의 제안을 했다.

“아주 바쁘지 않으시면 ... 아노 .... 아니 저 ... 도서관까지 같이 가주지 않으실래요?”

당황스러웠지만 뭐 별일 있겠나 싶은 생각도 들었다. 뭔가 사정이 있어 보였다. 말투를 보니 우리말이 서툰 외국 유학생 같아 보이는데. 딱히 바쁠 것도 없었다. 

“그래요, 가죠. 따라오세요.”


혜자는 자판기에서 뽑아온 커피를 내게 내밀며 말했다.

“미안해요. 제가 뭐든 서툴러서. 덕분에 감사해요.”

“괜찮아요. 그럴 수 있죠.”


낯설었겠지. 모든 게. 모국이라고 왔지만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고. 그 때는 몰랐지만 혜자 가족은 한국에 연고가 없다고 한다. 뭔가 사연이 있어 보였지만 꼬치꼬치 캐묻지는 않았다. 그러나 궁금증이 사라지지는 않았다. 왜 한국에 혼자 왔는지, 그리고 왜 이 학교를 선택했는지. 그런 내 마음을 알아챘는지 혜자는 “너무 뜻밖이죠. 이런 말 하는 게?”라고 혼잣말하듯 말했다.


“아니, 그런 건 아니구요. 저도 좀 낯설어서, 이곳이”

“알아요. 선배가 군대 다녀오셨다는 거.”

“네?”

‘아니 그럼 나를 이미 알고 있었다는 건가? 도대체 어떻게? 학교 다시 온지 일주일도 안됐는데. 누가 알려준 건가, 아니면’

“아, 너무 놀라지 마세요. 그냥 신입생들끼리 선배들 이야기하다 나온 거예요. 저도 더 이상은 잘 몰라요.”

혜자는 당황한 내 모습에 미안한 마음이 들었는지 고개를 푹 숙였다. 


* 순수 창작물입니다. 주인 허락없이 무단 도용하면 법적인 처벌을 받게 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