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4 Using Bible - 스마트 라이프를 위한 아이폰의 모든 것 iPhone 가이드 1
이윤환 지음 / 황금부엉이 / 2010년 10월
평점 :
품절


 

 

요즘 핸드폰 시장은 스마트폰의 열풍이라해도 과언이 아닐것 같다.  지난 12월까지만 해도 3-4년 된 2G핸드폰으로도 블로그 글 확인이나, 미투데이 글 확인정도는 할 수 있었기에 크게 불편함을 느끼지 않았다.  자판이 조금 깨지고, 핸드폰을 조금 험하게 사용한지라 외관이 좀 보기 안좋았어도 전화 걸고 문자찍는데 불편함이 없다며 버티고 있었는데... 이젠 부모님도 나서서 핸드폰 좀 바꿔야하지 않겠냐고 거드신다.  그렇게 보기 안좋았나? 하는 생각에 출시 되어있는 스마트폰의 성능을 비교분석하기만을 2달여... 기존 SKT을 10년 넘게 사용했어도 큰 혜택은 없었던지라 과감히 버리고 KT로 이동해서 iphone이라는걸 사용해 보기로 했다.  신청하고 만나는 기간까지 한 달여.. 지난 크리스마스를 몇 일 앞두고 만나게 되었다. 너~ 정말 만나기 힘든 분이구나..

 

 

핸드폰을 받아들고 제일 당황스러웠던건 알람!! 어? 어딜 봐도 없다.  아이폰은 어플도 알람을 다운받아야하는건가? 고민하다가 지인들께 물어봤다가 바보 되었다.  유틸리티 모음 시계에 들어가서 설정하면 되는것을 그건 그냥 시간보는 기능인줄 알고 아예 열어볼 생각도 안 했던것... 아이폰 관련 카페는 가입했지만 인터넷으로 글을 읽는게 습관이 안된지라 글은 잘 눈에 들어오지 않고 그때 그때 필요한 기능들만 찾아보다가 그것도 귀찮아서 그냥 있는 기능만 사용하자 라고 생각하면서도 기존에 출시되어있는 아이폰 관련 서적들에 눈길이 가기 시작했다.   '뭐 핸드폰 사용하는데 책까지 봐야하나?' 하고 살짝 패스 했건만... 문제는 핸드폰과 컴퓨터를 동기화 하는데서 부터 본격적인 문제가 시작되었다.   아이폰 관련 카페를 가입해서 잘 읽어보고 한다고 했는데 이게 왠일 연락처는 순식간에 날아가버리고 혼란이 찾아오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만난 아이폰 유징 바이블은 책 나를 신세계로 안내해 줄 것만 같다.   지금 아이폰 사용을 고민중이거나 또는 사용중인 분들도 한번 해보시길..나는 C타입...

 
 

 

아이폰을 손에 들고나서 딱 한 달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주변에 먼저 구입한 친구들 말에 의하면 2-3달은 책도 손에 잘 안잡히고 절대 심심하지 않을 거라더니.. 요게 시간보내는데는 정말 최고다.  일단 필수 어플들을 다운받기 시작하면서 관심가는 분야들 까지 담다보니 엄청나게 많아지고 받아놓고도 실용성이 없거나 필요 없을것 같은 어플들은 삭제, 요즘은 토익관련 어플을 다운받아서 간간히 영어단어도 공부중이다.  무엇보다 편한건 길찾기 어플, 길치 방향치인 내게는 정말 신세계같은 어플이 아닐수 없다.  카메라 기능도 뛰어나서 가방에 항상 휴대하고 다니는 똑딱이 카메라가 무색할 정도로 이쁜 사진들을 담아내기도하고 바로 어플로 수정, 보정도 가능하니 만능, 또 만능이다.


 

이렇게 아이폰의 세계를 혼자 탐구하다 책으로 다시 읽어보니 내가 모르는 기능들이 훨씬 더 많았고 자세한 사진 설명과 부연설명으로 어르신들이 보시기에도 편하게 만들어진 책 같았다.  나도 내가 필요한 기능들 위주로 살펴보긴 했지만 아이폰 너 정말 물건이구나! 라는 소리가 절로 나오니..앞으로 2년간 나와 함께 동고동락할 친구를 제대로 알기에 충분하지 않았던 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나처럼 기계치, 또는 귀차니즘에 카페가입을 해서도 찾아보기 귀찮다 하시는 분들은 이 책 한 권이면 아이폰 마스터 충분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꿈의 도시
오쿠다 히데오 지음, 양윤옥 옮김 / 은행나무 / 2010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특정 작가의 출간소식에 귀가 번쩍 하는 작가들이 있을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국.내외 작가들 중 몇몇 분들이 계시는데 그 중 한 분이신 오쿠다의 신작 『꿈의 도시』 출간 소식에 들썩이지 않을수 없었다.  이 책 전에 출간되었던 에세이를 읽었던 지인이 전작 대비 실망감을 많이 내비치기도 했지만 '오쿠다 월드' 라는 이야기나 매니아층이 있을 정도로 우리나라에도 그의 작품에 대한 관심을 갖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

 

 

회색빛 하늘, 눈은 그칠줄 모르고 내리며 쌀쌀한 기온탓에 도시의 분위기는 '꿈의 도시'라는 이름과 어울리지 않게 차갑고 음침하게 느껴지기까지 한다.  인근 세 개의 작은 도시가 합쳐져 탄생한 신도시 '유메노'에서 저마다 꿈을 안고 살아가는 다섯명의 사람들이 릴레이처럼 돌아가며 이어지는 스토리는 630여페이지에 달하는 책의 두께를 느끼지 못할만큼 스피드있게 전개 된다.  꿈의 도시, 드림타운이라는 이름과는 다르게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그곳에서의 탈출을 꿈꾼다.  잘 읽어졌던 반면 다시 글로 정리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던 이유는 일상에서 흔하게 마주할 수 있는 사람들이고 어쩌면 우리의 이웃이거나 나 일수도 있는 등장인물들의 이야기에 너무 감정이입이 되어 정리할 시간이 필요 했던것 같다.

 

 

큰 꿈을 안고 탄생한 도시지만 실상은 전혀 다르다.  상점들은 큰 점포들의 등장으로 인해 망해서 문을 닫았고, 정치가들은 큰 도시로 떠날 생각만 하고 있다.  젊은 사람들은 도시로 떠나면서 남는 건 노인들이나 젊은 미혼모들이며, 젊은 주부들은 원조교제라는 이름으로 매춘을 일삼는다.  이런 도시에서 각자의 꿈을 안고 사는 환경, 나이, 직업, 성별, 가치관이 전혀 다른 다섯 명의 시민이 있다.  대기업의 횡포로 작은 소상공인들은 더 살기 어려워졌고, 지역발전이 고르게 이루어지지 못해서일까?  젊은이들은 대도시로만 향하고 있다.  그래서 시골에 남는건 나이든 노인들 뿐이고 그마저도 생활이 어려워 하루하루가 힘들다.  한가지 공통점이라면 이들은 삶에 지쳐있다는 것...이런 이들에게 작은 변화들이 생기고 이야기는 생각지도 못한 방향으로 전개된다. 

 

 

다섯명의 등장인물들의 이야기를 교대로 돌아가며 들려주면서 이야기는 그들의 캐릭터를 이해하고 울타리가 생기면서 그들 사이의 연결고리가 등장하면서 점점 흥미로워지고 스케일도 커지기 시작한다.  단순히 재미를 위한 이야기가 아닌 실제 생활에서 있을 법한 이야기들은 일본의 현 실태를 꼬집어 이야기하고 있는 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디테일한 인간들의 군상을 엿볼 수 있다.  그 중에서도 아버지의 후광으로 지역구 3선을 노리는 시의원 '준이치'와 전직의원이라는 자리를 이용해 자신의 잇속을 드러내놓고 챙기는 '후지와라'의 이야기는 정치라는 건 이럴 수 밖에 없는 걸까? 라는 생각을 하게 했다. 보여지기 위한 가족 그리고 그걸 지키기 위해 노력하지만, 과연 이렇게 얻어지는 결과물들은 무엇이며 누구를 위한 것일까?  책에 등장하는 다섯 명의 등장 인물중 가장 나은 경제,지위 권력까지 가지고 있지만 출세를 위한 야망이 그를 나락으로 몰고가고 있는 건 아닌지 안타까웠다.

 

 

이들의 이야기는 전혀 연관성이 없을 것 같지만 이야기가 진행되며 그 울타리는 점점 더 견고해지고 그 안에서 조금씩 맞물리거나 교차되면서 진행된다.  이야기의 클라이맥스 부분은 도미노의 마지막부분을 연결해 나아가는 것처럼 숨가쁘기까지 하다.  하지만 결말부분이 헐리웃 영화의 마지막처럼 약간 억지스럽다고 느껴지는 건 시간이 흘러도 글이 정리가 되지 않았던 요인중 하나 였던것 같다.  (왜 인지는 읽어보면 아실지도..)  유메노에서 살아가는 다섯 군상들의 이야기는 우리의 현실과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느껴져 더 집중하게 되었다.  오쿠다의 작품들은 밝고 경쾌한 작품들만을 읽어서 인지 현실을 날카롭게 이야기하는 글을 읽으며 갸웃했던 건 사실이다.  아마 그의 스타일은 '이렇다!'라는 선입견이 너무 강하게 자리잡고 있어서 였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현실을 날카롭게 비판 할 수 있기에 미래에 대한 희망도 꿈 꿔볼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 보게 되었던 작품이었던 것 같다. 

 

 

"조금만 참아요." 낯선 사람들이 격려해주었다.  "구조대 금방 올 거야." "그때까지 정신 차리고 견뎌내요" 필사적인 성원이 귀에 와 닿았다.  내내 잊고 있던 인간의 다정함이었다.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이런 고마움을 좀 더 일찍 느꼈더라면 좋았을 텐데.  빛이 비쳐들었다.  /p61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공지영의 지리산 행복학교>를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공지영의 지리산 행복학교
공지영 지음 / 오픈하우스 / 201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나의 책 욕심은 아버지를 닮았으리라.. 한달에 3-4번정도 책을 메모한 종이를 건네시며 "이 책 괜찮은거 같더라. 한 번 찾아볼래?" 하시더니 요즘은 리뷰도서들이 도착하면 책들을 들춰보시고 "이건 읽고 나한테 넘겨라!" 하신다.  음악취향도 책읽는 취향도 비슷한지라 가끔 책장의 책들이 사라지곤 하는데 부모님 방에 가보면 아버지 책상위에 올라있기도 하곤 해서 가끔 투닥거리기도 비일비재... 얼마전 주셨던 메모에 적혀있던  『공지영의 지리산 행복학교』 는 책이 도착해서부터 눈을 반짝이시며 관심을 보이셨던지라 읽기 시작할 때부터 "아빠 이건 읽고 바로 드릴테니 가져가시면 안되요!!" 하고 못박아두고 읽기 시작한 책이었다. 

 

 

책을 읽으면서 살짝 망설이게 되는 부분이 있다면 글의 소재? 소설이나 에세이는 좋아하는 장르가 확실하기에 관심분야가 아닌 책에는 아예 관심을 갖지 않는 습관이 있는데 공지영 작가는 관심 작가이심에도 불구하고 '지리산'이라는 세 글자때문에 망설였던 책이었다.  산을 동경하긴 하지만 딱 거기까지 인지라 어떤 이야기일지 궁금하지 않았다고 해야할까?  하지만 이런 선입견들 때문에 때론 좋은글이나 책도 놓칠 수 있겠다고 생각하는 부분을 마주하게 되는 순간이 있다. 

 

 

그러고 보니 우리가 보기에 행복하다고 하는 사람들은 가만히 있는 사람들이 아니다.  그들은 무언가를 한다.  산을 오르고 요리를 하고 사막을 횡단하고 전기기구를 발명하고 있다.  /p68

 

 

이 책은 산행에 관한 이야기는 분명 아니다.  작가가 지리산에 살고 있는 지인들과 그 이웃의 이야기를 소박하게 담은 에세이라 해야하는 게 맞을 것 같다.  50만원이면 1년 머물 곳을 마련할 수 있고, 통장잔고 200만원은 남에게 폐끼치지 않고 장례비용정도만 있으면 사는데 불편함 없이 행복하다는 이도 있다.   살면서 욕심을 버리기란 쉽지 않다.  하나라도 더 가지고 싶고 조금더 나은 생활을 위해, 더 갖기 위해 아둥 바둥 살아가는게 보통의 일상이 아닐까?  버시인, 낙장시인, 고알피엠여사, 최도사, 강남좌파형님 등은 이야기의 주요 인물들이기도 하시고 돈없이 행복하게 잘 살수 있는 일상을 몸소 실천으로 보여주는 분들이시다.   끼니걱정 안하고, 몸 뉘일곳이 있고, 함께 즐길 벗이 있다면 행복하다 하는 이들....가끔 어찌 이렇게 살지? 하다가도 읽으며 평온해 지는 건 그들의 삶이 진심으로 다가왔기 때문일지 모르겠다.  

 

 

그는 회사에 사표를 내고 기차를 탔다.  "꿈을 이루고 싶은 열망이 이 모든 새로운 시작에 대한 두려움을 넘어서는 순간"이었다고 그는 회고했다.  /p279

 

 

그러고 보니 공지영 작가님의 책은 거의 읽은 듯 한다.   아직도 내게 최고의 베스트는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이다.  딸 위녕과 세상 모든 이들에게 보내는 응원의 메세지는 아직도 가끔 펼쳐보며 마음을 다스리곤 한다.  요즘은 에세이는 읽으며 작가의 집필의도?를 생각해 보게 되는데  『공지영의 지리산 행복학교』 는 행복한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아무래도 매일 쳇바퀴 돌듯 살아가는 일상에선 느낄수 없는 행복들이 있기 마련인데 누구나 꿈은 꾸지만 실천할 수 없는 일상을 실천하고 있는 지인들과 그 이웃과 함께 하는 이야기는 "나도 그 속에서 한 번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책에 대한 느낌을 표현하자면 아직도 이런 현실이 존재하는가? 하는 생각이 들어 '어른들을 위한 동화'를 읽은 듯한 기분이었다.  오늘도 그들이 지리산의 품에서 행복하기를...그리고 지리산 행복학교의 다음이야기도 기회가 된다면 또 만나 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굳이 그들이 누군지 알려고 하지 않으시면 더 좋겠다.  다만 거기서 사람들이 스스로를 사랑하고 느긋하게 그러나 부지런히 살고 있다는 것, 그래서 서울에 사는 나 같은 이들이 도시의 자욱한 치졸과 무례와 혐오에 그만 스스로를 미워하게 되려고 하는 그때, 형제봉 주막집에 누군가가 써놓은 시구절처럼, '바람도 아닌 것에 흔들리고 뒤척이는' 도시의 삶이 역겨워질 때, 든든한 어깨로 선 지리산과 버선코처럼 고운 섬진강의 물줄기를 떠올렸으면 싶다.  - 공지영   /p14-1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생각이 나서 - 152 True Stories & Innocent lies 생각이 나서 1
황경신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0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변하고 사라질 것들에 너무 무거운 마음을 올려놓지 않으려 한다.  내일이면 변할지도 모를 사랑을 너무 절실하게 전하지 않기로 한다.  아주 오래 생각했고 앞으로도 그럴 거라는 이야기는 꼬깃꼬깃 접어서 열리지 않는 서랍에 넣어두기로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지나치는 걸음을 문득 멈추고 조금 건조하고 낮은 목소리로 가벼운 인사만을 건네기로 한다.  그것만으로도 나는 지나치게 많은 것을 드러낸 것 같아 부끄러워지고 미안해질 것이다.  생각해보면 어리석도록 깊고 처연하도록 아름다운 말이다.  생각이나서, 라는 그 말은... - 황경신

 

 

'황경신'이라는 이름 석자는 책보다는 온라인으로 떠도는 글들을 통해서 먼저 알게 되었다.  마음이 허 할때 찾아보고는 하는 글귀들에 정말 '아!'라는 감탄사가 들어갈 정도로 내 마음을 표현한 것 같은 글이면 그 중 황경신 작가의 글이 있곤 했다.  가끔은 어떻게 이런 글을 쓸 수 있을까?  이렇게 함축적이고도 마음에 와 닿아 절절하기까지 한 글을 하며 언젠가 그녀의 책을 꼭 찾아 읽어보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지난해 연말 그녀의 신간을 온라인 서점을 검색하던 중 보게 되었다.  두 번 고민할 것도 없이 지인 몇 분께 선물하고 나도 지인에게 연말 선물로 받게 되어 읽게 되었다.  연말을 보내며 읽어야지 생각하고 있었는데 어쩌다 보니 새해를 맞이하며 펼쳐들게 된 책.. 그런데 생각했던 것만큼 가볍게 다가 오지 않는다.  아니 글이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는게 맞을 것 같다.

 

 

이토록 무수한 반복.  이처럼 무수한 반복. 이렇게 무수한 반복, 같은 생활이고 삶이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우리도 저 네개의 음을 무수히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일어난다.  먹는다.  일한다.  잔다.

소유한다.  사용한다.  낡는다(또는 가치가 사라진다).  버린다. 

떠난다.  머무른다.  이별한다.  돌아온다.

만난다.  사랑한다.  헤어진다.  잊는다.

좋아한다.  미워한다.  후회한다.  아무 상관없어진다.

삶의 수많은 노래들.  각 노래마다 반복되는 지속저음들.  그 위에 우리는 새로운 변주를 시작한다.  저음이 지속되는 한, 변주도 지속된다.  어떤 것은 아름답고 어떤 것은 추하다.  하나의 변주가 아름답다가 추해지기도 하고 즐겁다가 슬퍼지기도 하지만 대체로는, 쓸쓸하다.....중략.....저 모퉁이를 돌면 새로운 무엇인가가, 누군가가 기다리고 있을 수도 있지만, 그러나 그리하여 결국은...마지막은 마이너로 끝나는 것이다.  인간이란 죽음을 피할 수 없는 존재니까.  나도 그리고 당신도. <무수한 반복> /p133

 

 

사진이 많은 에세이였기에, 그리고 그녀가 생각날 때마다 끄적인 글들이라 편하게 읽을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시작부터 눈으로 읽어지는 글이 아닌 마음과 머리로 생각하며 읽어야 했던 글이라고 할까?  연초를 맞아 가볍게 읽으려고 마음 먹었던게 큰 걸림돌이었을까?  어쩌면 작가의 감성이 나와 같기를 마음먹고 들었던 책이어서 약간의 반발심이 작용했을지도 모르겠다.  간혹 글이 되기 위해 쓰여졌다는 느낌의 글을 마주할 때면 살짝 책을 덮어두었다 들기도했다.  에세이를 읽다 보면 가끔 이런 느낌을 들때가 있다.  왜일까?  마음으로 전해져야 한다는 강박관념 같은게 무의식에 자리 잡고 있는걸까?  읽으며 답답하게 안 읽어지곤 할 때면 책 속의 사진들만 보기도 했다.  개인적으론 글보다 사진이 더 마음에 들었던 책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사진은 인물이나 특정 장소만을 찍는거라 생각해왔는데 소소하게 지나치는 일상까지 담아낸 저자의 사진은 때로는 글보다 많은 이야기를 해주는 것 같아 좋았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사람을 만나느냐 하는 것, 이라는 말에 나는 열렬히 동의한다.  또한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어떤 사람을 만났을 때 그와 나는 어떤 시기에 놓여 있는가, 어떤 길을 가고 있는 중인가, 라는 것이라고 할 수도 있다....중략.....나는 내 인생에서 중요한 사람들을 이미 만났고 앞으로도 만날 것이다.  나는 그를 만날 준비가 되어 있었던가.  앞으로 누군가를 만났을 때 그와 동행하거나 그를 따라갈 충분한 자격을 갖추고 있는가.  그러니까 문제는 내가 오늘 어떻게 사느냐, 하는 것이다.  좋은 방향으로 가면, 좋은 사람을 만나게 된다.  /p157-159

 

 

사진이 많은 에세이를 즐겨 읽는 이유는 글과 사진으로 하여금 따스함을 느끼고자 해왔음 이었나보다.  나만의 생각을 글로 남길 수 있다는 건 분명 멋진 일 인것 같다.  글을 갈무리하며 책을 다시 보니 포스트잇이 많이도 붙어있다.  다시 한 번 읽어보고자 하는 글들을 표시하고자 붙이기 시작했는데 내 마음이 이 열리질 않았던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시간이 조금 흘러 다른 장소 다른 시간에 이 책을 다시 읽게 된다면 지금의 감상이 조금은 달라질까?  그건 알 수 없지만 그녀가 끄적인 152개의 진실과 거짓말들을 내 입맛에 맞게 읽고자 했지만 끝내 조금은 아쉬운 마음으로 책장을 덮어야  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압구정 소년들
이재익 지음 / 황소북스 / 2010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재익이란 작가를 <카시오페아 공주>라는 책의 제목을 통해서 처음 알게 되었다.  그보다 컬투쇼의 PD로 더 유명한 분인 것 같은데 라디오를 잘 듣지 않다보니 그런가보다 할 뿐이고, 책은 표지나 책의 제목 간단한 설명을 보고 구입하는 경우가 많아 책의 제목, 표지가 내 취향과는 너무 멀기만 했던 <카시오페아 공주>는 패스하고 『압구정 소년들』이라는 책을 통해 작가의 글을 처음 만나게 되었다.  책의 제목과 달리 책의 표지는 샤갈의 그림이다. '도시 위에서'라는 이 그림은 샤갈이 아내 벨라와의 신혼생활 중에 넘치는 행복감을 담아낸 작품이라고 한다.  책의 제목과 약간 매칭이 잘 되지 않는 듯 하지만 신비감? 같은게 느껴진다.

 

 

누구나 다 욕망을 갖고 있다. 자기 능력만큼 욕망을 실현하고 그 과정에서 쾌락을 느낀다. 그런 메커니즘을 흔히 ‘사람 사는 맛’이라고 표현한다. 자기 능력보다 더 큰 욕망을 버리지 못하면, 즉 분수에 맞지 않은 욕심을 내면 문제가 생긴다. 무리한 방법을 택하면서 결국 자기 자신을 해치게 되는 것이다. 세상사의 골치 아픈 문제 중 90퍼센트가 그 괴리에서 생긴다. 방법은 두 가지다. 욕망을 내려놓거나 능력을 키우거나. 그 중간 어디쯤에선가 타협해야 한다. /p115-6

 

 

가벼운 마음으로 책을 들었지만 그냥 가볍지만은 않다.  인기 여배우의 죽음으로 시작하는 이야기의 시작은 지난해 세상을 안타까운 소식이 많았던 화려하게만 보이는 연예인들의 이면 모습들은 사건 사고가 많았던 연예계를 뒤돌아보게 해서 씁쓸하고 안타깝기도 했다.  갈수록 낮아지는 아이돌의 데뷔 연령과 그 화려함 뒤에 감추어진 연예계 이면의 세계들은 과연 이런 현상들이 바람직한 것인지를 생각해보게 하기도 한다.  방송가의 이슈들이나 사건진행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묘사되는 과정들은 PD의 경력이나 현장에서의 이야기들을 '적절한 수위'까지 잘 다루어서인지 얼핏 생각나는 사건들과 대략 매칭해가며 읽어나가기도 했다. 

 

이야기의 화자인 30대 중반의 남자가 바라보는 현재와 18년전 '압구정 소년들' 이었을때의 이야기들도 현재와 회상신을 오가며 적절히 잘 매치되고 있어 이야기의 전반적인 흐름도 빠르고 좋았다.  책에 등장하는 헤비메탈 그룹들의 소개들은 음악PD답게 전문가에 가까운 소개들을 하고 있으며, 헤비메탈에 대한 음악적인 지식이 많지는 않지만 책에 표현 되고있는 음악적인 흐름만 봐도 시대별 음악연보를 보는 듯한 재미도 느낄 수 있을것 같다.   경제적으로 넉넉한 환경에서 성장한 '강남 키드'들의 성장 소설이기도 한 이야기의 진행이 빠르게 진행되어 지루할 틈이 없다.  흥미진진하게 진행되다가 결말이 약간 영화같다고 해야할까? 살짝 아쉬운 부분도 있었지만.......결국은 사랑이야기 였던 걸까? 싶은 결말도 재미있으니 그걸로 됐다고 생각한다. 

 

 

열여덟 살에 인생에 대해 뭘 알 수 있을까?  정확히 그때보다 두 배로 나이를 먹은 지금, 서른여섯 살에도 인생에 대해 확신할 수가 없다.  아직도 잘 모르겠다.  어떻게 사는 게 잘사는 건지, 사랑은 어떻게 해야 하는 건지, 나와 주변과의 관계는 어떻게 맺고 어떻게 끊어야 하는 건지, 나는 아직도 알지 못한다. /p61

 

 

한 때 연예가 소식에 귀를 쫑긋세우고 잡지를 뒤적이기도 하며 그들의 이야기에 열을 올리곤 했던 시절도 있었다.  책을 읽으며 그 시절 연예가 소식을 접하는 기분으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전체적으로 깔끔한 구성과 이야기의 흐름도 좋았고,  한국형 엔터네인먼트 소설의 신기원을 보여주고자 했던 작가의 시도도 성공한 듯 하다.  주변 지인들의 추천으로 읽기를 시작한 책이었지만 이재익 작가의 다음 소설들도 기대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책이었다.  책은 재미있어야 하고 읽는 이로 하여금 그 재미를 느낄 수 있게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이 부분에 있어서 이재익이라는 작가를 알게 되어 무한 기쁜 책이라고 손꼽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