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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같이 - 페터와 함께 '참나를 찾아가는' 명상여행
전재성 글, 현관욱 사진 / 선재 / 2000년 4월
평점 :
절판
페터에게서 가장 관심이 가는 것은 그의 '수행관'. 주변환경이 빠르게 변하고 있을 때 그 수많은 변화들에 대해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담을 쌓을까? 아니면 적절히 선용하도록 해야 할까? 대체적으로 퍼진 의견들은 후자에 가까운 것인 듯... 따라서 곧이 곧대로 초기 불교의 수행방법을 고스란히 따르고 있는 페터의 방법은 폐쇄적인 것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부처님도 고행을 버리라고 했다면서 그를 공격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미 세상의 이기에 물들어 있는 상태에서 그 이기의 환경과 도구 없이 산다는 것 자체가 고행이며, 그런 물들고 길들여져 있는 자기로부터 벗어나는 것 자체도 고행이다. 페터는 자신의 고행을 부처가 거부한 고행과는 다른 것일 뿐 더러, 모든 수행의 기초라고 말한다. 그의 말을 한 번 경청해 보자.
'부처님은 단지 극단적인 육체적 고행을 부정했을 뿐입니다. 여러분이 말한 고행은 부처님이 말한 고행이 아니니다. 나의 고행은 진실을 말하는 것, 아무 것도 소유하지 않는 것, 그리고 계율을 지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것 역시 사람에 따라서는 엄청난 고행일 수 있습니다. 이러한 고행을 하지 않으면서 진정한 수행자라고 할 수 있을까요? ... 무소유를 한다는 것, 내일을 위해 비축하지 않는다는 것, 승려들이 명상을 하는 것 모두가 고행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