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익과 유시민의 노룩패스를 시작으로 강릉으로 출발~

 

버스 토크 시간

수업 때문에 늘 뒤늦게 참석하던 정재승이 이번 3회에는 버스 출발부터 합류해 버스 잡담이 더욱 풍성했다.

유시민이 맛집 검색을 하다가 작가인 김영하가 유리할 거라고 하자 진위 논란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지고 아폴로 11호 착륙 음모론 나오기 시작, 정말 알아두면 쓸데 많은 잡담 같으니라고! 과학 이야기가 나오니 김영하가 정재승에게 소년중앙 보고 과학자 된 거 아니냐고. 새소년, 소년중앙, 어깨동무, 보물선어린 시절 추억의 잡지들 이름이 줄줄.

 

그러다 숫자 3이 또 화제. 유시민이 한국 사람들은 참 3을 좋아한다고. 첫째, 둘째, 셋째 잘 거론하는 신형철 평론가 생각( http://blog.aladin.co.kr/durepos/7357870 )이 스쳐간다. 김영하는 3의 법칙을 이야기하며 3번째까지 뭐가 이뤄지지 않으면 독자나 관객은 참지 않는다고. 돼지 3형제, 독립선언 33인 별거 별거 다 나오고그러고 보니 유비-관우-장비, 알렉상드르 뒤마의 삼총사등 사람들은 의형제도 3명이 멋있다고 생각하는 거 같아! 그러나 이의 제기합니다/ 정제승: 일곱 난쟁이는 어쩔 거냐고! 누가 합리적 의심주의자 아니랄까봐ㅋㅋ

 

숫자 얘기가 나온 김에 정재승은 99.99 가격에 대해 말하며, 싸게 먹히려고 자릿수를 줄인 게 아니라 미국 가게 시스템 상 필요했다고 전한다. 대금이 지폐로 딱 맞아떨어지면 종업원이 들고 튀는 경우가 많아 주인에게 잔돈을 받으러 오게 만들려는 먹튀 방지용이었다는 것. 신뢰할 수 없는 문화에 대한 이야기는 주례사 비평으로 이어진다.

 

  

 

 

 

 

 

 

 

유시민이 독일의 유명한 문학평론가 마르셀 라이히라니츠키 일화를 꺼낸다. 노벨 문학 수상자인 귄터 그라스 광야를 스스럼없이 비판할 줄 알았던 사람이었다. 잡지 슈피겔은 마르셀이 광야를 찢는 합성사진을 표지로 내보낼 정도; 유대인이었던 마르셀은 부모를 나치의 가스실에서 잃었다. 귄터 그라스 광야》에 왜 그토록 분노했는지 궁금한데 그 책이 국내에 출판되어 있지 않아 이거 참-_-; 책 얘기 나왔으니 김영하도 빠질 수 없지. 유럽은 책이 정보가 아니라 생각할 거리이자 저녁식사 화제거리라고.

이 이야기를 마무리하며 유시민은 고전 앞에 주눅 들지 말자고 했지만 당신이 레알 많이 읽으셨잖아요ㅎㅎ! 가진 자의 여유이십니다!

 

 

 점심 토크 시간

드디어 강릉 도착~ 

점심은 초당 순두부. 강릉에서는 천일염이 생산되지 않기 때문에 소금 대신 바닷물을 간수로 이용하여 만든 두부.

초당 순두부인가를 두고 두 가지 유래.

유시민 : 강릉 태생인 허균의 아버지 허엽의 호가 초당이었다. 그가 조정에 상소를 올렸다가 좌천된 후 고향 강릉으로 내려와 물맛 좋은 이곳의 물로 평소 좋아하던 두부를 만들게 되었다.

황교익: 한국전쟁 당시 어려운 살림이라 손쉽게 만들 수 있는 두부를 많이 팔게 되어 유명해졌다.


점심을 먹고 각자 스케줄에 따라 흩어진다.

에디슨 박물관, 피노키오 박물관, 강릉 통일 공원, 잠수함 :김영하, 정재승

오죽헌:유시민, 황교익, 유희열

커피집에서 유시민이 맏형이니 자기가  계산하겠다고 했다가 카드 한도 초과ㅋㅋ 맏형의 굴욕~

거리를 걸으며 사람들이 알뜰신잡이라고 하자 유시민이 경상도식 혀 짧은 발음 농담 "알아두면 뜰 데 없는.."ㅋㅋ


 

● 저녁 토크 시간

맥주에 대해서

저녁에 에일 수제 맥줏집에서 만남.

소규모 제조는 에일 맥주, 공장식 제조는 라거.

 

 IPA(Indian Pale Ale)맥주 약자에서 유희열: 인디펜던트 맥주? ㅋㅋ 맥망신

 

유시민: 독일에는 "맥주 순수령"이 있었다. 맥주는 "보리. 홉, 효모, 물"이 기본인데 그거 외엔 들어가면 안 된다는 독일 식품 규정. 500년 된 전통이라 다른 나라 맥주가 들어와도 잘 안 팔림ㅎ  독일 맥주당이 있을 정도니 말 다 했지. 나치가 아리아 혈통 운운 한 것도 그렇고 독일은 순수 집착 문화가 상당한 듯.

 

 

술 얘기 나왔으니 우리나라 알코올성 치매 1위 얘기 안 나올 수 없지.

 

 

유시민: 다른 나라 사람들은 술 먹고 일찍 죽어서 우리나라가 알코올성 치매 1위인 거라고ㅋ 한국인은 알코올 분해 효소인 아세트알데히드가 적다. 그래서 블랙아웃이 쉽고 알코올성 치매로 이어지는 거다.

정재승 팩트 체크 시간~★

술이 아니더라도 인간의 뉴런은 매일 10만 개쯤 손상된다.


커피에 대해서 : 한국은 커피 소비 세계 6위

그리고 강릉 커피는 왜 유명한가.

유시민: 강릉의 박이추 선생이 한국 첫 바리스타였다.

유희열: 강릉 자판기 커피 맛도 유명.

황교익: 강릉 해변의 바다 내음이 우리 감각을 더 살려 주는 것이라고.

유시민: 자판기 커피는 종로 양지탕 골목 자판기가 제일.

유희열: 말도 안 돼!

황교익: 목욕하면 뭐든 맛있죠.  

김영하: 한국의 튓마루 문화가 사라지면서 카페가 그 역할을 대신하게 된 거 같다. 카페는 초단기 부동산 임대업이 되었다.

황교익이 장수마을 취재 끝에 술 담배 해도 장수하는 거 보고 자신도 개의치 않기로 했다고 하자 일동 반박 '술 담배 해도 장수할 수 있는 사람만 살아남은 것!" ㅎㅎ

정재승 팩트 체크 시간~★

커피하우스 이펙트 - 사적 공간과 공적 공간의 경계에 있을 때 몰입을 가장 잘 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공간 컨트롤을 자신이 잘 할 수 있을 때 능률이 오르기 때문에 자본주의가 발달하며 카페가 더욱 활성화된 것.

커피는 뇌에 좋지 않다. 에너지 23%를 뇌가 쓴다. 세포가 쉬고 잠을 자게 만드는 아데노신이 뇌의 과부하를 줄여 주는데 카페인이 이를 방해한다.

커피 나왔으니 담배 얘기도 안 나올 수 없지.

뇌 속의 아세틸콜린은 뇌 속 멀리 떨어진 영역을 연결해주는 역할인데 니코틴 수용체가 이를 도와준다. 그러나 담배를 안 필 때는 생각이 더 안 나는 부작용. 

커피, 담배에 의지하지 말고 살아보세~   


 

▽ 커피에 관련된 여러 문화에 대해

김영하가 한국은 카페에서 짐 놔두기가 어려운 거 같다고 하자 유시민이 사람 많은데 뭐 어떠냐고. "많은 사람이 훔쳐 가면 어떡해요?" 오늘 김영하 멘트 정말 빵빵 터짐ㅋㅋ 

낚시광 유시민은 낚시터에서는 믹스 커피를 타주며 옆 사람에게 낚싯대를 지켜 달라고 청한다고.  

커피로 시작해 커피로 끝난 한바탕~

 

 

알쓸신잡 3회에서 가장 중요했던 이야기는 페미니즘(신사임당, 허난설헌, 히파티아)과 언어(거짓말)에 대해서였다.

성 평등을 위하여

신사임당과 율곡 이이의 생가인 오죽헌에 들렀던 유시민, 황교익, 유희열은 신사임당이 율곡 이이의 어머니이자 현모양처였다는 것만 강조하는 것에 대해 분노.

허난설헌도 뛰어난 지성에도 불구하고 여성차별 속에 재능을 펼칠 수 없었다. 허난설헌의 책은 중국에서 처음 묶였을 정도. 허난설헌은 이 생에 잘못 온 걸로 여기며 27살에 요절했다. 

유시민은 뛰어난 지성이었지만 마녀사냥에 몰려 죽은 히파티아 얘기도 꺼냈다. 라파엘로 <아테네 학당> 그림은 대주교 주문으로 그림을 그려 여성을 그릴 수 없었음에도 여성으로 보이는 인물이 있는데 히파티아가 아닐까 추정한다고.

자아실현을 못 이룬 많은 여성들에 대해 잠시 묵념.

 

 

 

 

 

 


 

 

 

 

 

허난설헌 얘기에 허균이 빠질 수 없다.

허균에 대해 잠깐~

유시민: 허균은 한글 최초의 소설 《홍길동전》을 쓰고 기득권이면서 서얼 차별을 반대한 인물이었다.

김영하: 허균이 군대에 관한 보고서를 쓸 때는 한문으로 유려하게 작성했다. 그의 한글 소설은 반역의 기운이 느껴지는데, 한자가 아닌 한글로 씀으로써 스스로 해방감을 가진 것 같다.

황교익 :허균이 쓴 《도문대작》(屠門大嚼, 1611년, 광해군 3년)은  "푸줏간 문을 향해 입맛을 다신다" 는 뜻으로 음식품평책이다. 유배지에서 거친 음식만을 먹게 되자, 이전에 먹었던 맛있는 음식을 생각나는 대로 서술하였다고 한다. 제목부터 내용까지 당시 유학자가 쓰기 어려운 전복성이 깃든 작품.

 


 

 

 

 

 

 

 

허균 집안 이야기를 하며 지능이 유전이냐 이야기로 이동~

정재승 팩트 체크 시간~★

지능이 성적에 미치는 영향(초등 50%, 중등 30%, 고등 20%) -> 즉 유전보다는 자기조절력이 더 중요.

월터 미쉘의 마시멜로 실험
마시멜로 실험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아이는 SAT 성적이 최상위였고 중독에 빠질 확률이 낮으며 사회 성공률과 연봉도 높았다.

김영하 주의 경보 : 자기 조절력을 강조하다 아이 억압이 될 수 있다.  

 

교육에 대한 유희열의 미담

유희열: 딸의 축구시합에서 네 잎 클로버가 발견되자 아이들이 축구는 뒷전ㅎ 뒷날 딸 공책에서 그 네 잎 클로버를 발견하고 감동.
정재승의 귀여운 딴지 : 그 멋진 네 잎 클로버의 생명을 유린하고 공책에 촥~ 수집한 걸로 결론이 난 거 군요.

어우~이 동심파괴자!

 

▽ 동심파괴 잔혹동화의 실상과 거짓말에 대해서도 알아 봅시다.

 

 

 

 

 

 

 

 

 

 

 

 

 

 

 

 

 

김영하: 강릉 하면 피노키오 박물관이죠ㅎ 아이들은 잔혹 동화 속에서 여러 가지 충동, 욕망, 이상한 캐릭터를 볼 때 자신 안에 있는 그런 면의 자연스러움을 깨닫게 된다. 지성이 성장한다는 것은 진실과 거짓을 구분하는 것.

황교익: 피노키오는 거짓말을 하면 왜 코가 길어질까.

 

 

정재승 팩트 체크 시간~★

입은 찢어지는 데 한계가 있죠ㅋㅋ 사람은 거짓말을 할 때 코를 잘 만지며 실제로 코가 길어진다. ​

사람은 일 년에 거짓말을 500~600번, 3~4시간의 대화에서 10번 정도의 거짓말, 하루 2~3번의 거짓말을 한다.

거짓말 1위 "사랑해"

과학자들의 논리 '거짓말을 하기 위해 언어가 발달했다'. 인간의 듣는 능력은 개만도 못한데 말하는 능력은 발달했다.

 

 

유시민 : 한국이 남에 나라 침략한 적 없다고 하지만 그럼 영토 확장한 광개토 대왕은 뭐야 ㅋㅋ​ 그러니 피노키오를 비난하면 안 된다ㅎ 정치인은 거짓말보다 마음에 없는 말을 더 많이 한다. 한국 국회의원 거짓말 1위 : 존경하는 OOO 위원님.

(나는 정치인들의 언어생활에 대해 불쾌함을 밝힌 적 있다. http://blog.aladin.co.kr/durepos/9300916 )

 

 

피노키오 박물관 앞 동해~ 가고 싶다!

 

 

▽ 마지막 토크 '에디슨'에 대해

에디슨 박물관에서 김영하와 정재승의 '18번의 진실'

 

 

박물관 관계자에게 진실을 묻자 "저는 다 처음 듣는 얘깁니다-ㅁ-" 당황ㅋㅋ 지나가는 시민도 그들의 대화에 지적 혼돈을 느끼셨다고ㅋ 인터넷으로 찾아보니 정재승이 답~

에디슨이 두 번째 부인에게 모스 부호로 프러포즈한 걸 로맨틱하게 생각하는 정재승에게 김영하는 당황ㅋ

정재승 팩트 체크 시간~★

에디슨 명언의 오류 정정. 사람들은 99%의 노력을 더 중요하게 받아 들이지만 정작 에디슨은 99%의 노력이 당연하고 1%의 영감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 것. 이에 김영하도 스티븐 킹의 말을 덧붙임.

 

 

 

 

 

 

 

 


 

 

◈ 그렇게 다음 알쓸신잡 4회(경주)도 기다리겠음요~ㅎ

 

 

 

 

 3회에서는 정재승♡김영하 커플였는데, 4회는 정재승♡유희열인가 봉가~ㅋ

 

 

 

 경주에 왜 새 박물관이 있는지에 대한 답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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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20 21: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AgalmA 2017-06-21 01:52   좋아요 0 | URL
알아두면 쓸데없는 얘기라는 자조적 제목이지만 사실은 해학적이란 생각이 듭니다. 현실적이고 현실에 반영되어야 할 얘기 꽤 많으니까요.

단발머리 2017-06-21 12: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제밤에 재방송 보고 아침에 아갈마님 페이퍼로 복습^^ 넘 재밌고 유익해요.
아갈마님 부지런함에 엄지척!!!!

AgalmA 2017-06-21 17:15   좋아요 0 | URL
이거 정리가 웬만한 책 한 권 읽는 시간 걸려서(방송 여러 번 보고 글로 정리하고 내 글도 덧붙이며...) 계속 해야 되나 고민입니다; 마니아는 역시 아무나 하는 게 아니라는ㅜㅜ

보슬비 2017-06-21 22: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쓸신잡의 위력을 통영가서 더 느꼈어요. 오랜만에 재미있는 방송이나와서 좋아요^^

AgalmA 2017-06-22 11:44   좋아요 1 | URL
근래 통영 가셨었군요. 통영 좋죠^^ 재밌을 줄만 알았지 알쓸신잡 때문에 제가 이렇게 피곤해 질 줄 몰랐습니다ㅋ;;

2017-06-24 15: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쓸신잡! 정말 쓸데없는거 같은데, 동석하지는 않고 옆테이블에서 맥주마시면서 듣고는 싶네요. 만드는 사람하고 소비하는 사람의 차이일까요. 저런 대화중에서 한 두가지 정도가 매체로 우리한테 찾아오는걸까요. ㅎㅎ

AgalmA 2017-06-24 22:23   좋아요 0 | URL
아는 만큼 충분히 논의할 수 있는 얘기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야기 궁합 잘 통하는 친구라면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죠^^ 저도 얘기 잘 통하는 친구랑은 선사시대부터 우주까지 종횡무진 떠드니까요ㅎ

2017-06-25 16: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부럽군요. 일에 관한 대화는 사실 사고의 넘나듬보다는 좀 더 디테일에 관한게 많아서 피곤해요. 대화보다는 취미인 책읽기등으로 부족한 부분을 채운다고 생각하기도 하지만 AgalmA 님이나 네임드 북풀님들 보면 과연 나는 독서를 취미라고 할 수 있는가 하는 생각도 들어요. ㅎㅎ

AgalmA 2017-06-26 04:28   좋아요 0 | URL
ㅎㅎ 맞아요. 저도 일 얘기는 피곤해서 같은 직종에 일하는 친구와 일 얘기는 되도록 피합니다. 남과 비교하면 괴롭고 피곤해서 그것도 피하려고 하죠ㅎ
취미보다는 재미로 생각하면 부담이 덜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재미가 취미되고 일로 되는 수순으로 이어지면 다시 괴로워지긴 하지만요^^;
 
여성 셰프 분투기 - 음식에 가려진 레스토랑에서의 성차별
데버러 A. 해리스 & 패티 주프리 지음, 김하현 옮김 / 현실문화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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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노동통계국 2013년 자료에 따르면, 미국 요리 산업 내에서 셰프와 헤드 쿡head cook 중 여성은 20%다. 여성의 과소대표 문제가 많다고 지적받는 기업 세계에서도 여성 CEO가 24%를 차지하는 것과 비교하면 여성이 전문 레스토랑 부엌보다 회의실에서 더 잘나가고 있다. 요리를 여성적인 행위이자 업무로 간주하면서 이런 젠더 불평등은 왜 있는 것인가. 저자들은 남성의 공적 영역(레스토랑)과 여성의 사적 영역(요리책, 요리강좌)으로 나누는 젠더 불평등을 지적한다. 남성 셰프가 미식의 장을 지배하면서 여성의 진출을 막는 것에 대해서도 자세히 살펴본다. 업계는 여성 비율이 높을수록 일의 가치가 평가 절하되거나 소득이 줄 것을 우려한다. "초등학교 교사처럼 처음에는 남성이 주를 이루었다가 점점 여성이 많아진 직업은 실제로 소득이 줄었다." 또한 누가 훌륭한 셰프인지 결정하는 영향력 있는 요리 전문 기자나 평론가들의 편향도 얽혀 있다. 여성 셰프의 요리는 요리의 생산적 측면이나 물리적 특징을 부각하는 반면 남성 셰프의 요리는 지적 작업이나 창조적 예술로 평가하는 예들이 이 책에 무수히 제시되고 있다.  리더 묘사에서도 남성 셰프는 카리스마 넘치는 군대식 지휘자로 묘사한다면 여성 셰프는 식사 경험 전체를 통제하는 것보다 고객을 보살피는 전형적인 여성성으로 강조한다.  '어머니' 같은 요리를 만들어냈을 때도 남성 셰프 경우는 그것을 뛰어넘는 선구자나 혁신가, 천재로 묘사된다면 여성 셰프 경우는 전통의 세습자 이상의 묘사는 잘 나오지 않는다. 음식 전문 기자와 요리 평론가만이 아니라 우리도 남성의 요리는 전문적·독창적, 여성의 요리는 아마추어적·가정적이라고 받아들이도록 사회화되어 있다는 걸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한다. 셰프직은 오랫동안 남성 셰프의 역사였다. 남성 중심의 구조적 틀 속에서는 남성이 전문가가 되기 쉬운 건 당연하다. 교육 환경에서도 남성을 우대하는 게 노골적이며, 레스토랑에 진출해서도 여성 셰프는 패스트리와 샐러드 담당에 배치되어 능력을 발휘하기 어려운 구조적 상황이다.
아래 인용은 단지 셰프의 세계만이 아니다.

 

로즈는 요리학교에서 여성 선생님 한 분이 이야기했던 것을 기억했다. "잊지마, 너는 남자들의 세계로 들어가는 거야. 그러니까 '난 여자니까 이거 못 해', '난 여자니까 저건 못해'라는 식으로 말하면 안 돼. 나도 언제나 조심하고 있어. 공평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 결국 이런 생각이 들지. '그래, 이 직업을 갖기로 선택한 건 나니까.'" 우리가 인터뷰한 여성 셰프 대다수도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이들은 성차별이나 여성 혐오의 원인을 남성 셰프에게 돌리지 않았다. 대신 부엌에 오로지 남성만 있었던 오랜 역사 때문에 그런 것이라고 해석했다. 제인은 "그 사람들하고 어울리지 못하는 사람은 나가야 한다고 생각하죠"라고 말했다.

알렉산드라는 셰프가 질문을 던졌을 때 대답하지 못하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한다는 생각에 시간을 들여 책을 읽고 공부를 했다. 어물쩍 넘어갈 수 있는 남성 셰프와 달리 알렉산드리아가 질문에 대답을 하지 못하면 곧 그녀의 지식, 더 나아가 그녀의 존재 자체가 부정될 수 있었다. 나타샤 또한 잘 모르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고, 누구도 자신을 "깔아뭉개지 못하도록" 하려고 언제나 "숙제를 했다"


여성이 체력도 약하고 쉽게 감정적이며 기술이 떨어진다고 규정하는 것은 노동 환경뿐 아니라 세계 구석구석 퍼져 있다. '여성인데 대단하다'란 표현이 칭찬일까. '남성인데 대단하다'란 표현을 그보다 많지 않다. 오히려 이렇게 말하는 광경을 자주 본다. 남자도 당연시 요구되는 게 있다고. 상당수 논리가 아니라 남성들의 반격 문화 일 때가 많고 결국 문제를 계속 상대적으로 만드는 논리 순환이 되어 어떤 해결도 낳지 못하고 만다.
남성 중심 셰프의 세계로 들어가는 순간 여성은 외모나 행동에서도 '명예 남성 social men'이 되어야 한다. 건설, 탄광, 소방업에 종사하는 여성은 자신이 "반격"할 수 있을 만큼 강하다는 걸 남성 동료에게 입증해야 하며, 남성들의 무리에 속할 수 있는 자격을 끝없이 심사 받는다. 남자들끼리의 성희롱과 성적 농담도 능수능란하게 받아칠 줄 알아야 한다!  남성 셰프가 "제대로 하지 않으면 내 불알을 꺼내서 네 머리를 후려친다"라고 위협하면 "글쎄, 네 불알로 나를 때리려면 진짜 가까이 와야겠네"라는 말로 여유롭게 되받아치는 법을 익혀야 한다. 고발? 업무 스트레스가 많고 남성이 대다수인 환경은 성적이고 경쟁적인 문화가 조성되는데(일터의 성화 sexualization)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인터뷰이였던 남성 세프들이 그랬듯 많은 사람들이 무시하거나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는 유머가 선을 넘어 사건으로 발생하기 전까지는. 그래서 언제나 늦다. 부적절한 행동을 한 남성이 아니라 여성이 직장을 떠나는 불이익이 비일비재하다. 더러운 적자생존이다.
레스토랑, 더 나아가 미식의 장 전체에서 여성이 토큰(token, 차별의 혐의에서 벗어나기 위해 사회적 약자 집단에서 한 사람을 뽑아 구색을 맞추는 것을 토크니즘 tokenism이라고 하며, 이때 뽑힌 한 사람을 토큰이라고 한다)인 건 명백한 사실이다. 부엌에서 남성의 실수나 감정은 개인의 실수가 되는 반면 여성의 그것은 '역시 여자들이란...' 평가로 여성 전체에 대한 일반화 되기 쉽다. 젠더 불평등을 무시하는 성 중립성 태도도 문제를 호도한다.
 

샤론 버드와 로라 로튼은 성 중립성 연구를 검토한 후 이 개념에 세 가지 차원이 있다고 설명했다. 첫째, 자기 자신이나 자신의 행동을 성 중립적인 것으로 묘사한다("저는 '셰프'이지, '여성 셰프'가 아니에요"). 둘째, 다른 사람의 행동을 젠더화라는 틀에 넣는 걸 거부한다(하지만 전 그게 성별의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셋째, 조직의 구조나 문화, 관행이 성 중립적이라는 견해를 지지한다("하지만 그건 모두 [남성과 여성]에게 똑같아요").


능력주의와 노력을 강조하며 여성 개인의 성격과 선택의 문제로 만들 때 일터에서 발생하는 젠더 불평등을 축소하거나 일시적인 현상으로 치부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여성성을 폄하하는 직장 문화가 재생산되어 현 상태를 유지하고 변화를 억제하는 결과를 낳는다." 성 중립성은 자신이 차별받지 않아도 되는 위치나 상황에 있는 이들이 주로 가지는 태도다.

여성이 어렵게 셰프라는 리더가 됐을 때도 여전히 같은 이유(감정적, 비이성적, 예민, 권위 부족)로 남성보다 못하다고 여겨진다. "역사적으로 권위 있는 자리는 대부분 남성이 차지했기 때문에 남성적인 리더십"이 기본값이 된 걸 우리는 간과한다. 요리계에서는 여성 상사가 드물어 그 밑에서 일하거나 지시받는 데 거부감을 느끼는 남자들과의 갈등을 조절하는 것도ㅡ남성 상사라면 느낄 필요 없는 감정노동까지 포함해ㅡ여성의 능력을 시험한다. 여성 셰프가 <헬스 키친>의 고든 램지처럼 해서 얻을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칸터의 토크니즘 연구에 따르면 여성은 너무 여성적(유혹자 유형)이거나 너무 남성적( '철의 여인' 같은 나쁜 년 유형)이 되지 않기 위해  엄마/큰누나 역할의 리더십 유형을 가장 많이 취한다. 

여성 셰프가 많지 않은 이유는 업무상의 성차별보다 역시 아내/엄마 역할 때문이었다. 일과 가정 사이의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파트타임 스케줄로 바꾸는 사람은 주로 남편이 아니라 아내다. 남성이 여성보다 진급이나 소득 혜택을 많이 받는 점, 육아를 모성에게 맡기는 전통적인 관습, 육아와 일을 병행하기 어려운 스케줄, 육아로 인한 업무 차질을 바라지 않는 직장 시스템, 직장보험이나 퇴직연금을 바랄 수 없는 불안정성 등 세프계에 여성들이 많이 없는 이유도 다른 업종과 비슷했다.

이 책은 미국의 사례 조사이기에 한국과 좀 다를 수도 있다. 한국은 '어머니의 손맛'을 특히 강조하는 문화니까. 그러나 미식의 장에서 한국 여성이 천재 셰프 소릴 듣기 쉬울까. 잘해봐야 어머니의 손맛 아닐까. 한국 요리 프로그램이 서양의 그것을 답습하는 이상 젠더 불평등의 사회화는 굳건할 것이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니 입안에 쓴맛이 가득하다.

이런 책도 가족들 식사에 신경쓰며 고투하는 여성들이 대부분 읽겠지... 가정에서 아버지의 요리도 일상이 되는 사회, 오고 있는 것.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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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20 21: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6-21 02: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겨울호랑이 2017-06-20 21: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전 요리솜씨가 없기에 주로 마무리 설겆이로... 그나마 기름때 제거를 제대로 못해 구박받는 주방 소방수입니다.ㅋㅋ 저도 요리 잘 하는 아빠가 되고 싶네요 ㅜㅜ

AgalmA 2017-06-21 04:25   좋아요 1 | URL
요리도 자꾸 해야 늘어요. 여성들도 배우려고 해서 느는 거지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 없죠.
요리, 육아는 여성이 더 잘 하지 않나... 하는 효율이나 재능으로 여성에게 가사일을 자꾸 전가하다보니 그게 사회화되고 인식화되면서 여성을 더욱 어렵게 하고요.
김영하도 요리 배워서 아내를 부엌에서 퇴직시켰다고 하던데ㅎ 겨울호랑이님도 노력해 보시길요. 아내 분이 도저히 못 먹겠다 퇴장시키면 어쩔 수 없겠지만요ㅎ; 지능처럼 재능 차이가 아주 없다고는 할 수 없겠죠ㅎ;

희선 2017-06-21 0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성이 셰프면 함께 일하는 사람이 시샘하기도 하더군요 이런 건 이야기로 본 거지만... 자신이 셰프가 되리라 생각한 남자였습니다 얼굴이 예뻐서 된 거야 하는 생각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여성 셰프 이야기가 중심은 아니지만, 그게 보이기도 했어요 그런 생각하는 사람 정말 있을 것 같기도 합니다


희선

AgalmA 2017-06-21 01:11   좋아요 1 | URL
여성 셰프가 예쁘면 업장의 긍정적인 이미지 부각을 위해 셰프 자리에 여성 셰프를 두는 오너도 있다고 하더군요. 요즘은 글로벌한 마케팅시대니까요. 위 본문에도 썼지만 여성형 리더십을 취하는 사람은 그걸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도 하고요. 사람 사는 데가 늘 그렇듯 경우의 수는 무궁무진하겠죠.
 

 

 

웬만한 출판사 책은 거의 알고 있었으므로 호기심을 자극하는 책은 없었다. 출판사가 어떤 책을 내는지 온라인 서점에서 검색만 해도 충분히 알 수 있는데다 행사에서는 베스트셀러 위주로 진열되어 있어 서점을 찾는 것과 차이도 없었다. 도서 정가제로 인해 파격 할인하는 책도 만나기 어려웠다. 행사 마지막 날이라 빈 부스도 많았고 각 부스가 중구난방으로 배치되어 있어 책을 깊게 읽으며 관람하기 불편했다. 이를테면 인문 서적 바로 옆에 요란한 이벤트 부스가 있어 번잡한 풍경이 여기저기에서 펼쳐졌다.

한 마디로 열혈 독서가에게 큰 흥미를 주지 못하는 행사였고 상상력과 지적 자극을 주는 책의 축제라기보다 단기 판매 촉진 행사 같았다. 해외 책 부스도 중고상품 처분이나 구색 맞추기 정도로 밖에 안 보였다. 근처 별마당 도서관 가서 아무 책이나 펼쳐보는 게 더 재밌을 지도. 

전자책에 대한 고려나 비전 제시를 하는 출판사가 전혀 없었다는 점도 한국 출판계의 답보 상태를 보여줬다. 모바일 문화와 플랫폼이 광범위한 걸 생각하면 도서 정가제보다 전자책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 정책이 향후 더 중요하다. 종이책이 사라지진 않겠지만 책의 디지털화는 막을 수 없는 시류다. 한국은 정부, 시장 관계자, 독자 모두 안일한 거 같다.

 

마음산책은 주력 상품인 줌파 라히리 포스터만 잔뜩 걸어놓고 부스 마감 상태.

대통령 굿즈 TIME지 인기 확인. 

창비 부스는 창비 세계문학전집을 이렇게 꽂아야 한다는 걸 보여줬다. 집이 99평쯤 된다면 고려 가능.

 

내 호기심을 자극한 건 책 이외의 다른 것들.

수입 종이류를 다루는 PAPERIAN에서 종이 몇 장(장당 3~4천 원 할인가) 구입. 다양한 패턴과 질감의 재질이라 그림이나 D.I.Y에 활용할 수 있다. PAPERIAN은 교보, 영풍문고, 아트박스 POOM, 한가람 문구센터, 예술의 전당 아트숍에서 만날 수 있다. 텐바이텐 등 다수 온라인 스토어에도 입점되어 있다.

 

 

예뻐서 책보다 더 오래 고른 앤티크 책갈피(4개 만 원 할인가) 구입.

www.bookiss.com

 

 

 

펭귄클래식 부스에서는 엽서세트가 11700원 할인가인 걸 발견해 조금 고민.

 

 


 

문학과지성사 부스.. 원고지 모양 매트가 내겐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았지만 아무튼 완판됐다고 했다. 빈집 성냥 사올걸 그랬나 후회 중.

 

 

 

 

 

강원도 속초에서 61년째 운영 중인 동네 서점 동아서점 부스 구경.

별마당 도서관은 코엑스 쇼핑몰 중심부에 있어 어디를 가나 만나게 되는 위치인데 대출은 안 되지만 책상이 많아 공부하기 좋은 공간이다. 지하와 지상이 연결되어 있어 채광도 좋아 이색적인 분위기다. 인근에 사는 사람들이 부러울 지경!

별마당 도서관 내 이마트 편의점에서 이프레소 아이스커피를 발견했는데 음료를 캔에다 넣어주는 시스템이 신기했다. 뚜껑 막지 말고 그냥 달라고 해서 빈 캔을 집으로 가져왔다. 저금통으로 쓸 예정. 맛도 거리 테이크아웃 커피점보다 훌륭했다.

뽀르게따란 곳에서 그 유명한 대동강 맥주 파는 걸 발견!

 

 

 

저녁식사. 숯불 제육복음도 흑백으로 찍어 액자로 걸어두니 독특했다.

 

 

 

 

열린책들 창립 30주년 기념 세트로 나온 책들을 권당 9천 원에 팔고 있어 로베르트 볼라뇨 야만스러운 탐정들을 샀다. 이런 행사에서는 이런 걸 바란 거지!  나보다  직원께서  더 상태 좋은 책을 고르려고 노력하셔서 고마웠다.  두꺼운 데다 페이퍼북 스타일이라 책 모서리에 검댕이 묻기 쉬워 관리가 좀 어려울 책;  야만스러운 탐정들은 시중에서 2권짜리로 팔기 때문에 득템 볼라뇨가 이 책을 통해 내장 사실주의를 본격화했고 정지돈 · 금정연 등 국내 작가들이 그것을 패러디해 후장 사실주의를 표방하게 된 문제적 작품. 말 많은 내장 사실주의, 후장 사실주의 탐구에 좀 들어가 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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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슬비 2017-06-19 01: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앤티크 책갈피 이뻐요. 정가제 이후 도서전에 책보다 책 악세서리가 더 눈길이 가네요.^^

2017-06-19 01: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6-19 01: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moonnight 2017-06-19 0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년전 도서전 구경갔을 때 생각나네요. 책욕심에 일단 사서 끙끙대며 들고왔던 기억이^^: 책갈피 욕심 많은데, 참 예쁩니다^^

AgalmA 2017-06-19 04:35   좋아요 0 | URL
온라인에서 같은 가격에 쉽게 살 수 있는 책들이라 무리해서 살 이유가 없더라고요^^;
bookiss.com 가시면 다른 책갈피도 볼 수 있어요. 예쁜 게 많은데 홈페이지에서 살 수 있는 구조가 아니라 좀 당황ㅎ;

지금행복하자 2017-06-19 07: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갈피와 종이가 예뻐요. 별마당 도서관이 가 봐야 하는 핫플레이스군요~

AgalmA 2017-06-21 00:00   좋아요 0 | URL
책은 늘 대하다 보니 저런 게 더 신기하더라는^^; 별마당 도서관에서 소모임해도 재밌겠더라고요^^

2017-06-19 08: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6-21 00: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7-06-19 09: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번 도서전에는 책보다 굿즈가 많이 판매되었던 것 같습니다. ^^

AgalmA 2017-06-21 00:02   좋아요 0 | URL
온라인과 같은 가격으로 팔다보니 무겁게 현장에서 책을 사느니 굿즈라든지 이벤트 상품을 더 사게 되는 거 같아요. 매년 가는 사람에게는 그것도 식상할^^;;

레삭매냐 2017-06-19 11:2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래 싸이러스님이 말씀해 주신 대로,
책보다 굿즈 판매에 주력했다는 그런 느낌이네요.

북키스 책갈피는 그럼 매장에 가서 사야 하나요?
ㅋㅋㅋ

볼라뇨의 <야만스러운 탐정들> 단권은 탐나네요.

줌파 라히리는 미국에서도 과대평가 받은 작가
라고 하는데, 마음산책에서는 꾸준하게 미는 모양
입니다.

AgalmA 2017-06-21 00:06   좋아요 0 | URL
제가 굿즈에 몰입해 사진을 올린 건지도 모르죠ㅎ;;
북키스 홈페이지에 자세하게 설명이 안 나와 있어서 저도 뭐라 설명드리기 어렵네요ㅎ

열린책들 30주년 책들 중 몇 권 더 샀어야 했는데 생각이 좀 짧았어요. 일행이 있어서 책을 오래 고르기가 어렵더라는. 다음엔 꼭 혼자 가야 겠어요ㅎ

마음산책에 괜찮은 책 꽤 많은데, 왜 줌파 라히리에 저렇게 열을 올렸는지 의문입니다.

페크pek0501 2017-06-19 22: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정성이 깃든 페이퍼 덕분에 좋은 구경을 했습니다.
마지막에 있는 책 한 쪽이 독서하고 싶은 유혹을 느끼게 합니다.
음식으로 말하면 향긋한 냄새를 풍기며 먹음직스럽다고나 할까요...

AgalmA 2017-06-21 00:37   좋아요 1 | URL
<야만스러운 탐정들> 실제 보고 있으면 베어물고 싶은 케이크 같기도 해요ㅎㅎ
책이 있는 풍경은 늘 흐뭇하죠^^

단발머리 2017-06-20 12: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국제도서전 다녀왔는데, 아갈마님 페이퍼가 더 자세해서 좋아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
전 간단히 책 두권 사가지고 왔어요.
문학동네에서 두 권 샀더니, 셰익스피어 검정 머그컵 주더라구요.
나름 기뻤습니다. ㅎㅎㅎㅎㅎㅎ

잘 구경하고 갑니다. *^^+

AgalmA 2017-06-21 00:08   좋아요 0 | URL
다녀 가셨군요.
다들 쏠쏠히 뭐든 건지긴 한 것 같습니다? ㅎㅎ
알라딘 굿즈를 주로 공급받다 보니 다른 굿즈는 크게 당기지 않더라고요ㅎ;

2017-06-20 12: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6-21 00: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6-21 13: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6-21 17: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일어나자마자 시를 읽었다.

 

나 없는 나의 무덤”(최승호, 생일), 대설주의보)

꽃은 없고 꽃잎들이 무수히 날린다”(이수명, 붉은 담장의 커브自序)

 

판이한 두 시인의 비슷한 문장을 보고 반가웠지만 웃지 않았다. 우리는 닮을수록 슬픈 짐승이기에. 물론 누군가는 분노하고 절망하기도 한다. 자신만의 변별력도 죽도록 원하는 존재이기에.

 

우리는 시인이란 그저 외로운 사람이 아니라 본질적으로 아웃사이더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황야의 목소리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철학자 존 스튜어트 밀(그의 삶은 워스워스의 시를 읽은 후 완전히 바뀌었다)은 시인은 듣는 사람이 아니라 우연히 듣는사람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시인에게 가장 중요한 관계는 우리들, 독자와의 관계가 아니라 자기네 뮤즈와의 관계이다. 뮤즈는 인색한 고용주이다. 시인에게 영감(영 단어 영감이란 신성한 입김이라는 뜻이다)을 쏟아붓지만 돈은 주지 않는다. 운문을 만드는 사람처럼 가난이 확실한 사람은 없다. 오죽하면 시인의 다락방’(다락방이란 우중충하다)이라는 표현이 있겠는가. ‘의사의 다락방혹은 변호사의 다락방에 관해 말하는 사람이 있기는 한가?

시인 필립 라킨은 언젠가 시인은 저 전설적인 개똥지빠귀처럼, 가시가 가슴을 아주 날카롭게 찌를 때 가장 달콤하게 노래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 (중략) 이번에는 조지 오웰의 이미지를 활용해보자. 오웰은 사회를 고래로 보기를 좋아했다. 성경에서 고래가 살아 있는 요나를 삼켰듯이, 이 괴물은 본성상 인간이란 존재를 삼키고 싶어 한다. 요나는 이 리바이어던에 의해 씹혀서 먹힌 것이 아니라 짐승의 배 속에갇힌 것이다. 오웰의 표현대로라면 예술가의 의무는 고래 밖에 남아 있다. 고래를 볼 수 있을 만큼 가까이 있어야 하지만(혹은 자신이 쓴 동물농장처럼 조롱하면서 작살을 던지든가) 요나처럼 잡아먹히면 안 된다. 시인은 누구보다도 사물로부터 거리를 지키는 일이 필요한 예술가인 것이다. 

 

_ 존 서덜랜드 《풍성한 삶을 위한 문학의 역사》

 

어제는 끝난 일을 허겁지겁 갖다 주고(사무실엔 아무도 없었다) 문재인 대통령 꿈을 꿨으면 로또를 사야 한다는 대세에 따라 로또판매점에 갔는데 8시가 지나서 오늘은 로또를 살 수 없다는 통보를 들었다. 그렇다. 운도 뭘 알아야 부지런해야 잡을 수 있다. 사실 인간은 미리보다 뒤늦게를 더 가까이하는 존재이지 않던가. 특히 내가 더 그렇지.

 

정말 별것도 아닌 것들은 언제쯤에나 / 속시원히 나를 풀어줄 속셈인가”(최승호, 별 것도 아닌 것이, 대설주의보)

 

생각해보면 별것도 아닌데 나를 위로해주는 문장은 대부분 시집에 있었다. 별것도 아닌 게 아니라는 생각을 시인이 했고 나도 공감하기 때문이다. 시인이라 부를 수 없지만 나도 시인에 가까운 독자이기 때문이다. 나는 시인이라고 깝죽거리는 시인보다 시인에 가까운 독자를 더 좋아한다. 다시 읽고 싶어서 산 중고 시집 이수명 붉은 담장의 커브에서도 그런 독자를 만날 수 있었다.

  

 

난 모든 메모를 꼼꼼히 지우고 중고로 판다. 이 시집의 전 주인은 아무래도 자신의 사유를 누군가 봐줬으면 했던 거 같다. 내가 생각해도 이 독자의 생각은 꽤나 타당했기에. 보여주고 전파하는 제삼자를 필요로 하는 사람의 고리여. 인간의 언어 행동은 깨어 있는 시간의 5분의 1을 소비한다.(파스칼 피크·베르나르 빅토리·장 루이 데살 언어의 기원) 누가 여기서 자유로울 것인가.

     

 

 

 

 

 

 

 

 

 

 

서울국제도서전에 가기 전에 일을 마무리해야 하므로 이쯤에서 마무리한다. 30분 동안만 쓰기로 해놓고 벌써 20분이 초과되었다.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을까 봐 알리면 알쓸신잡 3회 관람기는 내일 올릴 거 같다. 이번에도 정리할 게 엄청 많았다. 재방송을 보려고 하면 왜 항상 같은 지점만 보게 되는 걸까. 이건 머피의 법칙까지는 아니고 위에서도 말했다시피 미리보다 뒤늦게 세계에 내가 주로 출몰하기 때문이지. 미리는 우연의 세계에 여신 같은 거랄까.

알라딘 티셔츠가 드디어 등장했다. 알라딘 머그컵의 진화처럼 이 아이템도 진화가 많이 필요해 보인다. 이번 실망이 끝이 아니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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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18 08: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AgalmA 2017-06-19 01:15   좋아요 0 | URL
저는 시집 오랫동안 안 읽고 있으면 뭔가 잘 살고 있지 않은 기분이 듭니다^^;

cyrus 2017-06-18 1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생각에는 알라딘 굿즈 티셔츠를 이미 다 준비한 상태에서 알라디너의 반응을 보려고 설문조사를 했던 것 같아요. ^^

AgalmA 2017-06-19 01:17   좋아요 0 | URL
그럼 그렇지. 상품성을 캐치했다면 물건 파는 사람들이 대응이 그리 느릴 리 없다 싶었어요ㅎ
사이즈라든지 세부사항 조정 때문에 설문조사 한 거 아닌가 싶어요.
알라딘의 훌륭한 디자인력 다 어디로 간 거야! 싶은 모양새라 아쉽지만 제안자로서 하나는 사줘야겠다 합니다ㅎ;;

나와같다면 2017-06-18 15: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AgalmA님의 서울국제도서전 느낌도 궁금하네요..

아 그리고 시간되시면 코엑스 지하 별마당 도서관도 다녀오세요

AgalmA 2017-06-19 01:19   좋아요 0 | URL
책보다 다른 것에 더 재미를 느껴서 제 소감을 어떻게 읽으실지ㅎ;;;
별마당 도서관은 어찌 피할 수가 없어서 가게 됐는데 좋더군요^^

단발머리 2017-06-18 22: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두둥둥!!!! 기다리는 1인입니다*^^

AgalmA 2017-06-19 01:19   좋아요 0 | URL
기다릴 만한 것인지는....;;;
 

 

띠링~ 선물요. ~ 스타벅스 커피. 고마워요, B!
띠링~ 서울국제도서전 초대권이오. 왓왓고마워요, 알라딘. 달력을 본다. 일요일 마지막 날 갈 수 있겠구나. 사람 많겠지. 흑흑;; 스타벅스 커피 마시며 외출하는 날로 체크.
띠링~ 도서관 희망도서 도착했어요. 왓왓왓~ 이번 달엔 왜 이렇게 빨리 왔니;;; 후다닥~

 

 

 

세계적인 수면 전문가이자 임상심리의사인 마이클 브레우스 박사가 잠을 깊게 자지 않는 돌고래 유형, 새벽부터 사냥을 나가는 사자 유형, 낮에 활동하고 밤에 쉬는 곰 유형, 해가 지면 생기를 찾는 늑대 유형 구분해 시간 활용과 건강 유지를 어떻게 해야 할지 설명하고 있는데 나름 실용적인 자기 계발서라 할 수 있겠다.
 
자정에 침대에 눕지만 2시간 동안 그냥 누워 있기만 해요. 머릿속으로는 다음날 해야 하는 온갖 것들, 또 말도 안 되는 온갖 것들을 생각하고요. 그러다 새벽 2시나 되어서야 잠이 드는데, 그러다가 7시에 알람이 울리면 얼마나 놀라는지 몰라요. 심장마비라도 일어난 것 같은 느낌인데, 전 이 순간을 일상으로의 순탄하지 않은 재진입이라고 부르죠.”
하루 중 머리가 가장 반짝이는 시간은 오후 4시예요. 커피를 마시며 잠깐 휴식을 취할 때죠. 다시 말해 제가 제대로 일하는 시간은 하루 중 겨우 2시간에 불과한 셈이지만 저는 충분할 정도로 많은 일을 해내요. 그래도 만일 내가 오전에 정신을 바짝 차리기만 하면 훨씬 많은 일을 할 수 있을 텐데라고 생각하다 보면 난 부사장도 할 수 있겠다 싶다니까요. 비록 정말 그걸 원하는 건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지만요.”
 
늑대 유형 사람설명에서 이건 나잖아! 뜨끔-ㅁ-"

 

 

 

최근 내 관심사는 타인을 지배하려는 힘의 까닭과 움직임이다. 한국에서도 매일 잘못된 권력의 어깃장을 보며 분통이 커지기만 한다. 고대 소크라테스부터 현대 페미니즘까지 권력의 흐름을 이해하는 데 도움받을 수 있을 거 같다
장()을 넘어갈 때마다 인상적인 인용 문장이 있다.

"그 누구도 권력을 내려놓기 위해 권력을 쟁취하지 않는다." _ 조지 오웰
거의 모든 사람들이 역경을 이겨 낼 수는 있다. 하지만 당신이 누군가의 인격을 확인하고 싶다면 그에게 권력을 줘봐라.” _아브라함 링컨
나는 여성들이 남성들에게 지배하는 힘을 행사하길 바라지 않는다. 스스로에게 행사하길 바란다.” _매리 울스콘크레프트
권력은 권력의 존재를 믿는 사람에게만 존재하며, 벽면의 그림자 같은 존재이지만 그림자가 사람을 죽일 수도 있다. 그리고 아주 작은 사람도 큰 그림자를 가질 수 있다.” _조지 R.R 마틴
최근 조지 R.R 마틴 걸작선 세트 나왔던데 이런 문장을 보니 이 작가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진다.

 

 

 

 

 


 

 

나는 줄리언 반스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에서 반전 하나 외엔 다른 소설적 재미를 느끼지 못했다. 이번 《시대의 소음》은 심리 스릴러를 잘 다루는 줄리언 반스가 실제 인물 거기다 유명 음악가를 다룬다니 관심을 안 가질 수 없었다.    
"늑대는 양의 공포에 대해 말할 수 없다."(작곡가 블라디미르 루빈)
리언 반스는 쇼스타코비치가 자신의 삶에 대해 복합적인 내레이터라고 했다. 어떻게 이야기를 펼칠까! 어서 읽고 싶은데 할 일도 갈 일도 많고도 멀구나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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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17-06-14 21: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만일 내가 오전에 정신을 바짝 차리기만 하면 훨씬 많은 일을 할 수 있을 탠데˝란 문장이 크게 슬프네요. 결국 수면이 문제여서 개선하고 싶은 이유가 더 많은 일을 하여 승진하고픈 욕구라니요. ㅠ

AgalmA 2017-06-14 21:40   좋아요 1 | URL
ㅋㅋ 이 책이 자기계발서가 아니고 교양심리학으로 분류되는데도 바로 저런 부분 때문에 제가 자기계발서 같다고 한 겁니다ㅎ. 미국책이라 그런가 싶기도 합니다ㅎㅎ 유럽이라면 인용이 달랐을 걸요.

북다이제스터 2017-06-14 21:42   좋아요 1 | URL
저도 요즘 권력에 관심이 있어 이책 저책 기웃거리는데요, 아무래도 권력 관련 바이블들은 모든 권력의 실체를 밝히는 아나키즘 책들이 아닐까 생각듭니다. 혹시 아나키즘 관련 쉽고 좋은 책 아시면 추천 부탁드립니다. ^^

AgalmA 2017-06-14 22:24   좋아요 1 | URL
아나키즘 관심은 많은데 저도 제대로 읽어본 게 없어요. 북다이제스터님이 탐구해 주셔서 제게 조언을 주시길요^^

2017-06-14 22: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6-14 22: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syo 2017-06-14 22: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매번 꿈꾸었지만 한번도 가보지 못한 그곳입니다 ㅠㅠ

AgalmA 2017-06-14 22:48   좋아요 0 | URL
억) 이번 이벤트 추첨에 사람들 많이 뽑아줬던데 신청은 해보셨던가요; 안타깝네요...
저도 초창기 가보고 오랜만에 가게 되어서 기대하고 있습니다.

syo 2017-06-14 22: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렇지만 AgalmA님의 훌륭한 방문기를 읽으면 될테니 저는 하나도 아쉽지 않습니다. ㅎㅎㅎ

AgalmA 2017-06-14 22:52   좋아요 0 | URL
미리 말을 하면 이런 부담이 온다는 걸 제가 늘 잊지요-0-);;
이 행사 혹 모르고 놓칠 분 있을까봐 알리는 차원에서 올린 겁니다. 대박 리뷰를 쓰겠다 그런 욕심 네버네버 없습니다^ㅁ^;;;

syo 2017-06-14 22:58   좋아요 1 | URL
대박 리뷰는 AgalmA님의 욕심이 아니라, AgalmA님의 손끝에서 슝슝 나오는 거 저는 다 알고 있으니까, 부담가지실 필요는 있습니다^^ 화이팅ㅎㅎㅎ

cyrus 2017-06-14 23: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도서정가제 시행 전에 갔던 도서전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어요. 그때 할인된 책들을 구입할려고 캐리어를 챙겼어요. 책을 사는 데 10만 원 이상 썼습니다. ^^;;

AgalmA 2017-06-15 06:21   좋아요 0 | URL
캐리어라굽쇼;;
저는 이번에 보조가방만 들고 가는 걸로^ㅁ^;.....이러다 가서 뭘 잔뜩 사게 될까봐 겁이 좀 나는군요;
도서정가제 없앨 거라는 소문도 떠돌던데 어찌 될지...

cyrus 2017-06-15 15:09   좋아요 1 | URL
도서정가제의 운명이 11월 21일에 결정 나는군요. 이 날이 다가오면 도서정가제를 둘러싼 말이 많을 듯 합니다. ^^;;

겨울호랑이 2017-06-15 14: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사자 유형인 것 같네요.ㅋㅋ

AgalmA 2017-06-21 00:13   좋아요 1 | URL
요즘 바빠서 사자 유형 탐색은 아직 멀었습니다. 알게 되면 말씀 드릴게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