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에 대한 소식을 못접하고 가벼운 옷차림을 하고 문을 나서는데 얼굴을 덮치는 냉기가 매섭다.
어제와는 사뭇 다르게 추위로 얼어붙은 상계봉의 능선이 뚜렷하다.
거리에는 사람들이 종종걸음으로 갈길을 재촉하고, 얼어붙은 땅에서 전해지는 한기가 발을 타고 온몸으로 전해진다.
갑자기 가벼운 옷차림이 후회되기 시작한다.
하지만 선비가 한 번 갖추어 입은 의관을 어찌 다시 고쳐입으랴...
심호흡 한번 크게 하고 당당하게 발걸음을 차쪽으로 향한다.
차에 올라 앉는데 시트에서 전해지는 냉기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가볍게 떨려 오는 다리 사이에서 어느덧 가버린 겨울이 다시 또아리를 틀고 있다.
얼어붙은 낙동강변을 따라 달리며 갈대밭 우거진 사이로 비치는 햇살이 눈부시다.
사비나 야나투의 아름답고 애절한 선율에 따라 한겨울의 쓸쓸함이 한없이 가슴으로 파고든다.
3월의 바쁜 생활에 예상하지 못한 추위와 함께 무심코 찾아온 삶의 우수...
그 알지못할 가슴떨림으로 주말의 하루는 서서히 익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