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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 러브 - 나를 사랑하는 시간
도미니크 브라우닝 지음, 노진선 옮김 / 푸른숲 / 2011년 10월
평점 :
절판

슬로 러브 SLOW LOVE 나를 사랑하는 시간.
자기가 가지고 있는 것의 가치는 그것이 내것이 아닐때에 비로소
그것의 가치를 알게 된다는 말이 한살 한살 나이를 먹어가면서 더 실감하게 되는 것 같다.
삶의 고난으로 한층 더 성숙해지고 견고해진다고는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그런 용기와 행동력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깊은 수렁에 빠져서 결국에는 헤어나오지 못하는 경우도 파다하니까.
살면서 한번쯤 정말 힘들고 무기력해지는 때를 한번씩은 겪는 것 같다.
그 순간은 정말 아무 것도 보이지 않고 온 신경이 나의 힘듬!에 집중하게되는데
시간이 지나고 보면 내가 왜 그렇게까지 힘들어 했을까라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지나고 나서 돌아보니 별것도 아니었던 것들 내 평생에 그정도는 아무것도 아닐 수 있는 것에 대해새
왜 그토록 집착을하고 아파했던가!
"슬로 러브"는 모든 것을 만족스럽게 가지고 있었다고 여기는 한 여인이 한순간 모든 것이 사라져버렸다고 느끼고
그것을 아주 지혜롭게 극복한 나를 사랑하는 시간을 찾게 되는 이야기이다.
꽃으로 뒤덮힌 책의 안쪽 표지가 쓸쓸해보이지만 편안함과 자유로움을 느끼게 해줘서
이 책이 주인공이 어떤 삶의 방식으로 행복해졌는가를 생각해보게 한다.
"슬로 러브"의 부제는
"내가 해고되고, 파자마를 입고, 행복을 발견하기까지의 이야기"라고 하는데
이 부제가 책의 모든 것을 알려준다. 부제가 더욱 마음에 든다.
저자는 하우스 앤드 가든이라는 잡지사에 13년간 편집장으로 일하던 한마디로 잘나가는 커리어우먼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아무런 이야기도 없이 갑자기 해고!를 당한다.
이혼을 하고 아이들을 키우면서 가정적인 것보다는 일에 모든 에너지를 쏟아온 그녀에게
준비도 없는 실직은 두려움, 무력감, 불면증, 우울증을 불러왔다.
그리고 자신의 곁에서 오랜 연인으로 있던 사람과의 실연으로 그녀는 힘들어한다.
네번의 계절을 거치며 그녀는 일을 하면서 연인과의 사랑하면서는 느끼지 못했던 행복의 순간들을
모든 것을 잃고 난 후에야 비로소 깨닫게 된다.
1장 / 가을
직장을 잃었다
금요일과 월요일의 구분이 사라졌다
지금 나를 위로하는 것은 순면의 파자마, 그리고 쿠키

2장 / 겨울
7년간 끌려다니던 우유부단한 연인과 관계를 정리하다
25년간 살았던 집을 내놓다
불면의 밤을 달래준 것은 피아노와 성경
그리고 해질녘 부엌에서 듣는 라디오의 따뜻함

3장 / 봄
미술관에서 천천히 사색하며 그림 보는 법을 배우다
독서광답게 책과의 연애사를 떠올리다
아끼는 물건들을 정리하며 기쁨을 느끼다
나를 위한 1인분 요리에 도전하다
머핀에 홀릭, 마법의 기계 '슬로 쿠커'에 빠지다

4장 / 여름
다이어트를 시작, 무거워진 삶을 가볍게 만들다
정원을 가꾸며 땅과 사랑에 빠지다
호수에서 카약을 타고, 수영을 배우다
세상의 기적에 마음을 연 채로
내 생에 최고의 여름을 보내다
네번의 계절변화동안 그녀는 정말 많은 것을 잃었다.
아니 잃은 줄만 알았다. 하지만 그녀가 잃은 것들은 생각해보면 자신을 더욱 옭아매고 고통스럽게 한 것들이었다.
그런 것들을 하나 하나 자의가 아닌 타의로 훌훌 털어버리게 됐지만 그녀는 발상의 전환으로
인생의 질을 높였고 삶을 하나 하나 천천히 즐기며 살고 있다.
그것이 진정한 행복이 아닌가 싶다.
책 속의 저자처럼 모든 것을 잃어버리고 난 후에 이런 사실들을 깨닫지 말아야겠다.
나에게 저자처럼 빈털털이가 되었다는 심정이 되었을 때!
홀연히 모든 것에 달관하듯~ 나를 가다듬을 수 있는 자신이 없다.
생각하는 것 자체로도 아주 무섭고 고통스러운 일인데 지금부터라도 늦기 전에
하나하나 버릴 줄 알고 채우기보다 비울 줄 아는 사람이 되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내 자신을 좀 돌아보고 앞만 보고 경주마처럼 달리던 나를 좀 멈추고
일상의 즐거움을 만끽하며 좀 천천히 천천히 주위를 바라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