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딸기 아파트에 봄이 왔어요
주미경 지음, 민승지 그림 / 문학동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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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딸기아파트에봄이왔어요 #도서협찬

#주미경#민승지 그림

산딸기 아파트에 도착한 당깨 씨가 큰 소리로 외쳤어요.

"저, 거시기, 페인트칠하러 왔당께요."

작업 의뢰를 받고 산딸기 아파트를 찾아온 당깨씨... 그런데 수레에서 페인트 통을 꺼내며 페인트칠하러 왔다고 소리를 쳐도 아무도 나와보질 않는다. 1층엔 <호두 선생님의 호기심> 작가인 청설모 호두씨가 살고 있고, 2층은 멧돼지 도야씨가 살고 있어요 3층은 늑대 할아버지 아오씨가, 4층은 아무리 문을 두드려도 나오질 않고 5층은 꼬마 산양 까망코가 혼자 있네요?

"아파트를 뭔 색깔로 칠하면 쓰것냐?"

"음, 색칠하지 말고요, 층마다 집주인이 그려 달라는 그림을 그려주세요."

1층부터 아파트를 어떤 색깔로 칠해야겠냐는 질문에 드디어 나온 대답은 '층마다 집주인이 원하는 그림을 그려주세요!'

1층 호두 선생님은 아무거나, 2층 도야 아주머니는 산딸기 피자, 3층 아오 할아버지는 산딸기 찻잔 두 개, 4층은 주인이 없고, 5층은 세상에서 제일 편한 의자를 그려달라는 의뢰를 받은 당깨씨. 커다란 붓에 페인트를 듬뿍 묻혀 그림을 그려가는 모습은 문 뒤에 감춰져있던 이웃들의 이야기도 살금살금 흘러나와 산딸기 아파트 마당에 자리 잡게 된다. 그런데... 정말 아파트를 칠해달라고 연락한 건 누구일까? ㅎㅎㅎ 웅크리고 있던 생명들이 피어나는 봄처럼 봄날의 마법 같은 이야기는 민승지화가의 그림과 주미경작가의 글을 읽으며 우리 주변의 삶에 조금 더 다정해지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는 그림책이다. 아이들과 함께 읽으며 많은 이야기를 해볼 수 있는 그림책. 그림도 글도 아름다운 책이라 선물하고 함께 읽고 싶은 책으로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문학동네 #뭉끄4기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그림책추천 #추천그림책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book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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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반짝반짝이 웅진 우리그림책 136
하수정 지음 / 웅진주니어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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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반짝반짝이 #도서협찬

#하수정 그림책

잠시 후,

우주의 첫 번째 생명이 태어날 거예요.

까만 어둠에서 시작하는 첫 문장, 작고 하얀 점이 형체를 갖추기 시작하며 '반짝이'는 여행을 시작한다. 온통 깜깜한 어둠을 헤매다 작은 빛을 따라가다 보니 점점 밝아지는 공간으로 향하게 되고 분홍 바다를 만난 반짝이는 분홍빛으로 반작이기 시작한다. 파도에 몸을 맡기다 멀리서 다가온 반짝반짝이를 만나게 되고 반짝이와 반짝반짝이가 만나 세상이 점점 더 환하게 빛나게 된다. 모든 것을 따라 하고 함께 하던 반짝이와 반짝반짝이... 반짝이가 떠나가고 혼나 남은 반짝반짝이는 곧 새로운 반짝이들을 만나 매일 웃고 행복하게 지내게 된다.

저자는 '사람은 맨 처음 어디에서 왔을까?'라는 질문으로 이 그림책을 상상하며 그리기 시작했고 물방울처럼 빛나고 평화로운 '빛 방울의 세계'를 그리게 되었다고 한다. 아이를 통해 경험하게 되는 많은 반짝이는 순간들, 그 순간엔 '돌보는 마음' 과 '다정함'이 있었다고 한다. 누군가의 빛을 따라가기도 하고, 누군가의 빛이 되어가며 성장하는 반짝이는 이야기들, 아이들과 함께 읽으며 이야기하기 좋은 책으로 추천하고 싶다.

#웅진주니어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그림책 #어린이그림책 #그림책추천 #추천그림책 #book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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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버 라이
프리다 맥파든 지음, 이민희 옮김 / 밝은세상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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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거짓말을 한다.

사람들이 거짓말을 할 때마다 드러나는 특유의 징후가 있다. 거짓말이 서툰 사람일수록 더욱 뚜렷한 징후가 나타난다. 나는 숙련된 정신과 의사이자 임상 심리 사고, 그런 징후들에 너무나 익숙하다.

거짓말을 하는 사람들의 특징은 이렇다.

몸을 가만히 못 둔다.

목소리 톤이나 말투가 바뀐다.

불필요한 정보를 장황하게 늘어놓는다.

아무리 성능 좋은 거짓말 탐지기도 오차율이 25퍼센트에 달하지만 내 눈은 거의 정확하다. 내 앞에 앉은 인물의 표정, 몸짓, 목소리의 높낮이를 통해 나는 진실을 포착해낼 수 있다. 예외 없이 언제나. 적어도 나에게 거짓말은 통하지 않는다._5~6p.

집을 바라보는 동안 속이 메스꺼워진다. 나는 손등으로 입을 가린다. 지난 몇 달 동안 빈집을 수십 채나 둘러봤지만, 이렇게 속이 울렁거리는 느낌은 처음이다. 이 집에 대한 강한 거부감이 나를 엄습한다. 이 집에서 뭔가 끔찍한 일이 벌어졌어. _13~14p.

정신보건 종사자들이 환자에게 목숨을 잃는 일은 극히 드물다. 입원 병동에서 일 년에 한 번 꼴로 발생한다는 통계가 있다. 피해자는 대부분 젊은 여성 사회복지 사고, 가해자는 남성 조현병 환자인 경우가 가장 많다. 주로 사용된 무기는 총기다. 물론 나처럼 입원 환자를 거의 보지 않는 정신과 의사라고 해서 완전히 안전한 것은 아니다. 상담 치료 중에 환자가 벌떡 일어나 테이블 위에 놓인 편지 오프너를 집어 들고 눈을 찌를 수도 있으니까. 하지만 나는 내 집에서 환자를 진료하는 게 가장 편하고 충분히 안전하다고 느낀다. 그 대신 편지 오프너처럼 위험한 물건을 놓아두지 않는다. 굳이 내 운명을 시험해 볼 필요는 없으니까. 나는 직접 만나보고 선택한 환자만 받는다. 가끔 예외가 있지만 앞으로는 원칙을 고수하려고 한다._50~51p.

˝엄마가 항상 그랬죠. 두 사람이 비밀을 지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한 사람이 죽어서 사라지는 것뿐이라고. ˝ _310p.

#네버라이 #프리다맥파든 #이민희 옮김 #밝은세상 #소설추천 #밀리의서재 #ebook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크레마_S #NEVER_LIE

출간때부터 관심 있던 소설이었는데, 밀리의 서재에 보이자마자 읽기 시작,

6개월차 신혼부부가 주택을 보러 다닌 지 몇 개월, 교외의 한적한 대저택을 방문하게 되는데 부동산 중개인은 연락이 되지 않고 핸드폰도 잘 터지지 않아 눈보라 속에 갇힌 상황. 이 저택에 살던 유명한 정신과 의사 에이드리엔 헤일 박사의 저택이란 걸 알게 되고 혼자 살기엔 너무 거대한 저택. 그리고 밝혀지지 않은 실종사건에 주인공이 살던 집이라니... 트리샤는 집안에 들어서면서부터 좋지 않은 느낌에 심한 거부감을 갖게 되는데... 그이 비해 남편 이선은 이 저택을 너무나 마음에 들어 한다. 이 상황이, 이 집이 이상하지 않은 걸까?

페이지 멈추기가 쉽지 않아서 일하는 짬짬이 읽느라 하루 만에 완독.

이런 반전이.. 이런 결말이~!! 어쩌면 대단한 사건에 휘말려 버린 사람들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트리샤와 이선부부의 대저택에서 살아남기. 결말이 신박하고 놀라운 반전이라 생각돼서 재미있게 읽은 소설이다. 21 랩스 엔터네인먼트와 넷플릭스가 협력해 영화로 제작될 예정이라고 하니... 영상도 무척이나 기대가 되는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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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움가트너
폴 오스터 지음, 정영목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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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움가트너 #도서협찬

#폴오스터

바움가트너는 지금도 느끼고 있고, 지금도 사랑하고 있고, 지금도 살고 싶어 하지만 그의 가장 깊은 부분은 죽었다. 그는 지난 10년간 그것을 알고 있었으며, 지난 10년간 그것을 알지 않으려고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했다. _67p.

_

다른 사람들과 연결되지 않은 사람에게는 삶이 없는 것과 같죠. 운이 좋아 다른 사람과 깊이 연결되면, 그 다른 사람이 자신만큼 중요해질 정도로 가까워지면, 삶은 단지 가능해질 뿐 아니라 좋은 것이 돼요. _123p.

폴 오스터 생애 마지막 장편소설 <바움가트너>는 은퇴를 앞둔 노교수 사이 바움가트너가 생의 끝에서 아내의 빈자리와 상실, 지난 시간에서 길어올린 반짝이는 생애의 순간들을 이야기한다. '정원사'라는 뜻을 가진 이름과 같이 삶의 단편들을 찾아가는 이야기들은 마치 정원을 이루는 나무들의 가지 끝을 더듬어가는 듯하다. 뉴욕에서 가난한 문인 지망생으로 아내를 만나 40년의 세월을 살았지만 사고로 아내를 먼저 보내야 했고, 혁명 실패자였지만 양장점의 주인으로 자신의 삶을 일궈낸 아버지에 대한 회상 등은 '상실'을 통해 찾아오는 '기억'들을 이야기한다.

더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순간들이 영원히 사라지는 반면, 우연히 마주친 덧없는 순간들은 기억 속에 끈질기게 남아있는지...

이 책을 읽으며 내내 머리에 맴도는 생각이기도 했다. 폴 오스터의 작품을 꽤 소장하고 있지만 이 책을 통해 처음 읽어보게 되었으니 소장 중인 책들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삶의 애틋한 사유를 전하는 폴 오스터의 빛나는 최종 장, 느리게 천천히 사유하며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은 책이다.

세월이 흐르면서 그들은 흔히 말하는 영원히 젊은 부부, 결혼한 다른 사람들 대부분이 떠안는 책임이나 걱정으로부터 자유로운 상태에서 천천히 나이 들어가는 아이들 한 쌍, 종종 동정받고 가끔 부러움을 사는 바움가트너와 블룸, 자식이 없기 때문에 오직 서로와 자신들의 일을 위해 살게 되는 불임 부부가 되었다. 바움가트너에게는 애나와 함께 산 그 모든 세월 내내 그것으로 충분했다. 아니, 충분한 것 이상이었다. _104p.

그에게는 엄숙하지만 의기양양한 순간, 평생 다른 어떤 때와도 다른 시간이다. 감정의 큰 파도가 일어 정신이 강인하고 때로는 마음마저 차갑고 단단한 이 남자를 삼킨다. 그의 내장에서 대양이 일렁이다 목구멍을 타고 올라오며 그 자신으로부터 그를 끌어내고, 그 순간 그는 자신이 얼마나 작은지 깨닫는다. 우주를 구성하는 다른 수많은 작은 것들과 연결된 작은 것. 잠시 자기 자신을 떠나 삶이라는 둥둥 떠다니는 거대한 수수께끼의 일부가 된 느낌이 얼마나 좋은지. 마흔두 살에 마침내 아버지라, 그는 생각한다. _151p.

어떤 사건이 진실로 받아들여지기 위해서는 실제로 진실이어야 할까, 아니면 설사 그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 해도, 어떤 사건의 진실성에 대한 믿음이 그것을 진실로 만드는 것일까 그 사건이 실제로 일어났느냐 아니냐를 알아내려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불확실성이라는 막다른 골목에 이르렀다면 어떻게 될까? _184p.

사실이라고 여겨지는 게 진실인지 진실이 아닌지 확실치 않을 때는 무엇을 믿어야 하는가? _199p.

#가제본서평단 #열린책들 #정영목 옮김 #소설 #소설추천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book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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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밥천국 가는 날
전혜진 지음 / 래빗홀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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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밥천국가는날 #도서협찬

#전혜진 소설

할머니가 만들어주시던 진한 콩국수는, 생콩을 여러 시간 물에 불려 부드럽게 삶아낸 뒤 굵은 입자가 느껴지도록 갈아낸 것이었다. 그런 것을 진짜 콩국수라고 생각했듯이, 그렇게 아이에게 먹을 것 하나까지도 정성을 들이는 것이 진짜 사랑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런 진한 콩국수만이 진짜인 것은 아니듯이, 지금 먹고 싶을 때 언제든 달려가서 먹을 수 있는 콩국수, 아이가 좋아하고 묽고 가볍고 달달한 김밥천국 콩국수도 괜찮은 것이듯이, 하루 종일 일을 하느라 아이와 보내는 시간 자체가 짧다고 해서 이 사랑이 가짜이거나 부족하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_315p. #콩국수

동네 어디서든 볼 수 있었던 김밥천국, 합리적인 가격에 다양한 음식을 먹을 수 있었고 24시간 열려있었던 곳이라 이르거나 늦은 시간에도 부담 없이 들렀던 분식집. 전혜진 작가의 분식 소설 <김밥천국 가는 날>은 24시간 어둠을 밝히는 인천의 한 김밥천국을 배경으로 현대인들의 고단하고, 치열하고, 짠한 열 편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과로로 인한 스트레스는 견딜만하지만 매일같이 이어지는 민원전화를 견뎌야 하는 공무원, 취업난으로 1년마다 계약 갱신을 기다려야 하는 비정규직, 베트남에선 엘리트였지만 한국에선 조롱과 차별로 속상한 나날을 보내는 결혼이주여성, 대장암 말기 환자면서 당장 내일을 알 수 없음에도 학습지를 구독하는 세무사, 같은 조직 내에서 성폭력을 당했지만 그 사람의 조직 내 이미지가 좋다는 이유로 신고하지 못했던 성폭력 피해자, 불규칙한 퇴근시간으로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겨야 하는 워킹맘 등 김밥천국의 메뉴 하나에 얽힌 이야기 하나들은 소시민의 치열한 삶과 고단한 하루를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다.

치즈떡볶이, 김밥, 오므라이스, 김치만두, 비빔국수, 돈가스, 오징어덮밥, 육개장, 콩국수, 쫄면

언제든 소박한 한 끼를 마련해 주듯, 따뜻한 음식 한 그릇에 담긴 이야기글 공감하며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삶의 허기를 위로하는 열 편의 이야기,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다. 어쩌면 개인적으로 꼽고 싶은 올해의 소설!

죽음을 앞둔 사람도 새로운 공부를 시작하는 걸 봤는데, 아직 40대 후반이면 무엇을 시작하기에도 그렇게 늦지만은 않았을 것이다. 평범한 떡볶이에 치즈 한 장을 더하듯이. 무언가가 바뀌기를 기대하면서, 당장은 아무것도 바뀌지 않더라도 포기하거나 실망하지 않으면서, 그렇게 계속 무언가를 쌓아가다 보면 쌓아 올린 작은 것들이 파가 되고 치즈가 되어 자신의 인생에 조금은 더 깊은 맛을 더해줄지도 모른다. _44p. #치즈떡볶이

과장은 직원들이 자꾸 휴직을 하거나 그만두거나 전보 신청을 내는 것을, 요즘 젊은 여자애들은 나약해서 고작 민원 전화 따위에 일 못 하겠다고 그런다고 말했다. 민원 전화 하나를 단호하게 못 끊고 질질 끌려다니느라 업무를 못 하는 게 아니냐고 눈치를 주기도 했다. 그는 모른다. 억지 부리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현재의 인권 감수성에 맞지 않는 유행어나 문제적인 표현에 정당하게 항의하는 사람도 많았다. (중략) 우리 조직은 상명하복 하는 곳이라고 찍어 눌러 견디지 못한 사람들은 하나둘씩 튕겨져 나가곤 한다.

옆구리 터진 김밥처럼, 별 볼 일 없는 조직이야.

옆에서 보면 멀쩡해 보이지, 솜씨 좋은 사람은 줄 맞춰 썰어 놓아도 터진 흔적을 감출 수도 있겠지. 하지만 실상은 여기저기, 열심히 일하고 재주 많은 사람들이 하나둘씩 튀어나가는. _63p. #김밥

"세상에는 말이다, 공짜로 크는 사람도 없고, 공짜로 출세하는 사람도 없어요. 남자든 여자든 결혼해서 자식 낳고 잘 키우면서도 사회에서 순조롭게 출세를 했다면 그건 뒤에서 누군가 살림 돌봐주고, 애 키워준 사람이 있었다는 거지. 남자들이 그거 진짜 잘 잊어버리는데, 사람이 그 헌신을 잊어버리면 안 되는 기다. 그게 가족 중에 누구든 말이다." _229~230p. #오징어덮밥

사실은 신고해야만 했다. 그게 옳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무서웠다.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것이 두려웠다. 피해를 입은 것은 자신인데, 모두가 가족이나 이웃사촌처럼 서로서로 잘 아는 이 공동체 안에서 부당한 오명을 쓰게 될 것 같아서 불안했다. 힘들게 얻은 직장인데 그야말로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눈앞에 범인을 두고도 멀리 도망칠 수조차 없었다. 복도에서 마주쳐도 여상히 지나갈 수밖에 없었다. 아니 그조차도 쉽지 않아 먼저 눈길을 피해야 했던 것은 언제나 이쪽이었다. 가방 속에 넣은 부의 봉투를 구겨 쥐었다. 그 새끼가 암으로 한껏 고통스러워하다가 죽은 건 경사스러웠지만, 나 주무관과 그 아이에게는 뭐라도 조금이라도 보태주고 싶다는 생각에 두툼하게 채워 넣은 봉투였다. _278~279p. #육개장

#래빗홀 #소설 #소설추천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추천소설 #book #분식연작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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