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바다혈청소의

물길질꽃다지같은

불가사리를건지고

너의소식을기다리

는나의마음빈곳간

 

                   - 용욱 -

 

주말오후의좌절된

꿈내리쬐는뜨거운

햇살피해텅빈유령

의집에서보는영화

한편거북이도난다

 

                  - 용욱 -

 

돼지겁데기놓고술

한잔먹는다누군가

거북날개달고나는

지는모르지만이저

녁소식없음이섭섭

 

                  - 연성 -

 

병풍사우거진숲사

이로온갖산새소리

들려오고내다보이

는먼산너머로노을

져가는주말의오후

 

                   - 용욱 -

 

실타래같이엉긴칡

넝쿨사이로붉은해

는떨어져가고여인

을앞에두고먹는그

옛날의도토리묵맛

 

                   - 용욱 -

 

지랄하고앉아있네

떨어지는해는무슨

낭만이고할매라도

조심은여자라집에

가라형님들화났다

 

                  - 연성 -

 

젊은이들노는데형

님들배아픈가그래

도노을질때꺼정남

은지랄다할꺼요질

긴껍데기쓴소주맛

 

                  - 용욱 -

 

한사람은버스또한

사람은지하철가는

길은달라도사는맘

나눈정벌써그립다

거기있는너희까지

 

                   - 연성 -

 

노을이여그대지고

깊은어둠이밀려올

지나그어둠넘어환

하게다시피는우리

들의우정꽃사랑꽃

 

                 - 용욱 -


댓글(5)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달팽이 2005-05-14 2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형님들의 적나라한 메세지로 한바탕 크게 웃고, 비닐하우스 레스토랑 주인아주머니 경애쌤 조신치 못함을 꾸짖다...덕분에 거친 선머슴애 취급받은 경애쌤...우리들의 오늘, 또 이렇게 네 사람의 마음이 닿고, 암남 공원의 푸른 바다 빛과 병풍사의 갖가지 초록 산빛 그리고 온갖 새소리가 한데 어우러졌다. 그 어우러진 풍경위로 노을지고 각자 갈길로 돌아가는 우리들의 길에 환한 웃음꽃 피었다.

파란여우 2005-05-14 2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봄날가고 오월밤에
뒷산솔숲 소쩍새는
지는꽃잎 서럽다고
슬피울며 궁상떠네
고기한점 소주한잔
여인웃음 붉은노을
궁상맞은 소쩍새야
솔직하게 부럽다고
말한마디 하고싶단
그뜻인지 왜모를까
달팽이님 형님아우
연성용욱 미남선남
파란여우 그립다고
이밤에도 전해주오

달팽이 2005-05-14 2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곳에서 그은성냥
천리외딴 그곳에서
불이붙는 사연이여!



파란여우 2005-05-15 09: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젯밤에 붙은불씨
오늘아침 찾아보니
밝은연꽃 등불되어
천리먼길 찾아가네

어둔이 2005-05-15 2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긴밤지나 해가뜨니

일심공양 연등불꽃

까만심지 절로지네

한자붉은 나의심장

울컥메는 인생무상

심지없이 불지피고

햇살아래 한바탕꿈

웃음웃어 깨어보니

눈물인연 속절없네

댓글저장
 

때로는 이해한 듯 해도

그 마음이 어긋나는 경우가 있다.

때로는 그 사소한 어긋남으로

우울해지는 때가 있다.

마음과 마음이 서로 어긋나 떨어져가는 것을 볼 때,

나는 좀 더 마음이 투명해서 상대방 마음을 반영하지 못했음을 후회한다.

아직 아상이 거울 위에 먼지를 드리우고 있기 때문이다.

늘 깨어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젊은 날 칼로 잘라내지 못하는 우유부단함으로 불필요한 오해를 사기도 했던 날,

그때 내 마음 속에 뭔가가 들어 있기 때문은 아니었다.

다만 부유하듯 떠다니는 내 마음을 잡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물론 삶도 정처없이 떠도는 것이기는 하지만,

생기고 흩어지는 인연들이 거품같기도 하지만,

우리의 마음은 그 사라지고 생기는 거품방울 사이를 끝없이 뛰어다닌다.

새로 날아오르는 거품위에 뛰어 올라 뒤를 보면 '펑'하고 사라지고 마는 인연의 아쉬움에, 덧없는 인생살이에 머무를 수만은 없지만....

그 속에서 경험한 가슴떨리는 기억마저 잊기엔 너무 아쉬워.....

때로는 부질없는 기억의 창고를 헤집기도 한다.

오늘, 아쉬움과 미안함이 나를 가라앉게 했던 오늘을 뒤로 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가엔

벚나무 잎새 위에 앉은 벌레가 소리없이 봄을 갉아먹고 있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2005-05-14 16: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달팽이 2005-05-14 2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파란 여우님 정말 감사해요...앞으로 세상에 베풀어야 할 복빚이 생겼군요...ㅎㅎ
그리고 절에는 어머님이 가시는데 저는 초팔일날 절에 간적은 없어요. 그냥 늘 몸과 마음을 사원처럼 만들려고 한다면 세상 어디건 절 아닌 곳 없고, 만물 어느 것이든 부처님 설법 아닌 것이 없다고 생각해요..ㅎㅎ 물론 무지하긴 하지만....

파란여우 2005-05-14 2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렴, 전 님에게 앞으로 제 채무자가 되시도록 할 예정입니다. 무서우시죠?^^

달팽이 2005-05-15 0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 서재를 구성하는 또 한 사람의 색채가 더욱 짙어지는군요...^^
댓글저장
 

어떤삶을살아왔을

까그의흰머리깨끗

한양복바라보는눈

빛이풀어져있다그

만이알그만의인생

 

                  - 연성 -

 

 

내인생의하루또이

렇게지나간다벚나

무가지끝흔들리는

잎새위의벌레소리

없이봄을갉아먹고

 

                   - 용욱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댓글저장
 
한 줄도 너무 길다 - 하이쿠 시 모음집
류시화 옮겨엮음 / 이레 / 2000년 3월
평점 :
절판


  하이쿠, 5-7-5의 음절로 이루어진 한 줄짜리 정형시를 일컫는다. 세상에서 가장 짧은 시로 유명하다.  수백년전 일본에서 시작되어 지금은 하이쿠 시를 쓰는 작가가 백만명 정도라고 추산된다. 대표적인 하이쿠 시인 바쇼와 이싸와 부손은 각기 다르다. 바쇼는 고행자, 구도자적인 성격을 지녔으며, 부손은 화가와도 같은 원근감과 시공간 배치를 보여준다. 그리고 이싸는 인간주의자.

  하이쿠는 가장 압축된 글로 쓴 시이다. 그 압축된 글 속에 인생과 우주를 담아내는 시를 접하고 있으면 나는 깜짝 놀라고 만다. 아! 하이쿠는 단순한 시가 아니구나. 그것은 우리 인간이라는 존재속으로 우리들의 삶속으로 이 우주의 심장으로 들어가는 문이다. 그것은 영혼을 울리는 선율이며 가슴을 뛰게 하는 그림이다.

"강물에 떠내려가는 나뭇가지 위에서 아직도 벌레가 노래를 하네"

"나비 한마리 절의 종에 내려 앉아 졸고 있다"

"밭에서 무우를 뽑아든 사람이 무우로 길을 가리켜 보이네"

"꽃잎 하나 떨어지네 어, 다시 올라가네 나비였네!"

"가을 달빛 속에 벌레 한마리 소리없이 밤을 갉아 먹는다"

"한 번의 날카로운 울음으로 꿩은 넓은 들판을 다 삼켜버렸다"

"한 낮의 정적, 매미 소리가 바위를 뚫는다"

  설명을 해서는 안된다. 함부로 입을 열어서도 안된다. 존재가 스스로를 드러내게 해야 한다. 살아있는 존재의 생동감이 나의 마음에서 일으키는 일들을 필연의 압축어를 통해 한 자도 버릴 것 없이 써내려간 글이어야 한다. 하이쿠를 보는 자는 말문을 닫는다. 아! 하는 탄성과 함께 그저 느낄 뿐이다. 촌철살인....


댓글(2)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글샘 2005-05-14 0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든 정형시는 번역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하이쿠는 번역해 놓고 나면 김빠진 맥주가 되어 버리고 말거든요. 영어의 소네트도 마찬가진거로 말이죠. 저도 외국어를 잘은 못하지만, 역시 정형시의 맛은 그 나라 말의 정수를 느끼게 해 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달팽이 2005-05-14 07: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군요..그래서 원문이 실리지 않은 안타까움이 있군요...
댓글저장
 

해는 뜨고 지고

꽃도 피고 지고

나라고 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댓글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