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값이 고가라 기대반 포기반으로 희망도서 신청한 <추사 명품>(2017년 4월, 현암사, 142,500원)을 도서관이 사줬다! 릴리리~~ 공공 도서관이라면 이런 책은 당연히 비치해야 한다고 신청 사유를 심각하게 쓴 보람이 있었다! 책을 받아들고 감격스러움에 추사 초상화를 한참 봤다. 선조님, 은은한 미소가 매력적이세요♥
추사체를 이해하기 위한 중국 서예사와 한국 서예사도 수록되어 있어 서예 공부도 제대로 할 듯~
추사 전후 시대 상황이나 인물들 이야기도 읽게 되는데 효종에게 소현세자빈 강 씨의 억울함을 풀어줄 것을 상소한 김홍욱(1602~1654)이 인상적이었다. 그는 효종의 왕위 보전에 누가 되는 말을 올린 죄로 고문 받다가 장살 당한다. 그가 죽기 전 한 말 ˝언론을 가지고 살인해 망하지 않은 나라가 있었는가?˝는 지금 현실에서도 생생히 살아 있다.
책이 크고 무거워서 더위도 식힐 겸 자유열람실에서 책 좀 보려니 여기저기서 전화가;;; 한 곳에선 아예 도서관까지 찾아와 일을 주고 갔다-_-)
˝낼 아침까지 넘길 건 넘겨줘요~˝
(-˝-)....

추사의 풍윤중후(豊潤重厚:살지고 기름지며 묵직하고 두터움, 20대 후반의 추사 글씨 특징)한 서예 보다가 <소소한 일상의 대단한 역사>를 펼치니 편집디자인과 서체가 무척 촌스러웠지만 내용은 역대급 재미가 있다. 박학다식의 퍼레이드와 유발 하라리도 없는 유머 스킬까지 대단~ 50페이지를 순식간에 읽었는데 문제 발생.
˝꼬르르ㅡㅡㅡ륵˝
(-˝-) 내 배니 어찌할 수도 없고ㅜㅜ
모기 퇴치 발찌까지 하고 왔는데... 흑흑)

˝망막은 눈의 일부가 아니라 뇌의 일부˝라는 문장을 아무렇지 않게 쓰는 <우아한 관찰주의자>도 만만치 않은 내공과 재미! 미술사가와 변호사를 겸하면 이런 글을 쓸 수 있구나 감탄 감탄~

나는 왜 이렇게 재밌는 책을 잘 고를까ㅋㅋ
자몽청 슬러시도 내가 만들었지만 꿀맛ㅋㅋ

잉문예술덕후 활동도 이번 달이면 마지막인데 열심히 해야지!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열심히 찾아가는 저자들 때문에 내 독서는 늘 진득하지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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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17-08-03 19: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유발 하라리의 억지 유머는 말릴 수 없습니다. 그냥 인정해줘야 합니다. ㅋㅋ
어느 공공 도서관인지 모르겠지만 AgalmA님 덕분에 좋은 책 구비하였습니다. ^^
이렇게 더운날 도서관 만큼 시원한 곳 없단 말씀에 공감합니다. ㅎㅎ

북다이제스터 2017-08-03 19:42   좋아요 1 | URL
전 딴 책에서 망막뿐 아니라 눈 자체가 뇌의 일부로 뇌가 외부로 돌출된 것이란 말에 충격이었는데, 재미를 느끼셨군요. ㅎ

AgalmA 2017-08-03 19:48   좋아요 1 | URL
어, 저도 그 내용 아는데 어느 책이었더라...내부로 돌린 눈이란 내용도....
<우아한 관찰주의자> 저자 허먼이 꽤 섬세한 사람이라 평범히 넘어갔을 상황들을 정말 잘 캐치해서 말해주더군요. 이런 책은 찔끔찔끔 읽지 말고 한번에 읽어야 임팩트 확실한데 말이죠... 어떤 책이 안 그렇겠습니까만^^
북다이제스터님은 휴가 안 가십니까. 책파만 하고 계시고ㅎ;;

북다이제스터 2017-08-03 20:24   좋아요 1 | URL
휴가는... 대체 보스가 휴가를 안 가요. ㅠㅠ

AgalmA 2017-08-05 12:04   좋아요 0 | URL
휴가 중에 읽는 책은 또 남다르잖아요. 북다이제스터님께도 그런 시간이 있다면 참 좋을텐데... 보스가 여름에 너무 강하신 분인가 봅니다ㅎ;;;

sslmo 2017-08-03 19: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늘 저녁 메뉴는 뭐예요? 비빔국수?
우와~, 맛나 보여요~^^

AgalmA 2017-08-03 20:02   좋아요 0 | URL
오뚜기에서 요즘 괜찮은 상품 많이 나오네요~ 오뚜기 스파게티면, 참깨라면 나올 때 알아 봤지만ㅋㅋ 오늘 메뉴는 오뚜기 함흥비빔면요~ 야채랑 크래미를 토핑해서 먹었어요. 오뚜기에서 나온 콩국수라면도 맛나요~ 드셔 보시길^^

cyrus 2017-08-03 20: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괴델, 에셔, 바흐》를 공공도서관 두 곳에 희망도서로 신청했는데 실패했어요. 이유가 가격 초과 때문에.. ㅎㅎㅎ

AgalmA 2017-08-03 20:07   좋아요 0 | URL
너무하네요. 그런 책은 당연히 사줘야지!

2017-08-03 20: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AgalmA 2017-08-05 12:04   좋아요 1 | URL
제 조상이 족보를 샀는지 안 샀는지 모르는 상황이지만ㅋ 같은 경주 김씨이긴 합니다ㅋㅋ;;
8월까지가 잉문예술덕후 리뷰 활동기간이라서 그렇게 말씀드린 것^^
북플없음 책수다 떨 데가 없어 잠수는 매우 고민스러운 문제입니다ㅎ;;
염려 감사요^^

2017-08-03 21: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AgalmA 2017-08-05 01:49   좋아요 0 | URL
구하기 어려운 좋은 책 도서관에 있음 기분좋죠^^ 저도 그런 혜택 받은 경우 많으니 서로 상부상조 아니겠나요 :)

뷰리풀말미잘 2017-08-10 14: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추사연구 겸재연구는 이 양반 혼자 다 하네요. 추사집 개정판이랑 이걸로 진짜 마침표를 찍은 듯. 책 값 15만원이라.. ㅠ 추사 덕질 쉽지 않군요.

AgalmA 2017-08-10 18:46   좋아요 0 | URL
추사 연구만 해도 40년이 넘는 긴 여정이시던데^^ 최완수 선생은 한우물 파들어가는 연구 스타일이신 듯^^
<추사 명품> 책의 퀄리티나 조사 노고, 도록 정리 등을 생각하면 그리 비싸다고 볼 순 없을 듯.
 

1. 인상과 담론

지나가는 단상들을 잡지 않고 자유 주행하라고 내버려 뒀더니 머릿속이 지방 덩어리가 낀 듯 답답했다. 방향 설정은 해두자 싶어서 메모를 남긴다. 이걸 행동 심리학적으로 표현하자면 블랙 스완의 저자 나심 탈레브의 플라토나이징’(platonizing, 사물을 분류하는 인간의 강박적 행동)에 해당할 것이다.

내게도 많은 버릇이 있다. 그중 책에 대해서라면가볍게 시작했다가 중요한 혹은 연결되는 주제를 발견하고 독서 진행을 어렵게 만드는 것이 그중 하나다.

김동성 미주(米洲)의 인상(印象)을 읽다가도 그랬다. 동양인이자 한국인으로 최초로 미국에 대한 인상을 현지에서 영문으로 출판한 이 기록을 읽다가 서양인이 동양을 바라보는 헤게모니를 파헤쳐 들어가는 에드워드 W. 사이드의 오리엔탈리즘을 비교해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김동성도 1928년에 한국인 최초의 한영사전을 펴낼 정도로 지식인이었지만 에드워드 W. 사이드의 탁견과 명문장에 비한다면이를테면 역사뿐 아니라 학문, 앎 전반에 유념해야 될 이런 지침 같은 것.

 

나는 왜곡과 부정확함이라는 두 가지를 모두 우려한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그 부정확함이란 너무나도 교조적인 일반성과 너무나 실증주의적으로 편중된 개별적 초점으로부터 생기는 부정확함이다.”

_ 에드워드 W. 사이드 오리엔탈리즘

 

에세이와 담론을 동일 선상에서 비교하다니 잔인했다. 에드워드 W. 사이드의 신중하고 날카로운 문장 때문에 E. H. 카가 자주 떠올랐다.

미주(米洲)의 인상(印象)잉문예술덕후 리뷰 기한 어긴지 4일째...아아))

 

 

수제 자몽청과 탄산수로 스스로 응원하고 있으나 잘 안 되고 있다...

 

 

  

 

2. 농담이라도 넣지 않으면 참을 수 없는 세계사

세계사라는 참을 수 없는 농담을 쓴 알렉산더 폰 쇤부르크는 위에서 언급한 에드워드 W. 사이드의 정공법 돌파와 좀 다르다. 스스로도 강조했다시피 무수한 지성들이 역사에 대한 열변 만찬에서 한 마디씩 다 한 마당에 전문가를 능가할 무엇을 보여 주겠다는 말인가. 쇤부르크는 아마추어의 힘을 강조하며 언론인다운 언어 잽과 노련한 관찰력을 보여준다. 이를테면 유발 하라리 사피엔스 도움도 받았다고 말하며 유발 하라리가 호모 데우스에서까지도 언급하지 못했던 아니 제국주의와 과학 기술의 확산으로 뭉텅그려서 놓쳤다고도 볼 수 있는 공간 혁명’(카를 슈미트)을 가져오는 대목은 흥미로웠다. 전자책 미리 읽기로 이 대목까지 밖에 못 봐서 궁금하다! 지난달에 도서관에 희망도서 신청해놔서 다행이다!

  

 

 

3. 세상의 끝, 단지 세상의 끝, 더 끝은 어디야

폴 서루의 첫 단편소설집 세상의 끝이 국내에 도착했다. 폴 서루를 기억할 작가로 생각하게 된 계기는 알라딘에서 무료로 배포한 ebook 영원과 하루에 수록된 폴 서루 아프리카 방랑을 읽고 나서였다. 읽어볼 만한 ebook이니 안 읽으신 분은 챙겨 보시길.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62403163

단편 세상의 끝을 읽다가 장뤼크 라가르스 단지 세상의 끝원작과 자비에 돌란 영화 단지 세상의 끝생각이 났다.

 

죽음을 앞두고 그동안 멀리했던 가족에게 그 사실을 알리고 과거를 정리하러 파리에서 미국으로 온 루이는 가족 개개가 자신에게 갖고 있는 기대와 분노를 표출하고 있어 자신을 전혀 내보이지 못한다. 오해와 불신이 쌓이는 딜레마 속에 그에게 이 문제를 풀 다음 기회란 없다. 통념처럼 가족이 이 세상의 시작이자 끝이 될 수도 있지만 이 작품은 아닐 수도 있다는 역설을 보여준다. 자비에 돌란의 영화는 개인의 정체성 문제로 인한 관계의 일그러짐과 파국을 특히 강조해왔다. 수많은 여행을 통해 체득한 듯한 깊은 사색과 서늘한 시선이 느껴지는 폴 서루의 단편 세상의 끝도 가족과 관계에 대한 것에선 그리 다르진 않은 거 같다. 런던에 있는 세상의 끝이라는 낯선 지명의 지역으로 이주해 가족의 끝장을 마주하는 로바지. 오래간만에 관심가는 단편소설집이다.

 

  

 

4. 언제나 좋아하는 메뉴

나는 미식에 흥미가 없는 사람인데 한번 좋아하면 질리지 않고 먹는 습관이 있다.

다른 건 모르겠는데 홈플러스 몽블랑제 콜드브루티라미수는 가격 대비 웬만한 카페보다 낫다. 아이스 아메리카노랑 같이 먹으면 천국일세~ 추천!

 

  

 

 

 

 

5. 8월에도 알라딘 굿즈 침공은 계속된다

 

오늘도 몇 번을 고민하다 결국 oTL .... 살 게 아직도 많으니 한 번으로 끝나지도 않을 터...

 

  이와이 슌지 릴리 슈슈의 모든 것에서 한 장면

 

이런저런 것에 휘둘리지 않고 아무도 눈여겨보지 않는 것을 주워와 논두렁에서 감상하는 자가 되고 싶다.

 

 

 

6. 연필에 대한 한 가지 TIP


몽당연필과 새 연필을 강력접착제로 붙여서 쓰면 낭비가 없다. 하단 사진을 봐서 알겠지만 거의 심 끝까지 쓸 수 있다. 강력접착제 연결부로 인해 연필깎이에 손상이 갈 거라고 우려하는 연필깎이 애호가들에겐 무식한 짓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렇게 한 번 쓰기 시작하면 중독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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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7-08-02 01: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1. 연필이 대나무처럼 마디가 생겼어요. 다 색연필인가요. 근데 저렇게 만들려면 노고가.;;
2. 수제 자몽청 집에서 자체 제작하신건가요.
갑자기 궁금해서요.;;

AgalmA 2017-08-02 01:22   좋아요 1 | URL
맨 위에 톰보랑 맨아래 누드연필은 연필이고 중간에 색깔있는 건 색연필입니다. 자주 다루다 보면 그리 큰 일도 아니죠.
네, 자몽청은 집에서 직접... 누가 제게 저걸 해서 안 주니 제가 해서 줘야죠-,.-;

서니데이 2017-08-02 01: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자몽 맛있지만 비싸서, 자몽청까지는 못해봤어요. 그치만 좋을것 같은데요. 약간 쓴 맛도 있고.^^

AgalmA 2017-08-03 12:36   좋아요 1 | URL
요즘 과일 비싼 거에 비하면 자몽이 그리 비싼 건 아닌 거 같습니다. 개당 천 몇 백원 꼴이니까요. 자몽청과 얼음 갈아서 슬러시로 만들어 먹어도 좋더군요^^ 청량감 가득~

2017-08-02 01: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AgalmA 2017-08-03 12:38   좋아요 1 | URL
프리랜서니 저도 따로 휴가라고 간판 걸고 갈 처지가 아니라서^^; 일 있을 땐 우선적으로 매달려야 하니까요; 공부하시느라 님도 그런 상황이시겠죠. 화이팅입니다!

겨울호랑이 2017-08-02 06:4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 이런 AgalmA님 덕분에 GMO 연필을 알게 되는군요 ㅋ

AgalmA 2017-08-03 12:39   좋아요 1 | URL
GMO 연필ㅎㅎ 인간은 참 어떻게든 뭘 만들어야 직성이 풀리나 봅니다ㅎ

2017-08-02 11: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AgalmA 2017-08-03 12:39   좋아요 0 | URL
저렇게 붙여 쓰면 볼펜 대나 깍지가 필요없는 장점이 있죠^^

cyrus 2017-08-02 11: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람은 애착하는 대상을 분류하고 목록으로 만들어서 깔끔하게 정리하고 싶은 욕구가 있어요. 그래야 마음이 편해져요. 내가 이걸 소유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만족감을 느끼는 거죠. ^^

AgalmA 2017-08-03 12:41   좋아요 0 | URL
네. 취향은 소유와 밀접하죠. 덕후가 괜히 덕후겠습니까ㅎ 전 덕후 수준까진 한참 멀었지만~

clavis 2017-08-02 13: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전 이 모든 사진 가운데에서 초밥이 놓인 책을 보고 심쿵했는데..저 트레이에 대한 뽐뿌질이 오네용

AgalmA 2017-08-03 15:04   좋아요 0 | URL
알라딘굿즈 중에 저는 저 쿠키트레이를 제일 좋아합니다ㅎ 1개만 더 모으면 4종류 다 갖게 됩니다ㅎ; 증정품 이벤트로 나올 때마다 잽싸게 삽니다. 요즘은 쿠키트레이를 따로 살 수도 있어서 행사에 연연하지 않고 그냥 살 수도 있죠. 아직 안 갖고 계시다면 하나 정도 마련하셔도^^

보슬비 2017-08-02 22: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호~ 몽당연필과 새 연필이 한몸이되니 더 강력하고 멋지네요.^^

이번에도 굿즈 탐나죠. 전 앨리스 자석병따개가 탐나는데 어떤 조합으로 골라야할지 좀 고민해봐야할것같아요.^^

AgalmA 2017-08-03 12:45   좋아요 0 | URL
강력하긴 강력합니다. 어제도 손가락에 찔려 검은 점이 생겼어요; 눕혀두지 않고 연필꽂이에 꽂아두면 늘 이런 사태가 생겨요ㅜㅜ;
역시 앨리스라서 입니까ㅎ 병따개 예쁘긴 한데 요즘 병따개 쓸 일이 워낙 없어서...저는 소장파보다는 실용주의자거든요ㅋㅋ;

2017-08-03 15: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AgalmA 2017-08-03 16:43   좋아요 1 | URL
사진이 많다보니 몇 개 빼먹었더라고요. 쓸 걸 미루면 늘 이렇더라는ㅎ...아니 나는 늘 그런가....

새 연필 끝 부분에 접착제를 바르고 몽당연필을 잘 조정해 붙입니다. 서로 붙도록 조금 잡아준 후 어느 정도 붙었다 싶을 때 접한 가장자리에 접착제를 살살 돌려 가며 발라주면 끝~ 1분도 안 걸려요.

우리는 언제나 바쁘고 언제나 희망하죠. 바라는 바에 꼭 다다르시길 기원드립니다.
 

 

소잉데이지샵 티코스터 신상을 주문하고 멋진 포장과 함께 아름다운 손님들이 도착했다. 책들과 인사 시켰다. 인사해. 우리 같이 여행할 사이야~

새 코스터가 생겼으니 오늘도 한 잔 마셔야 하나;
http://m.storefarm.naver.com/sewingdaisy/products/251789266

그레이 3 - 드라이플라워는 내 예상과 달랐는데 그래도 예뻤다.

 

《철학자들의 식물도감》과 그레이 3 - 드라이플라워 코스터

 

 

《철학자들의 식물도감》과 그레이 3 - 드라이플라워 코스터

 

《소로의 야생화 일기》와 그레이 3 - 드라이플라워 코스터

 

 

 《소로의 야생화 일기》와 가든 화이트 코스터


사람은 왜 패턴에 빠져들게 될까. 유전적으로? 질서에 대한 선호? 패턴은 왜 아름다움과 기묘함을 동시에 느끼게 만들까. 누군가는 패턴으로 아름다운 옷을 짓고 누군가는 법칙을 만든다.

 

식물은 보는 것뿐만이 아니라 글로 읽고 있어도 마음의 정화를 불러일으킨다. 《소로의 야생화 일기》에 담긴 배리 모저의 그림 속 식물들은 마치 명상가 같다.

˝가끔 소로는 ‘숲 속의 향기로운 캐나다 철쭉‘을 찾아 먼 길을 떠났고 그 외로운 꽃을 발견하면 오랜만에 만난 친구처럼 반가워했다˝- 소설가 루이자 메이 올컷

어느 시점부터 나는 꽃의 아름다움에 취하기보다 척박한 삶을 이겨내는 외로운 동류로 보는 정서를 더 강하게 느끼게 됐고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란 표현을 좋아하지 않게 됐다.

˝호수 가장자리를 따라 수련이 풍성하게 피어 있었다. 소로의 말에 따르면 첫 햇살이 내리쬘 때 그
향기로운 꽃은 따뜻한 입맞춤의 마법으로 순결한 가슴을 열고 완벽해진다. 햇빛이 꽃에서 꽃으로 건너갈 때 차례차례 꽃잎을 펼치며 꽃밭을 바라보았다. 시인이 외부의 생명을 향해 내면의 눈을 올바르게 맞추어야만 볼 수 있는 광경이다. ˝ - 소설가 나다니엘 호손

˝소로는 물속을 헤쳐가며 펜실바니아제비꽃과 버지니아조름나물을 찾았고 검토 끝에 꽃이 핀 지 5일 되었다고 결론지었다. 꽃을 찾은 후에 가슴께 주머니에서 일기를 꺼내 오늘, (1856년) 5월 20일쯤 꽃이 피었어야 하는 식물 이름을 모두 읽었다. 은행원이 만기가 돌아오는 어음을 챙기듯 소로는 그 장부를 챙겼다.˝ 그로부터 6년 후, 젊은 친구가 (결핵으로) 죽었을 때 에머슨은 그 주머니 일기를 추억하며 이렇게 적었다. ˝소로는 특정 식물에 유독 관심을 기울이며 소중히 여겼다. 무엇보다 수련이 우선이었고 그다음에는 겐티아나와 미카니아, 왜떡쑥, 매년 7월 중순 꽃필 무렵이면 찾아갔던 미국피나무 등이었다. ˝ - 시인이자 사상가 랄프 왈도 에머슨

˝나는 씨앗이 없는 데서 식물이 자라리라 생각하지 않으며, 씨앗에 큰 믿음을 갖고 있다. 어디든 씨앗이 있는 곳에는 틀림없이 경이로운 세계가 펼쳐진다. ˝ - 헨리 데이비드 소로

나는 어떤 씨앗인가... 

 

"철로변의 언 모래와 진흙이 녹아내리는 절정의 순간으로 노련하게 연장해나가는 기대감이 《월든》의 전부다. 월든을 완성하기 이전에는 간곡하게, 이후에는 더욱 거침없이 드러나는 기대를 통해 추운 겨울을 나려는 전략이 《일기》의 전부다. … 《일기》를 여러 번 읽어보면, 겨울은 준비된 진지로 후퇴하는 행위임을 알 수 있다. 봄을 기대하는 정신이 유일한 요새다." - 역사학자 페리 밀러

 

《릴케의 베네치아 여행》을 읽으면 '작품과 편지는 재킷과 안감의 관계'(루돌프 카스너)이며 릴케의 편지는 "나중에 재킷에 안감을 대어 밖으로 입고 다닐 수 있도록 하는 착상을 떠오르게 하는 아주 귀한 재료"라는 표현이 있다. 릴케는 아주 많은 편지를 썼다. 내가 가장 인상깊게 본 편지는 시작법(詩作法)을 물어온 청년에게 쓴《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란 화답이었다.

소로에게 일기가, 릴케에겐 편지가 중요한 요새였다고 하겠다. 지금 우리에게는 소셜네트워크가 있다고 말해야 하려나. 요새(要塞)는 요새인데 그들의 고독과 집요한 관찰과 탐구만큼 잘 가꿔 나가고 있는 것인지... 지식과 깊이의 아교는 아무래도 고독이겠다.

 

나는 어떤 기대의 요새를 꿈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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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7-07-26 23:3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디자인이 예상했던 것과 많이 다른가요. (음, 제가 사진을 잘 찍지 못한 걸까요.;;;)
그래도 예쁘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소로의 야생화를 보니, 약간은 야생화 말린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AgalmA 2017-07-26 23:47   좋아요 3 | URL
소개된 사진보다 더 어두운 브라운 계열이라고 할까요. 어쩌면 이게 더 드라이 플라워답게 고전적이고 기품있어 보이기도 합니다^^

서니데이 2017-07-26 23:47   좋아요 3 | URL
네. 사진보다 실물이 조금 어두울 수는 있어요. 제품 사진을 실제에 비슷하게 찍는 편인데 그 디자인은 조금 실물이 진할수도 있어요.

2017-07-26 23: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7-26 23: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7-26 23: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7-26 23: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7-26 23: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7-27 00: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7-27 00: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7-27 00: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AgalmA 2017-07-27 04:37   좋아요 1 | URL
제가 주문할 때는 39 -작은 꽃향기 가득은 못 본 거 같은데 이것도 샀으면 좋았을 걸^^! 보라색 라벨 붙으니 더 예쁜 거 같아요.
아직 올라올 게 더 남은 겁니꽈ㅎㅎ 다음 기회에^^/

서니데이 2017-07-27 23:11   좋아요 0 | URL
라벨은 그냥 그때그때 맞춰서 고릅니다. 39번은 올해초에 나왔지만 이 페이지에는 이번에 추가했어요. 올해 초에 나온 디자인은 파우치랑 같이 찍은 사진이 있어요.^^

겨울호랑이 2017-07-27 16:1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 AgalmA님은 식물에도 관심이 많으시군요. 식물도감에서 해당 꽃을 찾는 작업은 어느 정도 지식이 있어야할 듯 합니다. 서니데이님은 또 어떻게 소재를 찾으셔서 디자인으로 만드시는지... 이웃분들 재주가 참 놀랍고 부럽습니다.^^:

서니데이 2017-07-27 23:12   좋아요 2 | URL
예쁘게 봐주셔서 감사해요.^^

AgalmA 2017-08-02 00:58   좋아요 1 | URL
앎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 십우도를 찾듯이 백과사전식으로 모든 것에 다 관심을 갖게 되고 어느 단계가 되면 空이나 無의 상태에서 다시 시작하는 거 아닌가 한다는...

2017-07-28 14: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8-02 01: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희선 2017-08-01 02: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식물이나 동물은 다른 거 생각하지 않고 잘 살아가죠 사람만 다른 사람을 생각하고 자신과 견주기도 하는군요 그게 아주 나쁜 건 아닌 듯도 합니다 사람은 그렇게 살아가야 하는 것이라더군요 남이 없으면 살지 못하는... 그게 틀린 말은 아니죠 가까이 있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이런저런 일을 하는 사람이 없으면 살기 어렵잖아요


희선

AgalmA 2017-08-02 01:01   좋아요 1 | URL
혼자 살기도 더불어 살기도 다 어려운 일 같습니다... 적절하기란 또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누구나 아이의 모습을 일정 부분 가지고 있듯 시인의 시어와 상상력도 계속 변용되어 나타난다. 구력이 꽤 되는 작가의 신작이 나왔을 때 기대보다 걱정이 더 앞선다. 특히 재기 넘치는 상상력을 보여주던 시인 경우 더 그렇다. 만물의 흐름처럼 자신의 독특한 모난 매력을 퇴색 없이 유지하기란 매우 힘들기 때문이다. 어디로 옮겨도 알알이 슬프다는 표제시 박상순「슬픈 감자 200그램」이나 시집 전체에 대한 내 감상은 아쉽게도 슬픈 실망의 200그램이다.

* 시집 전반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는 상투적이고 진부한 시어의 남발이었다.
(‘초승달 눈썹, 연분홍 입술, 터질 듯 말 듯 커다란 젖가슴, 출렁이는 머릿결, 불룩한 엉덩이‘ - 「여배우 김모모루아는 바르셀로나에 갔다」)
* 긴장감 넘치는 도약 없이 감상적인 전개도 실망스러웠다.
(‘피아노 소리가 들린다./능숙하지 못하다./그래도 몇 절은 아름답다./ 내가 여전히 우울하고/ 내가 여전히 고독하고/ 내가 아직도 꿈꾸기 때문이다.‘ - 「음악은 벽 속에 있다」, ‘바다는/ 이미 오래전에 닥쳐온 나의 고독/ 모래알 같은 고독이 파도에 쓸려/ 밀려가고 밀려오는/ 여름은 아직 살아 있는 나의 죽음‘-「죽은 말의 여름휴가」)
시인의 말을 보면 박상순 시인이 문제를 모르고 있다고 생각되진 않았다 

“내가 처음에 이 길을 선택했던 이유처럼, 나의 도구는 언어이고, 이미지와 소리와 문자이고, 나 자신이고, 문제인, 오래된, 낡은 집이어서 어쩔 수 없이, 차선책인 나 자신만의 미미한 독자성에 기댈 수밖에 없다. 하지만 미미한 개인에게도 사실이나 진실을 밝히는 것은 어렵기도 하지만, 가슴에 묻어두고 가야 하는 것 또한 진실일 수밖에 없다. 때로는 참이, 거짓이나 침묵, 헛것들을 만나 진실을 삐껴서는 것이기도 하지만 뒤집고, 버리고, 되돌아서는 작용점으로써 실재적인 곳으로 도구를 끌고 가려는 마음과 같다. 하나의 작품은 발단의 연유나 종결의 의미를 넘어서는 곳에 있다.
그러나 세상은 지각이나 감각 또는 인지의 결과와는 다른 것일 수 있고, 나는 그 한계 안에 있다. 허구처럼 보이는 사건들과 이미지로서의 환영을 교차하면서, 미미한 나의, 문제와, 절박하게, 침통하게, 그러나 따뜻하게 대면하고자 했지만, 더 즉물적으로 그것을 드러내고자 한다면 어떠한 의미도 배제해야 한다. 문제들은 즉물적인 것들을 통해 마침내 미적으로 환상을 만들며 소멸한다. 따라서 그런 즉물성을 통해 구조에서 구축으로, 시선에서 포착으로의 이동이 필요하지만 나의 도구는 아직, 거리보다는 관계에 놓여 있다. 그래서 아직은 상황과 감정이 햇빛 속의 먼지처럼 떠돈다.
언어. 공간을 여는 길은 경계의 확장이나 출구를 통한 방법이 아니라 공간을 먼저 확정하는 데 있다. 그러나 시선이나 표현을 넘어서는 시적 대상이나 상황을 현재와 같은 고정된 무대에서는 기대하기 어렵다. 대상의 동태를 내 안에 옮겨, 다시 바깥과 잇는 과정에서의 호흡과 박동의 차이, 잡음에 관한 것들. 그리고, 매체가 경직된 내용을 생성하기 전에 방향의 역전을 꾀했지만, 의미를 단순하게 확정하는 경향을 가진 구체제와의 관계를 생각하면 심란하다. 그런 심란함은 자연을 차용하거나 정서적 상황에 머물게 한다.
다시 기회가 주어진다면 차라리 의지나 욕망 안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
ㅡ 「시인의 말」 중에서

 

시인이 뭘 답답해 하는지 알겠는데 그 문제는 오직 창작자 자신만이 풀 수 있어 나는 책이 끝나기까지 바라 보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이쯤에서 홍상수 감독 이야기를 하고 싶다. 홍상수 영화를 디지털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카메라워크도 컷을 잘게 쪼개는 최신 영화들의 경향과 달리 풀숏이나 클로즈업, 줌 인 아웃의 고전적인(?) 방식을 주로 쓴다. 저예산 조건의 문제보다 홍상수 감독의 독특한 스타일이 되었고 중요한 건 작품의 현장성으로 남지 영화가 낡아 보이지 않는다는 거다. 왜? <밤의 해변에서 혼자>(2017)를 보며 홍상수 감독의 돌발의 미학과 판타지 구성력이 여전히 건재함을 볼 수 있었다. 선배와 한가롭게 공원을 걷다가 다리 앞에서 갑자기 절을 하는 영희(김민희)의 행동은 우스꽝스러움과 쾌감을 동시에 준다. 박홍열 촬영감독이 연기한 무명의 남자 설정은 또 어떤가. 그는 영희가 등장하는 독일 함부르크와 강릉 바닷가에 계속 나타난다 ‘무명의 남자 설정‘은 참 상상력을 자극했는데(참고로 홍상수 감독은 데뷔작 때부터 검은 옷을 입은 의문의 남자를 종종 영화에 넣었다) 함부르크에서는 바닷가로 걸어가던 영희가 시야에서 사라지고 컷이 바뀌자 무명의 남자가 그녀를 들쳐 업고 그녀의 일행과 반대편으로 걸어간다. 납치를 하는 중인지 죽으려던 그녀를 구하게 된 상황인지 어떤 암시도 부연 설명도 없이 감독을 이야기를 끊어버린다. 강릉에서는 영희가 투숙한 호텔 룸에서 무명의 남자가 도무지 어울리지 않게 창문 닦이를 하고 있다ㅎ; ‘무명의 남자‘ 설정답게 모두 그를 투명 인간 취급하는데 불륜과 지질한 관계들의 일상성과 대조를 보이며 영화를 유니크하게 만든다. 또 놀랍고 아름다웠던 장면은 바다를 마주한 영희의 등을 수평으로 잡고 긴 테이크로 가던 클로즈업이었다. 영희의 앞모습을 분명 볼 수 없는데 밀려드는 겨울바다와 그녀의 등을 바라보며 우리는 분명 어떤 정서를 받아들게 된다.

 

 

 
감독과 여배우 간의 스캔들 때문에 왜 이 영화 속 여자 인물들이 다 -희자 돌림(영희, 준희, 도희...)인지 슬며시 이해하게 됐고, 홍상수 영화에서 왜 그녀들은 해변에서 그를 기다리는지도 어쩐지 이해할 것도 같지만, 내가 지금 홍상수 감독 영화 얘길 꺼낸 이유로 돌아가야겠다.

이미지 특히 자신만의 이미지를 창조하는 일은 어려운 일이다. 언어의 이미지성과 메시지성은 사진, TV, 영화 같은 영상 매체의 등극과 함께 그 지위를 많이 잃었다. 그럼에도 창조의 가능성은 사라지지 않았다는 걸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이 모든 것들이 내내  창작의 세계에서 공존하고 있다. 홍상수 감독의 당당함은 공감을 구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영감을 날세워 다루는 창작력을 잃지 않고 있어 그의 사생활과 별개로 그의 작품을 응원한다. 얼마 전에 홍상수 《그 후》(2017)가 개봉했는데 출판사 사장과 불륜;; 보기도 전에 공감부터 발동하지만 나는 언제나처럼 상상력 먼저 볼 것이다. 진부함을 낱낱이 쪼개 어떤 알갱이를 드러내는 작업을. 공감을 하게 될지 말지는 그 이후 일이다.

모두를, 모든 것을 칭찬할 수 없는 내 한계도 이해 부탁드린다. 

 

 

 

 

 

 

Yates - virt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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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17-07-25 23: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인포메이션과 백석시집 나란히는 뭔가 앙상블 아닌 것 같습니다. ^^ 인포메이션 한달이나 껴잡고 있었는데 통독 실패한 일인으로서 독후 감상 기대합니다. ^^

AgalmA 2017-07-26 00:55   좋아요 0 | URL
제 독서취향이 좀 중구난방틱하긴 하죠ㅎ;; 필 꽂히면 하룻밤에도 다 읽어 치우면서 어떤 건 몇 달을 가도 완결을 못 보기도 하고... 그래서 <인포메이션> 감상기가 언제 나올지 저도 잘 모르겠는데요ㅎ;;

2017-07-25 23: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AgalmA 2017-07-26 00:21   좋아요 1 | URL
더워서 하루에 한끼는 꼭 면 종류를 먹게 되는데 계속 먹자니 약간씩 변화를 주게 됩니다ㅎ; 향신료나 데코 조미료류 좋아해서 파슬리 가루나 후추, 치즈 가루도 엄청 좋아해요ㅋㅋ
요즘 어쩌다보니 음식 일기를 쓰고 있는 듯ㅎ;;

음... 낼 기대되네요^^ 더위는 안 기대ㅜㅜ

2017-07-25 23: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AgalmA 2017-07-26 00:33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저도 비빔면에 맥주 자주 먹는데 다들 비슷한가 봅니다^^ 반복적인 걸 워낙 싫어하는 성격이라 자주 먹는 음식은 이리저리 다르게 먹는 걸 좋아해요. 어쩔 땐 콩나물도 살짝 넣으면 쫄면처럼 맛있죠^^ 더워서 재료 공급을 소홀히 한 관계로 오늘은 방울 토마토로 조촐히 해서 먹었습니다. 반찬 이것저것 만드는 것도 아닌데 이 정도 신경도 안 쓰면 제 자신을 넘 박대하는 거 같아서 조금이나마 신경을 쓰려 합니다.

더운날 칭찬과 격려 얼음물 잔뜩 주고 가셔서 감사합니다^^)__)
건강 잘 챙기시길//

겨울호랑이 2017-07-26 00: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언어의 이미지성‘이라... 시대가 바뀌어 영상매체가 발달해도 언어만이 가지는 주관성의 세계는 대체불가라 생각됩니다... 로크가 말한 ‘표상적 실재론‘의 내용이 떠오르네요..^^:

AgalmA 2017-07-26 00:31   좋아요 1 | URL
그럼요^^ 여전히 세상의 많은 부분은 언어의 힘으로 굴러가고 있잖아요. 미래엔 언어를 어떤 식으로 대체할 것인지도 궁금한 점이죠.

2017-07-26 09: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AgalmA 2017-07-26 23:18   좋아요 0 | URL
홍상수 감독 다작 감독으로도 유명한데 너무 하신 거 아닙니까ㅎ 그래서 여인들도 많은 건가;;;;

2017-07-26 20: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7-26 23: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오징어덮밥은 누가 해도 맛있는 걸까. 졸깃졸깃한 맛을 더 배가시킬 떡을 넣어도 맛있었을 텐데! 아쉬워하며 우물우물..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는 서두부터 재밌다. 더글러스 아담스는 유럽을 히치하이커로 여행하고 있었는데 독일어를 모르는 채 인스부르크에 머무른다. 하루는 우연히 부딪힌 사람들이 모두 청각장애인이어서 세상의 기묘함에 패닉 상태에 빠진다. 그곳에 청각 장애자 총회가 열리고 있었다는 걸 알지 못했다면 미쳐 버려서 ˝카프카를 유명인사로 만들고 침을 흘리게 만들었던 그런 종류의 책들을 쓰면서 남은 생을 보냈을˝ 거라고 말한다. 안심한 그는 유럽을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를 가지고 들판에 누워 별을 보았다. 이 시작은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와도 닮았다. 아서 덴트가 자신의 집을 부수러 온 철거업자들을 막으려고 진흙탕에 누워 버리던 서막과.

잘 눕던 어떤 사람을 안다. 어떻게든 어딘가에 걸터앉으려고 기를 쓰는 친구도 안다. 그러다 낭패를 당하는 걸 웃으며 지켜보기도 했다. 작가들도 인물들 행동 양식에 대해 선호하는 취향이 있는데 코 후비기, 방귀 뀌기, 하품, 트림... 등은 진부할 정도다. 국기 게양대에 올라가거나(이기호) 나무 위에서 살고 결혼까지 하는 남작(칼비노) 정도면 괜찮지. 생각해 보면 사람은 관습에 길들여지고 얽매여 취하는 행동이 그리 다양하지 않다.

연상호  부산행》에서 인간과 비인간을 가르는 중요한 조건은 죽음이 아니라 소통 능력-언어와 감정였다. 좀비가 된 자들은 즉각 소통 능력을 잃는다. 좀비는 죽었다고도 살았다고도 볼 수 없는 미묘한 경계에 있다. 좀비에게 ‘자본주의 노예‘란 내포 의미도 있다는 걸 감안할 때 먹을 것(이익)에 달려드는 욕구(소비)만 있고 공유-공감할 줄 모르는 존재에게 우리는 사람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래서 공유가 주인공였나; 아재 개그....) 공유도 냉혈한에 가까운 이기주의자로 딸인 소녀의 비난을 듣지만 아이러니하게 좀비가 되어가는 과정에서 사람다움에 대해 깨닫게 된다. 결말에서 소녀가 언어를 승화한 노래를 부르는 장면으로 감독은 사람다움을 더욱 강조했다.
수많은 SF 소설들과 공포물과 범죄물은 상당수 소통 불가능(넓게는 이해 불가능)에 대해 말해 왔다. 나와 너 사이에도 이렇게 까마득한 우주인데 외계인과는 어떻게 소통할 수 있을까. 서로 지능이 뛰어나서 심해어와 친구되는 것보다는 쉬울까. 모를 일이다.

이 책 저 책 유랑하며, 노래를 부른 건 꽤 오래되었다. 사람다움에 대해 잊지 않으려 우리는 음악을 듣고 고전을 읽고 많은 것들을 생각하지만 나는 누구든 비인간적인 데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 저녁 어쩐지 우주적으로 오징어덮밥을 먹은 기분이다. 외계인도 오징어덮밥을 좋아하지 않을까. 서로 닮았다면 곤란하겠다.


 

 

 

 

 

 

 

 

 

 

 

두꺼운 책만 보면 이제 비교하는 병이...

 

 

 

 Alt-J - Arrival in Na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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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17-07-24 20: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안온해 보여 좋습니다. ^^

AgalmA 2017-07-24 22:16   좋아요 1 | URL
보기엔 안온해 보여도 오징어덮밥 해 먹자고 땀 흘리며 볶아댄 소동을 생각하면ㅎㅎ;;;

북다이제스터 2017-07-24 22:30   좋아요 1 | URL
우린 항상 배경은 무시하고 현상에만 집중하는 것 같습니다. ㅎ 저만 그런가요? ㅎ

ICE-9 2017-07-24 20: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오늘 김치볶음밥을 해 먹었는데 말이죠^^
‘은하수‘ 저도 정말 좋아합니다. 요즘도 가끔 꺼내 아무 곳이나 펼쳐 놓고 읽곤 해요. 역시 두께가 남다르네요^^

AgalmA 2017-07-24 22:19   좋아요 0 | URL
저는 엊그제 김치볶음밥 해먹었어요. 반찬 이것저것 해먹기 귀찮아서 하나로 해결될 수 있는 식단 선호합니다ㅎ 더워서 국이나 찌개는 엄두를 못 내겠어요ㅎ;;
할란 엘리슨 세트도 노리시는 헤르메스님이시니 은하수 안내서도 당연 팬이실 거라 생각했습니다^^
사놓고 두께 때문에 매번 완결로 다 읽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성공하길 제게 당부합니다ㅜㅜ;

2017-07-24 21: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AgalmA 2017-07-24 22:21   좋아요 1 | URL
유자에이드요.
자몽청을 만들까 싶은데 더워서 미루고 있어요. 병소독 하고 하려면 무진장 땀 나겠지 싶어서;;
저는 높은 층에 살아서 물난리 걱정은 없는데 더운 건 아래위가 없는 거 같아요ㅎ;;
님도 건강 잘 챙기시길/

에디터D 2017-07-24 21: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비숑글라스가 눈에 딱 들어오네요^^ 오징어 덮밥도 맛있어 보이고^^;; 소개해주신 책은 늘 휴가철만 되면 결심만 하고 읽지 못하는 책이라 뜨끔했습니다.ㅎ

AgalmA 2017-07-24 22:24   좋아요 0 | URL
비숑컵 생각보다 귀엽더라고요ㅎ 알라딘 하루키컵도 탐내다 품절돼서 책값 줄었어요ㅎㅎ;
우주~안내서 저 책 저도 완결을 계속 못 보고 있었어요^^ 채...책이 너무 더워 보여서 여름에 읽기 더 힘든 거 같기도요ㅋㅎ;;

보슬비 2017-07-25 18: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오징어 덮밥 넘 맛있어보여요. 먹고싶당~~~
히치하이커 저도 읽어야지하고 아직 읽지 못하고 있는데, 언제 읽을지는 모르겠어요. 영어책으로 사서 ㅠㅠ

AgalmA 2017-07-25 22:42   좋아요 0 | URL
맛난 음식사진 폭격은 보슬비님 전문이잖아요ㅎㅎ
정말 두꺼운 책이죠. 낱권으로 읽으면 진도도 빠를텐데 보관 쉬우려고 합본 사서 되려 더 못 읽고 있는 것도 같아요. 보슬비님은 영어책이라니 더 ㅎㄷㄷ;;

2017-07-25 18: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7-25 22: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7-25 22: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7-25 22: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나와같다면 2017-07-25 19: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요즘 읽고있는 배철현 <인간의 위대한 여정> 에서도 인간 생존의 비밀은 이타적 유전자라고 말합니다

배려하는 인간. 공감하는 인간

AgalmA 2017-07-25 22:45   좋아요 1 | URL
이타성에 대해 요즘 많은 사람들이 주목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기주의로는 막다른 길밖에 없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