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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여년 : 오래된 신세계 - 상2 - 얽혀진 혼동의 권세
묘니 지음, 이기용 옮김 / 이연 / 2020년 11월
평점 :

징두에서 비가 내리던 그날 밤 상자를 열어보고 나서, 판시엔은 더 이상 자기가 이 세상에서 외롭지 않을 거라 생각했었다. 이 세상 어느 곳에서나 어머니, 그 여자의 숨결과 흔적을 찾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지금 이 순간, 여전히 외롭다는 생각이 들었다. _336p.
어머니가 남긴 의문의 상자를 개봉하고 자신도 이 세계에서 본격적으로 살아갈 의미를 찾아가기 시작하는 판시엔. [경여년 : 오래된 신세계 상 1]가 판시엔이 살아가게 될 세상을 파악하는 입문이었다면 상 2권에선 판시엔의 본격적인 활약상이 펼쳐지기 시작한다. 징두에서 문장가로, 무술의 고수로 이름을 떨치던 판시엔은 원치 않았지만 권력 다툼에 휘말리게 되고 중대한 임무를 맡고 북제로 향하게 된다. 어머니가 일구어놓은 내고를 이어받고 쳔핑핑의 감사원을 물려받을 예정인 판시엔. 돈과 권력이 주어질 그를 일찌감치 해하려는 세력들과 부딪힐수록 점점 강력해지는 판시엔.
새로운 등장인물들과 그를 견제하는 세력들, 그리고 알 수 없는 사건들이 알고 보니 모두 판시엔을 향한 비수였다. 자신의 탄생의 비밀을 알게 되고 더더욱 자신의 입지에 대한 생각이 많아진 판시엔은 자신의 사람 만들기와 몇 수 앞을 내다보는 판단으로 위기를 헤쳐나가지만.... 황제를 시해하려는 암살자를 쫓다가 생명이 위험해진 판시엔!! 진정한 내 편, 누가 나를 죽이려 드는지, 이 세계의 진짜 비밀은 무엇인지 점점 흥미진진해진다. 흥미진진하다가도 피식! 웃음을 터트리게 되는 포인트는 역시 곳곳에 숨어있지만 조금 더 진지해진 상 2권. 원작 소설가 묘니의 글을 그의 한국 친구인 이기용 번역가가 번역한 소설 <경여년> 페이지 넘기기 시작하면 멈출 수 없을걸? 판시엔은 위기를 딛고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을까? 경여년 중편 시리즈!!! 양손에 놓여진 권력이 더욱 궁금해진다.
"어떤 세력을 때리는데, 아프게만 할 뿐 죽이지는 않는다는 것, 그래서 황제 폐하가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까지는 가게 하지 않는다는 것, 이것은 엄청나게 어려운 일이지. 내가 이 일로 천하를 속일 수 없을 거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감사원이 나를 이렇게 보호해 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거든. 감사원이 나서면 동궁이, 나와 감사원의 관계를 알게 될 테니까. 더군다나 경국에는 미치광이가 넘쳐나잖아. 그래서 이번 일에 그 절름발이 미치광이를 좀 걱정했었거든." _51p.
태도가 모든 것을 결정하고, 태도가 관계를 결정하며, 태도가 역사를 열 수 있으며, 태도야말로 자신이 처한 신세를 보여준다. _52~53p.
"그럼 어르신께만 살짝 알려드릴까요?"
그는 결심이라도 한 듯이 빙그레 웃으며, 자신의 최대 비밀을 앞에 있는 노인에게, 처음으로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믿으실지 모르겠지만, 저에게 이번 생은 덤으로 주어진 여행 같은 거예요. 마치 죽었다가 살아난 것 같은 느낌. 그러니 저는 가능한 많이 이 세상 구석구석을 돌아다니고 싶고, 많은 사람을 만나고 싶고, 많은 것을 느끼고 싶고,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보고 싶어요. 신묘? 허무맹랑한 이야기라고 생각되지만, 만에 하나 그곳이 진짜 있다면? 가보고 싶네요." _310p.
"난 더 많은 권력을 쟁취할 거고, 그 권력으로 내가 원하는 일을 할 거야. 그 과정에서 많은 사람의 도움이 필요하겠지. 하지만 지금, 난 너의 도움이 필요해... 당연히 지금 한 번이 아니라 내년 봄에도 한 번 더."
... (중략)...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자기를 사랑하고, 처와 가족 그리고 세상 사람들을 사랑하는 것이다. 자기를 사랑해야만, 다른 모든 사람들을 사랑할 수 있다.' 멍청하지만, 부귀영화를 누리며 다른 이를 괴롭히고 사는 것도, 하나의 인생이다. ...(중략)... 하지만 두 번째 인생을 사는 그는, 남들보다 비교적 자기가 원하는 것을 정확히 알고 있었다. _446~447p.
"사람이 살면서 어떤 일을 하더라도, 궁극에 이르려면 큰 물줄기를 잡아야 해. 상인이 된다면 간사한 장사꾼이나, 황실의 상인 정도로 만족하면 안 되는 거야... 부로써 국가에 대항할 수 있고, 만민의 존경을 받을 수 있는, 소위 천하의 거상이 되어야 해. 결론적으로 그 길에 있어 약자를 괴롭히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어." _56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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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