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사이즈 알라딘 보틀 갖고 싶어서 최규석 《100℃》 특별판을 살까 하다가 중고책으로 살 기회를 번번이 놓쳤던 헤로도토스 《역사》를 적립금 재산 털어 샀다. 1000페이지 짜리 책 감옥을 주문하고 나 떨고 있다;  


박준 첫 시집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을 먹었다》 100자 평에서 나는 이렇게 말했지.

˝경계의 불길들 속에서 생환한 증언. 그 흔적들을 스스로 다 털어내고 난 이후 당신의 시는?˝
 

다음 시집을 한참 기다렸는데 안 나와서 박준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 산문집에서 나는 어떤 확인을 하고 싶었다. 흥미롭게도 이 산문집 제목은 첫 시집 정서와 닿아 있다. 읽으면 달라진 게 보일 거라고 말해줘. 안 달라졌어도 내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겠지만. 일단 굿즈 많이 받게 해줘서 고마워요ㅎㄱㅎ;

모종의 책임감;; 때문에 알라딘 티셔츠도 샀고ㅎ 갖고 싶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파란 우산 겟~ 이 우산 갖고 싶어서 《닥치는 대로 끌리는 대로 오직 재미있게 이동진 독서법》을 안 사고 박준 산문집을 산-,.-;;; 그래요, 저 이런 사람입니다)))
굿즈 값만 만 원이 넘어가다니ㅜㅋㅜ;; 이 돈으로 책을 한 권 더 샀어야지 나를 혼내....기는 이미 늦었다. 내 바가지는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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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17-06-29 20:4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티셔츠 아직 주문 안 하셨어요? 도덕적 책임감 느끼셔야 합니다. ㅋㅋ 전 아갈마님 디자인이 더 좋아 구매 포기합니다. ㅠ
<역사> 리뷰 기대합니다. 읽고 싶지만 엄두 나지 않아 아갈마님 리뷰로 대신 경험 하려구요. ^^

AgalmA 2017-06-29 21:00   좋아요 1 | URL
티셔츠 디자인은 정말ㅜㅜ 디자인 실력 뛰어난 알라딘이 이럴 줄 몰랐어요. 흑흑))
역사 덕후이신 북다이제스터님이 저보다 더 <역사>를 읽으셔야 하는 거 아님까ㅎ! 정리도 저보다 더 잘 하실텐데. 러셀 <서양철학사>도 읽으신 분이 약한 모습! 안 믿습니다. 안 믿어요. ((도리도리))

북다이제스터 2017-06-29 21:38   좋아요 1 | URL
러셀의 <서양 철학사>가 정말 훌륭한 책 맞고요. 완독은 했지만, 이해는 20%일지도 모릅니다. 책은 상황과 인연, 타이밍과 덕분에 읽게 되는 거 같습니다. 이유가 뭐든 읽게 되어 감사하고 고마울 따름입니다.

2017-06-29 20: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책읽는나무 2017-06-29 22: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얼마전에 굿즈 몇 개 구입해서 알뜰살뜰 잘 쓰고 있네요^^
앨리스 우산 오늘 드뎌 첫개시를 했구요.(그동안 계속 비가 안와서ㅜ)
오늘 셜록 도시락통도 아이편으로 사용했구요.고민정 부대변인 산문집 사니까 딸려온 ‘당신이라는 바람이 내게 불었다 (맞나?)‘문구 새겨진 보틀병 내내 물 넣고 다님서 마시고 있네요.
아~~유시민작가 싸인 스텐리스컵을 아직 사용못했군요ㅋㅋ
어젠 드뎌 김애란작가의 신간이랑 여름달력이 왔었는데 내내 이뻐!!이뻐!!그러고 있어요.
오늘 굿즈랑 여름달력 자랑하고 싶어 페이퍼 쓰려다가 겨우 참았네요.^^
알라딘 굿즈는 사랑이에요ㅋㅋ

AgalmA 2017-06-29 23:45   좋아요 0 | URL
억ㅋ 역시 알라딘 굿즈 살림꾼들이 곳곳에ㅋ
앨리스 우산 두 개 다 가져서 좋아요ㅋ
스텐리스컵도 갖고 싶은 품목인데 유아, IT/자기계발쪽에만 풀려서 저는 사고 싶어도 살 수가 없어요ㅋ
유시민 작가 사인 스텐컵이면 자랑 좀 하셔도 되는 거 아님까ㅎ 저는 그런 자랑 신나게 볼 수 있는데요ㅎㅎ

신지 2017-06-30 0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우산이 필요해서 주문한 겁니다. 네, 필요해서 주문한 겁니다.
그게 맞아요... 그때 마침 우산이 정말 필요했기 때문에......ㅠ

AgalmA 2017-06-30 04:00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신지님^^ 난처해 하시니 더 웃기잖아요ㅎ 우산이 필요할 때 책을 사니 우산을 받는 행운을 누리시다니 축하해 드릴께요~ 셜록 우산으로 고르셨나요^^?
 

 

 

《퍼시픽 림》 후유증. 그 로봇들은 21세기 다비드 상 같았다.
인간이 왜 로봇과 합체되려고 하는지 이해된다. 힘과 경이의 집합체. 로봇에게 낯섦보다 친밀을 느끼는 인류가 점점 더 많아지겠지.
의식과 로봇이 합체되는 스토리를 더 잘 짰으면 좋았을걸. 멋진 거 보여 주기도 바쁘긴 하겠으나ㅎ;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이면 더 그럴 만 하지ㅎㅎ 아카데미 각본상도 받은 감독이 이렇게 스트레이트로만 갈 줄이야. 우헹)) 

로봇 더 잘 그리고 싶다! 스케치가 더 나아 보이다니 애써 매직질 한 보람이 없네_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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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17-06-29 05:5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

dys1211 2017-06-29 06: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syo 2017-06-29 06: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

겨울호랑이 2017-06-29 07: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 멋지네요! 어렸을 적 동경했던 거대로봇을 다시 보게 되어 반갑습니다.

AgalmA 2017-06-29 20:10   좋아요 1 | URL
위에 와~와* 와! 연결들을 재밌게 바라보고 있었는데 겨울호랑이님도 장단&장난 맞춰 주셨어야죠ㅎ!
안그래도 인물을 더 작게 그렸어야 거대로봇이 되었을텐데 언제나처럼 다 그리고 나서 아쉬움이ㅎ;
겨울호랑이님 서재에서 장난감 로봇 본 기억나네요^^

겨울호랑이 2017-06-29 20:06   좋아요 1 | URL
ㅋㅋ 제가 장단을 못 맞춰서요.. 엇박자의 대가가 되어 놓아서 그렇습니다.ㅋㅋ

2017-06-29 07: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AgalmA 2017-06-29 19:57   좋아요 1 | URL
지금도 여러 장기를 대체하고 있으니 뇌를 옮기는 기술까지 터득되면 대단하겠죠^^
저도 와...에서 빵ㅋ
다음엔 좀 더 잘 그려 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픈 장면이 많은데 다 좇아가자니 힘드네요^^;;

만화애니비평 2017-06-29 08: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건 소년의 로망인데..우와 멋집니다

AgalmA 2017-06-29 19:58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로봇 매력에 왜 빠지게 되는지 급이해하게 되었습니다.

cyrus 2017-06-29 13: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색칠한 로봇이 멋있어 보이는데요. ^^

AgalmA 2017-06-29 19:59   좋아요 0 | URL
그 말이 힘이 되네요ㅎ
저는 깔끔한 결과물보다 변화거리가 많은 그림을 더 좋아하는 거 같아요^^

2017-07-02 1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봇 그림도 그리시는군요(@_@)
예전에 나가이고의 코믹스 중에서 국내에는 아이반호로 소개된 만화책이 있었는데요. 이게 퍼시픽림의 로봇을 움직이는 메카니즘과 비슷했어요. 다만, 이쪽은 열혈 로봇 격투물이었지요~

AgalmA 2017-07-03 17:39   좋아요 0 | URL
트랜스포머 때는 약간 신기하다 정도였고 퍼시픽림은 인간과 합체되는 부분 때문에 그런가 끌리더군요. 에반게리온 때도 그냥 그랬는데ㅎ;
 

 

 

 

 

 

 

 

 

 

 

 

 



움베르토 에코, 폴 오스터, 베르나르 베르베르, 파크리트 쥔스킨트에도 주력하고 계시지만 열린책들 양대 산맥은 뭐니뭐니 해도 프로이트 전집과 도스토예프스키 전집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출판사에 비해 e-book에도 신경쓰는 게 보여 고맙고요. 두 전집은 맘에 드는 e-book 리더기 갖추면 꼭 살 겁니다! 그런데 세계문학전집 e-book을 독자가 고를 수 있는 구성도 좀 만들어 주시길^ㅁ^;;

 

 

그 밖에도 열린책들에게 개인적으로 감사할 만한 책은 찰스 부코스키 시리즈, 미셸 우엘벡 《소립자》(이거 읽고 머리 지진남), 너무도 아름답게 만들어준 세르반테스 《돈키호테》, 밀로라드 파비치 《하자르 사전》, 루이스 세풀베다 《연애소설을 읽는 노인》, 헤르만 블로흐 《몽유병자들》, 카렐 차페크 《도룡뇽과의 전쟁》, 로베르토 볼라뇨 책 등이 있습니다.

 

 

 

 

 

 

 

 

 

 

 

 

 

 

 

 

 

 

 

 

 

 

 

 

 

 

 

 

 

 

 

 

 

 

 

 

 

 

 

 

 

 

 

전집을 꽂아 놨을 때 제게 제일 예쁜 건 열린책들입니다. 2017 서울국제도서전 갔을 때도 열린책들 부스 가서 감탄하며 한참 바라 봤지요^^ 앞으로도 좋은 책 많이 내주시길/

그런데 제가 이달 초에 열린책들 몇 권 사고 나니 이런 이벤트 하시면 어쩝니까ㅜ^ㅜ...

 

 

 

 

 

▒  http://www.aladin.co.kr/events/wevent.aspx?EventId=164442&start=pban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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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17-06-28 17: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AgalmA님의 이벤트 글은 리뷰나 페이퍼 때와는 매우 달라져 읽는 재미가 있네요 ㅋㅋ 당신의 꿈을 응원합니다^^:

AgalmA 2017-06-28 17:21   좋아요 2 | URL
좀 징징대지요ㅎㅎ;

[그장소] 2017-06-28 17: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 근데 하드 커버 표면을 최대한 손때 안 묻히고 보려고 애쓰다보니 손에 경련이 일어요 . ㅎㅎㅎ 땀이 베이거나 아무래도 조금은 흔적이 남더라고요 . 왜 민음사 세계문학은 슥 닦아내면 되잖아요 . ^^

AgalmA 2017-06-28 18:31   좋아요 1 | URL
유광 처리가 아니라 그렇긴 하죠^^; 열린책은 겉커버 벗기고 알록달록 원색의 천커버 상태로 읽어도 좋죠^^ 때묻히면 천불이 나지만ㅋ 이 많은 책 신주단지 모시듯 읽으려면 노이로제 상태 아니겠어요? 정신 건강을 위해 놓을 건 대충 놓고ㅎㅎ....

[그장소] 2017-06-28 18:00   좋아요 2 | URL
아아~ 딱 그렇다는 ~ 천커버가 어쩐지 전 더 예쁘거든요 . 그래서 흔적 남는게 싫더라고요 . 겉커버있음 불편하고 . ㅎㅎㅎ 그런데 페브릭커버 하나 있어서 써보다가 에잇 관뒀음요! 사이즈가 대략 안맞아서 .. 그러게 뭐하자고 고이고이 모시나 몰라요 . 어차피 혼자 보는데 !

cyrus 2017-06-28 17: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작년에 열린책들 초대전 이벤트 응모 이후로 열린책들 출판사 책을 샀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 없는 것 같기도 해요.. ㅎㅎㅎ 주말에 한 번 확인해봐야겠어요. ^^

AgalmA 2017-06-28 18:30   좋아요 1 | URL
열린책들 이벤트 종종 해서 기다리다가 도선생 책이 마구 읽고 싶어져 이달초에 지른 거 후회요ㅋㅋ;; cyrus님한텐 셜록 쿠키 트레이와 팅커 테일 솔저 스파이 usb가 필요할 거 같은데요ㅎㅎ

cyrus 2017-06-29 13:46   좋아요 0 | URL
돈을 조금 더 내서 최고 용량의 USB을 살지, 아니면 USB을 받기 위해 책을 살지 고민중입니다.. ㅎㅎㅎ

cyrus 2017-07-01 15:45   좋아요 0 | URL
제가 깜빡 잊고 있었어요. 오늘 집에 책장을 살펴봤는데요, 출판사 초대전 이벤트를 응모한 이후에 산 열린책들 출판사의 책이 더 있었습니다. ^^;;

AgalmA 2017-07-02 03:12   좋아요 0 | URL
책을 많이 사다보니 깜빡깜빡 하죠ㅎ; 저는 열린책 이벤트와 이래저래 인연이 안 닿는 듯. 결국 못 샀어요ㅎ;
 

 줄리언 반스 《시대의 소음》 p22


"운명"이 아니라 화자의 서술이 거창하거나 거만하지 않나 생각했다. 그러나 "전혀 손쓸 수 없는", 그래서라고 말했을 때 고개를 끄덕이며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면 이 단어 외에 뭘 쓸 수 있나.
'드미트리 드미트리예비치'는 쇼스타코비치 자신의 뜻도, 그의 부모 뜻도 아닌 한 신부의 평범한 뜻에 따라 지어졌다. 소설에서 그는 "이름이 뭐가 중요한가?"라고 말했다. 한평생 같이 할, 죽고 나서도 나 대신 떠돌 이름보다 더 중요한 건 뭔가.
누군가는 "운명"이라 글을 썼고 누군가는 음악을 만들었고 모두 죽어갔다.
괜스레 서럽고 억울했는데 내 맘처럼 소낙비가 내렸고 잠이 쏟아졌고 새들이 웃었다.
뭐가 그리 중요한가.


 

 

티는 내지 않았지만, 정은은 늘 남자들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었다. 아직 그들은 희망의 끝을 놓지 않고 있다. 그러는 한 도덕은 지켜질 것이다.”

김영하 오직 두 사람, 신의 장난

 

 

희망의 끝을 놓지 않는다면 도덕이 지켜질 거라는 건 당위이자 진실로 받아들여지기 쉽다. 그 말은 그저 믿음이자 약속이다. 희망불안이라는 그림자를 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희망이 부패하지 않을 때 도덕도 지켜지지 않겠나.

 

사람들은 개츠비의 집에서 그가 부패한지 알아내려 했지만 그는 우리 앞에 서서 부패할 수 없는 꿈을 숨기고 있었다.”

바즈 루어만 영화위대한 개츠비》대사

 

 

나는 거기 앉아 오랜 미지의 세계에 대한 생각에 잠기면서, 개츠비가 데이지의 부두 끝에서 처음으로 녹색 불빛을 찾아냈을 때의 그의 경이에 대해상상했다. 그는 이 푸른 잔디밭을 향해 머나먼 길을 걸어왔다. 그의 꿈은 너무 가까워 보인 나머지 그것을 붙잡는 데 실패할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을 것이다. 그는 그 꿈이 이미 그의 뒤에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도시 저쪽의 광막하게 어두운 어떤 곳, 공화국의 어두운 벌판이 밤 밑으로 끝없이 이어진 그런 곳으로 흘러가버렸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개츠비는 그 초록 불빛을, 해가 갈수록 우리들 앞에서 점점 멀어지는, 진탕 마시고 떠드는 주신제 같은 미래를 믿고 있었다. 그것은 그때 우리 손에서 스르륵 빠져나가버렸다. 그러나 그건 문제가 안 된다ㅡ내일은 더 빨리 뛸 것이고, 더 멀리 팔을 뻗칠 것이다…… 그러다 보면 어느 맑은 아침에

그러므로 우리는 흐름을 거스르는 배처럼 끊임없이 과거로 밀려나면서도 앞으로 앞으로 계속 나아가는 것이다.

 

F. 스콧 피츠제럴드 위대한 개츠비(동서문화사 판)

 

 

개츠비의 녹색 불빛. 희망에 대해 다시 생각해본다. 희망의 목표가 처음부터 잘못된 것이라면. 믿음이자 약속일뿐이라는 데 나는 오래 멈춰 서 있다. 사람은 아름다운 셔츠 같은 희망을 끝없이 좇아 나아간다. 얼마나 많은 걸 믿어야 가능한 일인지. 끝이 안 보이기에 계속할 수 있는 일일까 아니면 끝이 있다고 생각하기에 가능한 일일까. 희망도 삶도

 

F. 스콧 피츠제럴드 《위대한 개츠비》를 번역하기도 했던 김영하 작가는 1920년 대에 '녹색 불빛'을 보려 한 피츠제럴드와 다르다. "이제 우리는 알게 되었습니다. 완벽한 회복이 불가능한 일이 인생에는 엄존한다는 것, 그런 일을 겪은 이들에게는 남은 옵션이 없다는 것, 오직 '그 이후'를 견뎌내는 일만이 가능하다는 것을."
'믿는다'와 '견딘다'를 저울에 올려본다. 현실 속에서도 상상 속에서도 볼 수 없다. 각자 예측만 할 뿐이다.

 

 

Gotye - Hearts A M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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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17-06-29 20: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이렇게 표현하고 싶습니다. ‘희망 고문‘....

AgalmA 2017-06-29 20:28   좋아요 1 | URL
동의^^
 
독재에서 민주주의로
진 샤프 지음, 백지은 옮김 / 현실문화 / 2015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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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욕망과 자유의지, 권력 비리가 맞물려 흥미진진하게 펼쳐졌던 드라마 밀회2014년에 제작되었다. 뒤돌아보면 특별한 비의(非意)가 많았다. 권력층에게 역술과 투자 자문을 하는 백 선생이란 자는 재능 없는 딸을 예술 학교에 입시비리로 집어넣는데, 그 딸 이름이 2016년 한국을 떠들썩하게 한 정유라다. 실기시험을 보기 위해 시험장에 온 정유라가 호명된 후 불리는 126번의 이름은 더 놀랍게도 최태민!이다.

 

 

밀회 각본을 썼던 정성주 작가는 이 모든 게 우연의 일치라고 말했다. http://www.huffingtonpost.kr/2016/10/27/story_n_12667464.html

정유라 이대 입학이 2015년이라 정황상 작가가 사실을 바탕으로 의도적으로 썼다고 볼 수 없다. 한국에서는 흔한 일이지만 이름까지 이렇게 딱딱 들어맞다니 작가의 예언력만 더 높아짐↑

1995년 방영되어 20년이 넘도록 회자되는 명품 드라마 모래시계가 광주 민주 항쟁을 처음 담았듯이 밀회》가 정의(正義)의 의도를 담았다면 진 샤프가 제시한 비폭력 행동의 198가지 방법에 해당한다고 말할 수 있겠다. 드라마를 좋아했던 박근혜는 저 장면들을 다 봤을까.
2017년 한국은 촛불집회로 대표되는 비폭력 저항으로 새로운 민주 사회의 포문을 열었다. 진 샤프는 독재 정권이 되풀이되지 않으려면 비폭력 투쟁의 승리 이후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의 독재에서 민주주의로》를 읽으며 지난 정치에 대한 답답함과 앞으로의 불안을 점검해 볼 수 있었다
  
샤프 독재에서 민주주의로는 우여곡절이 많은 책이다. 이 책은 원래 버마 민주화 세력의 요청으로 저술했다. 그러나 독재적 정부를 견제할 필요를 느끼는 각국의 운동가들에 의해 28개 번역본으로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그는 ‘CIA의 제안을 거부한 대가로 여러 제단들에게 기금을 지원받지 못한 채, 지하 방 연구소에서 세계 혁명 운동 사례들을 수집하고 연구하면서 이 책의 이론을 만들었다. 2005년까지도 이 책을 소지했다는 이유만으로 어떤 이는 징역 7년을 선고받기도 했고, 또 다른 이는 진 샤프가 제시한 방법을 사용했다는 이유로 기소되기도 했다.

 

폭군은 우리가 저항할 힘이 부족한 만큼만 고통을 가한다.”_크리슈날랄 슈리다라니


정치권력은 협조와 복종과 지원을 통해 역량(권위, 인적자원, 기술과 지식, 무형의 요소들, 물적 자원 제재)을 확대해 나간다. 정부 권력이 통제 정도를 결정하는 세 요소는 다음과 같다. “첫째, 정부 권력을 견제하고자 하는 대중의 상대적인 욕구, 둘째, 피통치자 조직과 단체들이 정부로부터 권력의 원천을 집단적으로 철회할 수 있는 상대적인 , 마지막으로, 정부에 대한 동의와 지지를 보류할 수 있는 대중의 상대적인 능력.
막강한 권력을 가진 독재 정권과의 갈등 상황에서 쿠데타, 선거, 외부의 구원자, 협상은 일시적이거나 효과적이지 않다. 성공은 가장 적절하고 강력한 저항 방법을 현명하게 사용하는 것에 따라 결정된다

 

저항하는 민중을 다시 복종하고 지배받는 상태로 돌려놓는 것은 영원히 불가능하다”_19세기 영국 법학자 존 오스틴


폭력적인 방식이 중앙집권화를 초래하는 것과 반대로 비폭력 저항과 투쟁은 독재 정권을 무너뜨리는 것뿐만 아니라 여러 방면에서 정치적·사회적 민주화 효과도 끌어낸다. 이 복잡한 사회적 행동 기술은 전략적 계획이 필요하다. 진 샤프의 다음 지적에서 대부분 자신의 순진함과 안일함에 뜨끔할 것이다.

 

“어떤 개인이나 집단은 광범위하고 장기적인 해방 운동에 계획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지 못합니다. 그들은 순진하게도 그들의 목표를 열심히 오랫동안 주장하기만 하면 언젠가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확신을 가지고 생각합니다. 또 어떤 사람들은 살아남아 원칙과 이념에 따라 살아가며 어려운 상황을 목격하는 것이 그들이 할 수 있는 전부라고 생각합니다. 인도주의적 목표를 고양하고 이상에 충실한 것은 충분히 훌륭한 일이지만 독재정권을 무너뜨리고 자유를 쟁취하는 데는 조금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어떤 민주화 운동이 독재정권을 무너뜨리기 위한 종합적인 전략을 세우지 못하는 대신 당면한 문제에만 집중하는 것에는 또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내부적으로 자신들의 힘으로 독재정권을 무너뜨릴 수 있다고 진정으로 믿지 않기 때문입니다. (중략) 독재자는 이 군사력과 경찰력으로 원하는 것을 무엇이든지 이룰 수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들은 비록 희망을 잃었지만 강직함을 지키기 위해 그리고 어쩌면 역사에 부끄럽지 않기 위해 독재정권에 저항합니다. 그들 스스로는 이것을 인정하지 않고 어쩌면 의식조차 못할지도 모르지만, 그들은 자신의 행동이 무력하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그들에게 장기적인 종합적 전략을 세우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폭력, 자기중심적 접근, 반짝하는 기발한 발상, 형편없이 계획된 행동들의 두서없는 조합은 독재정권과 지배력과 권력을 키우는 데 도움을 줄 뿐이다. 진 샤프는 민주화 세력이 大전략, 전략, 전술, 방법을 세밀하게 구상하고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전략에 신경 쓴다면 독재정권의 대응과 탄압 특히 폭력을 행사하는 시점을 가늠하는 역량을 키우고, 독재자의 군인 및 공무원을 포섭하는 등의 여러 방법, 독재정권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최소한 중립으로 바뀌도록 유도할 수 있다.
 
독재 정권에 대항한 비폭력 저항의 역사는 깊다. 진 샤프에 따르면 귀족에게 협조하지 않기로 결정한 기원전 494까지 거슬러올라간다. 특정 지역에 국한되지도 않았다. “유럽뿐만 아니라 아시아와 아프리카, 아메리카와 오스트레일리아, 태평양 군도 전역까지 여러 시대에 걸쳐 사용해왔다. 그는 과거에 일어났던 즉흥적으로 조직된 정치적 저항운동이 파업이나 대규모 시위 같은 한두 가지 방법에만 의존한 공통적인 실수를 강하게 지적했다. 군사력을 장악하는 독재 정권에 폭력 투쟁으로 맞서는 것은 현명한 전략 전술이 아니다. 그는 비폭력 투쟁이 군사적 수단과 달리 쟁점이 되는 사안에 직접 초점을 맞출 수 있고 정치적 저항은 권력의 원천을 단절시키는 데 특히 적합하다고 말하며 독재 정권의 약점과 다양한 방법을 제시했다.


 

 

“방법은 크게 세 가지, 즉 항의와 설득, 비협조, 개입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항의와 설득은 대개 상징적인 시위인데, 행진, 가두시위, 철야농성을 포함하여 54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비협조는 다시 다음과 같은 세 가지 범주로 나뉩니다. 사회적 비협조 16가지, 보이콧 26가지와 파업 23가지를 포함하는 경제적 비협조, 그리고 정치적 비협조 38가지가 그것입니다. 마지막 범주인 개입은 심리적·물리적·사회적·경제적·정치적 방법을 사용하며, 이러한 방법에는 단식, 비폭력 점거, 대안 정부 수립을 포함해서 모두 41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이들 198가지 방법의 목록은 이 책에 부록으로 실려 있습니다.”


진 샤프가 주목한 변화를 가져오는 작동 방식은 네 가지. 내부의 전향(거의 일어나지 않거나 무의미할 때가 많다), 조정(ex 파업), “대중적인 비협조와 저항이 사회적·정치적 상황과 특히 권력관계를 변화시킴으로써 정부와 사회의 경제적·사회적·정치적 과정에 대한 독재자의 지배력을 빼앗”는 비폭력 강제, 저항세력의 주체성과 비협조, 저항이 너무 강력해 촉발되는 정권의 붕괴 등이다. 여기서 눈여겨볼 것은 2016-2017년 한국의 비폭력 저항의 열쇠였던 최순실 게이트에서 내부 고발-전향이 중요했다는 점이다. 그리고 알다시피 조정, 비폭력 강제, 붕괴 등이 연달아 조성되었다.
 
진 샤프는 ‘1970년대와 1980년대의 폴란드 저항운동이 사회의 기능과 조직을 재탈환한 좋은 예라고 말하며, 독재정권의 와해 후 지속 가능한 민주주의의 토대를 위한 예방책으로 쿠데타 세력의 봉쇄, 헌법 제정, 민주적 안보 정책을 제시했다.
 
비폭력 투쟁의 경험은 민주주의와 시민의 자유, 소수자의 권리, 지역, , 지방정부와 비정부 조직의 특권을 지키기 위한 방법을 제시할 거라는 진 샤프의 진단이 한국의 미래를 조금 긍정적으로 보게 한다. 그러나 내 탄생과 삶이 공짜가 아니었듯이 이 자유도 공짜가 아니란 걸 안다. 역사를 예측 불가능한 것이라고 보든 예측 가능한 것이라고 보든 이 저항은 언제나 확장되어야 할 일이다. 그렇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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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26 10:0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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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lmA 2017-06-27 13:59   좋아요 1 | URL
진 샤프 이 책을 핵심적으로 말하는 문장을 노 대통령이 말씀하셨죠.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 자본적 독재에 대항해서도 결국 이 힘이 가장 중요한 무기입니다. 결국은 안될 거 같다거나 혼자만의 확신과 이념, 의심 그런 게 이 저항에 가장 걸림돌이죠.

2017-06-27 22: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6-28 00: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6-28 21:2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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