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은 인간의 본성에 맞지 않다. 하면 피곤해지는 게 그 증거다.” 미셸 투르니에
 
그래서 알쓸신잡은 떠난다! 어디로? 경주로!


기차 토크
영하: 경주는 500년이 지나도 가장 안 변할 것 같은 도시.
    
ㅡ경주가 뜬 이유는?
시민: (정치적 관점) 권력층이 경상도 사람들이었다. 경상도 중 애국심을 강조하는 화랑정신이 있는 경주가 국가 이념을 고취하기 좋으니 띄운 것이다.
영하: (생활적 관점) 경부선 등 교통권이 편리하고, 유적지 밀집 지역이라 이동의 편의성으로 몰렸을 것이다. 80~90년대 수학여행의 성지~

 

 

이 날은 6.10 민주 항쟁 30주년 날이었다. 6.10 민주 항쟁 기념하는 곡인 김광석 광야에서얘기를 하다가 음악 얘기로. 김광석 콘서트에서 반주도 했다는 희열의 자부심 폭발(건들건들)오래간만에 그가 잘 아는 주제 나와서 신남ㅋㅋ
시민: 김광석이 오랫동안 인기 있는 이유는 뭘까?
희열: 목소리. 세대에 길이길이 남는 가수들은 다 목소리 때문이었다. 전인권, 김현식, 패티 김, 이미자 등등. 80년대에는 방송사 PD들이 가창 심의도 했다. 유재하가 가창력 미달로 방송 정지를 받기도 했다고. PD의 노력으로 재심을 겨우 통과.
시민: 대학가요제 2회에 나와 그때 그 사람」을 부른 심수봉의 충격을 술회.
음악 얘기에서 작가 얘기로.
희열: 밴드가 가난하다는 인식이 뮤지션을 더 어렵게 만든다. 작가가 가난하다는 인식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잘 나가는 두 작가(시민, 영하)에게 물어봄ㅎㅎ;
영하: 잘 나가든 못 나가든 작가는 인세 10%를 받는데 잘 나가는 몇 명의 작가들로부터 번 돈으로 수백 명의 신인 저자들에게 투자하는 구조. 신인작가의 많은 등용, 롤모델이 되는 작가들이 잘 살아가는 모습을 보이는 게 필요.
재승: 전국의 공공 도서관이 신간을 잘 사줘도 최소 부수 판매를 도와줄 것이다.
영하: 도서관은 사회적 안전망이다.


이런저런 얘기 끝에 유희열이 꽃보다 할배 이서진 역’(시민 왈)으로 숙박 시설을 물색하는 간접 광고를 보여주다
점심 메뉴 얘기도 등장하고 일관되게 독특한 메뉴를 제시하는 영하의 선택은?
영하: 경주하면 피자죠통영에서 짬뽕과 이탈리안 피자, 강릉에서 수입산 스테이크를 드시는 분 답죠잉ㅋㅋ
 
 
점심 토크

 점심은 모자반 해장국으로~

 

 

교익: 식당 구조가 조선에서부터 이어져 온 구조라고. 신윤복 <주사거배>, 김홍도 <주막> 그림에서 볼 수 있듯이 주모가 바로바로 음식을 내어오기 쉽게 일직선으로 마련되어 있다. 토렴(국밥에 뜨거운 국물을 부었다 따랐다 하여 덥히며 재료의 식감유지하면서 먹기 좋은 온도로 데워내는 과정)을 거치는 조선식 패스트푸드.
메밀묵이 들어간 모자반 해장국을 먹으며 시민: ~ 모자반 향이 국물 맛을 지배하는구먼.
영하: 권력은 공백을 허용하지 않잖아요.(알쓸신잡 1회에서 시민이 했던 명언 리메이크. 역시 작가라 정확히 쓸 데를 알아ㅎㅎ)
교익의 인문학 시간~: 왜 우리는 먹으면서 다른 음식 얘기를 할까. 그의 이론 쾌락 더하기 방법’ 다른 음식을 이야기하면서 음식으로 얻는 쾌락을 머릿속에도 만드는 것.
재승: 아랑곳없이 묵묵찹찹~ㅎ

영하: 불가의 말 그릇을 보고 비우라를 인용하며 현재에 만족할 줄 알아야 한다.
 
점심 이후 스케줄 표
시민: 국립박물관, 대릉원, 문무대왕릉
영하: 오릉과 서출지, 삼릉숲(천년 소나무 숲. 배병우 사진작가의 사진으로도 유명)
재승 & 희열: 게으르게 놀기 궁리. 무덤 옆에서 데이트하는 연인들에게 지금 남의 무덤 앞에서 뭐 하는 짓이냐고인터뷰를 해보자

 
    
저녁 토크

메뉴는 경주 한정식


영하가 쏜 문어와 교익이 가져온 경주 전통주 교동법주도 등장
교동법주
교익: 유교 집안엔 제사가 잦다 보니 집집마다 술 만드는 비법을 가지게 된 것.
교동법주는 12400년간 인근에서 최고 부자였던 최부자 댁의 전통주. 최부자 고택은 스웨덴 국왕도 머물렀다고~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행한 부자이기도 했다.

 


문어

교익: 문어는 한자 이 들어간다. 문어를 먹으면 머릿속에 먹물이 들어갈 것이라는 비유로 문어라 이름 지은 것이라 추측한다. 머리가 영특해서 서양에서는 문어 괴물까지 만들었지 않나.
(머리에 좋다고 먹물 한창 인기가 있기도 했지. 먹물 새우깡, 먹물 파스타....)
재승: 문어는 실제로 동물 중 신경 세포가 제일 커서 지능이 뛰어나다.
희열: 월드컵 승률 맞추는 문어도 있잖아요!

 
    
ㅡ경주의 여러 가지
 
▽ 박물관
영하의 박물관 관람 조언: 박물관 그냥 보면 재미없잖나. 내 방에 걸 걸 생각하면서 관람하면 재밌다. 그리고 그가 멈춰 선 곳은 금관 ㅋㅋㅋ
시민: 신라에 금이 왜 그렇게 많았는지 못 밝혔다고. 무역으로 획득한 거라고 추측.
교익: 신라가 실크로드 종점
희열: 신라가 당시 4대 국제도시. 신라에 로만 스타일 유리컵이 있을 정도.
    
처용
시민: 오만 문화부 장관이 한국과 외교한 지 1200년 됐다고 까무잡잡한 외국인처럼 생긴 처용은 오만 사람일 것이라고ㅋ 오만에 신라라는 이름의 섬이 있어 더욱 신빙성
영하: 오만은 당시 무역의 중요한 거점이므로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동조최근 한국 문화가 뜨며 한국의 유명 인물이 자기 나라 사람이라고 하는 경우가 많다고. 오키나와 사람은 이곳이 율도국이며 홍길동은 오키나와 사람이라고.

 
에밀레종(성덕 대왕 신종)
종 주조에 아이를 넣었다는 건 사실일까?
재승: 사람 뼈 성분인 인이 에밀레종에 많아서 그런 의심을 한 거라고 들은 거 같다.
오늘 활발한 영하 팩트 체크~: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인은 발견되지 않았다. 그러나 월성 발굴 조사에서 경주 성벽에 아이 시신이 발견되어 다시 인신공양설을 의심하게 된다.
인신공양, 동물공양 등이 사라지게 된 것은 이야기를 통해 인류의 공감 능력이 높아져서 이지 않을까.
(유발 하라리 사피엔스가 생각나는 발언이지요?)

 

시민: 어려서 경주 살았을 때 들었던 에밀레 종소리와 지금 종소리가 다르다.

(오~ 에밀레 종소리를 멀리서 실제 들으면 어떤 기분일까. 프루스트 빙의될 거 같음!-0-)
제작진 팩트 체크~: 2003년 10월 3일 개천절 마지막 타종. 밤 12시 종 가까이에서 녹음한 소리.
재승 팩트 체크~: 맥놀이 현상이라고 있는데 음역대 차이로 인해 더 멀리 다양한 음들이 퍼지게 되어 풍부한 소리를 듣게 되는 것.


    
(주인이 확인된 무덤은 릉, 주인이 확인되지 않는 무덤은 총)
시민: 대릉원이 원래 지명으로 있는 게 아니고 천마총이 발굴되고 입장료를 받다 보니 대릉원 주위로 담장을 치고 지금처럼 조성하게 된 것. 우리글을 쓰려고 노력한 천마총 안내 글에 합격점을 줌! 경주 국립박물관도 그렇고 애를 많이 쓴 것에 만족해함. 대릉원의 수많은 능 중에서 유일하게 주인 이름이 있는 신라 13대 왕 미추왕릉. 신라 초기 왕임에도 알려지게 된 이유는 뭘까. 농업을 진흥해 민생에 애를 많이 썼기에 백성들에게 회자되어 알려진 것. 국민을 잘 살게 해준 왕은 오래 기억된다는 걸 되새기게 된다
    
▽ 민중의 가축 소와 지배계급의 가축 말

교익: 박물관을 조사해봤을 때 당시 지배계급의 것밖에 없다. 소와 관련된 유물은 거의 없다.

시민: 천마총의 천마도는 당시 페라리 마크ㅋ

영하: 김유신이 깜빡 잠든 사이 기생 천관 집에 그를 데려다 준 말을 죽인 일은 벤츠를 폭파한 대단한 재산 상실ㅎ 
    
신라의 음식
교익의 음식 인문학 시간~: 신라에는 소주가 없었다. 소주는 고려 시대 원나라 간섭기에 몽골에서 유입.
삼국사기를 보면 김유신이 전장으로 떠나기 전 집안을 살피려는 뜻에서 발효 액체(식혜)를 먹은 장면이 나온다.
결혼식 폐백으로 받는 음식 중에 (메주 시)가 있는데 말린 청국장으로 추측된다. 전국장은 전쟁을 치르는 나라의 장이라는 뜻.
영하: 삼국 시대 건빵였군요. 한반도 북부와 만주가 콩 원산지였죠.
재승: 두만강(豆滿江)은 콩을 실어 나르느라 콩이 가득한 강이라는 뜻.


 

    

음식으로 역사를 재해석하는 교익 오늘 인문학 강의 열심이신데요.

 

 

재승은 한 걸음 더 나아갑니다. 중국 고전 《한비자》에서 "상상(想像)"의 어원을 가져 옵니다. 왜 상상에는 코끼리 부수가 들어가 있는가. 인도에 간 사람들이 중국에 돌아와 코끼리를 설명하니 믿지 않아서 코끼리 뼈를 가져와 설명했다는 설. 즉 코끼리를 뼈를 과학적 근거로 해 머릿속에 코끼리의 형상을 그린다는 것. 코끼리 뼈가 없으면 몽상이라고 일침ㅎ 
상상은 과학적 상상과 문학적 상상과 예술적 상상이 모여야 완성되는 것~ 

 

 


첨성대
교익: 천문대 역할보다 제의적 역할로서 천기를 읽는 제관이 썼던 제단이 아닐까. 백성들에게 우리가 이런 걸 하고 있다 있어 보이려고 한 제스처 아녔겠나. 그렇다면 재승은 지식으로 썰을 푸는 21세기 제사장이 아니겠나. (재승 황당)
영하 팩트 체크~: 삼국유사에 천문을 읽고 점을 친다는 내용이 있다.
재승 택트 체크~: 첨성대는 365개의 돌로 이뤄져 있다. 2000년 전 1년이 365일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는 걸 뜻하는데 첨성대는 천문 관측과 지식의 결과물로 보는 게 더 타당하다.
인간이 먼지 주제에 우주의 역사를 알고 있다는 게 신기.
  

 


    
ㅡ경주의 현재를 살피며 인류의 역사를 생각하다

 

오션뷰에 견줄 만한 능뷰!가 근사한 카페 루프탑에서.


대릉원 근처 황리단길이 경주 핫플레이스로 뜨고 있다. 그리하여 형성된 젠트리피케이션.

시민: 중세가 끝나고 근대로 넘어올 때 귀족이 구매력과 자본력을 가진 중산층으로 진화된 것을 젠트리피케이션이라고
영하: 현대적 의미는 낙후된 지역의 고급화를 말했으나 실상은 심각하다.

 

 

 

 

 

 

 

 

 

임대료 상승과 젠트리피케이션의 폐해를 막을 방법은 없는가?
재승: ‘임대료 상한제’(뉴욕)-1969년 특정 범위 임차인을 보호하기 위한 조례 같은 게 우리도 필요하다.
영하: 임대 기간을 늘려주는 방법이라든지 점포 면적 제한제’(뉴욕)-큰 프랜차이즈 입점을 규제해 폐해를 지연할 수 있다.
시민: 능을 만든 인간과 구글링을 하는 인간이 별다르지 않을 텐데 모든 게 사회문화적 차이인 걸까.
재승: 신라인과 현대인은 생물학적·지능적으로 다르지 않다. 뇌는 주어진 상황에 다양하게 반응하는 신비를 가지고 있다. 어찌 될지 모른다.
희열이 젠트리피케이션을 인류가 바꾸지 못했다는 것을 들으며 바꿀 수 없는 미래에 대해 우울함을 말하자 영하 출동~
영하: 오늘이 6.10 민주 항쟁 30주년이잖나. 30년 전에 비해 얼마나 많이 민주화되었나. (32년 전 항소이유서를 썼던 시민 고개 끄덕끄덕) 앞으로 30년도 걱정할 필요 없다. 30년 뒤엔 우리가 능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니 알 바 아니고(영하의 시니컬 추임새 안 들어가면 섭섭하지ㅎㅋㅎ)
    
달콤씁쓸했던 신라의 밤은 이렇게 끝나고 다음 주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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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17-06-24 22: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 AgalmA님은 예능도 공부해 주시니 너무 진지하게 사시는 거 아니에요? ㅋㅋ 덕분에 TV없는 저같은 사람은 문명의 혜택을 누리고 갑니다. AgalmA님의 발전기와 같은 은혜에 감사의 마음 넘칠길이 없어라 입니다 ㅋㅋ

AgalmA 2017-06-26 04:34   좋아요 1 | URL
회를 거듭할수록 정리할 게 점점 늘어나는 거 같아 그만할까 싶기도 하네요-,- 그렇다고 꾀를 피우며 하는 건 성격상 안맞아서 하든가 안 하든가 둘 중 하나ㅜㅜ 성격을 고쳐야...
앞으로 감사할 일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ㅎㄱㅎ 유튜브에도 널렸으니 보려고만 하면 얼마든지 보실 수 있으니 제 리뷰를 고대하지 마시라니까요ㅋ

북다이제스터 2017-06-24 22: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알쓸신잡 열팬임을 인정합니다. ㅎㅎ
<진보와 빈곤> 나왔군요. 정말 많은 사람들이 꼭 읽었으면 하는 책인데, 참 좋네요. ^^

나와같다면 2017-06-25 14:51   좋아요 2 | URL
우리 몇일 전에 헨리 조지의 <진보와 빈곤> 이야기 나누었죠..?

황리단길.. 젠트리피케이션.. 그리고 진보와 빈곤

인류 역사상 그걸 막는 방법은 없었습니다 라는 대목에서 눈물이 주르륵..

AgalmA 2017-06-26 04:37   좋아요 1 | URL
북다이제스터 님께)
취미로 알쓸신잡 리뷰 써 보자 했더니 이거 일이 점점 커져서- -;;
안그래도 <진보와 빈곤> 책 얘기 나와서 북다이제스터님 엄청 좋아하시겠군 했다는^^


나와같다면 님께)
저도 ˝인류 역사상...˝ 그 멘트 나왔을 때 참담하더군요. 그러니 유희열도 그런 멘붕 멘트를 한 것일테고요. 정재승과 김영하가 적절한 대안을 잘 얘기해줘서 참 좋았어요^^

2017-06-24 23: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AgalmA 2017-06-26 04:43   좋아요 0 | URL
깜빡하면 재방 타이밍을 놓쳐 알쓸신잡 하는 날은 초대기 상태입니다ㅎ 이 글도 재방 챙겨 풀버전으로 세 번 보고 쓴 거라 몇 가지 빼곤 거의 다 넣었어요. 에너지가 너무 소모되어 앞으로는 이 정도로 꼼꼼하게 안 하려고 생각중입니다만ㅎ;;;

나와같다면 2017-06-25 15: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AgalmA님 sapiosexual 한 분이신듯..
유시민님의 < 항소이유서 >와 헨리 조지의
< 진보와 빈곤 > 보면서 왜 그리 눈물이 나던지.. 슬펐어요

AgalmA 2017-06-26 04:54   좋아요 0 | URL
제가 혼자 노는 건 잘하는데 남 웃기는 유머 감각은 떨어지는 거 같다 늘 생각하는 터라 sapiosexual(상대방의 지성이나 위트·센스 등에서 매력을 느끼는) 거 같습니다. 그런데 저만 그런 게 아니라 대체로 그렇지 않나요^^;

<항소이유서>는 읽었는데 <진보와 빈곤>은 아직 읽지 않아서 저도 조만간 읽어봐야 겠다 생각합니다.
 
시대의 소음
줄리언 반스 지음, 송은주 옮김 / 다산책방 / 2017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좀 당황했다. 소설의 프롤로그와 에필로그에 배치된 듣는 자 기억하는 자 그리고 술 마시는 자’ 에피소드는 소설적이면서 매력적이다. 그런데 소설의 몸통은 180도 다르다. 솔로몬 볼코프가 엮은 증언:쇼스타코비티 회상록같은 르포르타주 형식을 취하고 있다. 줄리언 반스는 후기에서 진실과 편견과 망각 속에 집필되는 일기 식으로 보이길 원했다고 말했다.

 

작가와 역자, 많은 이들이 본 대로 쇼스타코비치는 과연 유로지비 or 유로디비(세속에서 미치광이 행세를 하며 금욕하는 수도자, 바보 성자)였을까. 줄리언 반스가 앞뒤에 배치한 듣는 자 기억하는 자 그리고 술 마시는 자는 어쩐지 쇼스타코비치를 유로지비로 보게 만든다. 쇼스타코비치는 20세에 교향곡 1번을 작곡하고 전도 유망한 음악가로 살아왔으나 한 사건으로 시대의 굴레에 꽉 잡힌다. 1936년 그의 첫 오페라 <므첸스크의 맥베스 부인>은 당의 의견이 실리는 <프라우다>지에서 형식주의에 치우친 전위성’, ‘음악이 아니라 혼돈이라는 혹평을 두 차례나 받으며 인민의 적으로 몰린다. 그즈음 문화예술계에서는 피의 숙청이 이뤄진다. 쇼스타코비치는 NKVD(내부인민위원회) 요원들이 자신을 끌고 갈 것을 대비해 정장을 하고 여행 가방을 준비해 밤마다 집 앞 엘리베이터에 서 있으며 공포에 시달린다. 스탈린에게 밉보였지만 스탈린 때문에 살아남을 수 있었던 한 예술가. 그는 여전히 논란이 되고 있는  예술을 위한 유로지비였던 걸까, 겁 많고 걱정 많은 예술가 중 운이 좋았던 걸까. 자살을 가족들에게 알려 만류를 종용하는 소심함, 자유연애를 늘어놓았지만 어머니의 눈치를 보며 결혼했고 바람이나 피우는 정도, 어머니와 아내에게 정신적으로 의지하는 가장의 삶, 좋아하던 체호프나 스트라빈스키를 당이 비난하는 것에ㅡ자신의 도덕적 중립성을 남들이 알아줄 거라 예상했지만동조하는 모양새가 된 어리석은 태도. 줄리언 반스가 쇼스타코비치의 당시 사유와 신경과민에 가까운 내면 고통을 세심하게 묘사하고 있지만 그의 외면적 삶은 우유부단하고 기회주의적으로 보일 여지가 많다. 줄리언 반스는 그래서 개인적인 정직성과 예술적인 정직성에 대한 문제를 계속 거론하는 거 같다.

 

 

   

그는 자기도 모르게 정직의 문제를 되새기고 있었다. 개인적인 정직성, 예술적인 정직성. 정말로 그것들이 연결되어 있다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가. 그리고 이러한 미덕을 얼마나 지녔는가. 얼마 동안이나 지니고 있을 수 있는가. 그는 친구에게 자신이 <므첸스크의 맥베스 부인>을 부인한다면 그들은 그가 정직성을 잃었다는 결론을 내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므첸스크의 맥베스 부인> 사건 이후 쇼스타코비치는 자신의 15개의 교향곡 중 가장 으뜸으로 꼽히는 교향곡 5(주제:인간성(인격)의 확립)을 완성한다. 그는 5번 교향곡을 포르티시모와 장조로 끝냈다. 그가 피아니시모에 단조로 끝냈다면 어땠을까? 이런 것에 한 생명이여러 생명이좌우될 수도 있다.”

 

 

 

Shostakovich : Symphony No. 5 in D minor Op. 47 


 

쇼스타코비치를 기회주의자로 치부하기 어려운 이유는 권력에 아부해서 소비에트 작곡가 연합을 40년 넘게 이끈 크레니코프, 가족도 버리고 일신의 성공을 위해 망명한 스트라빈스키 같은 음악가, 공산주의 밑에서 살지 않으면서 공산주의를 내세우며 자유롭게 그림을 그렸던 피카소, 저작권료를 챙기며 반동 진영을 떠나 진보 진영으로 간다 해도 물질적 보상은 마다하지 않아라고 말하는 장 폴 사르트르와 분명 다른 선택을 했기 때문이다. 장이 바뀔 때마다 그가 아는 것은 그때가 최악의 시기였다는 것뿐이다로 시작하듯이 독재자들의 선전 도구로 이용된다는 걸 알면서도 그 땅에 남아 그는 예술가로서 늘 굴욕적인 최악의 시기를 겪는다.

음악이 기분을 처지게 한다고 생각한 레닌, 자기가 음악을 이해하고 감상할 줄 안다고 여겼고 베토벤을 좋아해서 붉은 베토벤을 원했던 스탈린, 음악을 경멸한 흐루쇼프’의 시대를 지나오며 그는 당에서 보낸 개인교사에게 사상교육을 받고 스탈린의 초상화가 서재에 없는 걸 지적 당하며, 자신은 지도자에 비하면 벌레라고 자아비판을 하며, 음악학교에서 학생들에게 볼셰비키 이데올로기 교수인 척하고 시험 감독관 역할을 한다. 악보지도 당에서 주는 걸 받아쓰던 그가 이러한 시대의 광기와 소음 속에서 살아낸 것은 우리 안에 있는 음악우리 존재의 음악누군가에 의해 진짜 음악으로 바뀌는 음악, 시대의 소음을 떠내려 보낼 수 있을 만큼 강하고 진실하고 순수하다면, 수십 년에 걸쳐 역사의 속삭임으로 바뀌는 그런 음악을 고수하려 했던 믿음때문이었다고 줄리언 반스는 전한다. 그는 싸우는 이상주의자나 순교자가 되기보다 끝내 음악으로 기억하고자 한 사람 같다. 그래서 프롤로그를 다시 반복하는 에필로그는 울림이 크다. 양차 세계대전, 2월 혁명, 10월 혁명을 겪어야 했던 쇼스타코비치는 어느 기찻길에서 음란한 노래를 부르는 거지와 친구와 보드카를 담은 세 개의 잔을 맞부딪힐 때 삼화음을 듣는다. 전쟁은 끝날 테지만 공포, 부당한 죽음, 가난, 더러움은 계속될 것이다. 그 속 내용물이 만나 빚어지는 삼화음은 시대의 소음보다 더 맑게 울리며모든 이들과 모든 것보다 오래 살아남을 것이다.” 기억하려고 하는 자, 들으려고 하는 자에게 그것은 주어질 것이고, 지금 우리가 쇼스타코비치를 듣는 것은 듣는 자, 음악 역사의 지속을 말하는 증거이다.

 

  

 

 

Shostakovich : String Quartet No. 15 in E flat minor, Op. 144 (Emerson String Quartet)

​"머릿속에 들리는 마지막 울부짖음은 그의 예술뿐 아니라 그의 삶에 관한 것이었다. 바로 이것이다. 어느 지점에서 비관주의가 적막함이 되었을까? 그의 마지막 실내악 작품은 그 질문을 표현한 것이었다. 그는 바이올리니스트 표도로 드루지닌에게 15번 사중주의 첫 악장은 '파리들이 허공에서 죽어 떨어지고, 청중은 지루함을 견디지 못하고 홀을 뜰 정도로' 연주해야 한다고 일렀다."

예술은 모두의 것이면서 누구의 것도 아니다. 예술은 모든 시대의 것이고 어느 시대의 것도 아니다. 예술은 그것을 창조하고 향유하는 이들의 것이다. 예술은 귀족과 후원자의 것이 아니듯, 이제는 인민과 당의 것도 아니다. 예술은 시대의 소음 위로 들려오는 역사의 속삭임이다. 예술은 예술 자체를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인민을 위해 존재한다. 그러나 어느 인민이고, 누가 그들을 정의하는가? 그는 항상 자신의 예술이 반귀족적이라고 생각했다. 그를 깎아내리는 사람들이 주장하듯이 그가 부르주아나 코즈모폴리턴 엘리트 층을 위해 작곡을 했는가? 그렇지 않다. 그를 비난하는 자들이 그에게 바라듯, 교대 근무에 지쳐 마음을 달래주는 위안거리가 필요한 도네츠 광부들을 위해 작곡을 했는가? 그것도 아니다. 그는 모든 이들을 위해 작곡을 했고, 누구를 위해서도 작곡하지 않았다. 그는 사회적 출신과 무관하게 자신이 만든 음악을 가장 잘 즐겨주는 이들을 위해서 작곡을 했다. 들을 수 있는 귀들을 위해 작곡을 했다. 그래서 그는 예술의 참된 정의는 편재하는 것이며, 예술의 거짓된 정의는 어느 한 특정 기능에 부여되는 것임을 알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마음이 떠올리는 기억들을 통제할 수 없듯이, 마음이 끊임없이 던지는 헛된 질문들도 막을 수가 없었다. 한 사람이 생에서 마지막 질문에는 어떤 답도 없다. 그게 그 질문들의 본질이다. 올림 바 음의 공장 사이렌처럼, 머릿속에서 울려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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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속의 모든 빛

 

 

 

세상 속 우아함. 반대로 무정함이나 비속함으로 볼 수도 있다.

 

 

 

Damon Albarn - seven high

 

 

 

 

 

Chris Thile & Brad Mehldau - I Cover the Waterfro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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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17-06-23 22: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소우주 안에 대우주가 담긴 것 같은 그림이네요^^:

AgalmA 2017-06-24 12:00   좋아요 1 | URL
소우주는 어디고 대우주는 또 어딜까요~허허
가족과 함께 즐거운 주말 되시길~

겨울호랑이 2017-06-24 12:19   좋아요 1 | URL
^^: 그림 안 물방울안에 세상이 담긴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ㅋ 다행히 오늘 오후까지는 혼자만의 휴가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ㅋㅋ AgalmA님도 즐거운 주말 되세요!

AgalmA 2017-06-24 12:32   좋아요 1 | URL
세상을 담고 싶긴 했는데 제 깜냥만큼 표현된 거겠죠^^
혼자 휴가에 또 무슨 책이랑 씨름을 하실라고ㅎㅎ 즐시간 되세욥^--^

2017-06-24 01: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AgalmA 2017-06-24 11:59   좋아요 0 | URL
여의주 문 용은 안 나오는데. 헤헤. 주말 잘 보내시길요/
 

이수명  《붉은 담장의 커브》시집에서 대상들은 모이면서 서로를 찌르고 갉아먹으며 침범하고 해체하지만 서로를 증명하는 ‘세계-내-존재‘(하이데거)임을 보여준다. 그것이 사라지는 결과일지라도.


부서진 계단


나는 계단을 오른다.
부서진 계단

내가 한 걸음 디딜 때마다
계단들은 사라진다.

두 사람이 싸우고 있다.
서로 계단을 던지며

모든 사람이 싸우고 있다.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의 팔을 꺾어
멀리 던져버린다.

멀리 날아간 팔이
되돌아와
계단을 오른다.

나에게로 자꾸
나는 굴러 떨어진다.

계단을 오르지만
계단은 보이지 않는다.

단두대에 앉았지만
나는 이미 머리가 없다.


서로를 반영하면서도 지우는 과정의 연속이라 이수명의 시는 탈자기화를 만들어낸다.  매일 간이 재생되어 되살아나는 프로메테우스 같은 이상한 시적 정황이 계속 펼쳐진다.


˝멀리 날아간 팔이/되돌아와 계단을 오른다˝(「부서진 계단」),

˝나는 내가 보낸 밀정을 살해했다. 또 다른 밀정을 보내서. 내가 제2, 제3의 밀정을 보냈을 때, 내가 내 밀정의 밀정이 되어 사라지기 전˝(「바다의 프리즘」),

˝길을 가면서, 그는 호도나무를 베었다. 호도나무는 눈에서 자란다. 호도나무가 두 눈을 완전히 가리기 전에, 그는 이따금 멈추어 가지들을 잘라냈다. 그리고 생각했다. 호도나무는 왜 돌아오는 것일까?˝(「호도나무를 베다」)

˝사과를 던지자 최초의 벽이 생긴다. 사과는 벽에 맞아 떨어진다. 벽에 맞는 순간 보이지도 않는 작은 조각들로 흩어졌다가 사과는 다시 뭉친다.//사과를 던지자 벽이 뚫린다.//푸른 사과들이 도로 양변에 늘어서 있다. 그중 하나를 집어 올리려고 몸을 숙인다. 머리 위로 내가 던진 사과가 날아간다.˝(「푸른 사과」전문)


그래서 《붉은 담장의 커브》 시집은 논리적으로 설명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악몽의 사전처럼 보인다.
하이데거 ‘세계-내-존재‘의 의미처럼 존재들은 주체적이지 않고 세계 속에서 끝없이 영향을 주고받으므로 무수한 사건과 부딪히며 비물질적이고 불확실한 상태에 지속적으로 빠진다. 안심할 수 있는 세계도 대상도 없다.

˝한순간 불빛이 그를 에워싸고 그를 파먹는다. 쥐들이 비명을 지른다//그의 머리는 불빛에 녹아서 완전히 사라진다.˝(「식당에서」)

˝나는 날마다 나타나는 낯선 사람이다.... (중략).... 호루라기를 불면서 나는 사라지는 것이다.˝(「안내」)

˝고양이에게 물려간 뒤/ 태양도 고양이를 물었다.//붉은 카펫 위에서/나는 그네가 흔들리는 소리를 들었다.//그넷줄을 잡고 있는 두 손은 손목이 끊어져 있었다.˝(「그네」)

세계 내에서의 불안으로 인해 시적 화자의 세계는 표현주의나 초현실주의 화가의 그림처럼 불길하면서도 매력적이다.

˝벽에서 튀어나온 못들, 못들을 피해 나는 잠잔다. 못들과 함께, 두 귀는 서 있고 손톱과 발톱은 공중에 떠 있다.˝(「」)


 

시적 화자는 불안과 의심 때문에 세계와 대상을 편집증적으로 추적하게 되는데, 이수명 시에서 사물들이 압도적인 자리를 차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파탄의 세계에서 이수명 시인이 아직도 치열하게 싸워나가고 있는 건 인간에게 꽤 긍정적인 소식 아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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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하다가 모아뒀던 연필을 꺼내 세어 보았다. 2016년 12월 10일부터 모았으니 6개월 15일 가량  되었다. 사진 찍고 나니 몽당연필 몇 자루가 더 나와서 대략 50여 자루 넘게 쓴 거 같다. 샤프심과 펜은 생략. 한 달에 9자루 정도. 지나온 세월 내가 쓴 연필들을 모으면 작은 나무 한 그루 정도 되겠다.

 

 

책상 위에는 쓰고 있고 써야 될 연필이 가득하다. 맞은편에도 읽고 있고 읽어야 할 책이 수북하다. 이상한 가족이다.



2017년 읽은 책도 약 60여 권 되는데 그리는 거랑 읽는 권수랑 자연스레 맞춰서 가는 건가 웃음이 났다. 일을 안 하면 나는 읽는 인간이 되니까. 이 일 년을 마무리할 때 연필 개수가 많을까 읽은 책 권수가 많을까. 어느 쪽이 많아도 나를 기특하게 생각해 줘야지.

 

 

 

 

 

 

Ulf Wakenius - Bibo no Aozora (Forever You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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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슬비 2017-06-22 12: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몽당연필을 이렇게 모아서 찍으니 느낌이 다르네요. 왠지 엽서 같기도 하고, 아갈마님 멋지세요~~

2017-06-22 15: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겨울호랑이 2017-06-22 12: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 저 정도 길이라면 볼펜을 끼워서 사용해야할 것 같네요. AgalmA님께서 그림을 그리셔서 그런지 연필 사용량이 엄청나시군요.

AgalmA 2017-06-22 15:27   좋아요 2 | URL
안 그래도 깍지가 여러 개입니다. 몽당연필 끼우는 깍지 종류도 많아요^^ 요즘 몽당연필 끼워서 쓰는 학생이 있을까 싶습니다만ㅎ
저 정도 크기면 연필깎기에 넣기가 어려워서 더이상 쓰지 못하죠. 작업할 때 너무 짧으면 일에 지장도 있어서 더 알뜰히 쓰지 못해 연필한테 늘 미안해요;;

겨울호랑이 2017-06-22 23:55   좋아요 1 | URL
가을감도 다 따지 않고 까마귀 먹으라고 좀 남겨주잖아요. 연필도 너무 끝까지 쓰시지 말고 적당히 써주시는 것도 사람사는 맛일거 같아요 ㅋ

AgalmA 2017-06-23 21:53   좋아요 1 | URL
가을감ㅎㅎ 몽당연필은 아무도 안 먹을테니 어쩌죠ㅎㅎ

2017-06-22 12: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6-22 15: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레삭매냐 2017-06-22 15: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개인적으로 연필을 애용합니다.

그래서 연필깎기도 샀네요. 어려서 연필 깎는 게
정말 곤욕이었는데.

예전엔 물자절약하자고 해서, 볼펜에 꽂아 쓰던
생각이 나네요.

AgalmA 2017-06-22 15:35   좋아요 0 | URL
아끼는 게 버릇이 되어서 악착같이 쓰려고 노력하는데 연필깎기도 깎는 마지노선이 있죠ㅎ;;
연필깎기까지 사시다니 연필애호가시네요^^b

cyrus 2017-06-23 15: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연필을 한 시간 이상 써본 일이 언제인지 기억나지 않아요. 기록할 때 샤프펜슬과 볼펜, 그리고 스마트폰 키보드만 사용했어요.. ^^;;

AgalmA 2017-06-23 21:54   좋아요 0 | URL
지금은 연필쓰기가 그야말로 정성 아닌가 싶어요^^

2017-06-23 20: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엣지를 조금 더 길게 깎아 썼던 기억이 나네요. 저는 연필을 잘깎았거든요.

AgalmA 2017-06-23 21:56   좋아요 0 | URL
전 연필깎는 거 잘 못해요ㅎ 그래서 깔끔하게 깎아주는 연필깎기가 어찌나 좋은지. <연필깎기의 정석>보면 정말 예술로 연필 깎더구만요~

2017-06-23 20: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근데 어디서 본 전동 연필깎이가 뜬금없이 갖고싶어서 사고는 사용을 안해 책상 옆에서 먼지만 먹고 있네요.

AgalmA 2017-06-23 21:56   좋아요 0 | URL
저도 건사를 잘 할 수 있다면 연필깎기 여러 개 두고 싶어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