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1 밀레니엄 (뿔) 1
스티그 라르손 지음, 임호경 옮김 / 뿔(웅진) / 2011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밀레니엄, 불멸의 문학에 온 걸 환영한다!”  - 바르가스 요사(2010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전 세계 5천만 독자들이 선택한 [밀레니엄] 시리즈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스페인, 스웨덴 등 전 세계를 뒤흔든 초대형 베스트셀러
전 세계 41개국 판권계약, 30여 개국 출간, 미국에서 매일 5만 부씩 팔려나가는 책


 

이 책을 펼치는 순간 당신도 실종될 것이다!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아마존 종합 판매 베스트 1위
스웨덴 인구의 1/3, 노르웨이 인구의 1/5 이상이 읽은 책
덴마크에서 [성경] 다음으로 많이 읽은 책
미국에서 2초에 1권씩 팔리는 책
아마존 킨들 100만 권 다운로드 돌파(2010.7)
유럽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 1위(2009)
다빈치 코드와 해리 포터를 향후 10년간 잠재울 유일한 책


 

 

『밀레니엄』 시리즈의 화려한 수식어들은 이전 출간시 국내에서 거의 흥행하지 못했다.   흥행을 하지 못했던 이유가 뭐 였을까?  책을 먼저 읽었던 지인들에게도 숱하게 추천 받았던 책 중 하나였지만 막상 책을 찾아 봤을때 선뜻 손이 가는 책이 아니었다.   책의 표지? 편집상태? 아니면 홍보부족?  솔직히 그닥 손이 갈만한 책은 아니었던 것 같다.  그래도 읽어보겠노라고 밀레니엄 1부를 구입해놓긴 했지만 책장 한 켠에 꽂혀있던 채로 몇 개월이 흘렀다.  그러던 중 2011년 웅진 문학에디션 뿔에서 재출간하게 되었는데 출간된 책을 보고는 '아!' 책의 디자인이 왜 중요한지를 생각하게 해 주는것 같았다.  '언젠간 읽을거야' 라는 마음이 '읽어야겠는데!'로 바뀌면서 바로 읽기 시작했다.

 

 

스웨덴의 대기업 '방예르가'를 기끌던 은퇴한 기업의 총수 헨리크 방예르에게 그의 생일날에 맞추어 또 압화(壓花)가 배달되었다.  지난 36년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그의 생일이면 어김없이 도착하는 압화(壓花)는 보내는 수신자를 밝히지 않고 그 꽃의 종류도 다양하며 발신처도 각기 다르다.  수십년전 실종된 그의 증손녀 '하리에트'가 할아버지인 헨리크의 생일날이면 만들어주었던 압화(壓花)....그런데 증손녀는 증발한 것인지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생사확인도 하지 못했다.  오랜 세월 증손녀의 실종에 대해 수사를 멈추지 않았던 헨리크가 어느날 미카엘 블롬크비스트를 찾는다.

 

 

한 기업의 부패를 폭로한 기사로 고소를 당해 유죄를 선고받게 되고 정의,신뢰를 바탕으로 기반을 잡고 있던 시사 월간지 [밀레니엄]도 난관에 봉착하게 된다.  사건의 명확한 증거도 없이 미카엘은 왜 신문기사를 썼던 걸까?  그가 들은 이야기를 토대로 한 기업의 비리를 폭로하기엔 그가 활동해 온 과거의 이력으로 보았을 때 뭔가 좀 헛점이 보인다고 할까?  미카엘이 신문기사를 내게 된 부분에 대해선 명확하게 밝히지 않고 그도 유죄판결에 대해 맞대응 할 생각도 없어보이지만 [밀레니엄]의 침몰만은 막아야한다.  마침 그를 찾아온 한 변호사... 대기업의 총수가 자신의 자서전을 부탁하면서 증손녀 하리에트 실종사건에 대해 재 조사를 의뢰한다.  왠지 개입하고 싶지 않았지만 그렇게만 해준다면 그를 고소한 기업을 잡을 수 있는 기회를 손에 넘겨주겠다고 한다.  기자로서의 신뢰와 [밀레니엄]의 입지를 단번에 회복할 수 있는 기회! 

 

 

모든 사람에게는 비밀이 있다.  문제는 발견되는 비밀이 어떤 종류의 것이냐는 거다.  /p181

 

 

미카엘 블롬크비스트가 사회에서 나름 자신의 입지도 있고 소위 잘 나가는 기자에 주목받는 사람이라 한다면 이와 반대로 그림자처럼 보이지만 주목되는 여인 리스베트 살란데르가 있다.  보안경비업체에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며 일하고 있는 리스베트 살란데르는 외모만으로 보면 히피에 가까운 소녀같이 깡마르고 외소한 외모를 지니고 있다.   사회에서 소외된 그러나 여자라는 이유로 보호받지 못하고 그 점을 악용하는 사람들속에서 살아야 했던 리스베트에겐 어떤 이야기가 있는 걸까?  그녀의 과거에 대한 이야기들은 현재 근처에 머물며 그녀에 대한 궁금증을 더욱 자극하며 매력적인 인물로 돋보이게 한다.  보안업체를 일로  미카엘 블롬크비스트에 대해 조사하게 되면서 그와 그가 발표했던 기사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다. 

 

 

1/3 가량은 쉬엄쉬엄 천천히 읽게 되었는데 그 이후부터는 궁금해서 책을 손에 놓을 수가 없었다.  책장을 덮고도 궁금한 마음에 보유중인 구간도서를 꺼내들까 하다 시간을 보니 벌써 날이 밝을 시간... 시간가는줄 모르고 책에 몰입했던 적이 언제였는지... 밀레니엄에 열광하는 이유를 살풋 알것만 같았다.  작가가 생존시 완성된작품이 3부작까지 인지라 앞으로 남은 책이 5권밖에 안 된다는게 벌써 안타까운건지..  책의 제목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그리고 각 장에 인용된 문구, 사라진 증손녀,  보일듯 말듯한 실종 사건의 윤곽과 헨리크와 방예르가문 사람들의 숨겨진 이야기, 그리고 리스베트의 과거는? 1권에서 이야기를 풀어놓았다면 2권에서 본격적인 사건에 해결과정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오랜 세월 압화(壓花)를 보내온 사람과 사라진 방예르가 가문의 증손녀사건에 대한 전개, 각 장에 인용된 문구와 책의 제목의 관계, 미카엘과 리스베트가 언제쯤 서로의 존재에 대해 알게 될지, 그리고 미카엘이 관계되었던 기업비리 폭로에 대한 결말등 꼬리를 무는 궁금증들... 미카엘 블롬크비스트와 리스베트 살란데르의 활약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2권!! 사건의 결말을 어떻게 풀어갈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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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혼자 올 수 있니
이석주 사진, 강성은 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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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쾌한 꿈에 잠을 깬 새벽...읽던 책은 눈에 들어오지 않고 읽으려 손닿는 곳에 놓았던 사진작가 故 이석주의 유작 『너 혼자 올 수 있니』를 읽기 시작했다.  올 겨울 유난히도 눈이 자주, 많이 온다고 투정했지만 눈의 나라 훗카이도는 꼭 한번 가보고 싶었던 곳이라 '눈의 나라 훗카이도' 라는 글에 눈이 갔던 책이었다.  말기 간암으로 투병중이던 그는 무엇에 홀린듯 홀연 눈의 나라인 훗카이도와 아키타로 향했다.  14일이라는 기간동안 무려 1만장의 사진을 찍었다고 하니 온통 눈이었을 도시에서 그가 사진으로 남기고자 했던 건 무엇이었을까? 

 

빛을 비우는 눈들의 이야기....아쉽게도 그의 유작에 그의 글은 몇 편 실리지 못했다.  지인이셨던 김경주 시인이 그를 회상하며 적은 프롤로그의 글은 그가 왜 눈이 많은 그 곳을 다녀와야 했는지, 그 시간들이 그에게 어떤 의미였는지를 짐작하게 해준다.   영하의 날씨, 눈이 날리는 날 사진 찍는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손가락 마디마디가 시리고 살이 아리는 고통을 알 것이다.  하루에 1천장 이상의 사진을 찍었을 그는 사진을 찍으며 어떤 생각들을 했을까?  무엇을 담고 무엇을 비우고자 했을까?

 

 

이 책에 실린 그의 사진 속에는 사람들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는 그곳에서 사람을 담으면 너무나 그리울 것 같아서 사람을 비우는 작업을 하고 싶다고 떠나기 전 내게 말했다.  그는 이제야 사진이 빛을 담는 것이 아니라 빛을 비워내는 작업임을 알아가고 있는 것 같다고 내게 작은 메모를 남겼다.  여기 그의 사진에 실린 글은 그가 생의 말미에서 겨우 시작하려는 사랑을 강성은 시인이 그녀의 섬세하고 아름다운 언어로 도운 것이다.  /p07 김경주(시인)

 

 

 
 


사진과 故 이석주 작가의 블로그 글로 에세이집을 만들어도 좋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도 해 보았다.  강성은 시인의 글이 때로는 사진과 어울리지 않는듯 한 기분에 사진과 글을 같이 감상하며 읽어가다 글만, 사진만 한 번씩 다시 보고 이 글을 쓰기 전 사진만 다시 한 번 넘겨보았다.  차가운 눈, 추워야하고, 너무도 하얗기에 사진에 담아내기란 쉽지 않다.  흐릿하게 날린 듯한 배경으로 선명하게 잡힌 눈은 아스라히 사라져가는 그 무엇을 사진속에 담으며 자신을 비우고자 했던 사진가의 마음이 담겨있는 건 아니었는지... 어쩌면 혼자 눈의 나라에서 2주간 보냈던 시간은 그의 짧았던 삶을 아쉽게나마 자신을 비워내고,정리하고 싶었던 시간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까지 삶에 대한 희망을 끝까지 놓지 않았지만 죽음이 임박한 순간 "죽기전에 그 곳에 다녀와 다행이었다"고 말했던 그에게 눈의 나라에서 보냈던 시간들은 그가 자신에게 선물했던 아름다운 마지막 선물이지 않았을까? 

 

홋카이도에 다녀온 후 그는 자신의 블로그에 이런 말을 남겼다.  “버리지 못한 지난 시간에, 아파해야 했던 마음들에 자리를 내주어 아무것도 들어설 수 없었던 마음을 비웠던 여행이었습니다.” 즉 누군가에겐 낭만적 환상과 동경의 공간인 홋카이도가 그에게는 지난 시간에 대한 집착과 자신을 비워내는 정화의 성소였던 것이다.  책의 제목이기도 한 '박상순'님의 <너 혼자>라는 시는(p212,213) 그의 사진들과 함께 마음에 조용히 내려앉는 글이라 소리내어 읽어보게 되는 글이었다.  삶은 오롯이 혼자의 몫인걸 알면서도 항상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싶었다.  가족에게, 연인에게, 친구에게... 아까워서 내려놓지 못했던 마음들, 미련이 남아 내려놓지 못했던 마음들을 조금씩 내려놓는 연습을 해야겠다.  아름답게 날리는 눈도 그 순간엔 존재하지만 그도 이내 사라질 그 무엇이듯, 우리네 삶도 겨울 눈(雪)과 같지 않을까?  그는 먼저 먼 여행을 떠났지만 그가 남기고 간 사진들이 겨울을 따뜻하게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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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카페여행 바이블 - 반짝 반짝 보석처럼 숨어 있는 도쿄 카페로 떠나는 시크릿 여행
조성림.박용준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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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지난해부터 카페 관련된 책자들을 많이 만날 수 있는 것 같다.  그만큼 커피에 관심도 높아졌고 자기만의 공간을 갖고 싶다고 생각했을 때 제일 먼저 떠오르는게 커피향이 맴도는 자그마한 카페를 생각하지 않을까 싶다.  실제로도 주변에 커피를 싫어하시는 분들이 없을 정도이고 커피를 하루 한 두잔 마시는 분들도 직접 핸드드립이나 더치커피를 만들어 드시기도 한다.  이처럼 커피에 대한 관심, 그리고 카페라는 공간에 대한 관심은 올해 더 뜨거울 것 같다.  다양한 카페들의 집결지라 말할 수 있는 홍대만해도 카페의 수가 실로 어마어마 해서 골목골목 숨겨진 카페들도 많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작고 아름다운 카페들이 오래도록 사랑받고 장수하기 위해선 어떤 노력들이 필요할 것인지는 그곳에서 손님을 맞이하는 주인장의 마인드가 크게 좌우하지 않을까?

 

 

커피에 대해 이론적으로나마 조금 배웠는지라 카페를 다니며 인테리어나 커피에 관련된 기기들, 또는 바리스타들을 눈 여겨 보게 되기도 한다.  입소문으로 유명한 카페들도 한번쯤 발걸음 하게 되지만 편안하게 혼자 조용히 차 한잔 하며 시간을 보낼 장소를 찾기는 힘든 것 같다.  그러다 내가 찾아낸 나만이 알고 있는, 알려주고 싶지 않은 조용한 카페들은 (조용하기 때문에 장사가 안됐던걸까?) 몇 년 버티지 못하고 업종이 바뀌곤 해서 아쉬워하곤 했다. 

 

이 책은 국내에 카페붐이 일게했던 일본, 그 중에서도 핵심지인 도쿄의 10개지역을 골라 저자가 직접 다녀보며 취재하고 찾아낸 카페들을 담고 있다.  특히 책에 별책부록으로 붙어있는 큼지막한 지도에는 지역별로 표시된 지하철 노선도와 지역별 카페지도는 실제로 카페를 방문하게 되었을 때 유용할 것 같아 마음에 들었던 부분이다.




그 외에도 각 지역별 가는 방법<get to> 와 놓치지 말아야 할 핵심 포인트<point>, 누구와 함께 여행하기 좋은지등을 별점<score>을 표기하여 각 지역을 여행하는데 참고하게끔 하고 있으며 본격적인 카페를 소개하기에 앞서 저자의 경험과 감성을 바탕으로한 각 지역에 대한 소개글도 읽어볼만 하다.   각 지역별로 대표되는 카페들의 소개는 카페의 사진들과 주요 메뉴에 관련된 사진들 그리고 구체적인 정보들이 적절하게 담겨있어 실제적인 카페 가이드에 대한 역할도 충실히 하고있다.




지역별로 카페에 대한 특색들도 있었지만 지역색에 상관없이 카페 주인들 만의 독특한 감성이나 주인 나름의 철학이 담긴 카페들은 역사가 긴 카페일수록 그 분위기가 꾸며지지 않고 카페 본연의 세월을 머금고 있는 것 같아 부럽기도했다.  그동안 나름 카페에 대한 테마들도 생각해보고 했지만 책에 등장하는 카페들의 다양성을 보며 생각지도 못한 분야, 또는 일상적이지만 카페에 접목 시켰을 때 그 가게만의 특화된 점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는 것을 보았을 때, 우리도 5년, 10년 후쯤이면 카페 이름을 걸고 역사를 가진 카페들을 만나 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지금도 몇몇 카페들이 있긴 하지만 그보다 더 많은 곳들이 생기길 바란다.)   대중화된 프렌차이즈 커피숍의 장점들도 있지만 자그마한 카페들이 주는 편안함이나 휴식, 여유, 낭만, 그곳에서 시간을 보낸만큼 추억을 쌓아가는 느낌은 다를거라 생각한다. 




지역별 메인카페로 소개하지 못한 카페들은 그 외의 카페들이라는 지면으로 소개하고 있는데.. 이 지면에 소개되어있는 카페들을 둘러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한가지 약간 아쉬웠던건 일본에도 핸드드립 카페라던지 커피로 전문화된 카페들이 많다고 알고 있는데, 커피가 주가 아닌 사이드로 전락한 듯한 느낌의 책이었다.  물론 내가 커피에 큰 집착을 하며 읽어서 그런 느낌을 받았을지도 모르겠고, 저자가 음식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어서 음식이나, 인테리어, 분위기 등을 위주로 취재했던 것 같다.  가끔 등장하는 커피나 음료에 대한 이야기의 지면할애가 적어서 커피에 대한 궁금증이 컸던 1인으로서는 약간 아쉽기도 했지만 도쿄지역의 카페들을 책 한 권으로 50군데나 만나 볼 수 있었다는 건 매력적인것 같았다.    물론 치솟고 있는 엔화만 조금 잠잠해져 준다면 더 없이 고맙겠지만, 여행마다 계획을 세우고 이번엔 꼭 무엇을 하고 와야한다는 옵션을 끼워 넣곤 하는데 도쿄여행은 카페투어만 다녀도 즐거운 여행이 될 것 같아 설레는 책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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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을 읽고 리뷰를 작성해 주세요
그냥 - Just Stories
박칼린 지음 / 달 / 2010년 11월
평점 :
절판


 

 

 

박칼린.  그녀를 '남자의 자격'이라는 예능프로에서 잠깐 본적이 있다.  TV, 특히 예능 프로그램은 잘 시청하지 않는데 주말저녁 채널을 돌리다 눈에 띄어 잠시 보는 순간에도 한눈에 시선을 사로잡는 그녀는 이국적인 외모와  왠지 모를 분위기로 사람을 끄는 카리스마 같은게 느껴졌다.  그 부분이 합창단 단원을 캐스팅하는 회였는데 그 이후는 TV시간을 맞추지 못해서 보지 못했지만 남격의 '넬라판타지아'는 감동적이었다며 주변 지인들이 꼭 찾아보라고 강조하기까지 했던 그런데 찾아보기도 전에 그녀의 에세이가 출간되었다고 한다.  처음엔 '이럴줄 알았어~'라며 살짝 비꼬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TV출연으로 뜨고 나니 바로 책으로 에세이 출간.. 정해진 스토리였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그녀의 이야기도 살짝 궁금하기도 했지만 결정적으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한 건 먼저 읽어본 지인의 말은 딱 한마디였다.  "읽고 나면 훌쩍 떠나고 싶어질거다."

 

 

어딘가에 가서 뭔가를 하나 더 배우고 돌아온다는 것(그게 무엇이든), 뭔가를 하나 더 알게 된다는 것은 아주 고급스런 행복이다.  거기에 정신적인 성장 같은게 있다.  세상의 퍼즐을 하나씩 해결해나가는 것처럼 말이다.  새로운 삶의 정보를 하나하나씩 주워담는 것, 나에게 여행과 새로운 곳이란 언제나 이러한 의미였다. /p088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말:  아무리 작은 여행일지라도 그 속에서 엄청난 것을 배우고, 느끼고, 자랄 수 있다.  /p133 

 

 

오늘의 그녀가 있기까지 자신이 많은 노력도 했지만 유년시절 여행으로 많은 것을 직접체험하고 보고 느끼며 쌓아온 경험들이 오늘의 그녀가 있게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어릴때 부터 엄마의 여행길동무로 길에서 많은 것을 보고 배우며 자란 그녀는 지금도 훌쩍 떠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충동적으로 떠나는 짧은 여행속에서도 작지만 배울것들이 있고 특히 한국을 최고의 여행지로 꼽는 건 1일 생활권, 다양한 먹거리들 그리고 어딜가든 작은 산들이 있어 오르내리며 자신을 다독이는데 충분했다는 것이다.  그녀가 제안하는 여행코스들, 여행방식들은 그녀가 어린시절 체험으로, 또 혼자서 다녀본 여행의 경험들로 추천하는 것들이어서 생각만으로 멈추어 있기보다 움직여서 보고 듣고 직접 체험하며 여행이란 이런 것이구나 직접 내 것으로 느끼는게 중요하다는걸 다시 한 번 알게 해준다.

 

 

준비 없이 진행하는 것은 무모하고 여행의 어디쯤에서 실패할 확률도 높다.  하지만 한번쯤은 준비하지 않고 아무것도 모른 채, 떠나는 여행도 나쁘지는 않은 것 같다.  생각지도 못한 새로운걸 보고, 느끼고, 재지 않고 박장대소하는 여행, 해볼 만하다. /p252-253 

 

 

한국인 아버지와 리투아니아 출신의 미국이민자였던 어머니, 세자매의 막내인 그녀는 미국과 한국 그리고 어머니 나라인 리투아니아 이 세나라의 문화적, 역사적, 교육적인 혜택도 골고루 잘 받았고 적절한 시기에 인생의 결정적인 영향을 주었던 멘토들과의 만남.  그리고 집에서부터 자연스럽게 습득한 국제화된 생활등 일부러 가르치지 않아도 습득된 어린시절의 경험들도 살아가는데 있어 많은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물론 똑같은 기회나 환경이 주어졌다고 해서 다 그녀처럼 될 수 있었을까?  자신을 끊임없이 들여다보고 사랑하고 연구하면서 열정적으로 살아왔기에 오늘날의 그녀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뮤지컬 무대의 특성상 자신에게나 배우들에게 더 혹독할 수 밖에 없었던 그녀의 별명은 '마녀'라 불리운다.  그래도 그녀는 이야기한다.   무슨일 이있어도 무대와의 약속은 지켜야 하며, 무대에서 빛나고 그 무대가 너희들의 것이 될 수 있다면 기꺼이 '마녀'가 되어주겠노라고... 자신이 받은 사랑을 나누어 줄줄 알고  성장 할 수 있도록 북돋아 줄 수 있는 그녀이기에 더 멋있었다.

 

 

오히려 그녀가 유명한 음악감독인 것을 모르고 읽었기에 순수하게 읽을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유년시절이던 30년전 부터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생활했던 그녀의 성장기, 조금은 남다른 추억들, 삶과 일에 대한 열정, 가족에 대한 사랑등 작은 것 하나에도 사랑을 담아 보고자 하는 그녀의 작은 일상들이 우리가 흔히 대충 말하는 '그냥' 이 아닌 열정을 다해 하루 하루를 살아가는 '그냥' 인 것 같았다.  책장을 덮으며 편한 운동화에 단촐한 가방 하나 메고 서울역으로 달려가고 싶어진다.  그녀 처럼 그냥 살았다, 그냥 여기에 있다, 그냥 사랑한다.  오늘도 내일도 그렇게 나 자신도 수많은 '그냥'을 만들며 살아가기를...

 

 


무엇을 하느냐는 중요치 않다.  그 무엇은 자기 삶의 표현법일 뿐이지, 우리 삶의 목적이 될 수는 없다.  그것이 무엇이든 그것을 '어떻게' 이루느냐가 중요하다.  할 거라면, 살 거라면 가장 뜨거운 곳 그 한가운데에서 가장 뜨겁게 사는 게 중요한 게 아닐까.  적어도 나는 그렇다.  밋밋하게 죽으러 살 바에야 활활 타오르고 싶다. /p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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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영국인 아편쟁이의 고백 세계문학의 숲 3
토머스 드 퀸시 지음, 김석희 옮김 / 시공사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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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가 자욱한 어두운 실내, 한 줄기 빛이 들어 몽환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어느 영국인 아편쟁이의 고백』이라는 책의 제목 때문에 선뜻 읽기를 망설였던건 아마도 '아편'이라는 단어때문 이었던것 같다.  접근하기 쉽지 않을 듯한 책의 제목과 달리 책은 상당히 얇은 편이다. 180여페이지에 달하는 작가 자신의 아편에 대한 고백과 20여페이지에 달하는 번역자의 해설을 담고있어 고전임에도 편하고 가볍게 읽을수 있었던것 같다.

 

 

 이 이야기의 진정한 주인공, 독자들의 관심이 맴도는 진짜 중심은 아편쟁이가 아니라 아편이다.  이 이야기의 목적은 쾌락을 가져오든 고통을 가져오든, 아편의 불가사의한 작용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 목적이 달성되면 이 글의 역할도 끝난 것이다.  /p164

 

 

그것은 만병통치약이었다.  인간의 모든 고통을 치료하는 진통제였다.  철학자들이 그렇게 오랫동안 논쟁을 벌여온 행복의 비밀이 당장 발견되었다.  행복은 이제 1페니만 주면 살 수 있는 것이었고, 조끼주머니에 넣어서 가지고 다닐 수도 있는 것이었다....중략......아편의 쾌락조차도 엄숙하고 진지한 성격을 띠고 있다.  아편쟁이는 가장 행복한 상태에서도 "쾌활한 사람"의 성격으로 자신을 표현할 수 없다.  그럴 때에도 그는 "사려깊은 사람"이 된 것처럼 말하고 생각한다.  /p86-87

 

 

저자가 이야기 처럼, 이 이야기의 진짜 중심은 아편이지만 그에 대해 이야기하는 화자인 드 퀸시에게 집중하게 된다.   자신이 아편중독이 되기까지의 이야기들을 학생 시절의 일화, 아편을 시작하게 된 경위, 아편의 쾌락과 고통, 아편의 남용에 따르는 무서운 환상, 아편을 줄이려는 노력 등이 당시 영국 사회의 모습과 함께 담겨 있다.   그의 이야기가 아편중독자라기 보다 순간 순간 낭만적으로 보였던건 그의 문체 때문이었을까?  책을 읽으며 마음에 드는 문장이 나올때마다 포스트잇 붙이기를 멈출 수 없었고 다시 읽어보기를 반복하다가 글로 옮겨 적어놓기도 했다.  고전의 매력이란 이런것일까?  마음에 드는 문장을 발견했을때, 그 순간이 아닌 반복하기를 통해서 내 것이 되는것...그동안 고전이란 어렵다고만 생각하며 책만 진열하고 읽기를 미루었는데 새로운 매력을 발견한것 같아 즐겁게 읽어내려갔다. 

 

 

 19세기 드 퀸시가 활동했던 시기엔 '아편'이 약방에서 처방전 없이 요즘의 드링크제처럼 쉽게 구입할 수 있는 가정의 상비약같은 존재였고, 술값보다도 저렴했다고 한다.  요즘 사람들이 아스피린을 복용하는 것처럼 사람들은 아편을 복용했다고 한다.  어른뿐 아니라 아이들이 밤중에 울거나 경기를 해도 아편팅크를 먹였다니 그냥 일상 상비약 같은 약이었던것 같다.  동시대의 낭만파 워즈워스를 빼고 모두 아편을 복용하고 있었다고 하니 아편에 대한 증상들을 고백한 드 퀸시만이 아닌 많은 사람들이 중독의 증상을 보이지 않았을까?  중독된걸 끊어내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해야하는지 또 그 과정들이 얼마나 괴로운지는 실천해본 사람들만이 알것이다.  습관, 중독...단어 자체만으로도 뭔가 집요함이 느껴지는데 그 집요함을 끊어내기란 얼마나 힘들것인가...


 

 '예절'이라는 커튼은 인간의 '본성'이 지닌 특징과 표현 위에 너무 두껍게 드리워져 있어서, 보통 사람의 눈에는 양극단과 그 사이에 놓여 있는 무한한 다양성의 영역이 모두 뒤섞인 것처럼 보인다.  /p60-61

 

 

즉 성서가 말하고 있는 무서운 책은 사실 각 개인의 마음 자체라는 것이다.  나는 적어도 여기에 대해서는 확신하고 있다.  마음이 '잊을'수 있는 일 따위는 존재하지 않고, 수많은 사건이 우리의 현재 의식과 마음에 새겨진 비밀 기록 사이에 베일을 칠수도 있고 앞으로도 베일을 치겠지만, 같은 종류의 사건들이 이 베일을 찢어버리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베일이 쳐졌든 벗겨졌든, 마음에 새겨진 기록은 영원히 남는다.  /p146

 

 

실제로 그의 유년은 유복했지만 그는 대부분의 삶을 가난과 빚에 시달리며 보냈다.  시공사에서 출판한 토머스 드 퀸시의 이 작품은 초판본이고 개정판은 이 작품보다 많은 부분이 수정되어 초판의 세 배 가까운 분량으로 늘어나면서 이야기 전체의 균형이 완전히 무너져버렸다고 이야기 한다.  개정본에서 늘어난 분량도 그의 유년과 아편을 시작한 계기등이 늘어난거라고 하니 그 부분이 궂이 늘어나지 않아도 충분히 이해되고도 남을 분량이었기에 초판본을 선택한 출판사의 선견지명이었을까?  고전을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도 부담없이 읽을수 있을 책인듯 했다.  책을 읽어가며 책장이 줄어드는게 아까운건 오랫만이었던것 같다.  책을 읽다 눈에, 마음에 내려앉는 문장들을 마주할때면 멈춰서 몇 번을 소리내어 읽어보기도 했다.  이 책은 정말이지 중독적인 작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것 같다.  올해 고전을 읽어보겠다고 마음 먹었지만 시작이 좋은것 같아 앞으로 만날 책들이 기대되게 하는 책이었다.

 

 

낭만주의 시대의 끝 무렵쯤 발표된 [고백]은 낭만주의 문화와 포스트낭만주의 문화의 양면가치를 이해하는 강력한 도구이다. 또한 19세기 영국의 미학, 철학, 문화, 사회상 등을 살펴볼 수 있는 도구이기도 하다. 출간 이래 판을 거듭하며 자체적 생명력을 유지해온 이 작품은 앞서 언급한 동시대 문인들뿐만 아니라 장 콕토,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같은 현대문학의 대가들에게도 영향을 미쳤다. 보르헤스는 인터뷰집 [Jorge Luis Borges: Conversations]라는 책에서, 드 퀸시의 스타일을 극찬하며, G. K. 체스터턴이나 로버트 스티븐슨이 끼친 것보다 더 큰 영향력을 드 퀸시로부터 받았다고 밝히고 있다. - 출판사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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