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사용법 - 한 편집자의 독서 분투기
정은숙 지음 / 마음산책 / 2010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일탈의 즐거움과 함께 다른 존재가 되어 정신적인 여유까지 느끼려면 책을 펴는 것이 필요하다.  책은 우리를 억압하지 않는다.  우리는 책을 통해 의미 있는 다른 것이 될 수 있다.   이런 감정은 일탈의 느낌 속에서 나온다.  일탈은 어떻게 가능할까?  그것은 앞서의 표현대로 하면 '다른 것'이 되기 위한 방식.  '다른 존재'가 되는 몰입의 과정 속에서 나온다.  /p20-21

 

 

책을 읽다 보면 가끔 지침서가 될만한 책들을 찾아보게 된다.  길잡이 정도라 이야기하면 될까?  지난해 책읽기 슬럼프가 심하게 왔을 때 안상헌님의 이야기를 읽으며 책읽기에 대한 마음을 조금 다잡았는데 책 제목에 이끌려 모셔온 <책 사용법>.  책을 읽기 위해서는 읽고 싶은 책을 고르고 펼쳐서 읽어야 한다.  책은 내가 손에 들고 읽는 행위를 하면서 다른 세상을 경험하고 배우고는 한다.  생각하고는 있지만 표현하지 못하는 것들, 또는 현실의 답답한 마음을 풀어줄 수 있는 친구가 되어주기도 한다.  출판물의 홍수라 할 수 있을 만큼 정말 많은 책들이 출판되고 있으며 내가 원하고 읽고 싶은 책을 골라 읽는 것, 좋은 책을 만나는 것 또한 부지런하지 않으면 책을 활용할 수 없다면 힘든 일이라 생각하게 되었다.

 

 

책읽기는 그저 머리로만 하는 것이 아니다.  눈으로 보고, 입으로 읽고, 또 손으로 넘기는 과정에서 자신의 몸이 알고, 또 심정적으로 반응하게 된다.  그런 점에서 체험형 책 읽기는 아주 중요한 책읽기 방법론이라고 할 수 있다.  /p52

 

책을 둘러싼 세계의 모험을 완성하는 것은 책을 산 사람이 아니라 책을 읽는 독자다.  독자를 통해 책의 세계는 풍요로워지고, 책의 세계는 마침내 완성된다.  '산 책'도 '파는 책'도 중요하지만 결국 책은 '읽어야 내 것'이 된다.  내 것이 되는 책은 내가 최소한 일별한 책이고, 또 언젠가 숙독할 책이다.  /p56

 

 

마음산책의 대표이기도 한 책의 저자는 책의 활용에 대해서 본인이 생각하고 겪어온 바를 쉽고 편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본인이 책을 읽으며 생각했던 부분들, 그리고 인용한 구절들을 읽으며 책의 앞장에 책 속의 책 리스트를 나름 작성해보기도 했다.  저자의 이야기를 읽으며 공감 가기도 했고 책의 내용이 궁금해서 찾아보고자 적어본 책들만 5권정도 되니 한 권의 책을 읽으며 또 다른 책을 찾는 것처럼 책읽기는 다른책 으로의 가지치기, 책 속의 책을 찾아가는 보물찾기나 미로 찾기 같다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물론 이 모든 과정은 책을 읽었을 때 가능한 이야기며, 행위들이다.

 

 

책은 그냥 물건이 아니다.  수많은 인생, 수많은 시간을 가로질러 우리에게 이야기를 걸어오는 목소리를 그 안에 담고 있기 때문이다.  /p74

 

문학서든 실용서든 읽고 싶은 것을 읽는 가운데 서서히 책이 지닌 이 '깊이'의 작용이 이뤄진다.  더 깊게 알고 싶은 욕망은 때로 편향적 독서로 나타나기도 한다...  (중략) ... 읽고 싶지 않은 책은 읽기도 곤혹스럽지만 고통스럽게 완주해도 별반 도움도 되지 않는다... (중략)....좋아하는 분야를 읽는 가운데 책과의 만남은 깊어져야 한다.  그뿐만 아니라 책은 깊이의 기능을 지니고 있기에 책을 좋아하게 되면 깊이 읽게도 된다.  앞서도 적었지만 책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깊이다.  깊이가 담보되지 않는 지식이나 지혜는 오래가지 않는다.  /p144-145

 

 

북카페라는 공간을 통해 알게 된 지인들과 종종 만나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하곤 한다.  지금도 꾸준히 책읽기에 대해 교류하며 한 번씩 이야기하는 '책읽기가 즐겁지 않았다면 꾸준히 읽는다는게 가능할까?' 라는... 본인도 몇 군데의 서평단 활동을 하고 있기도 하지만 의무감에서 읽어야 하는 책도 기꺼이 내가 읽고자 선택한 것이고 그 책을 읽어오며 좋았던 책도 있었고 나와 맞지 않았다고 생각한 책들도 있었다.  이런 과정들을 통해서 내가 좋아하는 분야, 좋아하는 작가들을 알게 되고, 책 속에서 인용되는 다른 책의 이야기들을 만남으로 해서 다른 책으로의 연결까지 이어지며 가지치기를 하듯 책읽기가 계속 되는 것 이다.  책을 찾아서 읽는 이런 활동을 하기 전에는 베스트셀러 위주의 '사모으기'를 위주로 소장하는 독서를 해 왔던 것 같다.  읽어서 그 책에 대해 알고자 하는 노력보다는 '나 저 책 소장하고 있는데' 라는 어린아이같은 욕심?  물론 지금도 읽지 못하고 구입하는 책들도 적지 않지만 책에 투자하는 비용이 다른 비용에 비해 아깝지 않고 흐뭇한 마음인 건 책은 언젠가 내가 읽을거라 생각하기 때문이기 때문인 것 같다.

 

 

한 권의 책을 펴드는 모험이 당신의 영혼을 풍요롭게 해주는 사이, 그 여행의 처음으로, 모든 여행이 그러하듯이 되돌아와 또 다른 책으로의 여행을 당신은 금방 그리워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p178

 

독서가 큰 즐거움을 주는 행위라는 것을 알기만 하면, 굳이 따지자면 독서에는 때가 따로 없는 법이다.  늙어서 봐야 할 책이 있고, 젊어서 봐야 할 책이 있다.  또 책이 재미있으면 밑줄을 긋게 되고, 메모도 하게 된다.  그리고 인상 깊게 본 책은 인생에도 큰 자양분을 공급해주는 법이다.  /p193

 

 

책에 밑줄을 그으며 읽고 있다 하니 어떤분은 이야기하신다. 본인은 책을 소장용으로 아끼기에 책에 줄은 긋지 않는다고.  나도 책을 쫙 펼쳐서 읽거나 접어가며 읽지는 않는다.   하지만 책을 읽다 보면 포스트잇으로 부족하다는 생각에 자연스레 펜에도 손이 가는 책들이 있다.   <책 사용법>이 그런 책이 아니었을까?  책을 두 번째 읽을때 포스트잇이나 밑줄이 그어진 부분만 읽어도 책의 대략적인 내용이나 내가 읽었던 내용들을 다시 읽었을 때 처음과는 또 다른 느낌과 생각으로 다가올 때도 있다.  읽었던 책은 소장(밑줄 그어가며 읽은 책이나 한 번씩 꺼내보는 책들)하기도 하고,  소장하지 않는 책은 동생이나 지인들에게 선물하기도 하기 때문에 가능한 훼손되지 않는 범위에서 활용하고 있으며   이 글을 쓰기 전에도 포스트잇이 붙어있는 부분들과 밑줄이 그어진 부분들을 읽으며 깨끗한 새 책 일때 보다 더 애착이 가게 되는 건 이 책을 읽음으로서 다른 책으로의 관심을 유도했고 책읽기에 대한 시각을 조금 더 넓힐 수 있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책의 소개에 <로쟈의 인문학 서재>의 이현우님은 이 책을 <책 사랑법>으로 고쳐 읽는다고 하셨는데 나도 그렇게 읽고 싶어지는 책 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전출처 : 알라딘신간평가단님의 "에세이 분야 9기 신간평가단에 지원해 주세요"

알라딘 신간평가단 벌써 9기 모집이네요.. 그동안 활동도 너무 즐거웠고.. 매달 신간을 소개하는 코너도 신선했는데.. 기회가 된다면 9기도 이어서 해보고 싶습니다. ^^ 다른분야를 지원할까 잠시 고민도 했지만.. 역시 에세이 분야가 제 분야인것 같아서.. 이번에도 에세이 분야 지원할께요~~~ 알라딘 신간평가단 모집내용을 블로그 이웃님들께도 소문내야겠어요~~~ 지인들과도 함께 활동해서 너무 좋았는데.. ^^ 9기 활동도 화이팅 입니다. ^^ http://94831rain.blog.me/12012515452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소울 포토 - 상상을 담는 창의적 사진 강의 노트
크리스 오르위그 지음, 추미란 옮김 / 정보문화사 / 2011년 1월
평점 :
품절


 

 

사진을 찍는 방법은 중요치 않다!

당신의 사진은 누구에게, 어디서 영감을 받는가?

 

 

어린시절 집에 있던 수동 필름 카메라는 귀한 재산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우리 형제를 데리고 외출하실때면 꼭 카메라를 챙기셨던 아빠는 어디에서든 우리 형제들을 사진으로 남기는걸 좋아하셨고 우리가 다 장성한 지금은 앨범속 우리의 사진들을 가끔 들춰보시며 그 시절 이야기를 해주시곤 한다.   이렇게 카메라를 통해 남은 사진들은  지나간 시간, 그 시절의 모습들을 추억하며 이야기 할 수 있게 해준다.  전문가스럽진 않지만 아빠가 찍어주신 우리의 사진들은 사랑이 담겨있어서 인지 여느 전문가가 찍은 사진보다 더 마음에 들고 작품처럼 보이기도 한다. 

 

 

사진이 내게 가르쳐준 교훈이 하나 있다면 바로 인생이 짧다는 것이다.  나는 카메라를 이용해 인생 시간이라는 프레임을 늘리고 천천히 가게 한다. /p128

  

 

책의 저자인 '크리스 오르위그'는 사진의 시작은 남녀가 만나 결혼을 하면서부터 본격적인 관심을 가지게 된다고 한다.  둘이 만나 아이가 생기고 그 아이가 성장하는 모습을 담기 위해 '사진'만한 것이 있을까?  모 카메라 광고에도 카메라의 무게에 비해 추억을 담는건 지극히 가벼운 일이라고 이야기 한다.  조카도 있지만 아이가 성장하는 속도는 정말 하루가 다르고 그 순간들을 담기에 카메라의 성능이 조금 아쉬울때도 있다.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는 아이들을 이쁘게 담기엔 어느 정도의 기술이나 기능이 필요한 것 같다.)  휴대성이 용이한 포켓 카메라, 포켓 카메라와 DSLR의 기능을 모아 만든 미러리스, 그리고 DSLR 등 카메라의 종류도 다양해졌고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관심이 있는 이들은 한 두 종류 이상의 카메라를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그만큼 사진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도 많아졌고 사진을 전문적으로 찍는 '사진작가'가 아니라 하더라도 느낌이있는, 또는 감성적인 사진을 찍는 사람들도 많아지게 되었다.   나도 일상적인 사진이나, 조카님 사진, 음식, 카페사진등등 일상속의 사진찍기를 즐기고 있기에 사진에 관련된 책에 관심이 많았다.  국내에도 해외 유명 작가들의 사진전이 자주 열리기도 하고, 국내 아마추어 사진작가들의 전시회도 크고 작게 이루어 지고 있는건 사진이 '작품'이기보다 우리곁에 가장 가까이 보고 느낄 수 있는 일상이기 때문이지 않을까?

 

 

"당신의 상상력을 넓히는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에게 물어보고 열심히 찾아본 수 더 적은 것으로 더 많은 것을 말하는 사진을 찍어보자."  /p24

 

아름다운 빛, 색깔, 내용은 모든 곳에 존재한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그것을 보지는 못한다.  /p64

 

여행은 우리에게 떠나 보낼것을 가르친다.  사실 여행 하나하나가 인생에서 중요한 것을 가르치는 훈련장이다.  /p233

 

 

 

단순히 사진에 대한 구도나, 테크닉을 설명하는 책일거라 생각했는데 사진에 대한 철학, 심상, 스토리, 삶 등을 이야기하듯 편하게 풀어가고 있다.  사진에 대한 전문 지식이 없어도 편하게 사진찍는 이의 이야기를 읽어가는 듯한 이야기 그리고 이야기와 함께 실린 사진들은 한 권의 사진 에세이를 읽는듯한 느낌이었다.  캘리포니아의 산타바바라에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사진학교인 Brooks Institute에서 학생들에게 강의 중이며 저명한 포토그래퍼이기도 한 저자는 사진작가라기보다 글을 쓰는 작가같다.  사진이 단순한 '기술'이 아니며 찍는 대상을 바라보는 창의적인 시선과 느낌을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그동안 카메라에 대한 불편만 해왔는데 나도 이런 생각을 하며 찍었던가?  그냥 사물을 카메라에 담는데만 급급했던건 아닌가? 하고 생각해보기도 했다. 

 

 

사진을 찍기에 앞서 기본적인 장비의 준비와 사진을 찍고자하는 대상에 대한 준비,마음가짐도 필요하다는걸 배우게 됐다.  필름카메라가 아닌 디지털카메라가 대중화되면서 많은 영상을 순식간에 담을 수 있지만 그 많은 자료중에서 마음에 드는 한 컷을 고르기위해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하는 것이다.  그보다 원하는 한 컷을 위해서 찍기전에 상상을 해보고 구도를 잡아보고 연구하는 자세가 필요한건 비단 전문가뿐이 아니라 사진을 즐기는 이들에게도 필요한 자세일것 같다.   책은 세개의 큰 챕터로 구분되어 있고 하나의 단락이 끝날 때마다 워크숍 과제란을 만들어 두어 사진에 대해 더 연구해보고 싶은 이들을 위해 상세한 사이트와 자료, 방법들을 이야기해주고 있다. 

 

 

복잡하고 다양한 테크닉보다 창의적인 시선이나 도구나 장비에 의존하지 않는 사진을 통해 바라보는 이의 시선에 따라 달라지는 사진이야기는 읽는동안 두근거리며 즐거웠던 시간이었다.  그동안 사진은 장비가 80%이상이라고 생각해왔지만 생각해보면 여행지나 일상에서 찍은 사진들은 작은 똑딱이 카메라였고 그 역할을 충실히 왔는데 장비가 좋으면 물로 좋겠지만 여건이 허락하지 않는다면 지금의 카메라도 충분하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동안 너무 내 개인적인 취향이나 관심사 위주로 사진을 찍었던건 아닐까?  어린시절 아빠가 우리 형제들을 기록으로 남겨주셨던 것처럼 나도 부모님 사진을 찍어드려야겠다.   사진을 찍으며 다양한 주변의 팁들을 이용해 촬영하는 가이드를 비롯 사진찍는걸 즐기는 이들, 또는 전문적인 사진찍기를 꿈꾸는 이들에게 좋은 가이드가 되어 줄 것 같은 책이었다.

 

 

우리는 뭔가를 아름답다고 생각하고 그 아름다움을 포착하고 싶기 때문에 사진을 찍는다.  하지만 사진에 찍히는 대상도 늘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은 쉽게 잊어버린다.  /p16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샌프란시스코
이지혜.이지나 글 사진 / 나무수 / 2011년 1월
평점 :
절판


 

  

 

 

짧은 시간이었지만 미서부 투어중 몇시간 머물렀던 샌프란시스코의 인상이 사진엽서의 한 장면들 처럼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나곤 한다.  여행중 가장 큰 비중을 두며 준비했던 곳이기도 했고 당시 초판본이었던 <샌프란시스코>를 들고 여행길에 올라 비행기에서 현지에서 즐거운 마음으로 포스트잇을 다닥 다닥 붙여가며 방문할 곳을 체크하기도 했지만 모두 둘러보기엔 터무니 없이 모자랐던 시간... 간신히 유람선 한 번 타고 금문교, 알카트라즈를 멀찌감치 감상했고 요트를 타며 주말을 즐기는 현지인들을 보는걸로 만족해야했다.  그곳을 떠나오며 언젠가 꼭 샌프란시스코에서만 시간을 보내러 다시 방문해야지 라는 다짐을 하고 떠나왔는데...  그녀들의 <샌프란시스코> 개정판 소식이 들려왔다.  출간후 3년.. 그동안 어떤 변화들이 있었을까?

 

 

샌프란시스코에 간다면 당신도 분명 그 이유를 찾을 수 있을 겁니다.  반복되는 일상이 지겨워진 어느날. 여행을 꿈꾸는 당신의 손에 이 책이 쥐여져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p23 by jina

 

제가 살고 있는 이곳, 샌프란시스코는 보면 볼수록 매력이 넘쳐납니다.  각 디스트릭마다 개성이 뚜렷하고 바쁜 도시이지만 느리게 가는 멋이 있는 곳이랍니다.  다른 곳에서는 절대 찾아볼 수 없는 아름다운 언덕들과 도시 안에서 만나는 바다.  이를 더 빛나게 해줄 눈부신 햇살과 푸른 하늘. 자유와 평화가 공존하는 이곳 샌프란 시스코는 자연과 어우러져 마음의 휴식을 갖고자 찾아오는 전 세계 사람들로 늘 북적입니다. /p25 by jihye

 

 

샌프란시스코 현지에서 요리사로 일하며 현지인으로 살아가며 느끼고 담은 샌프란,  그리고 동생인 지나가 여행자의 시선으로 바라본 샌프란의 느낌은 묘하게 잘 어우러진다고 할까?  현지인이 아니면 모르고 지나칠만한 것들을 지혜가, 여행자가 아니면 눈에 띄지 않을 만한 것을 지나가 서로 보완하며 더욱 알찬 내용으로 돌아왔다. 

특히 책의 시작과 마지막에 지나와 지혜의 Agenda는 여행을 하다 마주한 인상적인 장면을 저자들이 소개하는 샌프란시스코의 대표적인 공간들을 소개하고 있다.  여행에 빠질수 없는 먹거리, 쇼핑, 아티스트의 개성있는 작품이 모여있는 갤러리, 여행서가 빼곡한 서점등 아날로그적인 감성과 그들의 이야기가 담긴 책은 여행안내서가 아니라 샌프란시스코의 일상을 엿보는듯하다.  잠깐이지만 나도 머물렀던 그 장소를 오랜시간 현지인으로 또는 조금긴 여행자의 시선으로 바라본 그곳은 샌프란시스코를 찾는 이들이 왜 그곳을 사랑하게 되는지 마음을 쉬어가는 곳인지를 알게해주는것 같다.  커피와 책에 관심이 많다보니 관심사는 자연스레 그곳의 카페이야기나 서점들의 이야기에 집중하게 된다.  책의 크기에 비해 가볍고 읽기 편하게 정리되어있어 관심가는 어느 페이지부터 읽어도 잘 읽어지는 일것 같다.  책을 들고 다니며 읽는 중에도 주변지인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던 책이고 꼭 여행을 떠나기 위해 읽는다기보다 책장에, 또는 손 잘가는 곳에 두고 한 번씩 펼쳐봐도 기분전환이 될 것 같았다.  

 

책을 읽으며 마음은 다시 샌프란시스코의 거리 어디쯤을 거닐고 있는듯 한 느낌이었다.  그녀들이 에피소드와 함께 소개한 장소들, 또는 맛집들, 갤러리들, 서점, 언덕들, 그리고 교통수단 등등 내가 직접 보고 체험한 장소는 일부였지만 그녀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상상력이 더해져 나도 그 곳을, 그 장소를 더 사랑하게 된 것만 같다.  그 곳을 떠나오며 아쉬운 마음에 '언젠가 꼭 다시 한 번 방문하리라' 하고 생각했던 마음을 다시금 떠올리게 했던 책.  지금 당장 떠날 수 없다면 이 책 한권으로 샌프란시스코의 낭만과 여유로움 아날로그적인 감성들을 만나보는건 어떨까?

 

 또 누군가는 "I left my heart in San Francisco" (나는 샌프란시스코에 나의 마음을 두고 왔습니다)라고 노래하기도 했죠.  샌프란시스코에 간다면 당신도 분명 그 이유를 찾을 수 있을 겁니다.  반복되는 일상이 지겨워진 어느날, 여행을 꿈꾸는 당신의 손에 이 책이 쥐여져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p23 by jina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연애에 말 걸기 - 명로진 쓰고, 정아 그리다
명로진 지음, 정아 그림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가볍게 읽으려고 했으나 생각보다 심오했던 책이라고 인정해야겠다.  그동안 읽어왔던 그저 그런 연애지침서가 아니라 저자 본인의 이야기와 주변인의 이야기를 사례로 사랑, 연애, 아픔, 이별 등을 이야기하고 있다.   사랑의 모습들은 얼마나 다양한 모습들을 하고 있을까?  어쩌면 사랑에 빠진 그 순간 만큼은 모든 이들이 거의 비슷할지도 모른다.   서로만 보이고 주변의 이야기는 들리지 않으며 오직 그들만의 세계만 존재하는... 그동안 궁금했고 앞으로도 궁금할 이야기지만 연애의 결말이 진정 결혼일까?


 

 

결혼하지 않아도 충분히 행복하다.  이것이 환타의 생각이다.  연애의 결말은 뭘까? 결혼일까? 이별일까? 좋은 결과 가운데 하나가 결혼인 것은 사실이다.  좋지 않은 결과 가운데 하나가 이별인 것 또한 사실이다.  /p30 

 

 

저자는 주변인의 이야기와 본인의 경험담 생각등을 이야기하며 질문, 생각거리들을 던져준다.  행복하기 위해 연애를 하는 걸까 아니면 목표로 삼을 만한 그 무엇을 위해 이라는 걸 해야하는 걸까?  물론 이별도 빠질 수 없다.  결혼하지 않아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1인이기에 읽고 또 읽었던 구절 이었다.  부모님이나 지인들이 가끔 걱정을 해주시곤 한다.  지금이야 젊어 괜찮지만 나이들면 서글퍼진다고.   "나는 당신을 사랑하지만 나는 나를 더 사랑해" 모 영화의 대사처럼 살려고 노력중이다.  나를 사랑하고 아끼고 행복한데 서글퍼질 틈이 있을까?  그리고 아직 이렇다! 라고 단정 지어지지 않는 인생이기에 미리 걱정하진 않으려 한다.

 

 

이별의 변은 짧을수록 좋다.  이별의 순간은 간단할수록 좋다.  이별 후폭풍은 빨리 지나갈수록 좋다.  간단한 이별사가 버림받는 내게도 훨씬 덜 아프다.  울음이나 치욕감, 고뇌 같은 것은 혼자 감당해도 된다.  이제 돌아서서 남이 될 관계라면 굳이 그에게 내 뇌 속에 있는 징그러운 방울뱀의 모습을 보여줄 필요는 없다. /p143

 

 

십대에서 이십대 초반까지만 해도 남들처럼 평범하게 살고 있을거라 생각해왔다.  하지만 생각처럼 내 맘대로 되지 않는게 인생이고 또 '사랑'이라는 '감정'앞에 '이성'을 내세운답시고 낭패를 보기도 했었다.   누군가를 온마음을 다해 사랑해보기도 했고,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기도 했을 것이다.  내 마음이고 내 위주로 생각하게 되니 이별에 있어서도 옳고 그름이나 이별의 원인을 생각하면 내가 피해자라고 생각하곤 했는데 생각해보면 그건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닌 그냥 싫어지고, 마음이 떠난 문제이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글을 읽으며 "사랑은 가슴으로 하는것" 이라는 걸 생각해보게 되는 것 같다.  '사랑'을 하며 걱정이나 이별을 생각하는 순간은 '사랑'하지 않는 순간이라고 한다.  '가슴'이 하는 이야기에 충실했고 온 마음으로 최선을 다했다면 그 결과가 어찌 되었든 행복하지 않을까?  책을 읽으며 고개는 끄덕였지만 마음깊이 공감하지 못한 건 지금은 내 마음이 충전할 시간을  주어야 할 때라고 생각되는 시기였기에 소설이나 글을 읽듯이 읽어내려 가며 읽었기 때문이리라.... 어느 장을 펼쳐 읽어도  사랑을 하는 사람들, 이별에 아파하는 사람들, 또는 사랑을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친구가 되어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