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언제나 이게 끝이길 바랐다. 그리고 다음을 향해 갔다.

<스위트 맘보>를 보며 어둠 속에서 많은 스케치를 했다. 잊지 않으려고 매 순간 집중했다. 나를 위해 도착한 듯한 움직이는 아름다움, 움직이는 메시지.

하지만 사무실로 돌아와 내 그림이 아닌 다른 그림을 그렸다. <스위트 맘보>에서 가장 많이 나온 대사는 ˝잊지 마세요˝였다. 예쁜 드레스를 입고 있지만 그 얇은 옷 속에서도 휘청이는 여인들. 드레스를 입고 위풍당당 소리를 지르는 그녀들은 아름다웠지 절망스러웠지. Pina는 그녀들이 그렇게 사라지지 않길 바랐을 것이다. Pina 공연에 어김없이 등장하는 커튼, 의자, 샴페인 잔, 물, 돌, 꽃 그런 것들도. 나는 Pina가 남기고 간 이미지들을 내 그림으로 잊지 않고 남길 것이다. 예술뿐만 아니라 사실 우리의 모든 기록은 ˝잊지 마세요˝ 아니었나.

10년 안에 같은 공연으로 다시 올 가능성은 희박하기 때문에 시간이 된다면 이 공연을 꼭 보셨으면 한다. 27일 내일까지다.
http://m.lgart.com/Home/Azine/AzineView.aspx?Id=55742


˝나는 사람들이 어떻게 움직이느냐가 아니라, 무엇이 그들을 움직이게 만드느냐에 더 관심이 있습니다. ˝
Pina Bausch(1940~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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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26 22: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AgalmA 2017-03-27 01:16   좋아요 2 | URL
어디서 보셨는데요ㅎ? 저는 주로 lgart에서 봐서ㅎ
독일 비롯 유럽 가면 다 저래서 식상하려나요ㅎ

2017-03-27 21: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AgalmA 2017-03-27 21:35   좋아요 2 | URL
강남권에 저런 큰 규모의 건축양식으로 교회, 성당 많은 듯요.
꽃은 봄이라 목련을 그렸고요. 일찍 폈다는 목련을 저는 못 봤는데...올해는 이렇게 지나가나 합니다...

연쇄살인마와 게이ㅋ 패셔니스타들은 보통 남자들이 잘 안 입는 디자인과 색상의 옷을 입죠^^
어제 공연에서 검은 망사원피스 입은 남성무용수가 나와서 (한글로) ˝내가 이상해?˝ 화내던 게 스쳐가네요. 몸매 좋아서 근사해 보이던데^^ 여성보다 각선미 좋은 남성들도 많아서 굳이 남성복, 여성복 가릴 필요 있나 싶을 때도 많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디자인과 색감의 옷, 신발이 남성용일 때 속상해요!

2017-03-27 21: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3-26 22: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AgalmA 2017-03-27 15:30   좋아요 2 | URL
올초에 예매하면서 알렸죠. http://blog.aladin.co.kr/durepos/9062026
오늘 올린 글 본문에 첨부한 링크 따라 가면 국내에서 피나 바우쉬 부퍼탈 무용단이 국내 공연한 프로그램들이 있어요. 세종문화회관에서 79년 <봄의 제전> 초연한 후 lgart에서 또 한 거 외엔 40년 가까이 겹친 공연이 없어요. 피나 바우쉬 사망 후 부퍼탈 무용단이 더 바빠져서 국내에 자주 오지도 못 하고요. 한 4~5년마다 한 번씩 오는 거 같은데 신경 쓰지 않음 그나마 못 보고요.
마스크 안하고 다녔더니 그새 코가 간질간질 하더군요. S님도 건강 잘 챙기시길.

겨울호랑이 2017-03-27 16: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 Agalma님은 공연과 전시도 많이 보시는군요.. 본업을 하시면서 사이사이에 이처럼 감성과 이성을 자극하는 활동을 하시는 모습 부럽습니다.^^: 물론, 이처럼 하시려면 많은 노력을 하셔야겠지요..대단하세요.

AgalmA 2017-03-27 17:09   좋아요 2 | URL
노는 거에 너무 열정을 쏟아 일 관련 성과나 재물을 쌓지 못해서 노후가 불안정한 단점도 있죠. 허허; 능력있는 사람은 두 가지 다 잡기도 하지만;

왜 아이들 보면 열심히 놀고 나면 쌔근쌔근 자잖아요. 인간은 늘 이런 매커니즘인 듯. 속에 쌓이는 것들을 계속 풀어줘야 하는.... 역사에서도 전쟁이나 혁명으로 푸닥거리하듯이;;
제 놀이에 대한 탐독은 제 속에 쌓인 게 많다는 반증이기도 하겠죠^^;
이젠 놀이와 공부의 경계도 모호합니다.
아무것도 안하고 어떤 것에도 얽매이지 않고 삶에 만족하는 상태는 참 어려운 일입니다.

겨울호랑이 2017-03-27 16:57   좋아요 2 | URL
^^: 우리의 삶이 결국은 잘 먹고, 잘 놀고, 잘 자고, 잘 싸면서 하루를 지내는 거 아닐까요..Agalma님의 놀이에 대한 탐독은 결국 행복해지려는 노력이라 생각됩니다. 추가적인 질문.. Agalma님의 그림의 꽃 등 배치된 사물은 각각의 의미가 있는 것이지요? 예를 들면 꽃말같은..

보슬비 2017-03-27 22: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성당 혹은 교회로 보이는 저 건물과 공연 그리고 아릿한 풍경탓에 아갈마님이 공연보시러 유럽에 가신줄 알았어요. ㅎㅎ lgart도 대문자로 안쓰니 다른나라 지명같고요. ㅎㅎ

AgalmA 2017-03-27 22:59   좋아요 1 | URL
^^ 엘지아트 가면 공연을 기다리며 저 풍경을 보니까 공연의 기대가 더 커지긴 합니다. 갈 때마다 제게 많은 인상을 주는 장소죠. 멋진 공연 보고 나올 땐 어찌나 신나고 설레는지 발걸음을 어떻게 움직여야 할지 모르겠을 때가 있어요ㅎ 대기업 욕해도 lgart 때문에 lg에게 그나마 조금 고마워 합니다;

[그장소] 2017-03-28 00: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꽃은 목련이 만개한 건가요? 아님 벚꽃? 자유로워보여요 .

AgalmA 2017-03-28 00:20   좋아요 1 | URL
목련^^ 목련 보셨음요? 저는 올해 목련을 한 번도 제대로 못 봤어요. 요즘 좀 안 돌아다니기도 했지만 이 동넨 목련나무가 많이 없어요. 췟.

공연 중에 멋진 장면이 하나 있는데요. 중앙 무대에 커튼을 드리우고 여러가지 영상을 보여주기도 하거든요. 그 중에 꽃나무 화면이 나오는 게 있는데, 화면은 흑백처리하고 바닥에 같은 장면을 녹색으로 처리했죠. 그 위에서 무용수들이 움직이는데 요정들 같았죠^^

[그장소] 2017-03-28 12:08   좋아요 1 | URL
저도 못봐서 콱 ~ 물어 본건뎅~^^ 우리 둘다 목련은 아직인걸로?

얼마나 흠뻑 빠져 장면을 봤는지 제가 다 옆에서 본 기분~ 환상적이었겠다는~~

희선 2017-03-28 00: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어떤 감동을 받으면, 그때는 잊지 않아야지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잊고 맙니다 누군가를 만나고 헤어지면서도 잊지 않아야지 하기도 하는데... 학교 다닐 때 교생 선생님이 떠날 때 그랬습니다 교생 선생님 이름은 잊었지만 그런 일도 있었지 하는군요 잊지 않으려면 자꾸 되새기는 것밖에 없겠습니다 그런 것도 가끔 있겠죠


희선

AgalmA 2017-03-28 00:21   좋아요 2 | URL
그래서 우리는 잊는다-기억한다 두 단어를 다 가지고 있는 거죠~_~
 
오규원 시전집 2
오규원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2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사랑의 감옥》(1991), 길, 골목, 호텔 그리고 강물 소리》(1995), 토마토는 붉다 아니 달콤하다》(1999), 동시집 나무 속의 자동차》(1995)로 묶여 있다. 시 외엔 편집 의도라든지 해설 등 어떤 부연 자료도 없는 부실한 전집 구성이다. 한국 시단의 큰 시인이라 섣불리 종합평을 넣기 어려워서 였을 수도 있지만 이건 좀.

시집 4권을 다 구비하지 못한 사람에게는 가격면에서 구매하기 괜찮은 시집이겠으나 시 해설 등으로 시의 이해를 원하는 독자들은 각각의 시집을 사는 것을 권한다. 오규원《새와 나무와 새똥 그리고 돌멩이》(2005) 시집에서는 정과리 평론가가 무려 58페이지에 달하는 해설을 썼다-_-; 

 


전집 구성이 한 시인의 발자취를 따라오며 발전상을 보는 의미도 있겠고 그 정서에 공감하는 독자에겐 큰 문제가 아니겠지만 나는 좀 짚고 싶은 게 있다.
80~90년대 한국 시집에서 흔히 느끼게 되는 단점들을 이 시집에서도 역시 발견한다. 그 시대 특유의 자의식이라든지 '월남치마, 비디오 가게, 롯데 목캔디, 둘코락스, 옥경이...' 같은 시대성 묻어나는 단어들과 표현들이 그때를 넘어 지금까지 유효하게 작동하는가 하면 내겐 그것들이 낡아 보인다. 당시의 핍진성은 담았을지 몰라도 현대성 혹은 보편성으로 살아 숨 쉬는가에 대해서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말하고 싶다. 이런 단점 때문에 요즘은 시든 소설이든 의도가 아니라면 특정한 시대나 경향을 드러내는 고유명사나 명칭을 잘 쓰지 않는다. 표현이 좀 객쩍은데 베스트셀러 시인;인 기형도 시만 봐도 그걸 최대한 배제한 걸 볼 수 있다. 기형도 시의 인기 비결 중 하나다.
또 오규원 시인의 다른 단점으로 '여자', '아랫도리' 같은 성적 표현과 연결도 전형적인 남성 시각에서 크게 벗어나 있지 않다. 최근의 성폭력 사건 아니더라도 '대상화된 여성'은 요즘 남성 시인들 시에서도 여전하다.


오규원 시인은 도시성으로 시를 쓸 때보다 자연 속에서의 관찰이 더 돋보이는 시인이다. 자연에 대한 흔한 관조가 아니라 회화적인 구조와 언어 속에서 의미를 톺아보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오규원 시인의 독특한 인식적 세계관이 극명히 드러난다.

이를테면 이런 표현.

 

여자의 치마 속에서 무슨 일인지
공기가 몇 번 몸을 부풀린다
이 길에서는 소리가
고요의 한구석이다
길에 고인 물속에서 새 그림자 하나
다시 길 위로 급히 오른다
새는 어느 허공에 묻혔는지 보이지 않고

- <처음 혹은 되풀이>



바람이 불어도 절은 뒤에 있는
하늘에 붙어
흔들리지 않는다

- <절과 나무>


비가 온다, 대문은 바깥에서 젖고 울타리는 위서부터 젖고 벽은 아래서부터 젖는다
비가 온다, 나무는 잎이 먼저 젖고 새는 발이 먼저 젖고 빗줄기가 가득해도 허공은 젖지 않는다
..................라고 말하는 시도 젖지 않는다

- <비> 전문



사루비아를 땅에 심었다 꼿꼿하게
선 그 위에 둥근 해가 달라붙었다
사루비아 옆은 여전히 비어 있다
모두 길이다

- <사루비아와 길> 전문

 

 

 

 

대개 시를 감상적으로 음미하거나 해석하기 쉬운데, 오규원 시인의 눈은 카메라만큼 즉각적이고 냉철하다. 롤랑 바르트가 말한 ‘상처란 무시무시한 내면성이다‘를 빗대어 보면, 인식이 뼈대로 고스란히 드러나는 오규원 시인의 시는 무시무시한 세계상이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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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17-03-26 12: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규원 저, <현대시작법>을 재밌게 읽었던 때가 있었어요.

1) ‘월남치마, 비디오 가게, 같은 말들을 장점으로 생각하면 그 시절의 시대상을 알 수 있다는 점이겠고(저는 비디오 가게, 라는 말이 반갑네요.)
단점으로 생각하면 시대에 뒤떨어져 잘 와닿지 않음이 되겠네요. - 공감 부족.

지인 중 수필집을 낸 분이 말하기를, 수필도 바로바로 발표해야지 묵혔다가 책으로 내면 이 시대와 맞지 않는 글이
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어떤 분은 수필마다 글 끝에 그 글을 쓴 해를 기록해 놓잖아요.

2) 그러니까 시대(현재와 과거)와 세계(동양과 서양)를 초월한 보편적인 느낌이나 감동을 이끌어낼 수 있는 글을 써야겠군요.

유익한 것 얻어 갑니다.

AgalmA 2017-03-26 20:40   좋아요 0 | URL
<현대시작법> 공부 많이 되는 책이죠^^

시대상은 시가 아니어도 다른 분야에서도 많은 작업이 있죠. 시에서 특히 그걸 다룰 땐 재료의 나열 이상이 되어야 문학적 성취를 낳을 수 있을 겁니다. 상당히 피곤한 일이지만 그런 철저한 의식없는 취사선택이 느껴질 때 글에 매력이 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때라는 것도 중요하지만요. 그러한 때를 잘 포착한 작품들이 인기받기도 했죠. 기성사회의 것들을 적극 가져온 유하시인 시집도 그랬다고 생각하고요. 하지만 그 시집이 지금도 시효성이 여전한가에 대해선...

하루키가 감성팔이라고 깎아내리지만 그가 만드는 공간, 감정의 영역들 보면 보편성을 끌어내는데는 참 실력자라는^^

희선 2017-03-28 00: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시를 많이 보거나 잘 아는 건 아니지만, 여성 시인은 남성을 나타내는 시가 덜한 것 같은데 남성 시인은 그런 걸 자주 쓰는 듯해요 시도 쓰는 사람 자유니 그럴 수도 있지, 해야겠군요 그걸 보는 사람마다 다르게 느끼기도 하겠습니다 그때를 사는 사람은 알아듣는다 해도 그때가 지나면 오래된 것이 되는 게 있죠 쓸 때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것 같기도 한데... 아니 아주 하지 않는 건 아니겠네요 책을 읽고 쓰는 것도 시간이 지났을 때 보면 그때와 맞지 않는 것도 있어요 그 시간이 길지도 않은데 그렇군요


희선

AgalmA 2017-03-28 00:59   좋아요 1 | URL
김수영 시인은 ‘시인은 자기 시의 장님‘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실 모든 작가도 자신이 무엇을 쓰고 있는지 100% 알 수 없습니다. 다 쓰고 나서 확인은 할 수 있겠지만 그때 그는 독자 입장이죠. 이미 달라지는 겁니다. 또한 그것을 읽는 2차 독자도 있습니다. 작가가 의도하지 않았던 것을 읽어낼 수도 있고 완전히 다르게 해석할 수도 있죠. 그렇다고 독자가 결정자냐? 누구도 그렇다고 말할 순 없을 겁니다.
시인도 시대를 사는 인간이기에 시대성을 피할 순 없을 겁니다. 100년이 지나도 독자에게 다가오는 시는 그래서 희귀한 거죠.

21세기컴맹 2017-03-30 14: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한 잎의 여자
늘 그리운 😗😳

AgalmA 2017-03-30 16:19   좋아요 1 | URL
그 시 김승옥 <겨울여자> 스러운 데가 있어요ㅎ. 1989년 변진섭 ˝희망사항˝도 비슷한 맥락으로 흐르는가 싶지만 작사가가 노영심 씨였다는 게 다른 변주를 가능하게 했죠. 엔딩에 여성의 목소리를 끼워 넣었으니까요. ˝여보세요 날 좀 잠깐 보세요 희망사항이 정말 거창하군요
그런 여자한테 너무 잘 어울리는
난 그런 남자가 좋더라˝
누구나 상대를 일정 부분 대상화해서 보는 걸 피하긴 어려울 겁니다. 그러나 얼마나 직시해보려 노력하는지는 글을 통해 드러나죠. 너무 늦지 않게 제 부족함도 깨닫길 바라죠.

21세기컴맹 2017-03-30 16: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리 늘 성실히 써주심 미안해서 댓글 쉬이 못 남겨요
모두가 추억거리가 되었습니다.
해바라기 모두가 사랑이예요, 처럼
 

아무리 옮기려 해도 잘 되지 않는 것 중에서 죽음이 제일이지 않을까. 글로도 그림으로도. 그래서 그토록 많은 표현이 있는지도 모른다.

 


 

 ㅡ <운하> 中 ㅡ

˝그런데 저들은 행복한 표정이야.˝

˝그들의 얼굴은 영원히 공손한 표정으로 굳어져 있어서 그래. 하지만 그들의 기분이 어떤지를 누가 알겠어?˝

˝넌 알겠지.˝

˝나도 겉모습밖에 볼 수 없어. 인정해˝

˝뭘 인정한다는 거야?˝

˝또 하나의 포장으로 둘러싸인 겉모습은 곧 내면이 되고, 그것은 하나의 내면을 인정한 또 다른 내면이 겉모습으로 바뀌는 것만큼이나 의심의 여지가 없다는 거.˝

˝무슨 소린지 모르겠어.˝

˝이건 중요하지 않아. 너도 죽을 것이고, 그러면 운하로 떨어질 것이고 이 도시 주변을 떠돌게 될거야.˝

˝아니, 난 난 말이야 죽으면 별들을 향해 날아갈거야.˝

˝새들도 죽으면 땅으로 떨어지는 법이야. 더구나 넌 날개조차도 없잖아.˝

˝내 아들은?˝

˝저기 있어, 네 뒤에. 저 애가 널 도와 줄거야.˝

아이는 가냘픈 손으로 그 남자의 등을 만졌고, 남자는 비명 한 마디 없이 쓰러졌다. 그는 더 이상 보이지 않는 별들을 향해 시선을 고정시킨 채 운하의 물결에 몸을 맡겼다.

아이는 어깨를 으쓱하더니 가버린다.

퓨마가 한숨짓는다.

˝대대손손 이런 식이야.˝

퓨마가 커다란 머리를 앞 발 위에 기대자, 그 거대한 건물 전체가 무너져 내린다.






ㅡ <어느 노동자의 죽음> 中 ㅡ

  네가 다니던 공장에서는 시계만 만든 게 아니야. 시체도 만들었지.

  공장에서와 마찬가지로 병원에서도, 너희들은 서로 할 말이 없었어.

  넌 말이야, 다른 사람들이 자고 있거나 아니면 이미 죽었다고 생각했어.

  다른 사람들 역시 네가 자고 있거나 아니면 죽었다고 생각했고.

  아무도 말을 하지 않았어. 너 역시도 그랬고.






ㅡ<나는 더 이상 먹지 않는다> 中 ㅡ

 나는 고향마을의 끝없이 펼쳐진 밭으로 감자를 훔치러 갈 때마다, 이름을 알 수 없는 온갖 요리들을 상상했다. 지금 나는 흰색 냅킨, 크리스털잔, 은식기를 가지고 있지만, …






ㅡ<선생님들> 中 ㅡ

… 선생님들과  분필에 대한 나의 애정이 두터웠으므로, 당시에 나는  칼슘이 부족해서 분필을 엄청 많이 먹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열이 나곤 했지만, …

그래서, 그의 어떤 시가 학생들에게 야유를 받은 이후, 이 가엾은 선생에 대한 동정심에 사로잡힌 나는, 정확히 낮 12시 30분에, 학교 옆 공원에서, 여자 아이들이 잊어버리고 두고 간 줄넘기를 가지고 그의 고통을 끝내 주었다.

   나의 이런 인간적인 행동은 7년의 감옥살이로 보상받았다.






ㅡ <집> ㅡ

 (이 책에서 가장 아름다운 부분이다. Agalma)





ㅡ <잘못 걸려온 전화> 中 ㅡ

재미있을 거라고! 그런 말을 쉽게 하는 부류들이 있다. 나는 절대로 그런 말을 할 수 없을 것 같다. 내가 쓸 수 없는 말들이 많이 있다. 예를 들면, ˝재미있다˝, ˝흥분된다˝, ˝시적이다˝, ˝영혼˝, ˝고통˝, ˝고독˝ 등등. 요컨대, 나는 그런 말을 하는 것이 부끄럽다. 마치 ˝빌어먹을˝, ˝개자식˝, ˝창녀˝, ˝구역질 나는˝ 따위와 같이 조잡하고 천박한 말들을 할때와 마찬가지로, …






ㅡ<거리들> 中 ㅡ

아이들에게는 그가 살아 있는 사람이든 죽은 사람이든 상관이 없었다.


 


 



신기했다. 그림을 다 그리고 나서 이 책 표지를 보니 내 그림의 손과 매우 흡사하다는 것을 발견하고. 색상 배치까지도! 역시 사람은 새보다 사람을 더 닮기 마련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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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17-03-25 15: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 밤잠을 잔 후 낮동안의 활동이 이어진다면 죽음 다음에는 무엇이 이어질까요? 이 질문에 서로 다른 답을 여러 종교에서 내놓는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Agalma님의 그림에 대한 영감은 정말 부럽습니다..

AgalmA 2017-03-25 17:02   좋아요 1 | URL
죽음 뒤에 우리가 낱낱의 물질로 흩어지든 이를테면 영혼같은 정신적 존재성으로 떠돌든 지금 생에서 골몰할 일은 아니란 생각이 점점 강해집니다. 지금의 삶을 더 피곤하고 혼돈스럽게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을 좀 더 충실히 살지 않는다면 그때 가선 그게 또 미련으로 작동하겠죠. 밤잠에서 우리가 의식 속 삶의 잉여들을 계속 겪듯이 말이죠.
겨울호랑이님이 뜬금없이 이 얘길 꺼낸 건 아닌 거 같고 지금 읽거나 읽은 책 때문에 물으신 거 같은데... ˝지금˝을 잘 설명할 수 없다면 ˝이후˝는 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생각이 많고 공부로 관심을 두고 있긴 하지만, 제 자신과 인간의 생각의 증식에 대한 혐오도 상당합니다. 즐기면서도 싫은 양가적 감정 땜에 늘 괴롭죠.
푸앵카레의 추측을 증명했지만 수학에 실망해 수학을 포기하고 최고의 수학자 상도 거부한 페렐만 심정도 이 비슷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만. 반감을 가진들 그의 머릿속에서 수학적 생각들이 떠도는 걸 막을 수는 없었겠죠.

가령 꽃들은 잠을 자는 걸 까요. 계속 살아가는 상태이다가 어느날 툭 죽는 거 같은데 그렇다면 인간에게만 유독 죽음 이후가 중요할 게 무엇인가요. ˝죽음 이후의 어떤 상태˝를 생각한다는 건 다분히 인간의 생각 유희에 가깝지 어떤 본질도 담고 있지 않다는 생각이 든단 말이죠.


영감이라...다들 스쳐가는 건 있을텐데 어떻게 잡느냐 차이겠죠^^;

겨울호랑이 2017-03-25 17:40   좋아요 1 | URL
^^: 삶과 죽음은 쉽지 않은 주제라 생각합니다. 아마 죽을 때까지 여러 생각을 하게 되겠지요..하루를 살아간다는 것은 하루를 죽어간다는 말과 같은 의미인만큼 잘 사는 것과 잘죽는 것도 통하는 것 같네요.. Agalma님께서 죽은 새를 보셨다기에 잠시 생각해 봤습니다^^:

북다이제스터 2017-03-25 19: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 젤 좋아하는 부사, ‘아무튼‘ 인데요.... ㅎㅎ
아무튼, 그림에서 이를 꽉 깨문 듯 느낌이 듭니다.
무엇에 대한 다짐을 하는 듯...

AgalmA 2017-03-25 18:33   좋아요 2 | URL
이빨보다는 한숨에 더 기까운... 담엔 표현에 더 신경쓸께요.
색감과 새에 정신이 팔려 인물은 신경을 덜 썼거든요.

‘아무튼‘ 없음 저도 문장 쓸 때 매우 적적할 겁니다. ‘여하간, 어쨌든, 그럼에도 불구하고‘ 얘네들보다 ‘아무튼‘이 훨 깔끔하니까요.

2017-03-25 18: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3-25 18: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3-26 06: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3-26 13: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희선 2017-03-26 00: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죽음은 산 사람은 영원히 모르겠죠 죽었다고 해서 그걸 알 수도 없겠습니다 그걸 바라볼 수는 있겠지만... 모르기 때문에 자꾸 말하기도 하는가 봅니다 어제 시인이 다친 새를 구했는데 어느 날 물에 빠져 죽었다는 시를 봤어요 겨우 몇 분 사이에 일어난 일이었다고 합니다 죽음은 갑자기 찾아오는 것이기도 하죠


희선

AgalmA 2017-03-26 00:28   좋아요 1 | URL
그렇겠네요. 죽었다고 본질을 알 수 있단 보장도 없을 듯^^ 우린 늘 미망 속에 있으니까. 죽었다 깨어난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본다는 빛의 터널효과도 과학계에선 신경계 오류나 집단무의식 같은 현상으로도 보잖아요. 그 경험 땜에 종교를 맹신하는 어떤 분도 봤어요. 자신에게 신이 보였다고 철석같이 믿더라는.

저도 순식간에 새가 죽는 걸 목격한 적 있어요. 진짜 이상한 경험이었죠.

페크pek0501 2017-03-26 12: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화가는 너무 큰 슬픔에 젖어 있는 사람을 그릴 땐 - 예를 들면 자식이 죽어 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부모의 얼굴 -을 그릴 땐
얼굴을 푹 숙이게 그린대요. 큰 슬픔은 어떤 표정으로도 그릴 수 없음을 나타내는 거라고 하더군요.
님도 입 하나로만 표현하고 눈과 코는 가림으로써 그 효과를 보고 있는 듯해요. 나머지는 보는 사람의 상상에 맡기겠노라. 하는 것도 되겠지요. 훌륭한 솜씨입니다. 좋은 감상 하고 갑니다.

AgalmA 2017-03-26 17:39   좋아요 0 | URL
이 그림 그리기 전에 스케치를 몇 개 더 했었는데 다 고개를 어떻게든 숙이게 되더라는...결국 얼굴을 제일 가린 이 컨셉을 채택하게 됐는데 이런 건 역시 계산보다는 자동적으로 그리 되는 거 같아요.
섬세한 평 감사합니다^^
 

프랑스에서 내게 에드가 드가 서거 100주년 기념우표를 붙여서 보내줄 친구가 없는 게 안타깝다. 바랄만큼 노력한 게 없지. 친구는 없고 우표는 아름답다.
여행 가서 편지 보내는 걸 늘 잊곤 했다. 하지만 그걸 챙겨준 친구도 있었지. 미국에서 잭슨 폴록 no 5 우표 같은 거 붙여서 왜 안 보내 준 거야? 물을 수 없는 게 일단 그런 우표가 있는지도 몰랐을 거지만 내가 그렇게 요구할 만큼 친구다웠나 자문해보면...... 우리는 정녕 누가 누구의 친구인가. 자기 얘기에 귀 기울여 줄 상대를 원할 뿐. 내 말을 경청해주시는 신이라는 말의 의미를 곰곰이 생각해보게 된다. 진정한 친구로 신을.... 호기심으로 다가가긴 쉽지만 친구로서 성의를 다하긴 너무나 부족한 우리. 사실 거의 대다수 서로에게 친구가 아니다. (아주 조금) 아는 사람. 대화라도 오가면 다행이고. 수많은 대화가 오가도 더 아무것도 아닌 관계로 끝장나는 것도 감당해야지.
공동체는 더 큰 상상체. 현재 거대한 공동체가 유지되는 건 그래서 놀랍다. 개인 간엔 상상을 공유하고 유지하기 어려운데 더 큰 범주로는 그게 쉽다니!
이건 단지 내 생각의 단편일 뿐이고 모두 좋은 친구와 잘 지내고 있다고 생각하자. 생각이라도 덜 외롭게.


오늘 짧은 꿈에도 친구가 나왔다. 오래된 친구와 가상의 도시에서 오랜 산책을 하며 도시에 대해 이야기했고, 오래된 경양식 레스토랑에 가서 점심 메뉴로 생소하지만 먹음직스러운 음식을 주문했다. 내가 메뉴를 오래 고르는 동안 친구는 낯선 사람에게 붙임성 있게 구는 습관대로 웨이트리스에게 이런저런 말을 걸었다. 그녀는 남자 친구에 대한 험담을 했다. 100% 꿈이었다. 꿈이라는 걸 알면서도 걸었고 웃었고 바람을 느꼈고 이야기했고 먹으려고 했다. 한참 고르고 주문한 음식을 먹기도 전에 깬 것도 슬펐다. 비프 뭐였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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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북 2017-03-25 02: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가끔 여행지에서 보낸 편지 한 통 받고 싶다는 생각을 하곤 해요. 특히 여행지에서 엽서를 보내는 일본문화가 참 부럽기도 했고요.
그런데 이 우표는 직접 모으신거예요?

AgalmA 2017-03-25 02:55   좋아요 0 | URL
출처를 다 표기해야 하는데 북플로 써서 출처를 표기하지 못했어요. 제가 가진 우표는 하나도 없어요ㅜㅜ 이런 우표를 챙겨 보낼 친구를 일단 해외로 보내야 한다는 어려움이....

해피북 2017-03-25 03:00   좋아요 1 | URL
우표를 붙여 보내줄 친구가 없는걸 아쉬워하는건 알았는데 우표에 직인이 찍혀있어서 제가 살짝 오해를 ㅎ 우표가 정말 멋지네용^~^

AgalmA 2017-03-25 03:02   좋아요 0 | URL
잘 물어 보셨어요. 다른 분들도 그렇게 오해할 소지가 있었으니까. 저작권 때문에 요즘은 그런 거 잘 따져야 하니깐요.

겨울호랑이 2017-03-25 07: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 예전에 Pen Pal을 했었던 기억이 나네요.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우표가 모이더라는..ㅋㅋ 요즘은 거의 안하겠지요? ㅋ

AgalmA 2017-03-25 12:58   좋아요 1 | URL
저도 딱 한 번 펜팔 한 적 있습니다. 편지지랑 편지봉투를 어떻게 더 기발하게 만들어 보내는가에 더 심혈을 기울였던ㅎ;
요즘은 펜팔보다 온라인댓글을 쓰겠죠. 지금처럼ㅎ;

2017-03-25 07: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AgalmA 2017-03-25 13:00   좋아요 1 | URL
한국우표도 저런 식으로 한국그림(웹툰까지ㅎ) 이용하던데 제 눈엔 그닥..... 제가 모르는 좋은 게 있는지도 모르지만^^;

있을 때 잘해 주는 것. 그게 최선인 듯^^;

희선 2017-03-26 00: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어디에 거의 가지 않아서 다른 곳에서 편지나 엽서를 보낼 수 없군요 다른 나라에서 나오는 기념우표는 살 수 없지만 한국에서 나오는 기념우표는 사기도 해요 바로 쓰지 못하지만... 언젠가 써야지 합니다 우표를 쓰려고 편지를 쓴 적도 있군요 가까이에 있어서 자주 만나면 친구를 더 생각하겠지만, 멀리 있다면 어렵겠죠 연락은 못해도 친구가 자신을 가끔 떠올릴지도 모르죠 제가 그러는군요 연락이 끊긴 사람을...


희선

AgalmA 2017-03-26 00:22   좋아요 1 | URL
편지는 시간과 에너지가 많이 드는 일이죠. 전화로라도 안부인사를 먼저 해오는 친구는 고맙죠. 사는 게 팍팍하고 아이 키우기 여념없는 나이대엔 더 힘든 일인지도. 그게 아니더라도 서서히 세상을 보는 시선, 살아가는 방식이 달라지면서 갈라지게 되는 친구도 많고. 어찌 보면 끝까지 함께 가는 친구는 운명적인 뭔가 있나보다 싶긴 합니다...
 

 


˝난 영원이 뭔지 몰라. 하지만 널 생각할 때마다 느껴지는 느낌. 그게 바로 영원인지도 몰라.˝
노발리스 《푸른꽃》

 

˝인간의 육체는 선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니까. 그 점에 있어서는 조각가들이 우리들보다 더 진실에 접근할 수 있는 것이네. 자연의 실물은 일련의 둥근 형태를 포함하고 있는데, 그것들은 서로가 서로를 감싸고 있다네. 엄격히 말하자면 데생은 존재하지 않아! .... 인간이 대상에 대한 빛의 효과를 이해하는 방법이 바로 선이라네. 하지만 모든 것이 가득 찬 자연에는 선이 없다네.
...아마도 단 한 선만으로 데생하지는 말아야 할 것이고, 형상을 그릴 때는 우선 가장 밝은 돌출부에 몰두하면서 중간에서부터 시작하여 그다음에 보다 어두운 부분으로 나아가는 것이 더 좋은 것이네. 우주의 신성한 화가인 태양도 그렇게 하지 않는가... 학문의 과잉은 무지와 마찬가지로 부정에 이르고 마네.˝
오노레 드 발자크 사라진느


모든 예술 가운데 아마 회화만이 필연적으로, <히스테리컬 하게> 자기 자신의 대재난을 통합하고, 그러고 나서 스스로를 앞으로의 도피로 구성한다. 다른 예술들에서 대재난은 단지 연상적일 따름이다. 그러나 화가는 직접 대재난을 통과하며 혼란을 껴안고 그로부터 빠져나오려고 한다.
질 들뢰즈 감각의 논리


비현실적인 것들이 되돌아와 나의 현실이 되는 세계야말로 내가 아늑함을 느낄 수 있는 곳이라는 생각을 한다.
정영문 바셀린 붓다

 

 

 

 

 

 

 

 

 

 

 

 

 

 

 

 

 

 

 

 

 

정영문 오리무중에 이르다 읽고 싶다. 내 심사가 오리무중인 걸 또 어떻게 아시고 제목이 예술!
읽기 전에도, 읽으면서도, 다 읽고 나서도 나는 여전히 꽥꽥대겠지. 파랑으로 노랑으로 심연으로.

 

 

 

 

 

 

 

 

 

 

 

 

 

 

책 사는 김에 헤르만 헤세 연필세트도 장만! 아름다운 회색!

오리무중 읽으려다 정말 오리무중이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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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7-03-24 10: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예술이여 영원하라~ ^^..

AgalmA 2017-03-24 11:46   좋아요 2 | URL
예술은 제가 걱정 안 해도 영원할 거 같고, 제가 예술보다 먼저 사라질 건 확실하고! 흐엉)

이름 2017-03-24 11: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요새 <오리무중에 이르다> 읽고 있는데 예전에 <어떤 작위의 세계>읽었을 때와 마찬가지로 푹푹 빠집니다. 허허

AgalmA 2017-03-24 11:48   좋아요 1 | URL
그렇겠죠. 그렇지 않다면 저런 제목도 못 붙였을 것이고...˝작위˝만큼 ˝오리무중˝도 이미 뭔갈 상당수 전해 주고 있단 말이죠. 정영문 작가 소설 많이 읽어본 사람은 제목보면 사태 대략 짐작가지 않는가 저는 그렇게 생각합지요.

단발머리 2017-03-24 13: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앗!! 파랑파랑 이 아름다운 여인의 옆모습~~
너무 근사합니다.

AgalmA 2017-03-24 18:04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가끔 색깔을 재현해보고 싶어서 그림을 그리는데, 발자크가 <사라진느>에서 그런 얘길 해주니 반갑더라는^^

겨울호랑이 2017-03-24 15: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ㅜㅜ. Agalma님의 좋은 작품을 잘 못 봤어요.... 소용돌이 치는 파란 바다에서 참치(?)가 탈출하는 장면으로....단발머리님의 해설을 보고 나서야 제대로 보였다는... 아... 당최 이 삐딱한 시선은 답이 없군요.

AgalmA 2017-03-24 18:06   좋아요 1 | URL
참치는 어찌 해야 보이는 겁니까ㅎ; 바탕의 티처럼 보이는 저걸 보시고 그런 건가ㅎ;
삐딱하게 보는 시선이 창작이나 예술의 원동력이라고도 하는데, 겨울호랑이님은 다른데다 그걸 열심히 쓰고 있는지도요^^

겨울호랑이 2017-03-24 18:09   좋아요 1 | URL
그게... 여인의 눈이요... 여인의 눈동자가 참치(물고기) 눈이고요... 에고.. 참 한숨이 나옵니다..ㅋ

희선 2017-03-25 01: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읽어 본 적 없지만 <바셀린 붓다>에 쓰인 말처럼 생각하는 사람 많을 것 같습니다 그런 사람한테 현실을 생각해야지, 하면 안 될 텐데... 그러고 보니 예전에 현실을 생각해야 할 텐데, 하는 생각을 조금 했군요 지금은 그런 것과 아주 멀어졌습니다 그림 멋지면서도 슬프게 보이기도 하네요 여자가 울어서...


희선

AgalmA 2017-03-25 02:07   좋아요 1 | URL
저 말은 정영문 작가 작품의 큰 줄기라고 할 수 있어요. 항상 현실 위에 걸쳐진 줄 위를 스스로 올라가 걸으며 아슬아슬한 무언가를 말한다고 할까요. 그의 작품을 읽으면 그래, 나도 그랬지, 그렇지, 그러고 싶었어 하며 슬프면서도 인정하게 됩니다.

여자를 울게 만들 건 저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