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이 시려 온풍기를 샀는데 시끄러워 책 읽기 너무 힘들다.
고양이랑 사는 사람들은 고양이 때문에 노트북을 못 써도 책을 못 읽어도 싫어하기보다 웃는다.
시끄러운 온풍기를 보며 나는 웃을 수 없다. 주욱 그럴 거 같다-_-....
같은 무생물이어도 책은 다르다.
결국 교감의 문제일까. 내가 그러하겠다는 의지의 문제도.
지금처럼 생각이 복잡해지려 할 때 부코스키 묘비명 ˝Don‘t Try(애쓰지 마라)˝는 일침 같다.


 

하지만 찰스 부코스키 <고양이에 대하여>도 교감에 대한 문제로 시작한다.
새와도 말이 통하고 차이콥스키 6번을 들으면 지성이 막 돌아간다고 하는 부코스키는 고양이와 악수하는데 실패한다. 버넷 씨는 고양이에게 ˝뒤집어˝를 연발하고 있다. 그게 뭐라고.

˝나는 몬드리안 같은 걸
그리고 싶지 않아,
나는 고양이에게 먹힌 참새 같은 걸 그리고 싶어˝(p13)

 

 

 

 

 

 

 

 

 


댓글(9) 먼댓글(0) 좋아요(2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겨울호랑이 2017-02-15 07: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Agalma님은 강아지보다는 고양이를 더 좋아하시는 군요^^: 그럼, ‘고양이-히데‘파? ㅋㅋ

AgalmA 2017-02-15 14:30   좋아요 1 | URL
어머니가 강아지를 오래 키우셨는데, 제 이름이랑 걔 이름이랑 헷갈릴 정도로 제 서열이 낮았어요ㅋ; 그래서 그런 게 아니라 키우던 개가 다른 개에게 물려 죽는 걸 본 외상이 너무 심해서 스스로 몸조심하는 고양이가 같이 살기엔 더 낫지 않나 합니다; 인간이랑 같이 살아온 역사가 길어서 그런지 개는 너무 사람 같아서 좀 부담스러워요ㅎ;;;
너무 침울하고 진지 답변으로 돌려 드려서 죄송^^;;;;

히데도 딱 고양이과였죠. 생긴 거부터ㅎ

겨울호랑이 2017-02-15 14:28   좋아요 1 | URL
그런 아픈 사연이 있었군요.. 저도 키우던 강아지가 눈 앞에서 개장수에게 팔려간 아픔이.. 그래서 ‘바둑이‘노래를 듣고 울기도 했었지요..ㅋ 지금은 그 아픔을 딛고자 풍산개 2마리를 키우려고 합니다. ㅋ ㅋ

cyrus 2017-02-15 12: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요즘 고양이와 관련해서 유행하는 말이 ‘나만 없어 진짜 사람들, 고양이 다 있고 나만 없어‘입니다. 고양이를 좋아하는데 집에 고양이를 모시지 않는 사람들이 주로 하는 탄식입니다. ㅎㅎㅎ

AgalmA 2017-02-15 14:30   좋아요 0 | URL
네, 저는 탄식조로 그림을 그리죠ㅎ;; 고양이랑 함께 살 경제력, 여유도 없고...이건 정부 탓도 있어요ㅜㅜ!

yureka01 2017-02-15 12: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똑똑한 고양이네요..ㅎㅎㅎ 머리위에서 독서를 ~^^..

AgalmA 2017-02-15 14:26   좋아요 1 | URL
고양이는 키운다가 아니라 모신다고 하잖아요ㅎㅎ 머리 위에 올라가시는 게 당연하죠ㅋ

희선 2017-02-22 03: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얼마전에 라디오 방송에서 진행하는 사람이 요새는 외롭다면서 자신한테는 개 한마리밖에 없다고 하니, 거기 나온 사람이 그것도 없는 사람도 있고 자신한테는 책이 있다고 했어요 왜 이 말이 생각났는지 모르겠네요 고양이가 있는 사람 이야기가 있어설지도... 동물을 기르는 사람은 동물이 그 사람한테 주는 게 많을 거예요 동물뿐 아니라 식물도 그런 일을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식물 길러본 적은 거의 없지만, 그걸 기르는 재미에 빠진 사람도 있겠죠


희선

AgalmA 2017-02-23 20:30   좋아요 0 | URL
저는 식물을 기르는 사람인데요. 제 어머니가 그쪽으로 베테랑이신데, 저도 나이가 들수록 식물에 애정이 더 가더군요. 키우는 식물들이 시들시들하면 저도 기운이 없어요. 동물처럼 직접적인 교감은 못하지만 ‘돌본다는 것‘의 의미를 늘 느끼게 되죠. 물 주는 게 걱정되어서 더운 날엔 긴 여행도 못 가요^^;; 지인들에게 그렇게 키운 식물들을 선물하기도 하는데 대개 죽여버려서 피차 어려워지지 않게 이젠 선물 안 하죠;;
 

The Real Group - Friendship을 같이 듣고 싶었으나 유튜브에 제대로 된 음원이 없는 관계로 올리지 못했습니다. mp3로 구입하셔도 아깝지 않을 곡!
한밤에 닳아버린 연필을 바라보다가 (수많은 이유의 소용돌이 속에서) 찾아 듣다.

 

(※ 연필은 사진)

 

 

 



내 무의식은 진정 찾는 게 있긴 한 걸까.
그림 속 노을을 한참 바라 봤다. 모르는 곳인데 그리워 한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

나 대신 울어 달라고 The Real Group - Friendship을 크게 틀었다.

아..... 그래서 내가 이 곡을....



수많은 연필을 깎으며 그렸던 옛날 그림들...

이 속에서 찾고 있었던 건 무엇일까.

 

 

 

 


댓글(14) 먼댓글(0) 좋아요(3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7-02-14 04: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AgalmA 2017-02-14 04:22   좋아요 2 | URL
가네쉬라고 가죽 커버로 몰스킨 비스므리한데 단종된 걸로 알아요. 찾아보면 어딘가 비싼 값에 있을지도.

AgalmA 2017-02-14 04:22   좋아요 2 | URL
주문 조회 한참 뒤적여 찾아냈음;; 2011년도에 알라딘에서 샀죠.
http://www.aladin.co.kr/m/mproduct.aspx?ItemId=2741867

서니데이 2017-02-14 04:24   좋아요 2 | URL
전에 비슷한 노트패드를 본 것 같긴 한데, 잘 기억이 나지 않아서요. 요즘은 팔지 않으니 좋은 노트라면 아껴서 쓰셔야겠네요. ^^

AgalmA 2017-02-14 04:30   좋아요 2 | URL
요즘은 이 가격에 이런 물건 살 수 없죠^^; 게다가 요즘 그린 1일1그림 대부분이 담겨 있어서 잃어버리면 큰일 나죠^^; 울어버릴 지 모름.... 포맷하다 mp3 3~4천 개랑 사진 다 날아가서 밤새 울었던 악몽이 떠오름;

서니데이 2017-02-14 04:32   좋아요 2 | URL
아픈 기억이 있으시군요. 그정도로 많으면 다시 구하기도 어렵겠네요. 3천개나 되면 일단 목록없이는 기억하기도 힘들겠고요.^^;

AgalmA 2017-02-14 04:33   좋아요 1 | URL
mp3 p2p로 마구 돌던 때라 못 구하는 곡도 많죠. 넬nell 초창기 미발표 곡도 있었다능!

겨울호랑이 2017-02-14 08: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 연필 그림인가요? 만일 그림이라면 초극세사실주의 그림인 것 같아요.

AgalmA 2017-02-14 22:41   좋아요 1 | URL
오해요^^; 몽당연필은 사진 찍은 것. 극사실주의까지 가보지는 않았고 사실주의까지는 가봤다는 걸 알리기 위해 그림 추가요^^/ 옛날 그림 뒤적뒤적하니 곰팡이 침공에 난리도 아니네요 ㅎㅋㅜ

겨울호랑이 2017-02-15 06:57   좋아요 1 | URL
Agalma님께서 그냥 연필 그리셨다해도 사진처럼 나올 거 같네요^^: 극사실주의와 사실주의 차이가 얼마나 나는지 모겠지만 대단하세요^^!: 마치 드래곤볼의 사이어인과 초사이어인의 차이를 스카우터로 측정할 수 없는 느낌이랄까 ㅋㅋ 추가로 그림 잘 감상합니다^^:

단발머리 2017-02-14 10: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연필 그림 확대해서 한참 들여다 봤어요.
저는 계속 사진이라고 생각했는데, 페이퍼 제목이 1일 1그림.....
정말 그림이예요? 아... 너무 대단한대요~~ 엄지 척!

AgalmA 2017-02-14 23:51   좋아요 1 | URL
1일 1그림이라 그림 하나 올린 거 맞는데 제목 때문에 연필도 그림인 줄 아셨나 보네요^^ 엄지 내려 주세요;;;
사람들이 그래서 좋아요를 누르신 거라면 다시 가져 가셔야 겠습니다;;;

페크pek0501 2017-02-15 19: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나의 탄성과 혼잣말 - 사진인지 그림인지 모르겠어, 입니다. ㅋ

AgalmA 2017-02-15 22:49   좋아요 0 | URL
그림그리기 초창기엔 사진 같은 그림 그리면 뿌듯했지만 지금은 그리고 싶은 이미지가 확실히 나올 때가 기쁘더군요.
그림을 오래 그리다보면 따라그리는 이상을 바라보게 돼요. 추상주의나 초현실주의라는 평가 받든 말든이죠... 뒤샹처럼 개념미술을 자기가 만들어 버리든가.
 
보이는 어둠 - 우울증에 대한 회고
윌리엄 스타이런 지음, 임옥희 옮김 / 문학동네 / 2002년 9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작가 윌리엄 스타이런이 1989년 존스 홉킨스 의과대학 정신의학과 후원으로 정서 장애에 대한 심포지엄에서 한 강연록이다.

희생자이자 관찰자로서 자신의 경험과 주변을 깊이 반추하며 여러 가지 요인들을 짚고 있다. ‘유아 시절에 경험한 상실감을 그도 우울증에 대한 가장 큰 요인으로 보고 있다자아 형성 시기에 만난 최초의 충격파가 끝까지 함께 한다는 얘기가 되는데... 나는 우주배경복사를 떠올린다. 빅뱅으로 우주가 시작되었을 때부터 계속되어온 빛.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은하와 항성들의 복사 에너지를 합쳐도 우주배경복사를 넘지 못한다고 한다이토록 지배적인데도 감당하기 벅찬 빛을 우리는 어떻게 얼마나 극복할 수 있을까. .

역사에는 어머니와 여동생을 잃으며 겪게 된 애도의 상실감을 딛고 정치 혁명으로 승화한 링컨도 있고, 부모와 아내를 잃고 문학으로 승화한 에드거 앨런 포도 있다. 두 사람 다 비극적인 죽음을 맞았지만 우리는 그들이 보여준 삶의 빛을 우주배경복사의 다른 의미로 발견한다.

 

또, 나는 라캉의 해체 욕망과 들뢰즈와 푸코의 권력 욕망이 만난다는 걸 생각한다.

질 들뢰즈는 권력이 욕망이다라고 말했다. 이런 말도 있다. “욕망은 언제나 특정한 배치로서 존재하고 작동한다. 즉 우리의 욕망은 실존을 위해 어떤 식으로든 자리를 만드는 힘이기도 하다. 카뮈 《시지프 신화》에서 생과 사의 투쟁이 그러하듯. 욕망이 해체되는 우울증 속에서 나를 찾을 수 없어 혹은 지키기 위해 자살에 이르는 이들처럼. 무엇을 해체하고 무엇을 모을지 주체만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 이 세계를 바라보며 나는 매일 흐린 저녁을 맞았다.

 

 

 

 Gipsy Kings - Inspiration

 

정신의학계에는 격렬하고 불쾌하리만치 코믹한 파벌이 존재한다. 심리치료의 신봉자와 약물치료를 고수하려는 사람 사이의 분쟁이 그것이다. 이런 분쟁은 방혈 여부의 문제를 둘러싸고 발생했던 18세기의 의학 논쟁과 흡사하다. 이 분쟁 자체가 우울증의 설명 불가능한 성격과 치료의 난해함 자체를 거의 규정하고 있는 셈이다. 이 분야의 임상의사들은 나에게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우리 연구를 콜롬버스의 아메리카 대륙 탐험에 비교한다면, 아메리카는 아직 발견조차 되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이제 겨우 바하마 군도에 있는 작은 섬에 도착했을 뿐이지요.˝

 

병은 가장 악랄하고 음흉한 단계에 이를 정도로 이미 진척되었던 셈이다. 내 행동은 정서 장애, 정신집중의 불가능, 기억상실 등의 결과였다. 증상이 악화되면서 나의 온 정신은 간헐적인 기억상실 증상에 지배당하고 있었다. 이미 언급했다시피 기분의 양극화가 생겨났다.

 

사람들이 이 병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대체로 동정심과 공감대가 없기 때문이 아니라, 건강한 사람들의 일상적인 경험에 기초해서는 그 이해할 수 없는 형태의 고통을 근본적으로 상상조차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일상적인 수면 패턴이 엉망으로 되는 것이야말로 우울증의 악명 높은 파괴력 중 하나다.... 자기 혐오(우울증의 으뜸가는 증상)

 

20세기의 가장 유명한 지적 선언은 시지프 신화에 등장하는 바로 이 문장이다. “진정으로 진지한 철학적인 주제는 오직 하나인데, 그것은 자살이다. 인생이 살 만한 가치가 있는지 없는지를 판단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철학적 질문에 대답하는 것이다.” 처음으로 이 구절을 읽었을 때 나는 당혹스러웠다. …… 무엇보다도, 인간은 누구든지 자신을 죽이고 싶어하는 자살충동을 가지고 있다는 그 전제를 제대로 이해할 수 없었다.

 

《시지프 신화》에 죽음을 지배하는 생의 승리라는 엄숙한 메시지(희망이 부재하지만 그래도 우리는 살아남기 위해 끊임없이 투쟁해야만 한다. 그리고 우리는 그렇게 하고 있다가까스로)가 담겨 있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자살에 관한 카뮈의 진술과 이 주제에 대한 그의 집착이, 윤리론과 인식론에 대한 관심뿐만이 아니라 끈질기게 따라다녔던 정서 장애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은 오랜 시간이 흐른 뒤였다.

 

로맹 가리는, 자신은 무기력하지는 않으며, 또 조절할 수도 있다고 했다. 하지만 가끔씩 납처럼 무겁고 불쾌하기 짝이 없는 그 상태가 찾아들면, 뉴잉글랜드의 청정한 여름에선 생겨날 수 없는 음울한 녹청색 분위기가 연출된다고 했다.

 

24시간 주기로 일어나는 혼란 상태신진대사와 내분비선의 리듬은 정상적인 생활에 핵심적이다는 대부분의 우울증에 수반되는 증상이다.

 

알려진 것처럼 술은 심각한 우울증 유발 물질이다.

 

자살에 관한 가장 치명적인 오류는, 그런 극단적인 행동을 선택한 데에 직접적인 한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믿음에서 비롯된다.

˝왜 그런 짓을 저질렀을까˝와 같은 당연한 의문은 그러나 대체로 괴상한 억측으로 나아가게 되는데, 그런 억측이야말로 오류 그 자체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만 예술가 유형(특히 시인들)이 이런 혼란에 취약하다는 사실은 상당히 근거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살을 통해 우울증의 희생자가 된 사람들 중 이십 퍼센트가 시인들이었다. 불꽃같이 살다가 슬프게 스러져 간 근대 예술가들을 나열하자면 끝이 없다하트 크레인, 빈센트 반 고흐, 버지니아 울프, 아실 고키, 케자레 파베세, 로맹 가리, 바첼 린지, 실비아 플라스, 앙리 드 몽테를랑, 마크 로스코, 존 베리먼, 잭 런던, 어니스트 헤밍웨이, 윌리엄 인지, 다이언 아버스, 타데우시 보로프스키, 파울 첼란, 앤 섹스턴, 세르게이 에세닌, 블라디미르 마야코프스키.(러시아 시인인 마야코프스키는 몇 년 전에 있었던 자기 당대의 시인 에세닌의 자살에 가혹한 비난을 퍼부었다. 이런 혹독한 비판은 자기 파괴에 대해 도덕적인 판단을 내리는 모든 사람들의 발명특허이다.)

 

이 병의 진행 과정과 근원이 되는 것이 바로 상실감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내가 시달리고 있는 장애의 근원이 유아 시절에 경험한 상실감이라는 점을 점차 수긍할 수 있었다.

 

우울증이 두 번째로 심각한 단계자살을 곰곰이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실행으로 옮기기 바로 직전 단계로 진행됨에 따라 초래된 격렬한 상실감은 인생이 맹렬한 속도로 빠져나간다는 생각과 결부되어 있었다.

 

고통에는 사람들이 그걸 경험하면서도 경감에 대한 확신이 있기 때문에 인내할 수 있는 영역이 있다.

 

만약 그럭저럭 견딜 만한 치료법이 있다 하더라도 일시적일 뿐이며 더욱 극심한 고통이 뒤따를 것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다. 다름아닌 이 절망감이 고통보다 더욱 인간의 영혼을 파멸시킨다. 정상적인 상태라면 일상생활에서의 의사결정은 성가신 상황에서 덜 성가신 상황으로불편한 상태에서 비교적 편안한 상태로, 혹은 권태에서 활동으로이동하도록 이루어지지만, 이 병의 경우에는 고통에서 고통으로 이동한다. 우울증 환자의 가시 박힌 침대는 잠시도 그에게서 떠나지 않고 어디를 가나 붙어다닌다. 이것은 인상적인 경험으로 귀결된다. 군사 용어를 빌리면 행군하는 부상병인 것이다.

 

나에게 진짜 치료사는 격리와 시간이었다.

 

우울증을 경험했던 사람들에게 우울증의 의미는 이 세계의 모든 악의 모사품처럼 느껴진다.

 


댓글(3) 먼댓글(0) 좋아요(2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희선 2017-02-14 02: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이 책을 읽어보기는 했지만, 생각나지 않네요 어디선가 이 책을 소개해서 한번 읽어봤을 것 같아요 누가 소개했는지... 잊어버린 것을 말했군요 책도 제대로 못 읽었는데... 우울증을 겪은 사람 이야기다 하는 말을 보고 봤을 거예요 어릴 때 겪은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도 있고, 살면서 겪은 커다란 일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도 있겠죠 그것을 다은 걸로 나타내는 사람도 있군요 그건 많은 사람이 비슷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걸 누군가한테 보이는 사람도 있고, 자기 혼자 뭔가 하면서 만족하는 사람도 있겠죠 그것을 못하면... 그런 사람은 스스로 자신을 도와야 할 텐데, 옆에서 아무리 좋은 말을 해도 잘 듣지 못할 거예요 그래도 조금 관심을 가지면 나을 것 같기도 하지만... 쉽지 않을 듯하네요

사람에 따라 어떤 일을 받아들이는 게 다르기도 하죠 자기 일과 남의 일이 다른 것과 같기도 하겠습니다 이런 말로 흐르다니... 많은 사람이 가벼운 우울증이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해요 겉으로 아무리 밝아 보이는 사람이라 해도, 이렇게 생각하면 사람을 다 좋게 여길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러지 못하는데...


희선

AgalmA 2017-02-14 04:06   좋아요 1 | URL
스타이런은 말미에 종교적일 정도의 격려가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흔해빠진 격려를 귓등으로 흘려 들어도 계속 듣다 보면 정말 힘이 난다고. 특히 아내가 엄청 힘이 되어 줬던 거 같아요. 종교적 격려, 제 경험상으로도 그건 공감합니다. 스타이런은 조증 친구랑 서로 아침저녁으로 전화하며 격려해주면서 평생의 친구가 되었다고 합니다. 비슷한 고통을 겪고 있어 서로를 더 공감할 수 있었겠죠. 상대가 나아지는 것에 자신이 힘을 얻기도 하면서. 하지만 이 경우도 서로 궁합이 맞아야지 잘못하면 휘발유를 붓는 일일 수 있어요; 위에 인용으로도 알렸듯이 정도를 넘어선 우울증은 상상하기 힘들어서 공감하기 어렵죠. 아무도 알 수 없는 혼자 갇힌 감옥이죠.

희선님 말씀처럼 저도 우울증의 주요 요인을 어릴 적 충격만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스타이런의 프로이트식 귀결에서 한참 연필을 두드렸는데요. 우울증 환자의 대부분이 이 요인을 가지고 있다는 건 무시할 수 없습니다. 그 외에 여러 요인들이 덧붙여지면서 더 심각해진다고 봐야죠.
우울증 약을 잘못 써서 극단으로 치닫는 경우는 더 딱하죠. 실제로 유명 연예인 비롯 그런 사례는 많았죠.
약이든, 종교적 격려든, 목표든 무엇이든 부여잡고 싶은 때는 그나마 나은 상태죠. 그 모든 걸 놓아버릴 땐 아무 소용이 없는....

페크pek0501 2017-02-15 19: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읽은 책이에요. 반갑네요. 관심 가진 책이 같다니...^^
 

어느 이름난 평론가가 발터 벤야민은 비유를 쓰지 않고 훌륭한 문장을 만드는 철학자라는 말을 수업에서 버젓이 하는 걸 듣고 나는 놀랐습니다. 어느 이름난 시인이 이상은 초현실주의나 상징주의 사상 공부하면 누구나 쓸 수 있는 수준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얘기하는 걸 듣고 나는 놀랐습니다. 그들의 지나친 추종과 동종에 있음으로 인한 폄하에 나는 침묵했습니다. 바꿀 용기보다 바꿀 수 없는 결과를 알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들의 지식은 그런 결과를 얻기 위해 어떤 대가를 치렀으므로 그토록 당당히 말했겠지요. 나는 그들(평론가, 시인)의 책을 아직 다 팔지 못 했습니다. 안 팔리고 있는 게 더 복수에 가까운 걸까요. 이따금 생각합니다. 그 평론가에게 발터 벤야민《베를린의 어린 시절》, 《일방통행로/사유이미지》에 가득한 비유를 설명해 보시라고 재촉해 볼 걸 그랬나. 그 시인에게 이상이 쓴 수필 <산촌여정>이나 <권태>는 어떻게 생각하시냐고, 그의 수필들을 지배하는 ‘공포와 영원의 초록‘도 대단한 발견이 아니겠지요? 물어볼 걸 그랬나. 그들이 그런 생각을 글로 남기는 자작자장(自作自藏:스스로 짓고 스스로 보관)이나 하지 않길 바랍니다. 보고도 모르는 걸 당신들은 모릅니다. 노여워 마세요. 내게도 매일 하는 소립니다.


 

보고도 모르는 것을 폭로시켜라. 그것은 발명보다 발견! 거기에도 노력은 필요하다. ㅡ 이상

얼마전 현재 한양공대 야간부에 재학 중인 이연복 군이 낡은 노오트 한 권을 가지고 나를 찾아왔다. 이 군은 초면이었으나 그가 문학청년이며 특히 이상을 좋아하고 있음을 곧 알 수 있었다. 그가 내 보이는 노오트는 이상의 일본어시작 습작장임이 곧 짐작되었다. 그 노오트를 이 군이 발견하게 된 것은 그의 친구인 가구상을 하는 김종선 군의 집에 놀러 갔다가 그곳에서 그것을 보게 된 것이었다. 김종선 군의 백씨가 친지인 고서점에서 휴지로 얻어온 그 노오트는 그 집에서 그야말로 휴지로 사용되고 있었던 것으로서 백 면 내외의 노오트가 이미 십분지구(十分之九)쯤 파손되고 십분지일(十分之一)쯤이 남아 있었던 것이다.

 

ㅡ조연현, 「이상의 미발표유고의 발견」,『현대문학』,1960. 11

이상의 작품이라는 걸 모르고 휴지로 사용한 사람도 있었고, 이상의 작품을 발견하고 구한 사람도 있었습니다. 우리의 해석도 발견 이후에 가능합니다.《이상 전집 2》에 실린 수필과 《레몬 향기를 맡고 싶소》 수필을 비교해보니 《레몬 향기를 맡고 싶소》 가 미발표 원고, 원문, 해설, 주석 등을 더 잘 챙겼다 생각합니다. ˝레몬 향기를 맡고 싶다˝는 이상의 유언이었습니다. 이상이 실험시 <오감도>로 신문 연재를 중단 당하고 정신병자 소릴 들을 때 이태준 선생과 박태원 선생이 이상을 지지해 준 건 그에게 무척 힘이 되어 줬지요. 《문장 강화》에서 이태준 선생이 이상 수필을 여럿 인용하며 설명할 만큼 명문이므로 한국인은 물론 세계인이 읽어도 부족함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글쓰기 책에서 좋은 문장은 부사, 형용사를 되도록 쓰지 말아야 한다고 하죠. 그런 말을 할 때는 '잘 쓰지 못할 때' 쓰지 말라는 수식을 꼭 덧붙여 주세요. 잘 쓰면 어찌 되는지 다음을 보시죠.

 

하현달이다. 굳이 나는 아름답다고 본다.

개들은 가족들이 보는 앞에서 마구 야위어 갔다.

 

이상 <첫번째 방랑> 中  『문학사상』, 1976, 7

 


이상의 삶이나 문장을 보며 자꾸만 한 인물이 생각났습니다.
이상은 태어나자마자 백부에게 입양되었다가 백부가 사망한 뒤 23살에 극도로 가난한 친가로 돌아왔는데 그때 그의 혼란스러움을 생각해보십시오. 수필 <조춘점묘>, <슬픈 이야기>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그렇건만 나는 돈을 벌 줄 모릅니다. 어떻게 하면 돈을 버나요, 못 법니다. 못 법니다.
동무도 없어졌습니다. 내게는 어른도 없습니다. 버릇도 없습니다. 뚝심도 없습니다. 손이 내 뺨을 만집니다. 남의 손같이 차디차구나.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시나요. 이렇게 야위었는데.' 모체가 망하려 드는 기색을 알아차렸나 봅니다. 이내 위문이 끊이지 않습니다.  그러면 무얼 하나ㅡ속절없지ㅡ내 마음은 벌써 내 마음의 최후의 재산이던 기사記事들까지도 몰래 다 내다버렸습니다. 약 한 봉지와 물 한 보시기가 남아 있습니다. 어느 날이고 밤 깊이 너희들이 잠든 틈을 타서 살짝 망하리라 그 생각이 하나 적혀 있을 뿐입니다. 우리 어머니 아버지께는 고하지 않고 우리 친구들께는 전화 걸지 않고 기아棄兒하듯이 망하렵니다.


이상 <슬픈 이야기 - 어떤 두 주일 동안> 中  『조광』, 1937, 6

 

 

이후 황해도 백천 온천에 요양 갔을 때 그 유명한 금홍을 만나 동거 열애를 하게 됩니다. 게으르고 유약한 성품, 삼각 관계들, 변동림과 동반자살 시도, 근대 세계(인습, 제도, 윤리, 전통)의 지리멸렬함에 대한 토로 등 다자이 오사무가 생각나지 않습니까?

 

 

 

 

 

 

 

 

 

 

 

 

 

 

 

 

 

방바닥 위에 한 마리의 고양이의 시체가 버려져 있었다. 나는 깜짝 놀라서 발을 멈추었다. 그것은 역시 고양이었다. 눈이 오듯이 영혼이 조용하게 내려앉고 고양이는 내 얼굴을 보자 미소를 짓고 있는 듯이 보였는데 그것은 세상에 둘도 없는 무서운 비예(睥睨:눈을 흘려 봄) 이외의 아무것도 아니었다.

여자는 나의 손을 잡았다. 고급 장갑을 줍는 것처럼.

나는 될 수 있는 대로 여자의 체중을 절취했다. 그것은 달마인형처럼 쓰러뜨려도 다시 일어나고 또 쓰러뜨려도 다시 일어나는 것이었다.
백지는 까맣게 끄슬려 있었다. 그 위를 땀의 행렬이 천근같은 발을 끌고 지나갔다.

그러자 갑자기 여자의 두 볼은 둔부에 있는 그것처럼 깊은 한 줄씩의 주름살을 보였다. 기괴한 일이다. 여자는 도대체 이렇게 하고 웃으려고 하는 것인가.

여자는 사람을 흔들어 깨우듯이 술병을 흔들어 보였다. 있다.

이상 <애야哀夜 - 나는 한 매춘부를 생각한다> 中 『현대문학』, 1966,7
* <애야>는 매춘 경험을 기록한 산문으로, <이십이년>이라는 시와 연관이 있다. 이 작품은 엮은 이에 따라 시 혹은 산문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이상의 다른 시와 비교해 볼 때 형식과 내용상 시적 응축력이 부족하므로 산문으로 분류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박현수 해설) 《레몬 향기를 맡고 싶소》 
※《이상 전집 2》에는 실려 있지 않다

 

 

막스 리히터(Max Richter) 신작 《Three Worlds: Music From Woolf Works》(2017)을 찾아 들었다. 

버지니아 울프 "댈러웨이 부인", "올랜도", "파도"에서 16개의 대목을 가져와 음악화 하고 있다. 버지니아 울프의 문장이 나레이션으로 중간중간 나온다.

리히터의 음악을 들으면 세상을 치유하려는 것만 같다. 달빛처럼 파도처럼 몽상처럼. 

 


댓글(13) 먼댓글(0) 좋아요(2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장소] 2017-02-12 08: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상 ㅡ 레몬 ㅡ 막스 리히터 ㅡ 애절하오~ 이 아침부터 이 애절이 다 무어요 . .. 캬아..음악 넘 좋다!! 짧은 것이 아쉽지만 오늘은 줄창 리히터를 들어야겠소~!!

AgalmA 2017-02-12 17:04   좋아요 1 | URL
유투브 가면 앨범 전체 듣기가 다 가능하죠^^;; 저도 어제부터 이 앨범 스트리밍으로 계속 듣고 있어요. 막스 리히터는 한 번 틀면 계속 리플레이하게 돼요. 그쵸?

[그장소] 2017-02-12 17:29   좋아요 1 | URL
오전부터 유투브에서 계속 전곡 반복 듣기 ㅡ하는중~^^ 넘 좋아요 .

2017-02-12 09: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AgalmA 2017-02-12 22:04   좋아요 2 | URL
창작하는 사람들의 덕목이라 할 수 있겠죠^^ 다른 사람과 똑같이 본다면 똑같은 일상을 사는 것과 다를 바 없고 창작 의미도 없잖아요. 물론 나름의 근거도 찾아야 하겠죠. 저도 늘 마음의 지침으로 경각하게 됩니다.

Joule 2017-02-12 11: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막스 리히터 좋아하시는군요. 저도요. 아직 위 페이퍼는 안 읽었어요.

AgalmA 2017-02-12 20:54   좋아요 1 | URL
예^^ 글은 편하실 때 읽으셔도 됩니다. 부러 댓글을 남겨주신 Joule님께 제가 더 감사하게 되네요.
막스 리히터 비발디 음반도 봄을 기다리는 이 즈음 듣기 좋죠.
날 풀리는 봄에 이웃들에게 소개할까 했는데 막스 리히터 <vivaldi, the four seasons> 유투브에서 찾아 들어 보세요. 기분 전환에 도움이 되실 겁니다^^
아, 이미 아실 수도 있겠군요^^;

Joule 2017-02-13 23:04   좋아요 1 | URL
이상은 그렇군요... 다자이 오사무는 그래도 이상 한참 발 끝 저 아래라고... 그러니까 다자이 오사무 따위,라고 저는 생각하는 것 같아요. 아마 다자이 오사무를 디게 싫어해서 제가 깐보는 걸 거예요(엄마가 가끔 이렇게 말하던데 엄마가 그 말을 할 때 꼭 그 마음인 것 같아서 제가).

유튜브로는 아는 음악만 주로 듣게 돼요 저는 이상하게. 비발디 말씀하신 게 떠올라서 오늘 아침에 좋아하는 줄리아노 카르미뇰라 CD로 들었는데 2월에 듣기에는 분명 적절치 않더라고요. 아니면 지금의 내가 카르미뇰라의 비발디와는 맞지 않는 것인지... 아무튼 그래서 새 비발디를 장만해야겠어 결심은 섰던 아침이었습니다.

AgalmA 2017-02-14 04:21   좋아요 0 | URL
클래식 열심히 듣긴 하는데 아직 모르는 게 많아요. 새 비발디 장만! 그 말씀 너무 근사하게 들리네요.

다자이 오사무 따위ㅎ;;; 어떤 작가도 ~따위 소릴 들을 각오로 글을 써야 하죠ㅜㅜ... 당신 때문에 내가! 같은 부담스러움보다는 나은 걸까요;;;

Joule 2017-02-14 11:59   좋아요 0 | URL
네, 모든 작가는, 어떤 작가든 ~따위라는 말 들어도 돼요. 예술이고 뭐고 결국 제가 좋아서 하는 일이지 대의, 소명 그런 건 없으니까요. 연필을 잘 깎는 아이에게 너 따위가 깎는 연필은 쓰지 않겠어! 하고 말할 수 있는 것처럼 작가에게 어쩜 이렇게 하찮냐고, 당신은 정말 시시해요 라고 말할 수 있어요 저는. 그러나 그러다 언제든 그가 깎은 연필로 어느 날 쓱쓱 글이 써지는 경험을 하고 나면 이제는 당신이 좋아 죽겠어요, 당신은 최고군요 할 수 있고요. 누구를 좋게 평가하느냐 아니냐는 어쩌면 이성의 판단이라기보다는 스피노자의 말처럼 뱃속의 일인지도 모르는 일이라.

그나저나 ‘깎‘자는 정말 재미있게 생겼어요. 호오~

AgalmA 2017-02-14 22:51   좋아요 0 | URL
공감되네요^^ 특히나 작가의 사생활 등을 알게 될 때 어찌나 시시하고 하찮게 되는지도 많이 겪어봐서 작가나 작품이나 일정 거리를 두려고 합니다. 하지만 싫어하던 사람 불현듯 사랑하게 되듯이 모를 일이죠^^

하하...깎 말씀 들으니 재밌게 보이긴 하네요. 저는 한자 터럭 모 만큼 한글 ‘털‘ 단어도 참 털 같이 생겼다 합니다ㅎ

아무 2017-02-12 21: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초록 하니 예전에 이상의 초록과 칸딘스키의 초록의 유사성에 대해 들었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이상의 천재성이 갑툭튀한 게 아니라는 맥락에서 들었던 거 같은데.. 첫머리에 언급하신 두 분의 말씀에 대해서는.. 뭐 그 분 나름의 이유가 있었겠지만, 전 노코멘트하겠습니다 ㅎㅎ.. 그냥 웃지요...
이 글을 봤을 때 집에 온 책에 벤야민의 <일방통행로/사유이미지>였어요. 아직 <문예이론>(민음사)도 다 못 읽었지만 그래도 기대중^^
막스 리히터는 아직 들어보지 못했지만.. 꼭 들어볼게요^^ bgm 선정만큼 좋을 듯! 사계도 워낙 좋아하는 곡이라 ㅎㅎ

AgalmA 2017-02-12 21:59   좋아요 1 | URL
^^ 칸딘스키 예술론 보면 장난없음이죠ㅎ! 이상의 초록과 칸딘스키의 초록이라 재밌는 접점인데요^^ 이상이 건축 전공인데다가 칸딘스키도 수학적 공간적 표현을 깊이 고민한 사람이라 두 사람의 접점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공통 접점으로 보면 그렇겠고 이상이 영향을 받았다는 관점에서 보면 유럽의 예술이 없었다면 미국의 예술은 지금과 다른 모습이었을 거라는 걸 생각해 볼 수 있겠죠. 즉 어떤 식으로 소화하고 발전시켜 나가는가는 다른 문제죠. 영향을 받았다 해도 누구나 이상처럼 쓸 수 없죠. 개별성의 차이를 보는 것도 해석자의 역할 아닐까요.

아...벤야민...저도 장바구니에 벤야민 <언어 일반과 인간의 언어에 대하여/번역자의 과제 외>, <역사의 개념에 대하여/폭력 비판을 위하여/초현실주의 외> 담아놓고 언제 읽어야 하나 하고 있습니다ㅜ;; 지금 읽고 있는 책들 정리 좀 되어야 도전이 가능할 거 같아 계속 참고 있어요ㅎㅎ;
리히터 아무님도 들으면 좋아하실 듯^^
 

 

 

2017년 2월 12일(일) SBS 밤 11시 5분 방송부터 시작~

 

 

《그것이 알고 싶다》 부정 선거와 투표 이야기를 심란하게 다 보고, 갑자기 신나는《대선주자 국민면접》 예고 방송ㅎㅎ!

어제도 사무실 선배와 정치 얘기하다가 싸움 직전까지 갔다.

다가와서 말이나 걸지 말지ㅜㅜ 이 분야 대화도 맨스플레인(mansplain) 심하다. 

주워 들은 이야기로 뭘 좀 아는 척하는 거 들어주기 너무 피곤하다.

팟캐스트 뭐 듣는지만 들어도 답 나오잖음?

제발 대화 통하는 사회되게 방송들아, 협조 좀 부탁한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나와같다면 2017-02-12 00: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것이 알고싶다를 봤어요.
마지막 유시민님의 ˝민주주의를 하는 모든 국민은 자기 수준에 맞는 정부를 가진다.˝ 는 말을 듣고 참 가슴이 아팠습니다.
우리가 얼마나 말도 안되는 야만의 세월을 살아왔는가.. 해서

AgalmA 2017-02-12 01:06   좋아요 1 | URL
군부대 부재자 투표 물풀 얘기 등...정말 온갖 부정을 다 동원하며 가동되어 온 이 사회에 한없는 한숨이....
백골부대 행태는 많이 들어 봤는데, 구로구청에서 투표함 뺏어가려 투입된 이야기는 처음 들었어요. 서울 살던 때도 아니고 신문 보던 나이도 아니라. 그렇게 큰 소요도 몰랐으니...제가 모르는 이야기가 세상에 얼마나 많은 것인지...

뷰리풀말미잘 2017-02-13 15: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고, 감히 아갈마님에게 맨스플레인을! 문둥이 앞에서 고름을 짜는 격이죠!

AgalmA 2017-02-13 16:19   좋아요 0 | URL
제가 대화를 즐기는 편이 아니라 일상에서는 사람들이 제가 무슨 생각하는지 잘 몰라요; 대화가 시작되면 사람들이 매우 당황하는 사례와 함께 논쟁적이 되는 건.... 제 탓도 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