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개인뒤에보는풀

빛도가지가지잎새

에부는쓸쓸한바람

에나는오늘또어느

곳으로흘러갈꺼나

 

                 - 용욱 -

 

가는바람에끄달리

지마라떨어지는꽃

잎에마음주지마라

하면서뒤돌아보며

띄우는삶의곁눈질

 

                - 연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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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가 태사공의 <사기>를 읽었다 하나, 그 글만 읽었지 그 마음은 읽지 못했구료. 왜냐하면 <항우본기>를 읽으면 제후들이 성벽 위에서 싸움 구경 하던 것이 생각나고, <자객열전>을 읽으면 악사 고점리가 축을 연주하던 일이 떠오른다 했으니 말입니다. 이것은 늙은 서생의 진부한 말일 뿐이니, 또한 부뚜막 아래에서 숟가락 주웠다는 것과 무에 다르겠습니까. 아이가 나비 잡는 것을 보면 사마천의 마음을 얻을 수 있지요. 앞발은 반쯤 꿇고 뒷발은 비스듬히 들고, 손가락을 집게 모양으로 해가지고 살금살금다가가, 손은 잡았는가 싶었는데 나비는 호로록 날아가 버립니다. 사방을 둘러보면 아무도 없고, 계면쩍어 씩 웃다가 장차 부끄럽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하는, 이것이 사마천이 책을 저술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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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 2005-05-07 1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가 사마천과 만나는 것은 그의 문장기교나 표현 역량으로서가 아니다. 그것은 그의 마음으로 통하게 하는 사다리일 뿐이다. 그 생생하고 박진감 넘치는 묘사에만 감탄하는 것은 <사기>의 진실과는 거리가 멀다. 문자에 현혹되지 말아라. 나비를 놓친 소년의 그 마음을 읽어라. 진실은 글자 속에 있지 않다.
 

봄비에떠도는꽃가

루꽃잎은어디가고

인연무정타덧없는

인생살이애정은어

디가고사랑무심타

 

                - 연성 -

 

 

무정한인연이라도

꽃가루바람을타고

씨앗나르고무심한

인생살이라도흐르

는세월의향기품네

 

                  - 용욱 -

 

피지도못하고사라

지는씨앗은이봄이

야속타나고서도머

무르지못하는인생

은이삶이아무상타

 

               - 연성 -

 

아아맺지도못할인

연돌아가는곳어디

인가머무르지못할

인생떠도는곳또한

어디인가아무심타

 

                  - 용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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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 2005-05-06 2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타고난 시인 강쌤...흐흑...세상 무정타...인생 무심타...

어둔이 2005-05-06 2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상무정타어찌원
망만할것이며인생
무심타어찌손놓고
있을손가가슴에묻
고서꽃을피워야지
 
황소에게 보내는 격문 외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고전
조면희 지음 / 현암사 / 200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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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옛 선비들은 삶을 살면서 자신의 마음을 담아내며 살았다. 여기 우리 나라 최고의 문장가들이 주옥같이 빚어내었던 이야기 40편이 있다. 이 고전 문학 작품이 가진 감동은 시대와 공간을 뛰어 넘어 우리들의 가슴 속에서도 마법의 울림을 만들어낸다. 문학이 가진 장점이 있다면 바로 이러한 인간 마음에 대한 깊은 울림을 만들어내는 '영원성'에 있다고 할 것이다. 삶의 의미와 깊이에 대한 교훈의 이야기가 있는가 하면 삶 속에서 말로 다하지 못하지만 사람들 사이에 가지는 애틋한 마음이 서로 간에 만들어내는 사랑과 신뢰의 이야기도 있다. 사물과 자연을 대하는 깊은 성찰과 깨달음의 이야기가 있는가 하면, 삶과 죽음의 갈림길에서조차 미처 나누지 못한 회한을 노래하는 이야기도 있어 우리들의 심금을 울린다.

  최치원이 젊은 나이에 중국의 과거에 급제하여 중국 관리로서의 생활을 하고 있을 때 황소의 난을 진압하기 위해 보낸 글에서는 아직 젊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보여지는 당당하고도 무시할 수 없는 기백과 글의 절도와 강단이 상대방이 아무리 전장에서 오랜 세월을 단련되었다 하더라도 기가 꺽기고 말게 만드는 웅혼이 서려 있다. 또한 삶의 궁극적인 추구로서의 도에 관한 많은 이야기들도 감동적이다. 이인로의 파한집에서 무릉도원을 찾아 지리산 청학동을 찾아가지만 결국 찾지 못하고 마는 과정에서 '유자기'의 고매한 인품과 덕을 찬양하는 글도 재미있다. 권근의 '늙은 뱃사람과의 문답'에서는 풍랑이 치는 변화급격한 바다에서 한평생을 배를 띄우고 그 위에서 지내는 노인에게서 참된 인생의 의미에 대해 배우는 내용은 뜻깊다. 사실 우리가 인생에서 정말 두려워 할 것은 우리의 두려움 말고는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이다.

  퇴계 이황 선생이 인생의 황혼기에 남명 조식 선생에게 편지를 보내 친우를 나누고자 하는 마음 속에서 나는 오늘날 좋은 벗들을 많이 가진 것에 대한 고마움을 새삼 느끼게 된다. 스승과도 같은 벗들이 있어 내 인생의 의미가 보다 뚜렷해지고 삶의 방향이 보다 잘 드러나지 않았는가? 또한 달 밝은 밤 창가에 외로이 앉아 있어도 벗의 글읽는 소리가 바람을 타고 와서 나의 느슨해진 마음을 바로잡으니 이것이 또한 벗이 주는 고마움이 아니고 무엇인가? 이러한 이유로 내 마음을 다가지지 못하는 욕심많은 아내가 넔두리를 해댈밖에....

  사실 우리 옛 조상들은 겉으로 드러나는 표현에는 너무나도 소박했던 반면에 물질적으로 또는 현상적으로 나누지 못하는 마음을 속으로 갖추기는 부족함이 없었다. 그에 비하면 오늘날 물질의 풍요속에서 배부른 돼지로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이 어쩌면 혼이 빠져버린 허깨비의 모습과도 같다는 생각이 든다. 물질적으로 부족한 가운데에서도 마음으로 넉넉함을 나누며 살았던 그 시대가 더욱 그리운 것은 비단 나만의 바램은 아닐 것이다.

  옛 글을 읽을 때에는 우선 그 텍스트 위에 마음을 올려놓아야 한다. 글을 읽다가 어느덧 글쓴이의 마음을 타게 되는 일이 있다. 그러면 그 순간부터 그 글들은 단순히 글이 아니라 내 마음이 된다. 그렇게 될 때 비로소 나는 그 시대의 풍경속에 놓여진 나를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글의 영원성이라고 하는 것은 글을 쓴 사람이 자신의 마음을 오롯하게 담아내는 것이 전제가 되는 것이지만 글을 읽는 사람의 마음이 그것과 일치할 때에 비로소 획득되는 것이다. 자, 책을 읽기 전에 잠시동안 우리 옛 사람의 마음과 동화되기 위한 준비를 해보자. 준비가 되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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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날이나맑은

날이나하늘하늘그

런데어쩌지맑은날

은바람을쐬고싶고

비오면술생각나네

 

                   - 연성 -

 

 

때가끼거나말거나

거울은매한가지하

지만슬플땐때낀거

울이좋고즐거울땐

깨끗한거울좋다네

 

                 - 용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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