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troffen" 이 단어는 독일의 보수주의자들이 '보통국가'의 개념을 사용하는 것만큼이나 평화주의자, 자유주의자, 사회주의자들이 자주 사용한다. 베트로벤하다는 것은 죄책감, 수치감 또는 당혹감을 함축한다. "
p.33. 이안 부르마, 아우슈비츠와 히로시마, (한겨레신문사, 2000)
그들은(일본의 민족주의자들은) 일본인에게는 천황숭배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아타리마에고토'(당연하다)라는 말과 '시젠'(자연스럽다)라는 말은 그들이 애용하는 단어들이다.
p.311. 이안 부르마, 같은 책.
"큰 불이 나서 땅 위에 쓰러졌다. 그런데 누군가가 자기 몸위를 덥쳤다. 정신을 차려보니 불은 꺼졌으나 그 사람은 이미 재가 되어 있고 자신은 그 재의 보호 덕에 살아 있었다." 이 (카토 노리히코의) 알레고리에는 일본인 생존자인 '나'와 '나'를 구하고 죽은 일본군 병사가 있을 뿐이다. 불은 일본이 지른 것이 아니라 마치 '자연발화'한 듯이 그려져 있으며, 이 불의 1차적 피해자인 아시아의 희생자는 빠져있다.
p.348. 이안 부르마, 같은 책.
(독일의 보수주의자들처럼 그들도 물질주의와 복지가 남긴 정신적 진공상태를 우려한다.) [...] (일본에서) 어쩌면 정신적 진공을 가장 심하게 느끼는 것은 교육받는 과정에서 주입된 종교를 역사에 의해 박탈당한 세대인지도 모른다.
p.313. 이안 부르마, 같은 책
한 민족은 그 정부 형태에 대해 집단적인 책임을 진다.
칼 야스퍼스
우리는 이제 정치적으로 해방되었다. 그러나 우리가 아직도 노예근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책임을 군부와 경찰 또는 관료들에게 미루는 한, 그들로 하여금 계속해서 우리를 지배하게 하는 한, 우리는 자신의 죄에 대해 심각하게 반성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일본 민족에게는 아무런 희망이 없을 것이다.
일본 영화감독 이타미 만사주의 1946년 기고문 중에서 p.316
왜냐하면 '보통' 사회, 과거의 유령이 찾아와 괴롭히지 않는 사회에는 역사를 '정상화'함으로써 또는 십자가와 마늘을 휘두름으로써 도달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정반대로 한 사회가 충분히 개방적이고 자유로워져서 희생자나 범죄자의 관점이 아니라 비판자의 관점으로 과거를 돌아볼 수 있게 될 때, 그 때에만 유령들은 무덤으로 들어가 영면하게 될 것이다.
p.302 -303. 이안 부르마, 같은 책
그러나 어쩌면 우리는 일본의 문제를 거꾸로 접근했는지도 모른다. 일본은 특히 전쟁과 평화의 문제에 대한 정치적 책임감 없이는 과거에 대한 성숙한 태도를 발전시킬 수 없다. 먼저 정치적 변화가 있어야 한다. 그러면 심성은 거기에 따를 것이다. 개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정권교체는 개헌만큼 중요하다. 왜냐하면 새로운 정부만이 그 뿌리가 여전히 전시체제에 물들어 있는 전후 질서와 단절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빌리 브란트가 바르샤바의 게토에서 무릅을 꿇는 것은 서독에서 민주주의가 확립된 후였지 그 전이 아니었다.
p.323. 이안 부르마, 같은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