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영부서지는파도

흰포말로사라져도

그속묻혀진그리움

그리산산이허망히

사라질리있을텐가

 

                  - 용욱 -

 

 

그림자를끊어내고

그리움을잊는다면

인생의흰꿈허망히

인연의질긴끈으로

칭칭묶어둘수밖에

 

                 - 연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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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여우 2005-07-10 0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화꽃은 바람속에 피어나고
그리움은 잊겠다는 다짐으로
끊어진단 거짓말을 누가했나
구름같은 인생살이 아득하고
바람결에 떠돌아도 매양그곳
무정세월 한세월을 그냥사세

달팽이 2005-07-10 1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들이쉬는 이숨결이 왜이리도 힘이드나
내어쉬는 이숨결엔 내영혼이 빠져나가
그리움은 비가되고 바람되고 노을되니
잊겠다고 잊혀지나 묻겠다고 묻혀지나
그리하니 어쩌겠나 함께하여 동고동락
세월빛깔 함께하여 이리뒹굴 저리뒹굴
무정하게 지나가는 한세상도 둥글해라
 

머무는 바 없이 머무는 둥근 저 빛

나뭇가지에서나 잎사귀에서 너는

더욱 빛난다

 

너는 어디서 왔는가

무얼 하다 왔는가 물어보면

신기해지는 세상

 

너는 말끄러미

나는 물끄러미

 

바람불고 별이 나자

얼른 몸을 숨기고

본래 이름이 어디에 있으며

천지에 만나는 마음 한 번 다 받아내 보라고

던지는 화두

 

너도 없이

나도 없이

 

말끄러미

물끄러미

 

 

                                                    - 이희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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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 2005-07-08 07: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늘 있는 그 세상인데도 묻다보면 신기해지는 세상,
화두같이 마음 하나에 천지를 담아보라고
너도없이 나도없이 말끄러미 물끄러미...
그저 있는 그대로의 세상...


* 이 시 너무 좋다.
말미 부분에서 시적 긴장성과 의식의 고양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멋진 시다...

파란여우 2005-07-08 2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끄러미
말끄러미
.....................
한 밤중에 얼굴을 씻으니
말끔해지는 가슴 한 켠
 

1.

사랑은 자유를 동반할 수 없는 것일까? 한 사람이 다른 어떤 사람을 사랑하게 되면 우선을 그의 모든 것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그것이 어느 순간의 마음속의 작용을 거치게 되면 그를 소유하고 싶은 욕망을 느끼게 되고 그의 행동 하나하나 그의 옷차림과 외모마저도 자신의 색깔로 꾸미려고 한다. 그래서 상대방의 의사도 묻지 않고 이상한 색깔의 옷을 사와서는 꼭 앞에서 입혀보고 혼자서 만족스러워 한다. 상대방은 싫어하든 말든...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사랑의 왜곡된 생각들이 상대방의 자유를 침해할 때에 생긴다. 어느 순간 나의 취향이 그때문에 침해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면 어느듯 자유에 대한 깊은 갈구가 생기기 시작하며 그 때부터 처음에는 나를 묶어주었던 상대방과의 관계가 행복에서 불행의 깊은 늪으로 변하게 되는 것이다.

 

2.

물론 때로는 인생의 시련과 사랑의 실패를 겪고난 막다른 골목길에서 그녀를 처음 만났던 때를 생각하며 참기도 하고 시간이 지나가면 바뀔 것이라 위로하기도 한다. 하지만 상대방이 사랑에 대한 욕구를 더욱 소유하려하는 방향으로의 색깔이 짙어지면 어느듯 자유에 대한 목마름은 더욱 커지게 된다. 아침에 일어나 내가 세수하는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던지 나의 옷차림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든지 또는 아이를 사랑하는 나의 노력이 부족하다든지에 대한 일장 연설을 듣고 있을 때면 나는 왜 이런 불행한 곳에 무엇을 하고 있는가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3.

사랑이라는 빛깔 속에 숨어 있는 구속의 사슬을 구별해낸다는 것이 늘 쉬운 것은 아니다. 때로는 아내로서 남편으로서 당연히 이런 것 정도는 요구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닥달을 받을 때면 대답이 곤궁해지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때로는 앞에서 대꾸하지 못한 불만이 속으로 누적되어 눈덩이처럼 불어갈 때가 있다. 사랑함에 대한 개념이 달라서 생기는 이런 오해들은 도대체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서로에게 이해시키지 못할 사랑의 비뚤어진 욕망은 서로를 더욱 옭아매는 사슬일 뿐인데....

 

4.

하지만 인류는 이런 문제들에 대한 오랜 대안을 모색해왔다. 삶의 마지막 순간에는 이런 모든 애착들을 버려야만 하듯이 사랑도 버려야 한다. 그럴 때 여전히 남아 있는 사랑이 있다면 그것은 서로를 구속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바라보아주는 그런 사랑일 것이다. 때로는 동성 간에 참된 우정을 나누는 사람이 있다면 이런 관계를 유지하는 사례를 많이 찾아볼 수 있다. 나아가 이런 이성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은 이성으로서의 관계를 넘어서서 영혼의 동반자로 나갈 수 있지 않을까? 그것은 존재에 대한 깊은 통찰을 바탕으로 한다.

 

5.

인생을 살아가다 그런 사람을 만난다면 어떨까? 혹, 삶의 어떤 조건이나 나이, 연령, 성, 국적에도 관계없이 아주 오랜 시간들을 함께 공유했을 것 같은 사람, 그리고 그 사람에게 바라는 것이 어떤 자신의 욕구나 욕망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떨림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사람, 그런 사람을 만난다면 나는 어떻게 될까? 그 인생의 충격으로 달라진 내 모습이 나의 과거를 충분히 흔들만한 그런 만남이라면 나는 과연 어떻게 될까? 사랑과 자유를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는 그런 사랑, 인류의 오랜 숙명적 과제를 동시에 해결해주는 그런 만남이 과연 있기는 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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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삶에서 낭만적인 영역만큼 운명적 만남을 강하게 갈망하는 영역도 없을 것이다. 우리의 영혼을 헤아리지 못하는 사람과 어쩔 수 없이 잠자리를 함께 하는 일을 되풀이하는 상황에서, 언젠가 꿈 속에 그리던 남자나 여자와 마주치게 되는 것을 운명이라고 믿는다면 용서받을 수 없을까? 끊임없이 솟아오르는 그리움을 해소해줄 존재에 대한 미신적인 믿음은 용서받을 수 없을까? 우리의 기도는 절대로 응답받을 수 없고,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 비참한 순환에는 끝이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만에 하나 하늘이 우리를 가엾게 여겨서 우리가 그리던 왕자나 공주를 만나게 해준다면, 그 만남을 단순한 우연의 일치로 치부해버릴 수 있을까? 한 번만이라도 이성의 검열에서 벗어나서 그 만남이 우리의 낭만적 운명에서 정해지 필연적인 사건이라고 해석할 수는 없을까? 

 

                                                                                                                  - 알랭 드 보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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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여우 2005-07-08 2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운명적 사랑을 기다리다가
보통을 만난 것으로 만족합니다.
 

모처럼해지는오늘

햇살은먼산에걸려

능선을물들이는데

그보다먼저붉어진

달팽이아련한가슴

 

                - 용욱 -

 

취중에받은시한편

답시어둠에묻혔다

어둠은술에빠졌다

오늘나는아직취중

 

                 - 연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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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여우 2005-07-08 2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는별 오늘은비
그대들의 순한가슴
물들이던 저녁노을
취한가슴 취한우정
마당가의 후박나무
오소소소 흔들리네

달팽이 2005-07-09 18: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원속에 묻혀사는
여우님의 하루살이
직선아닌 곡선풍경
새소리에 자연소리
나쁠리야 있을까만
벗이라도 자주찾아
적적한맘 달랬으면
이주말이 더좋을걸
팍팍한이 도시생활
적적하게 사는거야
파란여우 못지않은
달팽이의 주말오후
먼곳있는 그리운이
위로의정 띄워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