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이해한 듯 해도
그 마음이 어긋나는 경우가 있다.
때로는 그 사소한 어긋남으로
우울해지는 때가 있다.
마음과 마음이 서로 어긋나 떨어져가는 것을 볼 때,
나는 좀 더 마음이 투명해서 상대방 마음을 반영하지 못했음을 후회한다.
아직 아상이 거울 위에 먼지를 드리우고 있기 때문이다.
늘 깨어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젊은 날 칼로 잘라내지 못하는 우유부단함으로 불필요한 오해를 사기도 했던 날,
그때 내 마음 속에 뭔가가 들어 있기 때문은 아니었다.
다만 부유하듯 떠다니는 내 마음을 잡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물론 삶도 정처없이 떠도는 것이기는 하지만,
생기고 흩어지는 인연들이 거품같기도 하지만,
우리의 마음은 그 사라지고 생기는 거품방울 사이를 끝없이 뛰어다닌다.
새로 날아오르는 거품위에 뛰어 올라 뒤를 보면 '펑'하고 사라지고 마는 인연의 아쉬움에, 덧없는 인생살이에 머무를 수만은 없지만....
그 속에서 경험한 가슴떨리는 기억마저 잊기엔 너무 아쉬워.....
때로는 부질없는 기억의 창고를 헤집기도 한다.
오늘, 아쉬움과 미안함이 나를 가라앉게 했던 오늘을 뒤로 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가엔
벚나무 잎새 위에 앉은 벌레가 소리없이 봄을 갉아먹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