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집회를 가지 못했던 때엔 그림을 그리기도 했다.
영감의 충동을 넘어 예술이 왜 속죄, 치유, 희망이 되는지 그리는 순간 깨닫게 된다. 정치도 참여하게 되면 그렇다. 잘 그리든 못 그리든, 잘 하든 못하든. 


 

 우리는 그가 9월 11일이라고 제목 붙인 그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나는 그림 자체의 구성과 그림이 창작된 상황, 색상 선택, 얼굴들, 그리고 그러한 노력이 의미하는 바에 첫눈에 매료되었다. 타지키스탄 이슬람교도인 이 화가(애크멀 미츠섀커롤)는 아프가니스탄 북쪽에 자리를 잡고 있어서 미국 반대편에서 그 사건을 접한 셈이었지만 어떻게 보면 가까운 곳에서 일어난 사건에 반응했던 것이다. 캔버스에 그림을 그릴 때 무슨 생각을 하냐고 물었을 때 예술가다운 열정에 차서 그는 이렇게 답했다.


무어라 설명을 너무 많이는 덧붙이기 힘들군요. 그림이 곧 설명입니다. 저는 그날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믿기 힘들었지만 비행기가 충돌하는 화면을 우리는 지켜보았습니다. 마치 모두 일어나 하늘을 쳐다보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것이 어디서 왔는지 그리고 무엇이 우리 삶에 떨어질지 걱정스러웠습니다. 당신도 알고 있듯이, 저는 비행기가 되는 꿈을 자주 꾸는데 비행기가 추락하다가 충돌하기 직전에 잠에서 깨곤 합니다. 그 사건은 그 꿈과 너무나 흡사했습니다.


덧붙이길, ˝우리가 내란을 겪었을 때와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매일, 우리는 하늘을 쳐다보고 다음에 무엇이 올지 걱정했죠. 그리고 더 나은 것, 싸움을 멈출 수 있는 것, 나쁜 꿈을 끝낼 수 있는 무언가를 찾길 바라던 때였습니다.˝
나는 애크멀의 작업실에서 우두커니 서서 그림을 보고 있었다. 다섯 사람이 뜰에서 원을 그리고 서 있었는데 무엇이 나타날 것인지 지켜보는 듯 세 여자와 두 남자는 위를 올려다본다. 한 사람은 분명히 당황한 얼굴이었다. 어떤 이는 걱정에 싸여 있었고 그들에게 일어난 일 너머에 있는 무언가를 찾는 듯한 느낌이었다. 근심 어린 눈과 불안에 가득 찬 표정이 보였다. 그러나 색감 때문인지 몰라도 전체적으로는 희망찼다. 이런 종류의 희망과 근심이 바로 지구 반대편 사람들을 연결시켜 변화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것이다. 그 근심은 어떤 이에게 닥친 비극과 우리 모두에게 일어날지 모르는 무언가에 대한 두려움일 뿐 아니라 인류를 위해 우리가 창조해낼 무언가에 대한 관심이기도 하다. 작품 속에서 나는 폭력을 넘어선 인류 공동의 움직임을 촉발하고자 하는 초월성을 엿본다. 캔버스와 작가의 주변 상황을 통해 상호 존중과 치료의 노력을 엿볼 수 있었다. 이 그림이 집필 중인 책의 제목과 논제의 아주 많은 요소를 포착하고 있었기에, 애크멀에게 「9월 11일」을 표지 그림으로 사용하고 싶다고 말했다.



폴 레더락 《도덕적 상상력》

 

지금 생각해 보면 미국에서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 나왔던 것은 9.11이란 상징적 사건도 밑바닥에 깔린 큰 동기였을 것이다. 911은 미국 응급구조 신고 번호다. 테러단은 그것도 염두에 두고 그날 일을 벌였다고 생각하니 인간이란 어쩌면 이토록 잔인한가 싶다.
오늘 대선 투표에 우리에겐 20140416 세월호가 있다.


어버이날 다음날이 투표일인 게 누구에게 더 이익이 된 건지 모르겠지만 나는 용돈을 드리며……
오늘은 슈퍼문이 뜨는 날이라고 했다. 흐리고 비가 오는 건 비를 뚫고 가야 하는 일과 닮아서라고 생각하며 도장 꾸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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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09 11: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5-09 12: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5-09 12: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5-09 12: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5-09 12: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사진이면 어찌 참을 만 하겠는데, 《노무현입니다》영화는 티저 영상만 보는 데도...
인터뷰하는 사람들이 다들 울먹여서 참...
  
며칠 전 끝난 전주영화제에서 개봉했다. 
5월 25일 전국 개봉한다는데 영화관이 아니라 울음바다가 될 거 같다.
요즘 맘 편하게 운 적도, 맘 편하게 웃은 적도 없다. 
언제부터 이리 된 걸까. 원래 난 울면서 태어났잖은가. 
왜 이렇게까지 돼야 했나.
 
지금 우리 맘도 모르고 오래전 흥얼거리며 뚜벅이 유세를 하고 있는 저 사람을 보라.
그때 나도 당신 맘을 몰라 줬기에 이 아픔은 당연한 수순이겠죠. 
당신이 정성스레 사람들의 손을 잡듯 저도 그러고 싶습니다.
그래서 늘 힘이 부치고 늘 용기가 필요합니다. 당신도 그랬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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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같다면 2017-05-08 19:5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그 분은 알고 계실까요..?
우리가 이렇게 마음 아파하며 그리워 하고 있는 것을..
우리가 당신을 사랑했다는 것을..

AgalmA 2017-05-08 21:16   좋아요 1 | URL
(.........)

2017-05-08 20: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5-08 21: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커피소년 2017-05-08 21: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흥얼거거리는 뚜벅이 유세..^^ 왠지 저 거리가 낯설지가 않습니다..ㅎㅎ

AgalmA 2017-05-08 22:02   좋아요 2 | URL
부산 덕천동 3호선 지하철 건설 때라고 하더라고요. 그때 저는 서울에 있었지만 저 거리는 제가 어릴 적 지나봤던 곳.
흥얼흥얼 태평하고 공손하게 걷는 모습이 참... 저 사람 참... 하게 만들지 않습니까. 울리고 웃기고 혼자서 다 하고ㅜㅜ

북다이제스터 2017-05-08 22:5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참... 몹시 맘 아파오는 분 입니다.
 
개소리에 대하여
해리 G. 프랭크퍼트 지음, 이윤 옮김 / 필로소픽 / 2016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저자는 소리의 본질을 ‘사태의 진상이 실제로 어떠한지에 대한 무관심‘이라고 본다.
비트겐슈타인과 그의 러시아어 개인 교사였던 파니아 파스칼의 일화는 다각도로 해석할 여지가 있다. 파스칼은 요양원에 있을 때 문병 온 비트겐슈타인에게 ˝마치 차에 치인 개가 된 느낌이에요˝라고 말했다가 ˝당신은 차에 치인 개가 무엇을 느끼는지 알 수 없소. ˝라는 말을 들었다. 앓는 소리를 조금 과장한 것에 대단히 매정한 대답이라고 할 수 있지만 비트겐슈타인에겐 사소하지 않았다. 저자는 비트겐슈타인의 입장을 가정해 파스칼의 말이 ‘진실에 대한 무관심과 생각 없음‘, ‘다른 누군가에게서 얻은 묘사로 별생각 없이 그리고 사태가 실제로 어떠한지에 대한 고려없는 되풀이‘였기 때문에 비난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비트겐슈타인의 기준으로 표현해야 한다면 우리 말들은 대부분 개소리다. 인사치레와 중구난방 쌓인 지식과 어디서 들은 소문과 관용어와 추측과 비유들로 가득 차 있기 때문이다. 정확하게 말할 수 없다면 침묵하란 지침으로 산다면 세상살이가 참 벅찰 거다. ˝좋은 봄날이죠? ˝하는 인사에 ˝강릉 기타 등등 지금 여기저기 불 나서 난리인데 무슨 좋은 날 타령입니까? ˝대답한다고 해서 이 말의 진실성을 긍정할 수만도 없다. 각자 판단하는 진실의 방향, 말하는 방법, 감정 조율, 문해력, 문장력, 인과적 해석 등을 총동원해 제대로 말을 하자고 들면 우린 입을 떼기 어렵다. 상황이 닥치면 우리는 반은 알고 반은 모르는 모호한 개소리 함정에 즉각 빠지기 쉽다. 아무리 많은 지식을 습득해도 개소리 기술이 더 고급할지 몰라도 이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개소리를 피할 수 없는 상황이 있다. 자신이 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는데도 말하기를 요구받는 경우가 그렇다. 따라서 어떤 주제에 대해 말할 기회나 의무들이 화자가 가진 그 주제와 관련된 사실에 대한 지식을 넘어설 때마다 개소리의 생산은 활발해진다. 이 불일치는 특히 공인의 삶에서 일반적이다. ˝


공인의 삶뿐만이 아니다. SNS, 각종 커뮤니티, 블로그 등을 통해 일반인들의 개소리들도 적잖이 노출되고 있다.
진실이 중요하다 강조하지만 개인의 자유, 발언권의 범위가 넓어질수록 세상은 큰 비난을 받을 거짓말, 불쾌함을 주는 개소리로 더 어지러운 거 같다. 오염된 언론, 가짜 뉴스, 조작된 인터넷 글 때문에 믿을만한 정보 찾기도 힘들다. 거짓말쟁이들은 무엇이 진실인지 알고 있으면서도 치밀히 설계해 실행하고, 거짓말보다 덜 분석적이고 덜 정교한 개소리들은 진실이 뭐든 자기 목적에 맞도록 소재들을 선택하고 가공하며 무한히 증식한다. 보통 진실을 유일한 어떤 것이라는 통념으로 볼 때 이 무차별한 협공 속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파스칼의 저 예처럼 우리는 비트겐슈타인처럼 극도의 정확성을 추구하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더 큰 문제는 정확히 안다고 말할 수도 없다. 저자가 진단한 ‘진실과 기만 양쪽 모두에 대한 노력의 포기 아니면 계속되는 개소리‘라는 회의적 결말 외에 더 나은 것은 없나.

 

˝말하는 사람의 입맛에 맞는 것 외에는 어떤 것에도 신경을 쓰지 않고 마구 주장하는 개소리 행위에 과도하게 탐닉하다 보면, 사태의 진상에 주의를 기울이는 정상적 습관은 약화되거나 잃어버리게 된다. 거짓말을 하는 사람과 진실을 말하는 사람은 말하자면 같은 게임 속에서 반대편으로 활동한다. 그들 각각은 자신들이 이해하는 사실에 반응한다. 비록 한쪽의 반응은 진리의 권위에 저항하며 그 요구에 맞추기를 거부하지만 말이다. 개소리쟁이는 이러한 요구를 모두 무시한다. 그는 거짓말쟁이와는 달리 진리의 권위를 부정하지도, 그것에 맞서지도 않는다. 개소리쟁이는 진리의 권위에 조금도 신경 쓰지 않는다. 이 점 때문에, 개소리는 거짓말쟁이보다 훨씬 더 큰 진리의 적이다.
사실을 전달하거나 은폐하려는 사람은 실제로 어떤 식으로든 확정적이고 인식할 수 있는 사실이 있다고 가정한다. 진실을 말하거나 거짓말을 하는데 그가 관심을 가진다는 것은 사물을 잘못 이해하는 것과 올바로 이해하는 것 사이에 차이가 있다고 전제하는 것이며, 적어도 때로는 그 차이를 구별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전제하는 것이다. 어떤 진술이 참이고 어떤 진술이 거짓인지를 규명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더 이상 믿지 않는 사람에게는 오직 두 가지 대안만이 있을 수 있다. 첫째는 진실을 말하려는 노력과 기만하려는 노력 모두를 그만두는 것이다. 이것은 사실에 대한 어떠한 주장도 내세우기를 삼간다는 뜻이다. 두 번째 대안은 상황이 어떠한지를 기술하려는 주장, 그러나 개소리 밖에는 아무것도 될 수 없는 주장을 계속하는 것이다. ˝



저자는 회의적인 두 가지 대안을 말했지만 사실상 한 가지다. 진실을 말하려는 쪽도 기만하려는 쪽도 현실적으로 그만두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 세상은 무소유조차 주장이 되는 구조이다.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밤낮없이 말하는 장이기도 하다. 거리에 나가서 많은 사람들이 진실이라 생각하는 성경이나 불경을 크게 읽고 있어보라. 얼마 되지 않아 지나가는 사람에게 잘못하고 있다는 눈총을 받을 것이다.

˝우리가 객관적 실재에 접근할 수 있는 어떤 신뢰할 만한 방법을 가질 수˝ 없다고 간주하는 회의주의도 개소리 확산의 원천이다. 우리는 완벽한 ˝정확성correctness˝을 얻지 못하게 되자 ˝진정성sincerity˝이란 규율에 매달린다. 공동 세계를 정확하게 묘사할 수 없으니 자기를 정직하게 충실히 전달해 무엇을 이뤄보겠다는 대안인데, 우리는 진리 파악, 자신에 대한 옳은 기술은 고사하고 정작 자신 자체에 대해서도 정확히 모른다. ˝진정성˝을 강조할수록 그에게서 거짓과 개소리를 보려는 시선과 입들이 똥파리처럼 몰려드는 것을 막을 수도 없다.
절망스럽게도 개소리가 메아리로 돌아오지 않는 세상은 적어도 지구에는 없는 것 같다. 개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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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08 17: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AgalmA 2017-05-08 17:47   좋아요 2 | URL
아, 드디어 내일이네요. 과연 개소리 좀 줄어 들까요. 그럴 리 없겠지...
매일매일 정말 징글징글합니다.

겨울호랑이 2017-05-08 18:2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 거짓말쟁이가 목적을 가진 살인자라면, 개소리쟁이(?)는 사이코패스라는 생각이 들어요.. 프랑스 대선에서 극우파 르펜을 막아낸 듯 하지만, 세계적으로 개구라꾼들이 세력을 얻고 있으니... 어지러운 세상입니다..(무슨 삼국지 게임 오프닝 멘트같이 되었네요 ㅋ)

AgalmA 2017-05-08 18:35   좋아요 3 | URL
살인자와 사이코패스 비유 적절하십니다^^b
개소리쟁이, 개구라꾼 자꾸 발음하다 보니 저는 그저 ˝개굴˝하고 싶네요ㅜㅜ 개구라 떠느니 개구리처럼 울자 싶어서...

희선 2017-05-10 01: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영어에도 개소리라는 게 있나 하는 생각을 잠깐 했습니다 헛소리나 허튼소리보다 낫기는 하네요 지금은 인터넷 때문에 많은 사람이 별거 아닌 말을 하겠죠 실제 하지 않고 그걸로 마음을 푸는 사람도 있을 거예요 그건 괜찮겠지만, 책임을 져야 하는 자리에 있는 사람은 그런 말 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희선

AgalmA 2017-05-11 15:57   좋아요 0 | URL
맥스 블랙 [협잡의 만연] 정의에 따르면, 협잡humbug, 허튼소리balderdash, 쓸데없는 말claptrap, 말도 안 되는 얘기hokum, 실없는 소리drivel, 헛소리buncombe, 사기imposture, 엉터리quackery 등 다양한 구분이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개˝를 접두어로 붙여 활용하듯 ˝불bull˝도 그런 셈이죠. 그래서 이 책의 제목에 쓰인 단어 ˝bullshit˝은 ‘개소리‘로 번역되는 게 타당하죠.

언어는 전염성이 강해서 특정 틀이나 단어에 천착하게 되면 그 자장에 갇히게 됩니다. 욕을 쓰면 당장엔 속시원할 지 모르나 괴물을 상대하기 위해 괴물이 되는 것과 비슷하게 되죠. 한국의 일부 페미니스트들의 ‘미러링‘이 도를 넘어서게 되자 메갈로 공격받듯이.
대부분 자신이 쓰는 언어에 대한 책임을 너무 간과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두 괴로운 상황을 만들고 있죠.


AgalmA 2017-05-12 14: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요며칠 정의당발 시끄러운 뉴스. 정의당을 ‘강간 당한 여성‘에 비유한 이광수 정의당 공동선대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흑마술 저주를 하겠다고 으름장. 이런 사람이 교수씩이나 하다니... 비트겐슈타인한테 얻어터질 ‘개소리‘ 생산자. 당신은 ˝강간 당한 여성이 어떤지 알 수 없소!˝
http://m.wikitree.co.kr/main/news_view.php?id=301428&ref=www.google.co.kr

자신을 제대로 세울 생각은 않고 타인에 대한 협잡으로 가득하니 정의당은 날이 갈수록 회생 희망이 없어 안타깝다.
 

 

문 후보 업어주고 간 사람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멀리 애틀랜타에서 와서 자신이 안기기 보다 안아주고 싶어 했던 마음을 알겠기에.

 

 

 


˝마법의 성˝ 부를 때 가사 보라고 휴대폰 들어주고 있던 문 후보. 그를 보고 있으면 곳곳에서 감동을 주는 배려가 보이지. 나를 앞세우기보다 사람이 먼저라는 걸 정말 보여주는 사람.


 

(5.6 문재인 홍대 프리허그 현장 동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CUviOH2DZ1M

 


비가 와도 같이 맞으며 함께 가겠다고 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풍경이 좋다. 세상을 바꾸는 힘은 그 속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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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17-05-06 22:00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투표를 마치고 나니 탄핵심판을 기다리던 그때의 심정이네요. 개인적으로 루비콘을 건너기 전 도강을 고뇌하는 카이사르를 지켜보는 사람의 심정입니다... 루비콘을 건넌 후 로마입성이 ‘내전‘의 시작이었다는 것을 다시 생각하는 요즘입니다..^^:

AgalmA 2017-05-06 22:25   좋아요 5 | URL
*
카이사르가 루비콘이라는 저 작은 강을 건넌 것이 역사의 사실이 된 것은 역사가가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어서 결정한 일이지만, 그 이전이나 그 이후에 수없이 많은 다른 사람들이 루비콘 강을 건넌 것에 대해서는 누구도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여러분이 걸어서 또는 자전거나 차를 타고 30분 전에 이 건물이 도착했다는 사실은 카이사르가 루비콘 강을 건넜다는 사실과 똑같이 과거에 관한 사실이다.

E.H. 카 <역사란 무엇인가> p20

**
라이프니츠는 가능세계라는 개념을 창안했다. 라이프니츠가 선호한 예를 사용해서 이것을 설명해보자. 카이사르는 루비콘강을 건넜다. 그것은 이 현실세계에 사는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러나 동시에 우리는 그 사실의 반대를 생각할 수 있다. 루비콘강을 건너지 않은 카이사르는 그 자체로서는 모순을 포함하지 않는다. 게다가 어쩌면 카이사르는 루비콘강을 건너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카이사르가 루비콘강을 건너지 않았던 세계를 생각할 수 있다. 이것을 `가능세계에서는 카이사르는 루비콘강을 건너지 않았다`라고 환언하자고 하는 것이 가능세계라는 생각이다.
루비콘강을 건너지 않았던 카이사르가 그 자체로서는 모순을 포함하지 않는다는 것은 무슨 말일까? 그러면 그것은 무엇과 모순되는가? 당연하지만 우리가 아는 이 현실세계와 모순된다. 삼두정치의 붕괴, `주사위는 던져졌다`라는 한마디, 피르살루스전투의 승리, 루비콘강의 도하라는 사건은 다른 무한히 많은 사건이 이루는 계열 속에 짜 넣어져 있다. 루비콘강을 건너지 않았던 카이사르는 카이사르가 루비콘강을 건넌 이 현실세계와는 양립하지 않는다. 루비콘강을 건너지 않았던 카이사르로부터는 우리가 아는 이 세계에서는 현실화하지 않았던 다른 사건의 계열이 뻗어져 있다. 즉, 루비콘강의 도하라는 사건에서 계열은 `분기diverger`하고 있다. 분기한 계열들 간의 양립 불가능성을 라이프니츠는 ˝불공가능성 不共可能性, imcompossiblite˝이라 부른다. 두 카이사르에 의해 표현되는 두 세계, 이 현실세계와 다른 가능세계는 불공가능적이다. 바꿔 말하면 이 현실세계에는 공가능적인 계열들의 다발이다. 이것은 온갖 개체가 세계와의 공가능적인 관계를 갖고 있음을 의미한다. 루비콘강을 건넌 카이사르는 카이사르가 루비콘강을 건넌 이 세계를 `표현exprimer`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고쿠분 고이치로 <고쿠분 고이치로의 질 들뢰즈 제대로 읽기> p68~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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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비콘 강을 건너지 못한 카이사르의 세계를 우리는 박근혜 정권으로 겪어야 했지요. 우리는 다시 루비콘 강 앞으로 돌아왔고 이 길이 더 쉽다거나 더 나을 거라는 장담을 하긴 어렵겠지요. 그러나 우리가 구체적인 현실 세계에 있다면 무언가 이룰 수 있는 다른 가능성도 함께 있으리라 희망합니다.

겨울호랑이 2017-05-06 22:37   좋아요 4 | URL
^^: AgalmA님 댓글에 리뷰로 답하는 것은 반칙입니다.ㅋㅋ. 좋은 글 감사합니다. 첫번째 글에서처럼 우리 모두는 각자의 ‘루비콘강‘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 문제의 크기 또는 시대정신이 담겨있느냐에 따라 역사적 의미가 달라지겠지요..라이프니츠의 가능세계의 개념은 조금 다르게 생각되기도 합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적 인물인 카이사르는 루비콘을 건넜지요. 하지만 다른 차원의 카이사르는 폼페이우스에게 죽었을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우리 세계에서는 정치적으로는 루비콘 앞에 있겠지만, 경제적으로는 아직 서지 못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AgalmA님께서는 2012년 대선을 우리가 풀지 못한 과제로 생각하시는 것 같습니다. 저는 2012년의 일이 ‘건너지 못한 루비콘‘의 의미도 있겠지만, 2017년 루비콘에 서기 위한 과정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희망을 갖고 싶은 마음은 AgalmA님과 같습니다..^^:

AgalmA 2017-05-06 23:25   좋아요 4 | URL
2012년에도 2017년에도 저는 카이사르를 ‘시민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풀지 못한 과제가 계속되는 거죠. 문후보는 하나의 다리죠. 우리 앞엔 아직 많은 강과 산맥이 있습니다. 12척의 배 가지고도 어림없죠~_~

겨울호랑이 2017-05-06 22:54   좋아요 3 | URL
^^: AgalmA님 말씀이 맞네요. 제가 너무 인물 중심으로 생각을 한 것 같습니다. ^^: 한편으로 2012년과 2017년의 카이사르는 어떻게 달라졌나하는 새로운 질문도 떠오르네요.. AgalmA님 바쁘신데 시간을 너무 많이 빼앗는 것 같네요...^^:

AgalmA 2017-05-06 23:24   좋아요 4 | URL
아뇨. 제가 정확히 표현하지 않았던 거 같습니다;
좋은 대화였습니다. 개의치 않으셔도 됩니다^^

2017년의 카이사르에 대해선.... 혁명은 혁명 뒤에 알 수 있다라고 말할 수밖에 없을 듯.

커피소년 2017-05-06 23:4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1000만표 중 한 표지만 사전 투표하길 잘 했다고 생각되네요.^^

AgalmA 2017-05-06 23:53   좋아요 2 | URL
짝짝짝~ 제게 저 풍경을 보여준 한 분이시군요^^ 일하면서 봤는데 일 스트레스가 좀 덜했습니다^^

2017-05-07 00: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5-07 04: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새아의서재 2017-05-07 05:5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파파이스인가요? 거기 출연하신 유시민의 견해와 걱정에 무척 동감합니다. 정권이 바뀌면 지금 언론들, 재벌들의 공격이 시작될것이다, 라고. 청와대 바뀐 거 빼면 아무것도 바뀐것이 없다고. 그런 의미에서 비판은 하되, 엄마가 자식에게 회초리를 드는 마음으로 지지하려고 합니다. 그 바탕은 언제나 믿음과 사랑.... 그나저나 저는 자격미달. 투표시기를 놓쳐씁니다. ㅜ ㅜ

AgalmA 2017-05-08 18:10   좋아요 2 | URL
네, 파파이스 #144에서 유시민 작가가 그랬죠.
정치 관심 있는 사람은 대부분 파악된 정황이죠. 청와대만 바뀐 것일 뿐. 인수위가 없으니 빨리빨리 치고 들어가는 전략으로 민첩하게 행동해야겠죠.
투표는 못 하셨어도 앞으로 지원해야 될 일 많을 거라^^;

단발머리 2017-05-08 11:4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제가 저 뜨거웠던 현장에 있었던 1인이라서 더 마음 깊이 다가오네요. ㅎㅎㅎㅎ
혼자 짐지도록 내버려 두지 않겠다는 생각이 부쩍 많이 듭니다. 내일이네요.
드디어...

AgalmA 2017-05-08 18:11   좋아요 2 | URL
사람 많던데 고생하셨겠습니다. 투표로 끝날 일이 아니라 마음이 참 무겁습니다.
당선 확인하는 내일 하루 반짝 좋을 듯ㅎㅎ;;
 

그동안 쓴 소설 리뷰를 이벤트 페이지에 댓글로 올리면 됩니다.
민음사 책만 올려야 된다는 규정이 없어서 저는 다른 출판사 소설 리뷰도 올렸는데요. 민음사 소설 좀 많이 읽고 리뷰 써둘 걸 그랬어요ㅎ; 한국 소설 리뷰가 부족한 것도 좀 걸리고ㅎㅎ;
마감 전에 소설 열심히 읽고 리뷰를 더 추가해야 할 지도ㅎ~
어차피 복불복)))

열심히 소설 읽고 리뷰 쓴 그대들이여, 응모하라!


http://m.aladin.co.kr/events/wevent.aspx?eventid=163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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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7-05-05 19:4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혜택과 선물이 많아서 a님 독자 심사위원 선정 되시면 좋겠네요. 근데 한 명만이에요??

AgalmA 2017-05-05 19:49   좋아요 4 | URL
1명이라 아마 저는 안될 거 같지만ㅎ; 밑져야 본전 도전요ㅋ

yureka01 2017-05-05 20:0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그러고 보니 제가 소설 리뷰는 거의 써 본적이 없었네요.ㅎㅎㅎ

AgalmA 2017-05-06 01:49   좋아요 1 | URL
리뷰 쓰시는 거 보면 능력이 안되시는 건 아닌 거 같고 시에 비해 소설 애정은 너무 티나게 안 주십니다ㅎㅎ

겨울호랑이 2017-05-05 20:5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도 지원해서 경쟁률을 올려서 최종 당선된 1인을 영광스럽게 할까 생각만 해봅니다^^:

AgalmA 2017-05-06 03:33   좋아요 2 | URL
일단 제가 이렇게 알려서 판을 키웠죠ㅋㅋ 훌륭한 경쟁 상대가 많아야 성장하는 법이니ㅎㅎ
겨울호랑이님이 소설을 많이 안 읽으셔서 다행인지도요ㅎㅋ 작정하고 분석력을 작동하면 막강한 경쟁 상대이실 듯!
2개만 올려도 되는데 도전해 보심은^^?

겨울호랑이 2017-05-06 08:08   좋아요 2 | URL
^^: AgalmA님의 칭찬에 기분이 좋아지면서도, 다음 순간 제 수준을 알아야 한다는 냉엄한 현실로 돌아오네요.ㅋ 아직은 내용 파악에만 급급할 뿐, 남을 평가할 수준이 못 됩니다.ㅋ AglamA님 오늘도 바쁜 하루 보내시나요? 혹시 오늘부터 독자 서평 수험생 모드로?ㅋ

AgalmA 2017-05-06 21:27   좋아요 1 | URL
음...겨울호랑이님이나 저나 어려운 공부에 도전하는 스타일이라 더 낑낑대는 것 같달까요ㅎㅎ;; 같이 엮는 게 실례이려나요...저...저만?
공부하다 보니 평가가 자연스레 나오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렇다고 우리가 삿대질하는 스타일도 아니고ㅎ 이건 이럴 수도 있지 않을까요 하는 조심스런 물음표 정도 얹는다고나 할까ㅎ;
독자 서평 수험생 모드ㅋㅋ... 마냥 그러고 싶은데 계속 일이네요^^;

겨울호랑이 2017-05-06 22:45   좋아요 1 | URL
^^: 에고. 저는 교양수준이라 공부라 하기 민망한 수준입니다. AgalmA님께서는 저를 너무 높게 평가해 주시네요 ㅋㅋ 감사합니다. 제가 AgalmA님께 배우는게 많아 같은 레벨은 못됩니다. 항상 바쁜중에도 틈틈히 노력하시는 모습에서 많이 배우게 됩니다.^^

희선 2017-05-06 00: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거 보고 한 사람이 되지는 못해도 그냥 해봐야겠다 생각했습니다 한동안 한국소설은 잘 못 봤는데, 지지난해부터 봐야지 생각하고 어쩌다 한번 보다 지난해부터 좀더 보게 됐어요 여전히 잘 모르는 것도 있고 괜찮은 것도 있어요 조금이라도 알아들으면 다행이다 생각합니다 작가가 하려는 말을 알아듣기보다 제 마음대로 생각하는 것일지도...


희선

AgalmA 2017-05-06 02:12   좋아요 3 | URL
제가 뭘 할 땐 첫째가 ˝재미˝입니다ㅎ 유의미한 결과가 나오면 좋지만 뭔가를 하는 과정 자체가 즐겁거든요. 지치지 않는 게 관건!
한국소설은 저도 많이 읽는 편이 아니라 늘 봐야지 봐야지 하는데, 정서적으로 너무 밀착되어서 읽기가 좀 괴로운 부분도 있죠.
희선님도 책 다양하게 많이 읽으시던데 이참에 해 보시죠^^
리뷰 2개 이상만 올리면 되니까 한 달 안에 충분히 가능할 듯^^

2017-05-06 02: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AgalmA 2017-05-06 02:12   좋아요 2 | URL
일 끝내고 댓글 정리 중ㅎ 저는 성가셔서 알림 대부분은 껐어요. 일일이 신경쓰기 버겁거든요^^; 이제 자고 일찍 일어나서 일해야죠.
선선한 밤이네요. 굿밤 되시길 :)

2017-05-06 02: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dellarosa 2017-05-06 03:2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선정 되시길 응원합니다 ^^

AgalmA 2017-05-06 03:30   좋아요 1 | URL
다같이 즐기며 긁어보는 로또 축제의 장 정도로 생각하고 있습니다ㅎ;
응원 감사드립니다^^

커피소년 2017-05-06 12: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소설 리뷰는 어렵더군요.^^

AgalmA 2017-05-06 18:56   좋아요 1 | URL
전 다 어렵습니다ㅎ;;

cyrus 2017-05-07 16: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작년에 독자 심사위원 1명 이외에 심사위원에 되지 못한 분 3명을 우수상으로 선정한 걸로 기억합니다. 우수상 3명 중 두 분이 제가 아는 분들이었어요. 작년 리뷰 대회 공지 게시판에 우수상을 선정한다는 내용이 없었어요. 이번에도 우수상 리뷰를 선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

AgalmA 2017-05-08 18:57   좋아요 0 | URL
역시 알라딘 일등 파수꾼이시라 별 정보도 다 갖고 계시구만요^^
결과가 어찌 될지 더 궁금해지네요ㅎ

cyrus 2017-05-09 00:17   좋아요 0 | URL
파수꾼이라기보다는 그냥 알라딘의 이모저모에 관심을 가지는 것뿐입니다.. ㅎㅎㅎ

작년 최우수 리뷰로 선정된 분은 알라딘 블로거가 아니었어요. 네이버에 작성된 서평 주소를 남겨도 응모 가능해요. 그래서 독자 심사위원 모집 리뷰대회가 만만치 않게 느꼈습니다. 이번 리뷰대회에는 알라디너의 글이 최우수 리뷰로 선정되었으면 좋겠어요. 작년 우수상 3명 중에 한 분이 독자위원으로 선정될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