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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의 눈물 - MBC 창사 50주년 특집 다큐멘터리
MBC [남극의 눈물] 제작팀 지음, 고혜림 글 / MBC C&I(MBC프로덕션) / 2013년 1월
평점 :
품절

펭귄들의 삶을 촬영하는 도중 안타까운 사건이 벌어집니다.
킹펭귄 새끼가 자이언트 페트롤의 공격을 받고 있는 위태로운 상황.
부모 펭귄들은 미처 막아주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 순간 킹펭귄 새끼는 카메라에 딱 붙어서 자이언트 패트롤을 피했습니다.
촬영진은 자연의 생태계를 거스르는 일을 할 수 없기에 그 안타까운 상황을 지켜만 봤어야했는데요.
다행히도 자이언트 패트롤은 새끼 펭귄을 포기해서 목숨을 건질 수 있었습니다.
책 속 사진과 이야기를 보니 MBC 창사 50주년 특집 다큐멘터리 남극의 눈물을 보마
가슴 조마조마했던 것들이 생생하게 기억이 납니다.

아빠 황제펭귄은 열심히 펭귄 밀크를 토해 새끼를 먹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빠는 거의 넉 달 째 아무것도 먹지 못했습니다.
먹이를 잔뜩 먹은 엄마펭귄이 먼 바다에서 돌아올때까지 추위와 폭풍우를 견딥니다.
엄마펭귄은 알을 낳고 아빠펭귄의 발등에 알을 넘겨주고 떠난 후,
자신의 새끼를 위해 피를 흘리고 다리를 절면서까지 돌아옵니다.
서로의 목소리를 기억하며 가족이 상봉하는 순간.
엄마펭귄은 태어난 새끼펭귄을 보고 건네받으려고 하지만
아빠펭귄은 혹시라도 새끼가 위험할까봐 망설입니다.

새끼가 사고로 얼어죽은 엄마,아빠 펭귄은 안타깝게도
죽은 새끼를 오랫동안 품고 있기도 하고
다른 새끼를 빼앗아 품기도 합니다.
사람에게만 있을 것 같은 모정과 부정이 동물의 세계에서는
극한의 상황에서 더 강렬하게 보인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어린이들을 위한 남극의 눈물이 나왔네요.
아이들과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정말 잘만들었다는 생각을 했는데요.
책이 다큐멘터리의 내용을 그대로 잘 담고 있었어요.

추운 북극에도, 뜨거운 아프리카에도, 밀림 속 아마존에도 사람들이 살 수 있었지만
유일하게 인류가 살 수 없었던 곳이 바로 남극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 남극에서 다른 동물들은 다 따뜻한 곳으로 떠날때 새끼들을 잡아먹을 천적이 없다는 이유때문에
혹한 속에 새끼를 낳아 키우는 생명체가 바로 펭귄이라고 하네요.
생존을 위해서라지만 새끼를 지켜내기위한 펭귄 부모의 모습은 정말 처절합니다.
펭귄이 짝짓기를 시작해서 알을 낳고 엄마,아빠가 교대를 하며 새끼를 키우고
그 새끼가 독립해서 바다로 갈때까지의 과정을 생생하게 사진과 함께 이야기해주고 있어요.

펭귄을 담은 자연관찰책들은 많지만 이 책처럼 펭귄을 촬영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은 없는 것 같아요.
그들은 활제펭귄을 촬영하기 위해 호주의 모슨 기지에 월동 대원으로 참여해 300일을 보냈습니다.
모슨 기지는 남극 대륙에서도 가장 바람이 세고 추운지역이라 가까운 건물과 건물 사이에도 줄을 매어 놓았습니다.
바람이 불면 바로 코앞이 보이지 않아서 길을 잃고 목숨을 잃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그 추위 속에서 야외 취침도 계속했습니다. 온몸이 얼어 버린 듯 숨쉬기조차 버거웠는데
달랑 비닐 덮개 하나만 덮고 잠을 잤던 대원들.
힘든 생존 훈련을 마치고 난 후에야 황제펭귄들을 만날 수 있었다고 해요.
황제펭귄들은 사람을 전혀 무서워하지 않고 호기심 많은 눈으로 카메라를 바라봤다고 하네요.
촬영진을 졸졸 따라다니기도 하고 주위를 둘러싸기도 했다는 이야기와 사진을 보며
평생에 이런 멋진 경험을 누가 해볼 수 있을까!라는 부러움이 생깁니다.
죽을 때까지 잊을 수 없는 환상적인 경험이라는 생각을 하게됩니다.
자연관찰책과 이 책이 다른 점이 바로 이런 경험과 남극 동물들과의 교감을 담고 있기 때문인 것 같아요.
아이들이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서 남극과 남극의 생명체들을 좀 더 가깝게 느낄 수 있겠어요.

남극의 눈물에는 펭귄뿐 아니라 혹등고래, 남방코끼리해표, 자이언트 페트럴의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어요.
아이들이 이 책을 보고나면 남극에 대해 더 많은 생각들을 하게 될거란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환경오염으로 온도가 상승해서 남극의 생명체들이 고통받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될 것 같아요.
남극의 눈물 다큐멘터리를 본 아이라면 그리고 아직 보지 못한 아이라도
이 책을 통해 다시한번 그때의 감동을 느껴보라고 꼭 한번 권해주고 싶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