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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카세론
캐서린 피셔 지음, 김지원 옮김 / 북폴리오 / 2012년 1월
평점 :
절판

나는 평소에 판타지 소설을 즐겨 읽지 않는다.
자칫 허무맹랑하게만 느껴지는 판타지에 몽롱하게 빠져있을때는 참 좋은데
나오면서부터 현실이 확 느껴져서 그 괴리감때문에 일부러 찾아보게 되진 않는 것 같다.
그런데 "인카세론"은 좀 다르게 다가온 것 같다.
이미 판타지소설이 넘칠대로 넘쳐나서 읽으면 거의 비슷비슷하게만 느껴지는데
분명 신선하고 새로운 이야기는 아닐지라도 읽는 재미와 책을 덮지 못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좀 더 인간적인 것에 대한 성찰, 미래의 암울한 시대를 새롭게 조명하고
있어서 그런 것들을 보는 흥미로움이 책을 덮지 못하게 하는 것 같다.
점점 매말라가고 기계적인 사람들 이기적인 사람들 안에서
예전의 아날로그의 감성을 찾아가려는 사람들의 모습, 그런 것들을 그리워하는
모습들이 곳곳에 묻어난다.

초반부터 궁금증을 자아내는 인카세론.
인카세론은 움직이는 감옥이라고 표현되어있지만 미래의 인간들이 만들어낸 세계이다.
인구과잉체제라는 문제의 해답으로 생명체의 모든 원자들을 분해해서
손바닥 위에 들고 있을 수 있게 만든 작은 입체평면체에 담아둔 세계 인카세론.
의도야 어찌되었던 간에 세상의 모든 문제를 없애 버리는 방법으로 쓰여지고 있다.
인카세론이 꼭 영화 "맨인블랙"에서 잠시 나왔던 작은 구체에 넣어둔 세계를 생각나게 했다.
인카세론과 같은 세계를 한번쯤 생각해 본 사람들도 있을거라는 생각도 해본다.
지구가 우리는 알수 없지만 신들이 만들어놓은 장난감의 일부일지도 모른다는 그런 류의
생각말이다. 그렇기때문에 인카세론이라는 세계가 무작정 허무맹랑한 이야기로 느껴지지만은
않았던 것 같다.
그리고 "인카세론"안에 갇혀 있는 사람들이 그 안에 안주하며 살아가는 모습 또한
현재를 마냥 살아가고 있는 인간상을 담고 있는 것 같아서 그냥 판타지로서만 다가오진
않았다.

책속의 인물들은 저마다 인카세론 안에 살고 있던 바깥 세계에 살고 있던지간에
서로 알수 없는 미지의 세계를 동경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물론 소수의 주인공 인물들에 해당하는 사항이지만 말이다.
인카세론을 포함한 세계를 다스리는 왕위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이야기로
바깥세계의 이야기는 전개된다.
권력에 대한 야망을 가진 인카세론의 지도자 교도소장, 그의 비밀을 알고 있는 왕비.
이 둘은 전 왕비의 장자인 왕자를 인카세론으로 보내버리고 자신의 아들을 왕으로
앉히기 위해 음모를 꾸민다.
교도소장은 어릴 적 인카세론에서 돈을 주고 데려온
딸을 왕비의 아들과 결혼시켜 왕의 권위를 넘보려 한다.
호기심 넘치는 교도소장의 딸은 인카세론이란 존재를 무척 궁금해하고 동경한다.
인카세론에 버려진 왕자는 그곳에서 예전의 기억들을 상실하고 새로운 이름으로 살아간다.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독수리문장이 그려진 크리스탈을 손에 얻게 되면서 인카세론과
바깥세계의 사람들이 만나게 되고 사건이 해결되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판타지소설인만큼 영화화하면 좋을 만한 시각적요소들을 많이 보여주고 있었다.
휴 잭맨의 X-Men 사단이 영화화한다는 문구를 보면서 책을 읽는 내내 이 부분은
어떻게 영화화될까? 누가 왕자역할을 하게 될까? 이 역할을 누가할까?라는 상상을하며
보게 된 것 같다. 영화개봉하면 꼭 한번 보고 싶어진다.
바깥세계의 사람들은 중세시대의 복장을 하고 공주와 왕자라고 칭하는 사람들이 나오지만
인카세론의 세계는 또 전혀 다른 먼 미래의 암울한 세계를 보여준다.
극과 극의 세계. 공존할 수 없는 세계를 보여주는 듯한 독특한 소설이 아주 흥미로웠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결말이 너무 급하게 끝난 것 같은 느낌이 든다는 것이다.
주인공이 인카세론에 남겨진 사람들은 구하지 않고 그냥 끝나버려서
아? 이책이 시리즈물이라서 다음권으로 또 다른 이야기들이 남아있나?라는 의문을 갖게 했다.
뭔가 풀어놓지 않은 이야기가 더 남아있을 것 같아서 더욱 여운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