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죽었을 때 딱 그럴 거 같이 굳어 있던 돌.

고군산군도 바다가 내게 준 선물.

백만 번의 생채기가 지나가고도 아직 이렇다는 듯.

 


자전거를 얻자 온몸의 상처와 망가진 카메라도 얻게 되었다.

무엇을 위해 그리 참았던 거니.

빈집은 무엇을 버려 그리 아름다웠던 거니.

 

아무리 돌고 돌아도 떠날 배 쪽으로 등 밀던 섬

아무리 버리고 버려도 아름다운 문들에게서 벗어날 수 없던 군산을 지나

 

다시 돌아온 순간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2010)

 

 

 

지금 그곳은 어떤지 모르겠다. 나보다는 덜 하길.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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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17-08-28 19: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군산에 가셨군요^^: AgalmA님 즐거운 휴가 되세요

AgalmA 2017-08-28 19:46   좋아요 1 | URL
2010년에요. 여행을 못 가 혹은 안 가 예전 여행 사진만 보고 있는 중.
겨울호랑이님은 휴가 가셨습니까. 휴가가셨단 글을 못 본 거 같아서. 사는 게 뭔지 참.

겨울호랑이 2017-08-28 19: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 주말에 붙여 근처로 다녀왔지요. AgalmA님 요즘 많이 바쁘신 것 같네요. 건강에 조심하시구요...

서니데이 2017-08-28 20: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조금 전에 텔레비전에서 군산 이*당 빵집의 단팥빵과 야채빵이 지나가던데요.
여행 책자가 있는 걸 보면, 군산도 좋은 곳이 많은 모양이네요. ^^

AgalmA 2017-08-28 20:36   좋아요 1 | URL
그 빵집 저도 가봤는데 와~ 할 정도는 아니었어요ㅎㅎ 다른 지역 빵집도 늘 그랬지만;
제가 추천하고픈 게 있다면 부산 남포동 고려당 야채식빵ㅎ
군산은 옛모습이 많이 남아 있어서 여행 흥취가 나는 곳이죠. 그 쇄락을 볼거리로만 소비하지 않아야 겠지만.
강 하구와 바다를 동시에 즐길 수 있어 더욱 좋죠.

2017-08-28 22: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8-30 22: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clavis 2017-08-28 22: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https://youtu.be/GowaqiWUYMk

빨간벽돌?집이 닮아 있네요♡♡제가 한참 재미나게 읽고 있는 굴드를 보다가 만난 영상입니다

AgalmA 2017-08-30 22:12   좋아요 1 | URL
저 집은 유명한 군산 철길 빨간 양철집^^ 기차 지나가면 온갖 게 다 우르릉 거릴 텐데 어떻게 양철집으로 지을 생각을 했지 싶었죠. 담쟁이가 구비구비 아름답게 꾸며주고 있긴 하지만.

비연 2017-08-29 08: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들이 넘 정감있습니다~ 좋아요!

AgalmA 2017-08-30 22:13   좋아요 0 | URL
사진을 보시는 분들이 정감을 느끼는 걸 저는 잘 파악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ㅡㅡ;
좋아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__)

clavis 2017-08-30 22: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https://youtu.be/K1QjOjGMhns
이거함보세요ㅠ

AgalmA 2017-08-30 22:21   좋아요 1 | URL
데이비드 프레이, 글렌 굴드 환생인가요-ㅁ-)! 덜 괴팍한 장난꾸러기 글렌 굴드 같음요!!

clavis 2017-08-30 22: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미쳐요ㅠㅠ
저 완전 빠졌음요♥♥♥

AgalmA 2017-08-30 22:21   좋아요 1 | URL
왜 나도 빠지게 만듬요ㅠㅠㅇ~~~ 좋네요

clavis 2017-08-30 22: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ㄲ ㅑ ㅎ ㅑ ㅎ
부산에 내려온다는데..우리 거기서 만나까요? ㅋ

AgalmA 2017-08-30 22:50   좋아요 1 | URL
부산에서 혼절하시는 사태가 없길 바라며ㅎ/ 저는 제자리 감상에 만족할랍니다ㅎ;; 멀리 가는 거 힘들어서리;;;

clavis 2017-08-30 22: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히히 제자리도 좋져
넘나 행복해요
근데 이 분 기혼남ㅠ

AgalmA 2017-08-30 22:55   좋아요 1 | URL
품절남일만 함ㅎㅎ 굴드처럼 혼자 청승 떠는 인생 아녀서 더 다행임ㅎ; 행동만 봐도 데이비드 프레이는 다감해서 결혼할 타입^^

clavis 2017-08-30 22: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면 전 이제 어쩌죠ㅠ
암튼 전 지금 넬 들어요♡
천국과 지옥을 오고갑니다
모든 사랑이 그러하듯ㅠ

AgalmA 2017-08-30 23:06   좋아요 1 | URL
넬 이번 싱글 신곡 ‘부서진‘ 넘 좋아요ㅜㅜb 예전 미발표곡 새로 만져 낸 거 같은데 펑크곡인데도 절절ㅜㅜ
사랑하는 대상보다 사실 우린 사랑 자체를 늘 꿈꾸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러니 대상이 자꾸 바뀌지~_~;;
주말에 저는 라임트리페스티벌 음악 피크닉 떠나요/ 일주일 내내 고대하고 있습니다ㅇ~~~ 내가 모르는 좋은 곡이 또 나타나 주길 바라며!

2017-08-30 23: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8-30 23: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clavis 2017-08-30 23: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와♡♡넘나 멋진 음악 피크닉이네요♥♥저도 고딩때 학교 앞 빵집에서 돈빌려서 친구랑 야자째고 음악회갔던 기억이 급 나네요ㅋㅋ좋은시간되시길 비나이다 비나이다♥♥♥

2017-08-30 23: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clavis 2017-08-30 23: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근데 어디서 하는거에요?페스티벌??♥♥

AgalmA 2017-08-31 00:23   좋아요 1 | URL
난지 한강 공원요. 가까워서 좋더라고요. 요즘 인디밴드 공연이 이 정도 규모라니 한국 참 많이 발전한 듯^^ 토욜날 가서 혁오 공연 보고 싶었는데 사정이 안돼 일욜만 볼 거 같아 비가 안 오길 바라요;_;) 야외에서 음악 들으며 책 보는 게 얼마만인지! clavis님도 요즘처럼 날 좋은 때 맘껏 누리시길 바라며^^/

2017-08-30 23: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8-30 23: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clavis 2017-08-30 23: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참참 제일 중요한 저의 스께쥴은 그 무엇보다도 불어공부입니다♥다비드 프라이..임자있는 너때매ㅠ

AgalmA 2017-08-30 23:36   좋아요 2 | URL
맷 데이먼 내한했을 때 열혈 팬이 인파를 뚫고 그에게 메시지를 표현해서 맷 데이먼이 기억하게 만든 사건 생각나네요ㅎ 불어공부 저도 해봐서 알지만 넘 어렵죠ㅜㅜ 기운 잃지 말고 꾸준히 이어가시길 바랍니다^-^ 언어를 알면 알수록 사랑할 대상들은 더 늘어날 테죠 :)

희선 2017-09-01 01:2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 군산에 살아요 하지만 저기는 가 본 적 없습니다 선유도라는 섬도 있는데 멋지다는 말만 들었습니다 예전에는 군산이 아니고 나중에 다 군산이 됐을 거예요 제가 사는 곳에서는 멀지만 군산이라는 곳에 예전에 왔다 가셨군요 사진도 멋지네요


희선

AgalmA 2017-09-01 20:23   좋아요 2 | URL
군산 사시는군요^^ 제가 갔던 섬이 선유도 아녔나 싶은데... 경황이 없어서 사진 외 기록을 남기지 못했습니다;
저도 서울 살지만 63빌딩 안 가봤어요ㅎ;;; 가까이 살면 원래 그렇죠^^;

희선 2017-09-04 03:25   좋아요 2 | URL
저도 잘 몰랐는데 선유도는 고군산군도에서 하나라고 하네요 섬 이름은 선유도밖에 몰라요 언젠가 들어본 섬 이름 하나 찾았습니다 신시도... 섬이 예순세개나 모여 있다니 많군요


희선
 
누군가가 누군가를 부르면 내가 돌아보았다 창비시선 411
신용목 지음 / 창비 / 2017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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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에 가면 물속 돌을 오래 들여다보았다. 보석 같기도 물의 알 같기도, 나 같기도 전혀 다른 타자 같기도 한 그것을 꺼내 보기도 하다가 어떤 것은 집에 가져왔다. 내가 생각한 돌, 내가 가진 돌에는 내 기억과 환상이 고스란히 들어있다. 그러나 누군가 각각의 돌에 대해 묻는다면 나는 뭐라 답할 수 있을까. 내 경험과 인상에 대해서 말할 수도 있고, 돌이 있었던 장소나 성분에 대해 말할 수도 있지만 돌의 처음과 끝 그리고 본질에 대해서는 결코 말할 수 없으리라.

신용목 누군가가 누군가를 부르면 내가 돌아보았다시집도 그런 궁지를 말하고 있다. “누군가가 누군가를 부르면 내가 돌아보았다시구가 있는 모래시계에서 모래시계과 같은 형국이다. 모래시계는 끝없이 자리바꿈으로 시간을 재는 기계다. 모래시계는 자체가 시간을 말해주지 않는다. 그것을 움직이고 바라보는 주체에 의해 시간은 측정되고 경험된다. 주체도 환상이라는 문제까지 가져오면 앞으로 나아가기 더더욱 어렵겠지. 이런 복잡한 지경에 대해나는 알고 있거든시는 서사로서 보여주고 있다면, 모래시계시는 환상성으로 그 교차와 중첩의 풍경을 그려내고 있다. 화자는 잤던 잠을 또 자고 꿨던 꿈을 또 꾸며 모래시계에서 모래알들이 떨어지듯 이름이 부서지는 것을 목격한다. 모래는 해변으로 바뀌고 이 모래가 다 어디서 온 건지 알 수도 없다. 모래처럼 누가 누군지 알 수 없누군가가 누군가를 부르지 않아도돌아보았다. 비슷한 정황을 일찍이 이장욱 시에서도 본 적 있다.

 

 

삼 분 전의 잠


 용서를 빌러 그곳에 갔네 발밑으로 흘러내리는 모래들 내 잠 속에 쌓이고 있었네 삼 분 전의 잠에서 깨어 삼 일 전의 잠을 추억하는 자 삼 일 전의 잠에서 깨어 삼 년 전의 잠을 추억하는 자
  
 그때 그 오래된 눈빛은 우연한 것이었으나 아, 이런 바람은 괜찮은데, 모든 우연을 우리는 미리 알고 있었네 삼 년 전의 문 열리고 삼십 년 전의 그대, 마른 등 보이네 눈뜨면 그때인 듯 상한 눈발 날리고 모래처럼 우연한 노래들 내 잠 속의 모래산, 모래산에 쌓이네
   
 용서를 빌러 그곳에 갔네 그곳에 오래 앉아 있었으나 깔깔한 모래들 아직도 내 잠 속 떠나지 않네 삼 분 전의 잠에서 깨어 삼 일 전의 기슭을 배회하는 자 삼 일 전의 잠에서 깨어 삼 년 전의 독백을 기억하는 자 그리고 모래산 바람 부는 그대의 모래산

 

 

이장욱 (내 잠 속의 모래산, 민음의 시 111, 2002)

 

 

 

누군가가 누군가를, 무언가가 무언가를 계속 가져오며 일어나는 충돌, 거기서 일어나는 환기는 창작의 강력한 자장(磁場)이기도 하지만, 신용목은 이 시집 첫 시 후라시부터 내내 하나의 화두로 추적하고 있다.

 

 

 

 


 

동그라미는 왼쪽에서 태어납니까/ 오른쪽으로 태어납니까//왼쪽으로 태어난 동그라미의 고향은 오른쪽입니까 어디서부터/ 오른쪽은 시작됩니까// 동그라미를 그리는 자는 동그라미의 부모입니까후라시

 

누가 돌을 던져서, 허공의 어디쯤 깨져나간 것이 내 머리는 아닐까? 세계의 뚫린 구멍이 내 생각은 아닐까? 그 둥근 틈으로 모든 침묵이 날아가버려서//우리는 취하고//하나씩 가로등에 매달려 떨어지지 않는 불빛처럼,//끔찍한 일이다.// (중략) // 유리창이 깨지듯 잠이 깨 손으로 얼굴을 감싸쥐면, 오래전 날아온 돌멩이가 잡힌다.” 취이몽(醉以夢)

 

이 불판을 데우는 것은 타오르는 단풍 같습니다. 저 접시에 담겨 나오는 것은 / 갓 떨어진 낙엽 같습니다./ 놀랍게도, 고기는 연기의 빛깔로 익는군요./ 재의 색깔인가요? // (중략) // 어느날, 내 몸속의 잎들이 한꺼번에 지는 날이 있을 겁니다./ 내 몸을 찢고 나온 슬픈 식사가 있을 겁니다. 송별회

 

누군가 느낌을 담아가기 위해 사람을 만들었는지도 모른다 마트에서 부엌까지 비닐봉지에 비린내를 담아가듯 꿈과 꿈 사이로 이어진 생활을 지나가려고/ 누군가 내 뺨을 후려치고 그 손을 내 손목에 담아놓았는지도 모른다흐린 방의 지도

 

끓는다는 말 속에는 불꽃의 느낌이 숨어 있다 비 오는 날 지붕이 끓는 것처럼/ 냄비 바닥의 불꽃 속에 숨어 있는 빗소리의 느낌을 라면가닥으로 삼킨다는/ 말 속에는 또 비처럼 흘러내리는 몸의 느낌이 있다산책자 보고서

 

왜 여름과 가을이 가을과 여름이 방을 따로 쓰지 않는지 몰랐다 왜 밤과 낮이/ 한몸으로 뒤엉켜 나뒹구는지// (중략) // 왜 몸과 몸이 마음과 마음이 그 시간을 견딜 수 없었는지 몰랐다 왜 너와 내가/ 그 방에 갇힐 수밖에 없었는지사과

 

   

자신을 돌멩이[*]에 투영하며 존재론적 울분과 슬픔(“이 슬픔엔 규격이 없다”, “슬픔은 대규모로 일어난다”)의 긴 운구 행렬을 보여주는 시인의 연유는 모래시계만큼 오래된 인류의 질문ㅡ“나는 누가 이렇게 오래 들어올리고 있는 술잔일까?”(귀가사(歸家辭))과 다르지 않다. 자주 거론하는 아버지의 죽음이 물음을 더 깊게 만든 이유 같다. 종교가 지금껏 작용하고 있는 것처럼 이 시집에 답을 물어볼 만한 존재-신이 자주 등장하는 것도 마찬가지 연관성이 있다. 입 없는 목소리들이 이름을 부르는 것을 계속 듣는 연유도 그러하겠다.

 


 언제나 부르는 사람의 바닥이 가장 깊어서 그 아래 낮에도 고여 있는 밤처럼그림자 섬

   

 


 

  

돌멩이[*] : 많은 시인과 작가들이 '돌멩이'에 비상한 관심을 기울이며 많은 작품을 썼는데 가장 낯설게 표현한 사람은 사르트르 아녔나 싶다. 구토에서 로캉탱이 바닷가의 돌을 집어 들고 구토를 느끼는 대목은 아직도 선뜻 동의하기 어려운데 이해되는 게 신기하다.

 

※ 이 시집에 대한 허수경 시인의 추천글은 장 그르니에 《섬》의 서문을 쓴 카뮈의 글만큼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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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17-08-26 22:1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 ⏳ 모래시계를 보니 디지털과 아날로그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됩니다. 아날로그 시계는 바늘의 움직임으로 시간을 표시하고, 디지털 시계는 숫자로 시간을 표시한다는 사실을 새삼 떠올립니다. 디지털은 ‘존재‘의 있고 없음을 통해 인식을 하고, 아날로그는 변화‘ 또는 ‘현상‘을 통해 세상을 설명하는 것은 아닌가 싶어요^^:

AgalmA 2017-08-26 22:12   좋아요 1 | URL
네, 사고 전환으로 삶을 다르게 인식할 수 있듯이 내부적 갈등, 해결방법도 연관되겠지요.

서니데이 2017-08-26 22: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진 처음 보고 고기 말린 건 줄 알았...^^;
돌이라고 하면 하얀색 회색 검은 색이 익숙해서 그런 걸지도요. 근데 어디서 발견(?)하셨어요, 저 돌??

AgalmA 2017-08-27 00:32   좋아요 1 | URL
육포 색깔이기도 하지만 배고픈 거 아닙니까ㅎㅎ 낙엽과 고기를 환유로 연결한 신용목 「송별회」시 같은 상황이네요ㅎ;; 여행 한참 다닐 때 군산 바닷가에서 가져 왔지요.

서니데이 2017-08-26 22:57   좋아요 0 | URL
그런 걸까요.^^

2017-08-27 08: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전출처 : AgalmA > 아토포스 피플 9 - 백민석 《아바나의 시민들》 外

1. 중고책 팔 때 커피믹스나 책갈피, 간단한 소품이나 간식을 챙겨 보내곤 하는데 오늘 다이소에서 도일리 페이퍼 보고 이런 게 들어 있어도 기분 좋겠구나 싶어서 샀다. 이 원가 10원을 보내면 화만 낼 텐데ㅎ 역시 내용보다 활용의 문제. 가방에 넣어 다니며 차 마실 때도 마구 쓰리라. 1000원에 백 장인데 이 정도는 사치도 낭비도 아님! 날마다 소란스럽고 추잡한 사건 투성이지만 사람은 이렇게 작은 걸로 주변을 가꾼다. 큰 희망보다 이런 것들이 우리 일상을 더 빼곡히 채운다.

 

 

 

2. 지난번에 도서관이 <추사 명품> 사준 거도 고마웠는데 이번엔 할란 엘리슨 소설 세트 3권을 턱하고 사줘서 울 동네 도서관 넘 맘에 든다ㅎㅎ! 이사 가게 되면 많이 아쉬울 거다. 내가 이곳에 희망도서로 신청한 많은 책들을 두고 가는 것이니까. 도서관이 책을 잘 사줘서 요즘 책 지름신이 몹시 통제되고 있는 상황ㅎ; 그나저나 바빠서 도서관 가서 책 받을 새가 없네ㅜㅜ



3. 백민석 <아바나의 시민들> 읽으며 우리 안에 있는 ‘아토포스‘, 여행의 추구에 대한 얘길 했는데 제임스 설터 여행 산문집 <그때 그곳에서> 다음 문장을 보고 서로 생각이 통한 거 같아 기뻤다.
˝어쩌면 여행 속에는 늘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찾아 헤매는, 이미 우리 안에 각인된 무언가에 관한 융의 생각이 들어 있을 것이다. 때로는 그리 무의식적이지 않게.˝
제임스 설터의 한 문장 한 문장은 참 단단하다. ˝모두가 여기저기 다니던 시절이었다˝라는 문장은 그의 이야기 문맥 속에 들어가면 평범하지 않다. 리처드 포드가 제임스 설터 <가벼운 나날들> (1975) 소설 서문에서 ˝소설을 읽는 독자들에게 제임스 설터가 오늘날 최고의 문장가라는 사실은 일종의 신념과도 같다˝라고 한 말은 지나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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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선 2017-08-26 02: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컵받침으로 쓰기에 아까워 보입니다 뭔가 적어도 괜찮겠습니다 다른 사람한테, 누군가한테 책을 줄 때 저기에 짧게 쓰는 것도 좋겠네요 지금 찾아보니 저런 종이에 글씨를 멋지게 쓴 것도 있어요 그런 건 책갈피로 쓰면 되겠습니다


희선

AgalmA 2017-08-26 21:29   좋아요 1 | URL
네, 종류가 많은데 저게 여백이 가장 많아서 그런 다용도 쓸모를 생각하고 산 겁니다^^
 

영화 앱 왓챠플레이 2개월 무료 이용권(1인) 드려요/ 지난번에 알려 드렸는데 못 받으신 분 말씀해 주시면 제가 받은 무료 이용권 번호 드릴게요. 저는 정기구독 중이라 해당사항 안된다고 해서리ㅎㅎ;; 현재 왓챠플레이 정기구독 안 하시는 분만 해당됨/


뭐 볼 게 있겠냐고요?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 「거울」
- 그가 쓴 영화론 「봉인된 시간」에서 이 영화에 대해 인상적으로 읽고 봐야지 봐야지 하면서 게으름 피우며 있다가 몇 년째 안 보고 있었음-,.-;; 나도 참 대단하다;;; 왓챠플레이에 올라온 지는 얼마 안 됐음요;;;
비비안 리 주연의 1948년 영화 「안나 카레니나」
장 뤽 고다르 「비브르 사 비」
왕가위 「일대종사」
히스 레저를 추억할 「기사 윌리엄」
EBS EIDF 출품작 및 다큐 다수 등등등 주옥같은 영화를 다시 볼 수 있는 기회!

 

 

 

 

 

 

 

 

 

 

 

 

 

 

 

 

 

 

 

 

 

 

 


올해 EIDF 는 잘 챙겨 보고 있으신지...
http://www.eidf.co.kr/dbox/helpdesk/notice/view/10003575359?c.page=1&searchConditionCondition=0&searchKeywordCondition=0&searchKeyword=&searchCondition=&


처음 댓글 신청하신 분께 드리겠습니다/


왜 장사하는 분위기;
아무것도 주실 건 없습니다. ㅎㅎ




* 혹시나 해서 덧

문재인 제19대 대통령 취임 기념우표첩 추가 발행 예약은 오늘 8월 25일부터 28일까지. 우체국 직접 방문 or 인터넷우체국 접수. 1인 1매 선주문 후발행이라 예약만 한다면 못 사는 일은 없죠.
중고 장터에서 20만원에 팔고 샀다는 건 사실일까.



인생은 뭐 이렇게 챙길 게 많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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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17-08-25 07: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 이런... 우표 가격을 보면 곧 ‘문테크‘라는 말도 나올 기세네요.ㅋㅋ

AgalmA 2017-08-25 19:11   좋아요 1 | URL
이미 넥타이, 등산복 뭐만 하고 나오시면 주문 러시되잖아요ㅎㅎ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기념 시계는 살 수가 없으니 사람들이 제작해서 만들던데 종이로 제작해 끼고 다니는 해괴한 짓도ㅋㅋ

2017-08-25 12: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AgalmA 2017-08-25 19:12   좋아요 1 | URL
전 기념보다는 이 우표를 붙여서 보내 보고 싶더라고요^^ 기념 우표말고 아예 상용 우표로도 좋겠어요^^

단발머리 2017-08-25 1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가격을 떨어뜨리기 위해서 대량 발행하면 되잖아요~~~ 왜 안 하는 거죠?! 왜요.. ㅠㅠ

AgalmA 2017-08-25 19:13   좋아요 0 | URL
재고는 안 남을 거 같은데 관공서는 왜 이렇게 둔하게 일을 할까요-,,-;;

munsun09 2017-08-25 14: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봉인된 시간을 계속 잡고만 있네요.
얼른 다 읽어야 될건데 한참을 가고 있습니다.^^

AgalmA 2017-08-25 19:15   좋아요 1 | URL
타르코프스키 영화의 밀도처럼 책도 쉽게 읽어나갈 분위기는 아니죠^^ 영화 보면서 책을 참고 하는 느린 독서도 한 방법이겠죠 :)

북다이제스터 2017-08-25 2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체 이 책 <봉인된 시간>은 어디서 구할 수 있나요? 꼭 읽어보고 싶은데요. ㅎ^^

AgalmA 2017-08-26 21:33   좋아요 1 | URL
예전에 반값 할인 할 때 저는 샀지요ㅎㅎv
출판 예정이 아주 없으면 중고 도서 기다려 보시라 말씀드리겠는데, 올해 말 다른 출판사에서 러시아어 완역 번역으로 출간된다고 하니 조금만 더 기다려 보시죠.
초판이 나온 지 오래됐고 늘 회자되는 영화감독이라 근간 이 책 다시 나올 확률은 높다고 봅니다.

북다이제스터 2017-08-26 22:16   좋아요 0 | URL
재출간 소식 감사합니다. ㅎ
이동진이 자신 인생의 책이라하여 읽어보려구요. ^^

희선 2017-08-26 02: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지난주에 우표 나오자마자 다 팔렸다는 말 봤습니다 저렇게 나왔군요 대통령이 바뀌는 걸 먼저 알았다면 기념우표로 나왔을 텐데, 갑자기 바뀐 거여서 저렇게 나온 게 아닌가 싶네요(저렇게는 나만의 우표식...) 우표에 값이 적혀 있지 않고 영원이라 쓰여 있잖아요 그건 우푯값 올라도 그대로 쓸 수 있어요 몇해 전에 그런 식으로 자주 나왔는데... 나만의 우표는 다 영원우표라더군요


희선

AgalmA 2017-08-26 21:35   좋아요 1 | URL
희선 님이 우표에 관심이 많으셔서 잘 아시네요. 영원 우표라서 더 좋군요^^
 

 

 

 

 

 

일찍이 성 아우구스티누스는 기억의 작동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시간의 본질에 대해서 이렇게 말했다. ˝아무도 나에게 그것[시간의 본질]을 묻지 않으면, 나는 그것을 안다. 그러나 그것을 묻는 사람에게 내가 그것을 설명하려 하면, 나는 그것을 모른다.˝
ㅡ한나 모니어, 마르틴 게스만 《기억은 미래를 향한다》


관련해 시 한 수...


벌레의 별


사람들이 방안에 모여 별에 대한 토론을 하고 있을 때
나는 문 밖으로 나와서 풀줄기를 흔들며 지나가는
벌레 한 마리를 구경했다
까만 벌레의 눈에 별들이 비치고 있었다
그것을 사람들에게 보여 주기 위해 나는 벌레를 방안으로 데리고 갔다
그러나 어느새 별들은 사라지고
벌레의 눈에 방안의 전등불만 비치고 있었다
나는 다시 벌레를 풀섶으로 데려다 주었다
별들이 일제히 벌레의 몸 안에서 반짝이기 시작했다

ㅡ 류시화





기억은 은폐자인가 신중한 유보자인가. 아이러니하게도 그 신비만큼 취약하다. 광유전학(세포들을 유전학적으로 변화시켜서 그것들이 빛에 반응하게 만드는 것)은 공포를 전이하는 실험에 이미 성공했다. 공포가 가장 만들기 쉬운 지 모른다.
내 그림의 스위치를 아무리 켜도 켜지지 않는다 해도 공포와 연결되진 않을 것이다. 기억은 다른 환영의 길을 어떻게든 만들겠지. 저자들은 기억이 과거 보관소가 아니라 미래를 위한 작동 스위치라고 말하고 있다. 터무니없는 기억 변형에 대한 설명으로 설득력 있다. 그러나 문을 열면 불이 켜지며 내용물이 보이는 ‘냉장고‘ 비유는 적절한가. 기억이 전기적 활동으로 움직인다는 데서 냉장고를 가져온 건 알겠는데 냉장고에 보관물을 채워놓지 않으면 아무 쓸모없잖나. 화려한 논리와 마찬가지로 비유도 사람을 감탄하게 만들지만 반드시 허점이 발생한다. 자체 허점뿐 아니라 타인의 에토스와 파토스가 그에 상응하고 수용 가능해야 한다는 것도 문제다. 이런 간극을 메우기가 가장 어렵다. 그래서 사실과 객관을 그토록 강조하지. 문학과 예술이 자유를 부르짖는 건 이런 맥락도 작용한다.

「흑인 오르페」를 들을 때마다 자극받는데 (영화, 음악, 개인적) 기억과 연관되는지 감정에 기인하는지 모호하다. 당연히 다층적이겠지! 어떻게 작동하는지 모르면서 작동하고 겪고 있다. 하여 나 자신에게 늘 이물감을 느낀다. 기쁨은 외부에서만 오는 선물 같고 고통은 너무도 꼭 맞는 슈트 같은 것도 우습다. 터무니없는 일 투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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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17-08-25 07:1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기억은 현재에 의해 끊임없이 재해석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불행하다면 과거의 불행의 결과로 지금의 불행을 해석할 것이고, 지금 행복하다면 어려움을 통해 자신의 성장이 이루어졌다고 해석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드네요. 그림의 빛(또는 내리는 비)는 기억을 의미하나요?^^: 미래의 한 점에서 쏟아져 내리는 것이 마치 기억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AgalmA 2017-08-25 02:46   좋아요 1 | URL
말씀에 동의합니다. 역사도 승자의 기록 아니던가요^^;
그림은 저 책 읽기 전에 그린 거라 기억과 직접 관련은 없습니다. 빛 혹은 비처럼 표현하려 한 건 맞아요. 겨울호랑이님 요즘 제 그림 적중률 엄청 높으신데요ㅎㅎb ‘미래의 한 점에서 쏟아져 내리는 기억‘이라...멋진 문장입니다. 언젠가 제가 sf 소설 쓰면 써보고 싶은 문장이네요^^ 이 문장 저한테 선물해 주세요! 보은은 고양이로 태어나면 갚아 드릴지도...말이야 방구야)))

겨울호랑이 2017-08-25 07:15   좋아요 1 | URL
^^: 여태까지 쌓은 AgalmA님과의 친분을 고려하여 저렴하게 문장을 공급하겠습니다.ㅋㅋ 농담이구요. AgalmA님께서는 SF 소설 구상 중이시군요. 조만간 좋은 작품 기대하며 선물 드리겠습니다.^^:

AgalmA 2017-08-25 19:08   좋아요 0 | URL
일에 치이며 남는 시간엔 딴짓만 하고 있으니ㅜㅜ;

페크pek0501 2017-08-23 14: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무도 나에게 그것[시간의 본질]을 묻지 않으면, 나는 그것을 안다. 그러나 그것을 묻는 사람에게 내가 그것을 설명하려 하면, 나는 그것을 모른다˝
- 이 글을 읽으니 이런 글이 생각나네요.
사랑한다고 말하는 순간, 그 의미는 퇴색된다. 라는. ㅋ

AgalmA 2017-08-25 03:09   좋아요 1 | URL
제가 즐겨 인용하는 문장인 ‘도를 도라고 말하면 도가 아니다‘ 그런 셈이죠. 내 안에 있을 때는 보석 같을 지라도 바깥으로 내보이면 흔한 돌멩이나 오류가 되곤 하죠. 류시화 시인의 시도 이런 내용이 있죠. 위 본문에 추가했습니다. 류시화 시인의 저 시집 제목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내용도 일종의 역설이죠. pek0501님이 ‘퇴색‘을 말하시기도 했지만 본질적으로는 충족될 수 없는 우리의 딜레마죠.
여튼 핵심은 타자죠. pek0501님과 제가 자주 겹치는 관심거리이자 문제이기도 할 텐데요. 타자가 끼어들면 관점이 다양해지니 자신이 앎이라 여겼던 것이라든지 소중함이라 여겼던 것이라든지 신비가 쉽게 벗겨지지요^^; 서로의 지극히 주관적인 관점만 남게 된 달까.

페크pek0501 2017-08-27 15:44   좋아요 1 | URL
˝내 안에 있을 때는 보석 같을 지라도 바깥으로 내보이면 흔한 돌멩이나 오류가 되곤 하죠.˝
- 예를 들면 자기 자식이 제일 잘난 줄 알지만 바깥에 나가면 흔한 사람 중 하나다, 가 되겠네요.
재밌어요.

저는 반대로 해석해 봤어요.
류시화의 시 - 아름다운 것을 보고 욕심 부려서 집에 가져 왔더니 아름다움을 잃었다. 마음(욕심)을 비우고 소유하지 않기로 하고 그것을 제자리로 갖다 놨더니 그것은 다시 아름다움을 되찾았다.
(이런 해석도 재밌지 않나요?)

AgalmA 2017-08-28 20:32   좋아요 1 | URL
마지막 pek0501님 해석이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해석일 겁니다. 저도 처음엔 그 해석이었거든요. 이번엔 다르게 해석해 본 것일 뿐 사실 그 해석의 비중이 제겐 더 큽니다^^

뷰리풀말미잘 2017-09-13 1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아갈마님! 롱 타임 노 씨! 기체후 일향만강하신지요. (_ _)

˝광유전학(세포들을 유전학적으로 변화시켜서 그것들이 빛에 반응하게 만드는 것)은 공포를 전이하는 실험에 이미 성공했다.˝ 이거 어디서 자세한 내용을 찾아볼 수 있을까요?

AgalmA 2017-09-13 11:41   좋아요 0 | URL
안녕/ 뷰리풀말미잘님/

제가 참고한 건 이 글에 가져온 <기억은 미래를 향한다>에서 챕터 제목 ‘버튼을 눌러 회상을 유발하기‘ 부분이고요.
https://books.google.co.kr/books?id=JOEtDwAAQBAJ&pg=PT69&lpg=PT69&dq=공포 유전 실험&source=bl&ots=nDBawZIDVi&sig=gTwlqhdA9xHp7jxMD10cfbMw-Mo&hl=ko&sa=X&ved=0ahUKEwjg3LH4jqHWAhXMu7wKHWbMCuwQ6AEITjAN#v=onepage&q=공포 유전 실험&f=false

에릭 캔델, 래리 스콰이어 <기억의 비밀>이 좀더 구체적으로 설명한 거 같아요.
https://books.google.co.kr/books?id=O_VCDAAAQBAJ&pg=PT439&lpg=PT439&dq=공포 유전 실험&source=bl&ots=Zr6_T3bxPc&sig=h9oi741m7fw4ORRS6BwA4rLD-hM&hl=ko&sa=X&ved=0ahUKEwjg3LH4jqHWAhXMu7wKHWbMCuwQ6AEIRzAL#v=onepage&q=공포 유전 실험&f=false

강석기 <사이언스 칵테일>도 참고/
https://books.google.co.kr/books?id=KFJ_CgAAQBAJ&pg=PT37&lpg=PT37&dq=공포 유전 실험&source=bl&ots=ZRNatq9E66&sig=I6AuerrtmONoxqXOHX-jGhUnWII&hl=ko&sa=X&ved=0ahUKEwjg3LH4jqHWAhXMu7wKHWbMCuwQ6AEIUTAO#v=onepage&q=공포 유전 실험&f=fal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