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형집행인의 딸 사형집행인의 딸 시리즈 1
올리퍼 푀치 지음, 김승욱 옮김 / 문예출판사 / 2013년 12월
평점 :
절판


 

 

 

사형집행인의 딸

 

중세 독일의 한 마을에서 벌어진 의문의 소년 살인 사건, 그 배후를 파헤치는 한 사형집행인의 분투!

살인 사건이 벌어지면 의례히 탐정을, 중세시대를 배경으로 한다면 '장미의 이름'의 수도사를 떠올리게 된다. 그런데 이 책은 독특하게도 그 역할을 사형집행인이 하고 있다. 지금까지 몰랐던 사형집행인들의 이야기와 함께 마녀사냥에 관한 끔찍하고도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책을 놓지 못하게 만든다. '마녀사냥'에 관한 이야기는 왠지 비밀스러우면서도 사람들의 광기를 담고 있기에 책의 소재로 많이 등장한다. 산채로 화형을 시키고 바늘로 온몸을 찌르는 잔인한 고문방식에 혀를 내두르게 되는데 마녀사냥에 숨겨진 진실을 알게되니 돈에 눈먼 인간의 욕심이란 얼마나 독하게 인간성을 말살시키는지를 알게된다.

 

마녀사냥이 이유에 대해서 찾아봤다. 오랜 전쟁으로 불안한 기존 교권은 민중들의 신뢰가 하락하자 그 배후에 악마가 있다고 주장하고 다시 민중의 신뢰를 얻게된다. 마녀사냥은 사회집단에서 가장 약한층인 여성과 소외층에게 집중되었고 더 나아가 부의 착취를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었다. 십자군원정 이전에는 마녀에 대해 관대하여 반사회적 행위만 벌했지만 사회적불안과 종교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대대적인 '마녀사냥'을 벌이게 된 것이다. 마녀라고 지목된 사람들은 지독한 고문을 견디지 못하고 자백하고 처참하게 죽음을 맞이하게된다. 엄지와 발가락을 묶어 물에 던져 물에 뜨면 마녀고 가라앉으면 마녀가 아니라는 변별방식은 지금 생각하면 말도 안되는 일이다. 하지만 그당시는 그것이 당연하다고 여겨졌다. 마녀로 몰아 사형당한 이들의 재산은 모두 교회에서 몰수 했다고 하니 타락한 성직자들에 대한 분노가 생기기도 한다. 결국은 부와 권력을 위해 아무 죄도 없는 사람들을 희생시킨 것이 마녀사냥인 것이다.

 

이 책은 사형집행인 야콥과 그의 총명한 딸 막달레나, 그리고 그녀를 흠모하는 젊은 의사 지몬이 등장하여 마녀사냥에 희생될 한여인과 아이들을 구해내는 이야기이다.

구교와 신교 사이에 벌어진 30년간의 종교전쟁이 끝난 17세기, 독일 바바리아 주에 또 한번 마녀사냥의 폭풍이 몰아쳤다. 아이들 세명이 죽었고 두명은 실종되었다. 모두 첫번째 살인이 있기 전날 밤에 산파와 함께 있던 아이들이었다. 아이들 어깨에 새겨진 마녀의 상징 기호. 모든 정황들이 산파를 마녀로 보이게 만들었다. 그동안 산파를 좋지않게 보지 않던 사람들은 모두 그녀가 마녀가 분명하다며 복수심에 불타올라 화형하라 외치고 나아가 자신이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들도 하나 둘 마녀로 지목하게된다. 마녀사냥의 후폭풍이 걱정되던 시의원들은 폭풍을 잠재우기위해 산파를 마녀로 몰아 화형시키려는 계획을 꾸민다. 하지만 사형집행인인 야콥은 그녀가 무고하다는 사실을 알고 자신의 신념에 따라 진짜 범인을 찾아나선다.

 

사형집행인은 검은색 보자기를 뒤집어쓴 음울한 모습만을 상상하게되는데 이 책에 등장하는 주인공 사형집행인은 의사와 탐정을 섞어놓은 듯한 역할을 한다. 그리고 정의롭기까지하다. 사회적으로 천대받는 직업과는 너무도 어울리지 않는 일들을 하고 있다. 사람들은 비록 손가락질을 하고 있지만 그가 하는 일들은 모두 그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하는 일이었다. 사형집행이 있는 전날은 몸을 주체하지 못할 정도로 술을 마시며 괴로움을 잊으려고 하는 모습, 고문과 사형당하는 사람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약을 주는 모습들은 포악해보이는 모습 뒤의 인간다운 면들을 들여다보게한다.

 

"10월 12일은 사람을 죽이기에 좋은 날이었다."

 

"요즘 아이들은 대가족 속에서 자라지 않는다. 그래서 사람들은 점점 소외감을 느끼며, 자신이 사라져도 세상은 아무 문제 없이 돌아갈 것이라는 삶의 덧없음을 느끼고 있다. 계보학은 우리가 마치 불멸의 존재가 된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해준다. 개인은 죽더라도 가문은 계속 이어지기 때문이다. 나는 일곱 살이 된 아들에게 우리의 놀라운 조상들에 대해 이야기해준다. 유혈이 낭자한 부분을 자세히 이야기하지는 않는다. 아이의 방에는 오래전에 세상을 떠난 조상들, 즉 증조부모, 고조부모, 그분들의 이모, 고모, 삼촌, 조카 등의 사진으로 만든 콜라주가 걸려있다." -572

 

저자는 이 소설의 모티브가 된 바바리아 주의 사형집행인 집안인 퀴슬가의 후손이라고 한다. 의사인 지몬 프론비저와 달리 요한 야콥 퀴슬은 역사 속 실존 인물이라고 하니 읽는 내내 그 생생함의 이유가 여기있는 것 같다. 책을 읽는 내내 영화 속 중세 시대를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곧 영화로도 개봉되면 좋겠다.

 

제목은 사형집행인의 딸이지만 이 책에서는 사형집행인이란 캐릭터에 더 집중된다. 다른 캐릭터들의 매력이 많이 발휘되지 않아서 아쉬운점이 있었는데 이 뒤의 이야기들이 시리즈로 더 있다고 한다. '검은 수도사','거지왕','오염된 순례' 이 시리즈에서 사형집행인의 딸과 젊은 의사의 멋진 활약을 볼 수 있다고 하니 그 이야기들이 기대된다. 아마존에서 몇천개가 넘는 독자리뷰를 남기며 아마존크로싱 사상 최초의 밀리언셀러를 달성했다는 '사형집행인의 딸' 나머지 시리즈들을 모두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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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손맛이 그립다 - 사시사철 따스한 정성 담아 차려주던
김경남.김상영 지음 / 스타일북스 / 2013년 11월
평점 :
품절


 

 

사시사철 따스한 정성 담아 차려주던

엄마 손맛이 그립다

 

"세상 모든 딸들은 친정엄마 손맛 담긴 밥 한끼가 매일매일 그립다."

아니 세상 모든 사람들은 엄마의 손맛을 그리워한다.

엄마의 음식이 최고로 맛있어서라기보다 그 음식을 떠올릴대면 그때의 추억이 더해지기때문이 아닐까.

몸이 아플 때면 끓여주시던 김치죽, 들기름 냄새 가득 풍기며 발라가던 김, 달걀 바른 소세지를 넣은 도시락, 오뎅과 콩나물을 한가득 넣은 된장찌개등은 어릴 적 기억과 함께 그 향과 맛을 떠오르게한다.

 

TV프로그램의 야간매점을 보다보면 엄마의 정성과 사랑이 들어간 집밥이 정말 그리워진다. 대충 만들지 않고 가족의 건강을 생각해서 하나라도 더 넣으려고 하고 정성을 더하는 엄마의 음식. 그런 것들이 더욱 고파지는 요즘이다. 빠르고 간편하고 쉽다는 문구로 우후죽순으로 나오고 있는 요리책들 속에서 소박한 진짜 음식을 만드는 법을 알려주는 레시피들이다.

 

 

 

 

 

가장 먼저 눈이 간 것은 바로 참기름 바른 김구이였다. 어릴 적 기억들은 잘 떠오르지 않는데 유독 신문지를 깔고 앉아 마른 김에 붓으로 참기름을 바르고 소금을 솔솔 뿌리던 기억이 난다. 고소한 향이 코끝에 느껴지는 것 같다. 이 책의 레시피를 보고 나니 마른 김을 사다가 내 아이들에게도 이런 경험을 하게 해줘야겠단 생각이든다. 사다 먹는 김보다 직접 기름을 바르고 소금을 뿌리고 불에 구워 먹으면 다른 반찬 필요없을테니 말이다. 귀찮다고 사다만 매번 김을 사다 먹었는데 겨울방학동안 직접 해봐야겠다. 이 책의 레시피를 보다보면 옛날 어릴 적 생각이 떠오르며 나도 친정엄마가 그랬듯이 아이들에게 좀 더 부지런히 엄마의 손맛을 느끼게 해주고 싶다란 생각이 든다.

 

 

 

 

 

책 속 레시피 그대로 만들어도 맛은 보장할 수 없는게 요리책 레시피다. 맛있다고 해서 그래도 만들었는데 식구들은 요리를 외면하고 난 요리에 소질이 없는가보다며 좌절하게 되는데. 그 이유가 레시피의 문제가 아니라는 걸 알려준다.

 

"같은 재료, 같은 방법으로 음식을 해도 맛이 다른 것은 손맛 차이도 있겠지만 사용하는 양념 맛 자체가 다른 이유도 크다. 같은 된장이라도 집에서 직접 담근 된장과 시판 된장의 짠맛이 다르고 새우젓도 제푸마다 간이 조금씨 다르기 때문이다."

양념의 차이! 마트에서 파는 간장과 된장으로 집된장과 조선간장의 맛을 따라가기란 불가능하다. 특히 고추장과 된장을 늘 마트에서 사먹는터라 깊은 맛을 내지 못하고 있는데 요리를 잘하는 블로거들은 직접 만들거나 제대로 된 간장, 된장, 고추장을 따로 주문해서 구입한다는 사실을 알게되며 내 음식의 맛이 꼭 내 손맛에 문제가 있어서는 아닐거라며 위안을해본다.

 

그만큼 중요한 앙념. 이 책에서는 요리 레시피에 들어가기 전에 맛간장부터 멸칫국물, 집된장, 고추장등 엄마의 손맛이 들어간 양념만드는 법도 소개하고 있다. 엄마표 멸칫국문의 포인트는 양파껍질이라는 사실. 양파껍질을 대부분 제거하고 하얀 부분만 사용하지만 영양과 맛을 위해서는 바로 빨간껍질 부분을 활용해야한다고 한다. 멸칫국물을 위해 미리 양파와 파뿌리를 냉동보관하는 센스가 필요하다는 것도 알려준다. 된장과 고추장, 간장을 집에서 직접 만들기는 힘들겠지만 맛간장과 초고추장 정도는 책 속에 소개된 것처럼 만들어볼 수 있을 것 같다. 새우젓같은 경우는 때를 놓치지 말고 시장에 방문해 통통하고 질 좋은 것을 구입하라고 하는데 요리는 정말 정성과 발품이 필수다.

 

 

 

 

김치를 담글 때 설탕보다 당원이나 뉴슈가를 넣으면 깔끔한 단맛이 난다는 노하우도 알려준다. 특히 깍두기나 동치미를 담글 때 활용하고 여름무를 소금에 절일 때 사용하면 좋다고 한다. 엄마의 쿠킹노트에는 친정엄마가 들려주는 깨알같은 요리팁들도 담겨져있다. 이 책은 특이하게도 요리 사진아래 주루룩 레시피만 담은 것이 아니라 친정엄마와 딸의 이야기를 담았다. 친정 엄마와 저자가함께 요리를 했던 이야기, 학교 끝나고나면 동네 아줌마들과 친구들이 우루루모여 칼국수와 수제비를 먹던 기억등 저자가 친정엄마와 같이 쓴 책이라는 것을 대변해주듯 두 사람의 이야기가 읽는 재미를 더해주고 있다. 처음부터 끝까지 읽는데도 부담스럽지 않은 이유는 중간중간 친정엄마와 딸의 일상 이야기를 담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특별할 거 하나 없던, 그래서 더 그리운 엄마 반찬'에서는 콩나물, 숙주나물, 깻잎간장찜, 고구마줄기볶음, 감자조림등 집에서 흔하게 먹지만 엄마의 손맛이 정말 필요한 요리들을 소개한다. 만들기 정말 쉬워보이지만 그 맛을 내기가 정말 어려운 요리들이다. 레시피들을 찬찬히 따라가다보면 지금까지 내가 어떤 부분에서 요리를 잘못하고 있었는지를 알게해준다. 지금껏 콩나물과 숙주나물을 똑같이 데쳤는데. 숙주는 끓는 물에 1분만 데쳐야한다는 것을 이제야 알게되었다. 만들고 보면 똑같아 보이지만 먹어보면 확연하게 느껴지는 맛의 차이!


앞부분의 내용만 보고서는 집에서 흔히 만들어 먹는 요리들만 담아놓았나보다 생각했는데 뒤로 가면서 이 책 속 요리들만 다 할 줄 알면 정말 사랑받는 엄마가 되겠다란 생각이 들었다. 밑반찬에서 국은 물론이고 외식이 필요없는 특별식부터 계절마다 색다른 엄마의 감성요리, 엄마표 김치, 포장마차보다 맛있는 엄마표 간식, 떡, 빵, 파이등 정말 다양한 요리 레시피들을 담고 있다. 뭐해먹을까 걱정하지 말고 아무 곳이나 펼쳐 냉장고 속 재료로 만들어 볼 수 있는 착한재료들도 한 몫하는 것 같다. 이렇게 많은 요리들을 할 줄 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매일 비슷한 요리들만 만들어오던 나를 반성모드로 빠지게 만드는 책이다. 


 

겨울방학동안 아이들에게 책 속 간식 감자고로케, 찹쌀도넛, 보리술빵, 수수부꾸미, 체크비스켓을 묻혀서 튀긴 후라이드치킨, 마들렌, 상투과자, 슈크림빵, 호두파이등 엄마표 간식을 손수 만들어주고 싶어진다. 내친김에 어렵게 생각되는 김치도 한번 따라 만들어보고싶다. 요리에 자신없는 사람, 소박한 집밥반찬을 만들어보고 싶은 주부에게 도움이 될 레시피가 한가득 들어있는 책이었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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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어린이/가정/실용 주목 신간 작성 후 본 글에 먼댓글 남겨 주세요.

 

 

2014년 새해에 함께하고픈 주목신간!

 

 

 

 

 

 

 


1. 토요일의 기차

와! 기차를 제외하고는 색이 전혀 사용하지 않은 그림에 눈이간다.
엄마의 손을 잡고 처음으로 기차를 타고 먼곳까지 가려는 아이.
천천히 달리는 기차너머로 보이는 풍경들이 정말 멋들어진다.

 

 

 

 

 

 

 

 

 

 

 

 

 

 

 

2. 셀프 젤 네일 스타일북

네일아트! 이제는 집에서도 독특한 자신만의 디자인으로 꾸미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우리집 딸아이도 그 재미를 알아 손톱에 그림그리는 재미에 푹 빠졌는데
네일샵에 가지 않아도 혼자서 멋진 네일을 만들어볼 수 있을 것 같다.
58가지의 쉽고 간편한 디자인! 직접 따라해보고싶다.

 

 

 

 

 

 

 

 

 

 

 

 

 

 

 

3. 스무고개탐정 2 : 고양이 습격사건
스무 가지 질문만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초등5학년 괴짜탐정의 이야기
무척 재미있을 것 같다.특히 셜록홈즈를 좋아하는 아이라면 읽어보고 싶은 이야기!
탐정소설들을 많이 접하게되는데 우리아이들의 정서에 딱 맞을 것 같다.

 

 

 

 

 

 

 

 

 

 

 

 

 

 

 

4. 바다 박사가 될래요!
우리가 몰랐던 47가지 바다의 비밀을 들려준다.
바다 속에 내리는 눈, 바다는 왜 푸른지, 왜 짠지
아이들이 궁금해할 바다의 비밀. 그것이 궁금하다!

 

 

 

 

 

 

 

 

 

 

 

 

 

 

 


5. 오늘의 반찬
겨울방학이다!!! 하루 3끼 아이들의 밥상을 차려야한다.
오늘은 뭘해주지가 걱정되는데 간식부터 매일 반찬까지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한다.
정말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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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통하지 않는 상대를 움직이는 법 - 전 로비스트가 알려주는 설득의 숨은 비밀
폴커 키츠 지음, 장혜경 옮김 / 예담 / 2013년 12월
평점 :
절판


 

 

 

말이 통하지 않는 상대를 움직이는 법

전 로비스트가 알려주는 설득의 숨은 비밀.

논리와 주장은 필요 없다. 상대가 모르게 상대를 움직여라.

 

 

'논리와 주장은 필요없다!'라는 말이 상대를 기가막히게 설득하는 개그콘서트의 로비스트의 한 장면을 떠오르게 한다. 왠지 억지스럽지만 결국엔 통하고마는! 논리라곤 찾아볼 수 없는 아줌마의 무대뽀정신이 통하는 장면에서 통쾌함과 유쾌함이 느껴진다. 실생활에서는 불가능한 일이기에 사람들이 웃으며 재미를 느끼는 것 같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나서 그 장면들을 떠올리니 그냥 무대뽀는 아니였구나란 생각이 든다. 내쪽에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쪽에서 생각해서 꼼짝할 수 없게 만드는 설득을 하고 있었다.누군가를 설득한다는 것! 절대 내맘같지 않은 상대를 내편으로 움직이게 만드는 방법이 있는 이 책에 절로 눈이 간다.

 

 

 

 

 

 

 

"당신도 로비스트처럼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

 

성공한 로비스트는 심리 효과를 이용한다고 한다. 이 전략은 가정이나 직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것으로 내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연봉을 올리는 것에서부터 아이들에게 자기 가방을 치우게 하는 것까지! 우리의 일상에 훨씬 더 가까운 지극히 평범한 로비스트의 심리를 이용하는 노하우.

 

"당신이 하는 말은 아무도 안 듣는다."

 

이 문구에 순간 정지상태가 되었다. 요즘 내가 너무도 격하게 느끼고 있는 것이다.도대체 내가 하는 말은 아무도 안 듣는 것 같고 허공에 대고 외치고 있는 기분. 이런 것들을 해결해준다는 이야기에 더욱 몰입해서 읽어내려가게된다.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날마다 경쟁적으로 논리를 펼친다. 상대를 설득시켜 한방에 훅 보낼 방법을 궁리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런 노력을 통해서는 아무것도 얻지 못한다. 우리 일상에서는 논리가 너무 과대평가되고 있다. 하나의 올바른 해결책이 존재하리라 믿는가? 한쪽에게 유익한 것은 다른 쪽에게 해가 될 수밖에 없다. 공정한 대접을 받지 못하면 분노하고 상처받는가? 안타까운 일이지만 삶은 원래 불공평하다. 이 진리를 깨친 사람들은 그 깨달음을 조용히 활용하고 있다." - 13page

 

앗! 통쾌하게 상대방을 훅 보낼 방법을 알려줄거라 생각했는데 예상외의 말을 하고 있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삶은 원래 불공평하다며 이 진리를 깨치라한다. 말싸움에서 언제나 패배하는 쪽이기에 내심 기대를 했는데 살짝 실망하고 말았다. 역시 세상은 불공평한 것인가!

 

- 논리로 설득을 하려는 노력이 의미 있는 짓일까?

- 의미가 있다면 언제, 어떤 논리를 써야 하나?

- 의미가 없다면,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

 

이 책은 이 질문을 좇아가 보라 한다. 논리로 입장을 바꿀 수 있는 경우는 한 가지 뿐이며 대부분의 경우에 논리와 정보가 애당초 무의미하고 일상에서 논리가 너무 과대평가되고 있다 말한다. 지금까지 너무도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던 논리적이다라는 것에 딴지를 확 걸고 있다. 게다가 반대 의견으로 상대를 설득하려 하면 할 수록 애초의 목표에서 점점 더 멀어질 것이라 한다. 이는 '입장의 예방주사', '소유 효과' 두가지의 심리효과때문이라 말하며 이 현상을 실험참가자들의 실제 사례를 통하여 설명해준다. 일상의 부부싸움의 대화, 연인의 대화 사례를 듣다보니 논리적인 대화에 대해 의문이 들기 시작한다.

 

 

 

 

 


 

 

 

 

이 책은 수년간 언론 분야 기업의 로비스트로서 여러 법안을 좌지우지하며 갈고닦은 저자의 특별한 설득의 노하우를 담았다.

일상,직장생활, 연애등의 보편적인 상황에서 쉽게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심리를 이용하는 것이었다.

 

"다른 사람들도 모두 자신과 자신의 문제에 골몰하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너무 쉽게 잊어버린다. 하루 종일 불안에 떨며 생각한다. '다른 사람들이 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그런데 안타깝게도 그 다른 사람들 역시 '다른 사람들이 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라는 문제에만 골몰하고 있다."

 - 58page

 

온 세상이 헤드라이트에 비친 나를 보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문구에는 고개를 정말 끄덕끄덕하게 된다. 실제로 아무도 관심이 없는데 말이다. 저자는 여기에 포인트를 두고 있다. 우리가 남에게 무언가를 원할 때는 타인의 관점을 받아들여야한다는 것, 상대의 입장 뒤편에 숨어 있는 욕망을 들여다보라고 말한다. 자기중심주의를 극복하고 정반대로 돌아서라!

 

 

 

 

 

 

 

"왜 그것을 원하세요?"

 

자매가 오렌지 하나를 두고 싸우고 있다. 이럴 때 최선이 방법은 무엇일까?

아무한테도 안준다. 공평하다. 하지만 둘다 빈손이다.

둘로 잘라 반쪽씩 준다. 공평하다. 하지만 원하는 것의 절반만 얻게된다.

결국 누구든 실망하게 되어있는 선택이다.

하지만 자매에게 왜 오렌지가 필요하냐고 묻는 순간 해결책은 나타난다.

한명은 케이크를 구우려고 껍질이 필요하고 다른 한명은 과육이 필요하다고 한다. 이제 두 사람은 100퍼센트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 입장 뒤에 숨은 욕망을 잘 알아차리면 간단하게 문제는 해결된다.

 

 

"스페인에서 교환학생으로 독일에 온 여학생이 값싼 방을 찾습니다. 돈이 많이 없어요. 도와주실 분 안계신가요?"

"스페인어를 배우고 싶으신가요? 스페인에서 온 교환학생이 대화 상대가 되어줄 수 있습니다. 약간의 집세도 지불할 의향이 있습니다."

 

"출구, 주차금지"

"여기 주차하면 견인합니다."

 

와! 이 두 문장의 차이를 느끼며 자기중심의 생각을 넘어 상대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논리가 왜 필요한지를 깨닫게된다.


 

 

 

회의나 강의 시간에 초콜릿바를 나눠주는 이유, 그리고 무언가를 부탁할 때 식사 대접을 하면서 부탁하면 사람들이 훨씬 흔쾌히 호의를 베푼다는 것 이사가 끝나면 내가 한 턱 크게 쏜다는 말 하나로 혼자서 힘들게 이삿짐을 옮길 필요가 없어진다는 것. 이 작은 트릭으로 원하는 대부분을 얻을 수 있다는 사실. 너무도 당연하지만 숨겨진 이유를 알게된다. 간단한 트릭의 놀라운 효과. 상대를 훈육하고 싶다면 상은 불규칙적으로, 벌은 반드시 내려야한다는 말에 아! 나는 지금껏 반대로만 하고 있었구나를 깨닫게된다.

 

"당신의 진리가 당장 그 자리에서 관철되지 않았다고 해서 얼른 포기하지 마라. 고집불통으로 당신의 입장을 상대의 귀에 못이 박힐 때까지 반복하고 또 반복하라. 언젠가 당신의 말이 진리가 될 날이 올지니!" - 266page

 

말이 안통하는 상대방을 움직이는 방법은 논리가 그 사람의 심리를 잘 들여다보고 공감하는 것부터가 우선이었다. 왜 내 말을 안듣는거야!라고 외치기전에 도대체 저 사람은 무슨 말을 하고 싶은걸까? 원하는 것이 무엇일까?를 생각해야한다는 점을 꼭 기억해야겠다. 이 책을 읽고나니 60주 연속 1위를 차지했다던 저자의 '심리학 나 좀 구해줘'가 보고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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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정과 열정사이 - Blu 냉정과 열정 사이
쓰지 히토나리 지음, 양억관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도서관에 가면 늘 일본소설 책장에서 발길을 떼지 못하는 나.

이번에는 기필코 다른 분야로 눈길을 줘야겠다고 다짐했지만 어김없이 일본소설 쪽을 향한다.

그곳에서 이만큼 나는 많은 사람들이 선택한 책이다라고 말해주듯 유독 허름하게 너덜너덜한 자태를 뽐내는 한권의 책을 만났다.

냉정과 열정사이. 아! 이 책은 영화로도 상영되고 왠지 로맨스에 관해 얘기할때면 등장하는 냉정과 열정사이.

묻고 따질 겨를도 없이 내 손에 들려왔다.

 

한 제목의 소설을 두 사람의 작가가 쓴 장편소설이라는 사실에 놀랐고!

에쿠니 가오리와 츠지 히토나리가 2년에 걸쳐 실제로 연애하듯이 써내려간 릴레이 러브 스토리라는 사실에 또 한번 놀랐다.

내 손에 들려온 소설은 Rosso와 Blue 두권으로 이뤄진 세트 중 츠지 히토나리가 쓴 냉정과 열정사이였다.

헤어진 연인을 잊지못해 10년후 재회하자는 약속을 가슴에 간직한 준세이의 지독한 사랑에 관한 이야기 Blue.

준세이의 헤어진 연인 아오이가 주인공이 된 이야기는 Rosso. 에코니 가오리의 책도 빨리 찾아들어야겠다.

 

영화는 생각보다 별로였다는 평에 책도 찾아볼 생각도 하지 않았었는데 기대를 하지 않고 읽어간 책이라서 그런가 기대이상이었다.

책 속 글귀가 너무 마음에 들어 글귀를 적어가다보니 노트 2장을 빼곡하게 채워버렸다. 그동안 달달한 로맨스를 읽어가며 나는 이제 늙었다!를 외치곤 했는데 냉정과 열정사이를 보며 또다른 로맨스의 맛을 느끼게 된 것 같다.

 

 

 

 

 

사람이란 살아온 날들의 모든 것을 기억할 수는 없지만,

소중한 것은 절대로 잊지 않는다고, 난 믿고 있다.

아오이가 그 날 밤의 일을 완전히 잊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다시는 그녀를 만날 수 없을지 모른다 해도...... 

 

아직도 아오이가 잊혀지지 않는다. 

괴팍한 나를 멀리하지 않은 유일한 사람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 세상에서 단 한 사람, 그녀만이 나를 이해하고 받아주었다. - 11page

미술품 복원 공부를 위해 이탈리아에 온 준세이는 과거의 어떤 기억때문에 더이상 상대를 옭아매는 연애 따위는 하고 싶지 않다.

과거의 연인 아오이를 일상에서 쫓아내지 못하고 있는 준세이는 현재의 연인 매미를 진심으로 사랑하지 못하고 있다. 마음 속에 아오이가 똬리를 틀고 있어 그 자리에 다른 사람을 담을 수가 없다. 매미는 그런 준세이를 보며 불안함을 느낀다. 자신에게 사랑을 퍼붓는 매미를 밀어내지도 못하면서 가슴 속 아오리의 존재도 떨쳐버리지 못한다. 과거의 연인은 마음 속에 담고 현재의 연인을 품는 준세이는 참으로 무책임하게만 보인다. 일상에서 늘 아오리를 떠올리며 산다.

 

한 번도 품에 안겨 보지 못한 어머니를 그리며 하늘만 그리는 화가가 되고 싶었던 준세이는 그런 하늘의 색채를 닮은 아오이를 사랑했다. 현재의 연인 매미를 보면 예전 아오리를 맹목적으로 좋아하던 자신을 떠올리게 된다. 그래서 더욱 준세이는 매미를 밀어내지 못하는지도 모른다. 사라져가는 생명을 되살리는 복원사에 매력을 느끼는 준세이는 유채화 복원으로 잃어버린 생명을 되살리는 작업을 하고 있다. 나는 이 거리에서 나 자신을 재생시킬 수 있을까, 내 안에 르네상스를 일으킬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을 하는 준세이는 아오이와 헤어진 이후로 계속 돌이킬 수 없는 과거를 재생하고 싶어하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그림을 그리기보다 그림 복원하는 일에 더 전념을 하게 되는 건지도 모른다. 자신은 도저히 재생할 수 없는 과거지만 그림만은 재생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매력을 찾은 것 같다.

 

 

어제는 조금 전이지만 내일은 영원히 혼을 뻗칠 수 없는 저편에 있다. - 44pgae 

 

 

약속은 미래야, 추억은 과거. 추억과 약속은 의미가 전혀 다르겠지.  

누구에게도, 아무리 행복해 보이는 사람이라 해도, 살아가는 과정에 어두운 그림자 한둘은 끌어안고 있는 것이다.

 

 

나는 과거를 쫓아가도 좋은 건지, 또한 미래를 믿어도 되는 건지 알 수 없었다. 

나만이 기억하고 있는 약속.

그 주술적인 올가미에 묶여 있는 나 자신.

그것이 얼마나 하찮은 것인 줄 알면서도,

과거에 발이 묶인 채 오늘을 살아가고 있다.

미래에도 과거가 기다리고 있다.

서른 살 생일날 5월 25일 - 100page 

 

인간미 넘치는 소박한 애인 매미를 두고 준세이는 이미 떠나간 아오이만을 떠올린다. 그런데 그가 책 속에서도 나와있듯이 매미를 떠난 10년 후 다시 그녀를 그리게 되지는 않을까. 그건 모를 일이다. 지금 아오이를 그리워하듯 열정적인 매미를 추억하며 살아갈 수도 있지 않을까란 생각도 하게된다. 과거밖에 없는 인생을 살고 있는 준세이를 보며 아오이와 만나 다시 사랑하게되면 행복할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날려버리기는 참 미안하지만 헤어진 8년의 세월이 그들 사이의 장애물이 되진 않을까 싶다. 애써 외면하고 싶겠지만 말이다. 다시는 돌아갈 수 없은 과거, 죽도록 후회되는 자신의 책임이 짐이 되서 헤어진 연인에 대한 미련의 사슬을 끊고 있는건 아닐지. 과연 이것을 사랑이라고 해야할지. 많은 생각이 든다. 두 사람이 가장 행복할 때 나눈 아오이의 서른 날 생일날, 피렌체의 두오모에서 만나자 약속은 그때의 행복을 생각나게 해서 더욱 간절하게만 보였을지도 모른다. 

  

책을 읽는 동안에는 아오이를 향한 준세이의 마음이 이해가 가기도 하고 결국 그렇게 못 잊을 것이라면 과감하게 아오이에게 달려가란 말이다!라고 답답하기도 했다. 그런데 책을 다 덮고 이야기를 떠올리게되니 준세이와 아오이의 재회나 러브라인보다도 남겨진 연인 매미에게 눈길이 간다.주인공 남녀보다 홀로된 매미가 더 많이 떠오르고 만다. 준세이도 시간이 흐르면 나와 같은 생각을 하게되지 않을까. 잡을 수 없는 대상에 관한 감정이 늘 더 소중하게 느껴지는 법이니까말이다. 왠지 그렇게 믿고 싶어진다.

 

이 시리즈의 다른 이야기 아오이의 마음을 듣게 된다면 또 다른 생각을 하게될지도 모르겠다. 에쿠니 가오리의 냉정과 열정사이를 빨리 만나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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