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AgalmA > 나를 바꾸기 어렵다면 보는 법부터 - 에이미 E. 허먼 《우아한 관찰주의자》

 

에드워드 호퍼 그림 좋아하는 사람,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장르 문학 대가들의 팬, 《우아한 관찰주의자》에서 호퍼 그림 분석하며 이야기 구성하는 걸 흥미롭게 읽은 사람, 단편 소설 좋아하는 사람, 이 책과 관련해 단편소설 공모에 흥미를 느끼는 사람 등등 → 나는 모두 해당됨-ㅅ-)) 

 

《빛 혹은 그림자》(2017.9, 문학동네)는 에드워드 호퍼 그림을 콘셉트로 장르 문학의 대가들(로런스 블록 | 로버트 올렌 버틀러 | 마이클 코넬리 | 스티븐 킹 | 조이스 캐롤 오츠 | 크레이그 퍼거슨 | 니컬러스 크리스토퍼 | 크리스 넬스콧 | 조나선 샌틀로퍼 | 메건 애벗 | 리 차일드 | 제프리 디버 | 워런 무어 | 조 R. 랜스데일 | 게일 레빈 | 저스틴 스콧 | 질 D. 블록)이 총출동했다. 에드워드 호퍼의 컬러 도판 그림을 감상하며 홀린 듯 이야기로 빨려 들어가겠지! 생각만 해도 근사~ 17편이나 되니 가을과 함께 만끽할 책이군.


 

내가 《우아한 관찰주의자》 리뷰에도 소개했지만 에드워드 호퍼 자동판매 식당》(1927)에는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다. 그림 속 그녀의 오른쪽 장갑은 대체 어디 간 것일까가 가장 궁금했다.

이 프로젝트 기획자이기도 한 로런스 블록은 호퍼 그림의 그런 미스터리한 이야기성을 잘 알았던 거다. 그는 호퍼 《자동판매 식당을 가져와 '가을'이라는 시간을 부여해 「자동 판매 식당의 가을」이란 단편을 썼다. 2017년 에드거 상(최고 단편 부문)까지 탔다니 어머, 이건 당장 사서 봐야 되겠군!
"조금만 기다리면 중고 책 나올 텐데 신간 구매는 되도록 참는 게 좋죠. 허허허^ㅁ^" 했던 게 바로 어젠데ㅜㅜ;



《빛 혹은 그림자》는 특이한 이벤트도 같이 진행하는데, 참여하기로 한 작가가 포기한 표지 그림 《케이프코드의 아침(1950)으로 단편소설을 공모한다. 리뷰보다 더 골치 아프겠지만 재밌겠다ㅎ!

《케이프코드의 아침》 속 저 여인은 무엇을 저리 골똘히 보고 있는 걸까. 이야기가 뭉게뭉게))))

 이 가을 추리소설 한 편 쓰시죠? 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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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05 08: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AgalmA 2017-09-05 16:01   좋아요 1 | URL
<우아한 관찰주의자> 호퍼 부분 읽으셨으면 이 책 더 재밌게 읽으실 듯^^ <자동 판매 식당>을 어떻게 풀어놨을지 정말 궁금하지 않슴까^ㅇ^

레삭매냐 2017-09-05 11: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리뷰쓰기도 아니고 소설쓰기라 거 참...
실력도 안되면서 도전해 보고 싶네요.

게이들의 천국이라 불리는 케이프코드에 갔던
기억이 나네요.

황량한 겨울날의 프로빈스타운, 정말로 추웠지
말입니다.

AgalmA 2017-09-05 16:05   좋아요 0 | URL
케이프코드에 가셨다니 이미 현장취재도 되신 거잖아요ㅋ! 장르물도 자주 읽으시니 레삭매냐님 꼭 단편 쓰셔야 할 거 같습니다^^ 꼭 당선이 안 되더라도 이런 기회에 습작 연습해 보는 거죠. 한달 보름정도 되니 보통 작가들이 단편 소설 하나 쓰는 적절한 시일이기도 하죠ㅎ 오브제가 이미 있어서 시작은 그리 막연하지 않은 셈.

stella.K 2017-09-05 13: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셜리에 관한 모든 것>이란 영화가 호퍼의 그림 가지고 만든 건데
영화가 썩 재미있었던 건 아니지만 이색적이긴 했습니다.
책이 더 재밌을 것 같습니다.^^
이벤트 흥미롭군요.

AgalmA 2017-09-05 16:07   좋아요 0 | URL
그 영화 본다본다 하고선 아직 못 봤네요^^ 호퍼 그림은 영화에 자주 반영되죠. stella.K님도 도전해 보시길요^^/

sslmo 2017-09-05 15: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에드워드 호퍼는 나의 사랑 마이클 코넬리 땜에 각인되어 있어요.
라인 업이 완전 짱짱한걸요.
이벤트도 잼날 것 같구요~^^

AgalmA 2017-09-05 16:09   좋아요 0 | URL
저까지 나서서 무료로 책 홍보해주고 싶진 않은데ㅎ 이 책은 입이 근질근질해서ㅎㅎ
수록된 단편이 워낙 많아 맘에 전혀 안들 수는 없을 듯ㅎ

북다이제스터 2017-09-05 19: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에드워드 호퍼 그림 좋아하는 사람˝
저요!ㅎㅎ

AgalmA 2017-09-06 21:36   좋아요 1 | URL
그래서 이 단편집 읽으시겠다는 거에요. 말겠다는 거에요ㅎㅎ

ICE-9 2017-09-06 14: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이런 종합선물 같은 책, 넘 좋아합니다. 취향따라 기분따라 그 날 그 날 골라먹는 재미가 있어서.
비슷한 소재로 자신의 기량을 겨루는 경합의 느낌마저 물씬 나네요^^

AgalmA 2017-09-06 21:36   좋아요 0 | URL
저도 동감^^
 

라임트리 페스티벌에서 맥주 한 잔. 알라딘 마리몬드 양산 홍보도 하고ㅋㅋ
책은 가져 왔는데 바람만 쐬고 있다.

지금은 이지형 무대. 다음은 소란.
저녁 메인은 국카스텐과 10cm

근처 계신 분은 오셔도 좋을 듯.
티켓 없어도 메인무대 인근에서 다 보임ㅋㅋ
그럼 전 이만 즐기러 go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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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17-09-03 17: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거기가 어딘데요? ㅋㅋ

AgalmA 2017-09-04 16:19   좋아요 1 | URL
책처럼 우물도 목마른 사람이 파는 걸로 아는데요ㅎㅎ

2017-09-04 20: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AgalmA 2017-09-04 20:33   좋아요 1 | URL
아뇨. 북다이제스터님이 이렇게 나오실 줄 저도 알고 있었는뎁쇼ㅎㅎ 혼은 무슨. 그래서 저도 농담조로 한 말이죠ㅋ 우리가 하루이틀 이웃입니까. 히히

겨울호랑이 2017-09-03 20: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즐거운 시간 되세요^^:

AgalmA 2017-09-04 16:07   좋아요 1 | URL
국카스텐이 ˝라젠카˝ 불러서 울었어요ㅜㅜ

희선 2017-09-04 03: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즐거운 시간이었겠네요
뜨거운 여름에 하는 락 페스티벌도 좋겠지만 선선한 가을에 하는 것도 괜찮겠습니다


희선

AgalmA 2017-09-04 16:07   좋아요 1 | URL
가을하면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인데! 여기 갔다오니 곧 있을 그 공연들도 보고 싶네요.

레삭매냐 2017-09-04 17: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자라섬 페스티벌 갔다가 고생한 기억이 나네요 :>

음악에 문외한인 저 같은 사람에겐 너무 힘들었어요 ~

AgalmA 2017-09-04 17:35   좋아요 0 | URL
ㅎㅎ 거기 길이 좁은 데다가 주말 나들이 인파까지 겹치면 길이 장난아니게 막히죠ㅎ;; 캠핑권 경쟁도 치열하고ㅎ;;
왔다갔다 하기도 숙박하며 보기도 힘들지만 음악땜에 가는 거죠ㅜㅜ... 저도 몇 번의 경험으로 힘들어서 어지간한 라인업 아니면 안 움직입니다ㅎ;;
 

 

 Bill Evans Trio - Young and Foolish 
 

똑딱이 카메라 들고 좋은 데 참 많이 돌아다녔다.
어스름이 깔리면 렌즈 탓을 하며 사진 찍기는 포기해야 했다.

돈 버는 재주, 노련하지 못한 재주 탓을 해야 했나ㅎ
그래서 밤 사진이 거의 없다.
좋은 카메라가 아쉬울 때도 있었지만 그랬으면 움직이기는 더 힘들었을 터.
 그만큼이고 이만큼도 좋았다고 생각한다.

지금 좋은 카메라를 들고 찾아간다 해도 이미 그 풍경이 아니니까.
 
한국의 섬이란 섬은 다 가 보고 싶(었)다.
이미 그런 길을 간 저자들도 있지.
잔잔한 바다로 나아가는 그 기분이란……
외국 섬과 한국 섬의 차이도 알고 싶다.
그러나 나는 섬을 가지 않고 있다.
이만큼인 거다.
아직까지는. 

 

 

 

희망은 없다보다 있다에 더 가깝다.

원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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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17-09-02 19: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 사진 멋지네요. AgalmA님께서는 그림을 잘 그리시는줄 알았는데 사진도 잘 찍으시네요. 그림은 연역적 사유의 예술이고, 사진은 귀납적 사유의 예술이라고 누군가 이야기했던 기억이 나네요. 유레카님이셨던가?^^: 기억이 가물가물 합니다.

AgalmA 2017-09-02 19:48   좋아요 2 | URL
먼저 칭찬 감사요;; 두 분야 다 영감의 찰나를 놓치면 사유가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죠ㅎ 사유가 들어가면 다른 게 나오는 거고요. 이건 제 소견입니다. 그러나 카르티에 브레송 사진이 ˝결정적 순간˝의 예술인 건 전자를 멋지게 잡았기 때문이죠. 그것이 타고난 감각인가 노력의 산물인가는 각자 생각할 일ㅎ;

겨울호랑이 2017-09-02 19:51   좋아요 1 | URL
^^: 그렇군요. 순간의 영감을 잡는 것도 중요하겠네요. 짧은 순간에 자신을 표현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인 것 같아요^^:

보슬비 2017-09-02 20: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통영에는 섬들... 반갑네요.^^
겨울호랑이님 말씀대로 사진 멋지게 찍으셨어요.

AgalmA 2017-09-02 20:33   좋아요 1 | URL
좋은 재료가 음식 맛을 좌우하듯 저기도 그랬어요^^ 감사요 :)

cyrus 2017-09-02 20: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녹슨 미끄럼틀과 우뚝 솟은 앙상한 나무와 묘하게 잘 어울립니다. 폐허 속에서 자라나는 생명력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

AgalmA 2017-09-02 20:41   좋아요 0 | URL
처음엔 부서져가는 미끄럼틀이 너무 인상적이라 그것에 집중했는데 주변과 함께 오래 지켜보니 말씀하신 그게 맘에 들었어요^^ 수직의 무너짐과 수직의 생명력의 대비!

ICE-9 2017-09-03 02: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통영, 저도 언젠가 꼭 한 번 가보려 하는데 이 사진들을 보니 얼른 가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사진 구도가 참 멋져요^^

AgalmA 2017-09-04 16:10   좋아요 0 | URL
처음 갈 땐 남들 안 가고 안 보는 곳 가긴 쉽지 않죠. 예전에 저 통영 살았었는데 그땐 알지 못했던 곳이 더 많더라는^^; 워낙 어릴 때 짧게 살았던 터라 더 그랬겠지만. 통영은 먹거리, 볼거리가 풍부하죠. 즐거운 여행 되실 듯^^
헤르메스님도 사진 잘 찍으시잖아요. 책 사진 올리시는 거 보면 프로!

2017-09-03 08: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AgalmA 2017-09-04 16:11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여행은 가기만 하면 뭐든 얻고 배우는 거 같아요. 사진들이 그걸 많이 남겨줘서 감사하죠^^

fledgling 2017-09-03 19: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크.. 달라도 무언가 다르신 Agalma 님... 요즘 제가 좋아하는 단어가 있는데 ‘클라스!‘ 라고 아실런지..!
세글자면 충분한것 같은 착각에 빠져살고 있네요.ㅎㅎ

AgalmA 2017-09-04 16:13   좋아요 0 | URL
클라스는 웨하스처럼 먹는 거에요? ㅎㅎ
자신만의 몽상도 삶의 이유이자 근거가 될 수도 있죠. 저도 그걸 늘 원하며 사는 사람이기도 하고요^^

fledgling 2017-09-04 16:40   좋아요 1 | URL
class, 클래스라고 발음하지만 요즘 온라인에서 감탄사로 많이 쓰고 있더라구요. 뜻은 찾아보시면 아실거에요.^^

그러고보니 jtbc 교양프로그램 <차이나는 클라스> 제목도 클라스네요. 이프로그램도 재밌게 보고있네요.! 책은 덜보는 대신 유익한 영상이라도 보면서 위안을 삼고 있네요..!

AgalmA 2017-09-04 19:09   좋아요 0 | URL
예전엔 높고 낮음의 비유로서 ‘클라스가 다르다‘ 식으로 자주 말했죠. 요즘 인터넷에서 쓰는 클라스는 good 뉘앙스인 듯? 예전에 ‘엣지 있다‘가 그 비슷하게 여기저기 쓰였듯이.
비교가 아닌 ‘스스로의 격‘을 찾고 누리는 삶 그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fledgling님도 그런 삶을 찾으시려는 거라고 생각해요 :)

나와같다면 2017-09-04 01: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 생각은.. AgalmA님 안에 많은 사고와 성찰이 있었기 때문에, 프레임에 저 찰라를 담을 수 있는 것 같아요..

AgalmA 2017-09-04 19:42   좋아요 0 | URL
그 순간엔 어떻게든 놓치지 않고 잡아야 한다는 생각밖에 안 들어요^^; 하신 말씀은 아는 만큼 보인다 비슷하려나요.
영감과 사유의 관계. 창작과 창작자의 관계는 제가 늘 관심을 가지는 주제이기도 하죠.
강석경 저자의 인상적인 문장이 여기 적절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한평생 실험작가는 없다. 감성에는 이성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희선 2017-09-04 03: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한국에도 섬이 아주 많겠지요 앞으로 하나씩 가 보세요 다 못 가 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바다 물결이 좋아요 다른 사진도 다 좋습니다


희선

AgalmA 2017-09-04 16:35   좋아요 1 | URL
그런 의욕들이 하나둘 자꾸 꺾이거나 사라져가요. 나이의 문제인가 맘의 문제인가 이젠 그 구분도 희미해져 가네요. 희선님도 마음 먹었을 때 많이 하시길 바라요/ 그 마음대로 좋은 사진, 글 많이 담게 되실 겁니다.

무식쟁이 2017-09-04 21: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진 한 장 한 장에 바다냄새 풀냄새가 느껴지네요. 빌에반스의 피아노 선율까지 더해지니 고즈넉한 그런 시간들이 그리워 마음이 이상해지네요. 두근두근 슬퍼져요.

AgalmA 2017-09-04 23:45   좋아요 0 | URL
그런 기분을 같이 느껴보고 싶어 글 올린 건데 같이 공감할 수 있어서 기쁩니다^^ 무식쟁이님에게도 그런 기억, 시간들이 있어서 그런 것일지도요.

프레이야 2017-09-11 21: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섬이라면 저도 참 좋아해요. 작년에 간 조용한 보길도와 올여름에 간 가파도가 기억에 특히 남아요.
자전거로 가파도 해안을 한바퀴 돌았지요. 청보리 푸를 때 가면 또 좋을 것 같습니다. 사람들로
붐비겠지만요. 누구와 어떤 시점에 어떤 마음으로 갔느냐가 더 관건이겠지만 나름의 섬풍경은 그대로일 테지요.
여름 잘 보내시고 또 행복한 가을 맞이하자구요^^

AgalmA 2017-09-12 07:39   좋아요 0 | URL
자전거로 해안 도는 거 참 좋죠^^
프레이야님도 어지간한 여행꾼이시네요ㅎ! 사람이 붐빌수록 더 고독해서 더 인상적일 때도 있죠ㅎ;;;
정감어린 인사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9월 알라딘 구매 사은품 아, 저는 많이 아쉽네요.

8월에 못 산 글라스 세트와 컵을 돌려줘요ㅜㅜㅇ~~

알라딘굿즈로 빨리 올려 주든가. 책을 사는데 점점 컵 수집가가 되어가는 모양새-_-
9월엔 알라딘에서 단권으로만 살까봉가.
이웃 동네는 멋진 패브릭매트 등장했드만!

올해 서울 세계 도서전 문학과 지성사 부스에서 당시 13000원에 판매됐음에도 성황리에 품절됐던 원고지 매트와 유사한 상품도 등장!

 

2017 서울 국제 도서전 당시 원고지 매트


악보 패브릭 매트 무척 탐 남!

나는 아군인가 적군인가ㅎㅎ; 알라딘에서 꽤 책을 사는 고급 진보 아니고 진상 고객ㅎ?;;;

 

파스칼 키냐르 《음악혐오》도 사고 나니까 악보 표지 하드커버 클리어파일 사은품 행사 들어가고-_-...

http://www.aladin.co.kr/events/wevent.aspx?EventId=167529&start=pbanner

제가 자주 말씀드리지만 타이밍 좀 맞춰 주시면 안 될까요. 일찍 사면 손해인 경우가 너무 자주 발생합니다.

 

 

 

Nell 데뷔 때 미발표곡 좋은 게 많았는데 당시 Nell의 감수성을 나는 얼마나 사랑했던가...

 

 

그때 우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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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7-09-01 19: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고객인데 고갱님 같아요~~~ 호갱님인가!!^^ㅋㅋㅋ

AgalmA 2017-09-01 20:24   좋아요 1 | URL
호갱 인정요ㅎ;;;

[그장소] 2017-09-01 20:41   좋아요 2 | URL
괜찮아요~ 나만 그런게 아니라서 다행이라니까요~^^ㅋㅋㅋ

북프리쿠키 2017-09-01 20: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전 왠만한 뿜뿌질에는 끄떡도 안했는데
이번 민음사세계문학 목록집 굿즈에는
1초도 망설이지 않았네요ㅎ
컵 이뿌네요ㅋ

AgalmA 2017-09-01 20:24   좋아요 2 | URL
현명한 덕질인이 되기실 바라며ㅎ/ 저는 좀 좌충우돌형ㅎ;;;

나와같다면 2017-09-01 21: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늘 무민노트 한 권 받고, 이웃 동네 가서는 패브릭매트 받았어요 ㅋ
사은품이 뭐라고 :)

AgalmA 2017-09-02 17:28   좋아요 0 | URL
엌. 역시 패브릭 매트 탐나는 거였죠ㅎ! 어떤 걸 고르셨을라나 궁금하네요. 품절 빨리 될 거 같아 9월 초 중엔 뭐든 사야 저 매트를 받을텐데 뭘 사야 하나 고민인 게 또 고민입니다;_;
사자고 들면 만 가지를 사고 싶고 굳이 지금 안 사도 되지 않나 생각하면 또 안 사도 되는 걸 사는 거 같고^^;

yureka01 2017-09-02 00: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ㅎㅎ알라딘 컵 수집가..이것도 모으면 작품이 될거 같은데요..^^..

AgalmA 2017-09-02 17:35   좋아요 0 | URL
알라딘 컵만이 아닌 게 문제죠ㅎ;;; 인터파크 셰익스피어 스텐컵도 어찌나 탐나든지ㅎㅎ 많은 유리컵, 머그컵들을 고의로 깰 수도 없곸; 문제는 아끼는 컵이 항상 먼저 깨져요ㅜ;
책 사면서 이런 수집병이 생길 줄 몰랐어요ㅎ; 도서정가제가 참 많은 영향을ㅎㅎ;;

겨울호랑이 2017-09-02 00: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 개인적으론 9월 사은품이 좋네요. 사실 전 사은품보다 적립금을 쌓는 편이지만, 연의가 무민 캐릭터를 좋아하기에..ㅋㅋ

AgalmA 2017-09-02 17:29   좋아요 1 | URL
무민 나온 거 보고 아이 있는 집은 좋아하겠다 했어요ㅎ 도라에몽 때도 그런 생각했는데 알라딘은 키덜트 인구보다 기혼 구매 인구가 더 많거나 구매력이 높거나 한 거 아닌가 싶어요. 나 무슨 컨설턴트 같다ㅋ;; 아무리 못생겼어도 티셔츠 판매가 그토록 실패한 것만 봐도 말이죠. 물론 제가 짐작한 문제가 여러 가지가 있어서 페이퍼 쓸까 하다 불난 집에 부채질 될까봐 참음요ㅎ;
암튼 연의는 좋겠다는ㅎㅎ

겨울호랑이 2017-09-02 15:56   좋아요 1 | URL
^^: 도라에몽은 아내가 좋아하는 캐릭터라 그때 지출이 좀 있었지요 ㅋㅋ AgalmA님께서 딱 집어 도라에몽 말씀하시니 쪽집게시군요

보슬비 2017-09-02 17: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굿즈가 마음에 들지 않을때 왠지 안도감이 들어요. 이번달에는 호갱님이 안되겠구나...하며...^^;;

AgalmA 2017-09-02 17:20   좋아요 1 | URL
그죠그죠! 보슬비님 오랜만! 안그래도 궁금해 하던 참~~~
 
러시아의 맥베스 부인
니콜라이 레스코프 지음, 이상훈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7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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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언 반스 시대의 소음은 내게 3가지 선행을 했는데, 쇼스타코비치를 자세히 보게 만들었고, 전도 유망하던 쇼스타코비치가 스탈린 눈 밖에 났던 문제의 오페라 므첸스크의 맥베스 부인(or 카테리나 이즈마일로바)에 관심을 가지게 되어 토마스 만과 발터 베냐민이 러시아의 천재적 스토리텔러로 인정한 니콜라이 레스코프 원작 소설을 찾게 했으며, 마지막으로 책 많이 사서 읽으라고 격려해 줬다.

 

《러시아의 맥베스 부인 역자는 작품 해설에서 이지적이며 행동력 있는 투르게네프의 아가씨들이나, 도스토옙스키의 팜므파탈적 여성들, 혹은 체호프의 다양한 아름다움을 지닌 여인들과 달리 레스코프의 촌부들은 러시아 벽촌 풍경과 함께 러시아인들의 원시적 특성을보여 준다고 말하며, “문학사가 미르스키는 러시아를 알고자 하는 독자라면 도스토옙스키나 체호프가 아닌 러시아 작가 가운데 가장 러시아적인 작가레스코프를 읽어야 한다고 추천한 것을 인용했다. 레스코프가 존경했고 같은 시기에 작품 활동했던 톨스토이(1828~1910)도 도스토옙스키(1821~1881)에 비해 레스코프(1831~1895)가 읽히지 않는 것에 대해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하며 레스코프를 미래의 작가라고 평했다. 레스코프에 대한 이런 격찬에 공감하기엔 이 작품집 한 권 읽기로는 어림없다.

레스코프가 잘 알려지지 않은 건 1860년대 이후 러시아의 정치 사회적 분위기 탓이 크다. ‘슬라브주의자와 서구주의자, 보수주의자와 자유주의자 간의 논쟁이 잡지와 신문 지상에서 끊임없이 이어졌고, 1862년 페테르스부르크에 대규모 화재가 일어났을 때 저널리스트이기도 했던 레스코프의 기고글이 학생들을 방화범으로 몰아 체포하도록 경찰을 충동질하는 걸로 자유·진보주의자들에게 오해되어 큰 고초를 겪었다. 휴양을 위해 레스코프는 외국으로 떠났고, ‘스체브니츠키라는 가명으로 혁명적 사회주의자들을 풍자하는 안티니힐리즘 소설을 쓰게됐다. 자유진영과 반목하는 작품들을 자주 썼고 격렬한 반응에 비해 호응을 얻지 못한 거 같다. 문단도 이념 갈등이 한창이라 중장년기 레스코프의 창작 초기러시아의 맥베스 부인, 쌈닭, 플로도마소보 마을의 옛 시절(1869)은 주목받지 못했다.

레스코프가 대중에게 작가로 인정받기 시작한 것은 그의 창작 중기시기인데 돈키호테와 산초같은 인물을 통해 러시아의 성직자 생활을 그린 성직자들(1872) 때부터다. 봉인된 천사(1872), 신들린 순례자(1873)도 러시아의 종교적 삶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레스코프 작품 중 러시아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작품으로 꼽히는 왼손잡이(1881)는 국내에도 번역되었는데 천재적 기술을 가진 대장장이가 외국에서는 대접받지만 조국에서는 인정받지 못하고 냉대 받다 죽어가는 이야기를 레스코프 특유의 풍자와 유머로 그린 작품이다. 이 시기에는 의인 시리즈도 그의 특징으로, 그리스도교의 삶의 이상을 실현하는 괴짜들에 관한 이야기들이다. 외골수(1879), 불사신 골로반(1880), 사관학교 수도원(1880), 청렴한 기술공(1887) .

레스코프는 창작 중기 이후 점차 러시아정교회의 형식적이고 교조화된 종교의식에 대한 비판 어조를높였고, 성직자들의 부정적인 면들을 풍자적으로 그린 주교의 사생활(1878)은 국가검열에 걸려 창작과 건강에 치명상을 입기도 했다. 정부 당국의 지속적인 검열 대상이 되면서 이전엔 불편한 관계였던 자유 진영에서 작품을 출판하게 됐다.

그의 창작 후기종교와 사회의 권력자에 대한 비판과 풍자가 주제라고 볼 수 있는데, 제도화된 교회에 왜곡된 그리스도교의 참모습을 찾으려고 한다. 국내에도 소개된 광대 팜팔론(1887)은 속세를 떠나 높은 석탑 위에서 자기 영혼의 구원만을 갈구하는 옛 집정관 예르미가 속세에 파묻혀 다른 사람들을 위해 헌신하는 광대 팜팔론을 만나 가르침을 얻기까지의 과정을 그리고 있고, (1890)믿음이 산을 옮긴다는 성경 구절에서 모티프를 빌려왔는데 그리스도교 초대 교회와 이집트 이교도 간의 대결을 귀금속 세공사인 제논과 그를 유혹하려는 절세미인 네포라 사이로 비유해 그리고 있다. 이 외에도 성자의 실체를 보게 만드는 야행성 기질의 사람들(1891), 인간 삶에 대한 회의감이 짙게 묻어나는 겨울날(1894) 등이 있다.

전집 발행과 관련된 검열로 받은 충격 탓에 피폐한 상태에서 폐렴이 겹쳐 레스코프는 1895221일 사망했다. 그는 병든 재능을 가진 작가로 불리며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했으나 체호프, 고리키, 레미조프, 자먀친 등 20세기 초반 문학 양식주자들'에게 많은 영향을 끼쳤다. 특히 레스코프 문학에서 빼놓을 수 없는 특색은 스카즈skaz. 고골에서 시작된 것으로, 현장감 넘치는 구어체를 재현하려는 일종의 문체 양식이다. 청자를 향해 직접 이야기하는 효과를 내려는 서술 방식인데 음악 장르에서 힙합의 랩과 비슷하다. 스카즈 기법이 잘 반영된 레스코프의 작품이 쌈닭왼손잡이. 짧은 글로는 잘 와닿지 않을 거 같아 쌈닭에서 내가 인상적으로 본 장면을 인용해 보겠다. 길지만 읽어 볼만한 가치가 있다.

 

 

나는 기도하는 것도 잊어버리고 계속 갈대를 바라보았어. 마치 생전 처음 보듯이 말이야.

그런데 불현 듯 내 눈으로 들어오는 저것은 무엇일까? 나는 호수에서 안개가 피어오르는 것과, 그 가벼운 회청색 안개가 꼭 무슨 수의처럼 온 들판을 뒤덮는 것을 보았어. 그런데 그 안개 아래, 정확히 호수 한가운데에 갑자기, 마치 물고기 한 마리가 철석거리기라도 한 것처럼, 작은 동그라미가 생기더니, 그곳에서 한 사람이 튀어나오는데, 얼마나 작은지, 크기는 아마 수탉만 했을 거야. 아주 작은 얼굴에 암청색 카프탄(예전에 러시아 남자들이 외투처럼 입던 길고 헐렁한 상의)을 입고, 머리에는 녹색 모자를 쓰고 있었어.

참 신기한 사람이네, 꼭 예쁜 인형 같아.’ 이렇게 생각하면서 나는 눈을 떼지 않았지. 전혀 무섭지 않더라고. 정말이지 일말의 공포도 느끼지 않았다니까.

그런데 그게 조금씩 올라오더니, 나에게 가까이 다가오는 거야. 그러더니 급기야는 내 가슴으로 곧바로 뛰어오르는 게 아니겠어. 정확히 말하면 내 가슴 위가 아니라, 가슴 위쪽 허공에 서서 몸을 숙였어. 그러고는 아주 진지하게 모자를 벗더니 인사를 하는 거야.

정말 웃겨 죽을 뻔했어. 나는 생각했지. ‘아니, 도대체 어디서 이런 웃긴 녀석이 튀어나온 거지?’

그런데 그놈이 다시 모자를 척 쓰더니, 뭐라고 말을 하는 거야……. 그런데 말이지. 그게 무슨 말을 했는지 알아!

돔나 아줌마, 우리 사랑 한번 할까요!’

나는 웃겨서 속이 다 뒤집힐 뻔했어.

에고, , 꼬마야! 네가 어떻게 나랑 사랑을 하려고 그러니?’

그랬더니 갑자기 그놈이 내 뒤로 돌아가더니, 젊은 수탉 같은 소리를 내는 거야.

꼬끼오 꼬꼬!’

그러더니 갑자기 딸랑거리는 소리, 두들기고 연주하는 소리가 들리는 거야. 거기에 신음 소리까지 들렸어. 하느님 맙소사, 내가 생각했어. 이게 무슨 일이지? 개구리들, 잉어들, 붕어들, 게들이 나와서 어떤 놈은 바이올린을, 어떤 놈은 기타를, 어떤 놈은 작은 북을 치는 게 아니겠어. 이놈은 춤을 추고, 저놈은 뜀뛰기를 하고, 또 다른 놈은 공중으로 뛰어오르는 거야!

아이고, 이건 나쁜 징조야! 이이고, 이건 불길한 징조라고! 기도로 나를 지켜야겠다.’ 나는 생각했어. 그래서 하느님이 부활하셨다, 라고 기도문을 외우려는데, 내 입에서 이런 말이 튀어나오는 거야.

뛰어올라, 더 높이 뛰라고.’

이와 동시에 내 배에서 이런 소리가 들리는 거야. 붐부룸붐, 붐부룸붐.

어떻게 된 거지? 타르반(줄을 퉁겨 소리를 내는 러시아의 고대 현악기)이 된 거야. 그리고 내 위에 아까 그 작은 인간이 서서는, 써레질을 하고 있는 게 아니겠어.

아이고, 성자들이시여! 아이고, 거룩한 순교자들이시여!’

그런데 그놈은 계속 활로 나를 톱질하듯 문질러 대면서 왈츠도 연주하고, 또 온갖 종류의 카드리유를 다 연주하는 거야. 그런데 다른 놈들은 더 성화였어.

더 거칠게 연주해. 더 거칠게 하라고!’

자네에게 하는 말이지만, 배가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아팠어. 그런데도 나는 계속해서 끙끙거려야 했어. 그놈들이 나를 그렇게 밤새도록 두들겨댔다니까. 동이 틀 때까지 온 밤을 세례 받은 인간인 내가 그놈들, 그 악마들에게 타르반 대용으로 놀림을 당한 거야.“

무서운 일이네요.” 내가 말했다.

정말 무서운 일이지, 친구. 그런데 더 무서운 것은, 그놈들이 나를 가지고 마음껏 음악을 연주하고, 날이 밝아 아침이 되었을 때였어. 주위를 살펴보니, 내가 전혀 모르는 장소더라고. 초원이 있고, 꼭 호수 같은 커다란 웅덩이가 있었어. 그리고 갈대도, 다른 모든 것도 내가 본 그대로였어. 그런데 하늘에서는 태양이 옷 밖으로 드러난 내 살을 구워삶을 듯이 내리쬐고 있었어. 보니까 내 아마포 보따리와 가방도 그 자리에 있었어. 모든 게 다 그대로 있더라고. 멀지 않은 곳에 마을이 보였어. 나는 일어나 겨우겨우 마을까지 갔어. 거기서 농부를 한 명 고용해서 저녁녘에 집에 올 수 있었지.”

그런데 돔나 플라토노브나, 당신이 정말 이 모든 일이 실제로 일어났다고 확신하세요?”

그게 아니면, 자네 혹시 내가 거짓말하고 있다고 생각하나?”

아니에요. 내 말은, 정말로 모든 일이 꼭 그랬느냐는 거예요.”

모든 게 내 말 대로라니까. 자네는, 내가 어떻게 그들에게 알몸을 보여주지 않고 견뎌냈는지가 더 궁금하겠지.”

그 말에 나는 정말로 놀랐다.

그래, 이렇게 나는 악마도 견뎌냈다고. 하지만 교활한 인간들 앞에서는 상황이 전혀 달랐어.”

무슨 일이 있었는데요?”

잘 들어봐. 한 번은 어떤 상인 부인을 위해 고로호바야 가에서 이사를 나가는 사람들에게서 가구를 산 적이 있었어. (후략)”

(p240~243) 

 

 

 

악마에게 조롱당한 일화라고 들려주는 이야기는 돔나가 마차를 같이 탔던 무리들에게 윤간당한 상황을 환상으로 처리하고 있음을 읽을 수 있다. 얀 마텔 파이 이야기가 난파선에서 동물과의 사투인지 식인과의 사투인지 완전히 다른 표류이야기로 읽을 수 있듯이. 이야기를 음미하며 따져 생각하기도 전에 돔나는 또 다른 이야기 속사포로 나아간다. 이런 레스코프의 스카즈는 정말 매력적이다. 쌈닭이나 왼손잡이두 작품 중 하나는 꼭 읽어보길 권한다.

 

 

  

《레이디 맥베스》(2017, 국내 포스터) 

작가 레스코프 이야기만으로 이미 리뷰가 가득일세;; 영화 개봉에 맞춰 소담출판사에서 재출간된 러시아의 맥베스 부인(2017)에는 러시아의 맥베스 부인(원제: 므첸스크 군의 맥베스 부인, 1865), 쌈닭(원제: 여전사戰女士, 1865) 두 단편이 실려 있다. 여주인공들은 모두 므첸스크 군 출신이다.

러시아의 맥베스 부인(1865)이 죄와 벌(유형)’로 구분되는 구성과 도스토옙스키의 잡지 세기에서 처음 발표된 것 때문에 도스토옙스키 죄와 벌(1866)과의 연관성을 많이 생각하게 됐다. 돈이 궁했던 도스토옙스키가 급하게 죄와 벌을 쓴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레스코프의 이 작품도 어떤 모티프가 되었던 건 아니었을까 매우 의심 간다;;

 

 

 

 

 

 

 

 

 

 

러시아의 맥베스 부인은 여주인공 카테리나가 애인 세르게이와의 사랑을 위해 가족들을 살인한 게 발각되어 두 사람이 유형을 떠나게 되고 유형길에 세르게이에게 그녀가 갖은 수모를 당하다가 그의 새로운 애인을 끌어안고 투신하는 이야기다. 전체 내러티브도 그렇고 마지막 장면도 러시아의 맥베스 부인을 추천한 박찬욱 감독이 딱 좋아할 장면ㅎ

쌈닭은 공식적으로는 레이스 상인이지만 중매쟁이, 가구 구매 대행, 중고 의류 판매, 자금 조달, 직업 알선, 포주 역할 등을 하는 오지랖 넓은 돔나 플라토노브나의 수다를 통해 당시 페테르스부르크 사람들의 삶을 볼 수 있는 소설이다. 결말에서 돔나는 뜻밖의 이유로 파멸한다. 역자는 레스코프가 두 작품에서 러시아 여성의 의지적 본능과 원시성을 드러냈다고 평하고 있지만 내 생각은 좀 다르다. 카테리나가 세르게이에게 집착하는 본능 너머에는 다른 것은 보지 못하는 애착 장애징후를 읽을 수 있었고, 돔나가 사랑을 믿지 않고 물질과 수다로 삶을 영위하다가 어린 소년을 사랑해 외롭게 죽음을 맞는 것 또한 그녀가 자주적 여성이었다고 볼 수 없는 함의를 제공한다. 물론러시아의 맥베스 부인 경우 레스코프의 어린 시절 체험(뛰어난 미모의 며느리가 시아버지 귀에 납을 부은 엽기적인 살인 사건)과 형법재판소 사서로 일할 때의 경험을 토대로 한 이야기라는 걸 주목해야 한다. 이런 경험들 때문에 그가 고향 오룔 부근의 여성들을 유형별로 분류하여 열두 편의 시리즈를 쓸 생각을 한 거 같은데 실현했다면 문학적 가치를 넘어 미르스키의 평대로 러시아인을 잘 알 수 있는 사료적인 가치로도 뛰어났을 것이다. 계획이 미완으로 끝나 아쉽게 됐다. 그러나 19세기에 이런 여성상을 그린 작품은 흔치 않고 매우 현대적으로 썼다고 생각한다. 레스코프가 잘 알려지지 않은 눈여겨볼 러시아 작가인 건 분명하다.


 

 

 

 

Lew - Baby Ste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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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17-09-02 00: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러시아의 맥베스 부인」은 제목부터 셰익스피어의 「맥베스」를 연상시키네요. 셰익스피어의 레이디 맥베스는 악마와 교감을 나누려하는 전형적인 악녀로 그려지는데, AgalmA님의 글을 통해서 본 러시아의 맥베스 부인은 수난-부활 또는 구원의 서사 구조 안의 인물로 느껴지네요^^: 짐작이라 아닐 가능성이 매우 높겠지만요 ㅋ

AgalmA 2017-09-02 16:06   좋아요 1 | URL
셰익스피어 맥베스 부인이 남편을 이용해 신분상승하려 한 것처럼 레스코프의 맥베스 부인도 가족을 죽여 재산과 자유를 모두 가지려 한 야심가, 악행을 적극적으로 행하는 자였다는 게 두 맥베스 부인의 큰 공통점이죠. 겨울호랑이님 너무 깊게 나가시는 거 아닙니까ㅎ; 레스코프가 예수의 참된 삶, 종교에 깊은 관심을 가진 작가이긴 한데 적어도 이 작품에서 그 정도 깊이까지는 저는 못 느꼈어요^^; 스스로 맞는 수난은 맞는데 맥베스 부인이 자신을 구원할 여지를 레스코프는 전혀 안남겼죠. 연적을 죽이고 바다 속에서 살아 남는다면 탈출이 되긴 하지만ㅎㄷㄷ

겨울호랑이 2017-09-02 16:05   좋아요 1 | URL
^^: 그렇군요.. 제가 잘못 넘겨짚은 듯 합니다. 기회가 되면 레스코프도 읽고 싶어집니다. 다만, 대기번호표가 이미 많이 발급되어서...ㅋ

2017-09-02 16: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겨울호랑이 2017-09-02 16:15   좋아요 1 | URL
^^: 계획대로 된다고 하기보다 ‘테트리스‘게임처럼 쌓인 책들이 빠지는게 제 현실인듯 합니다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