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주일간은 책장 만드는 일에 몰두했답니다.
제 책상 주위에 더이상 책을 쌓아둘 공간이 없기도 했고,  봄을 맞아 '정리 바이러스'에 감염되기도 해서
숙원사업 하나 해치웠습니다.



먼저, 언제나 제 도안을 점검해주시고,

 원가에 목재를 제단까지 해서 가져다 주시는

 우리 목공선생님께 감사 드리구요.... ^^

 

 

 

 

밑그림이었습니다.   이 그림과 같은 책장 세 개를 만들었습니다. 
우선은 진료실 창가에 나란히 둘 수도 있고, 혹시 나중에 다른 곳에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나의 큰 책장보다는 작은 것 세개를 만들었습니다.



 

 

 

 

 

 

 

 

 

 

 



  선생님이 가져다 주신 목재입니다.
  미송 집성목입니다. 두께는 18mm.

 

 

 

 



 우선 가로대부터 만들었습니다.

 책 때문에 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아래에 "쫄대"를 보강했습니다.

 

 

 

 


 역시, 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쫄대를 10cm간격으로 나사로  

 고정했습니다.

 조금 지나치다 싶지만, 튼튼한게

 최고죠.  ^^

 


 자, 이제 본체를 맞추어갑니다.
 먼저 상판과 옆판을 맞추고,

 그 다음에 아랫판을 맞추고,

 그 다음에 먼저 만들어둔 가로대를

 조립합니다.  

 마지막으로 5mm 두께의 뒷판을 달구요.

 

 



  조립은 못과 나사못 두가지로 합니다.

  나사못을 박는 자리에는 나사 머리가
  보이지 않도록 구멍을 깊이 내서 박은 후 
  목다보로 마무리를 합니다.

  이 사진은 목공용 접착제와 목다보로 
  구멍을 메운 모습입니다.

 

 

 



  목다보를 톱으로 잘라낸 후의 모습입니다.

  깨끗해 졌지요?

 

 

 

 

 

조립이 다 끝나면 전체를 여~~~ㄹ심히 사포질 합니다. 
표면을 매끄럽게 하고, 칠이 고르게 베어들도록 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 후에는 칠을 했습니다.  창가에 둘 책장이기 때문에 옅은 색으로 골랐습니다.
자, 왼쪽의 모습이 오른쪽 같이 되었습니다. (사진이 실재보다 더 진하게 나와버렸네요... ㅡㅡ;; )



 

 

 

 

 

 

 

 

 

 


 

  칠한 후에 도장도 찍고...  ^^;;   

   마지막으로 락커로 세 번 칠했습니다. 

   덕분에 어제와 그제는 병원에 락커 냄새가
   진동했습니다.

 

 

 

 

짠~~!   오늘 아침 방정리를 했습니다.

그래서,  이랬던 진료실이 
      
           

 

 

 

 

 

 

 


이렇게!  변했습니다! 

 

 

 

 

 

 

 

 

흑,  분명히 정리한다고 한건데.... 그래도 정신이 없어보이네요.   ㅡㅡ;;  
그래도 저는 숨통 트입니다요.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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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렌초의시종 2005-04-09 1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와와와~~~~~ 부러워요 흙흙. 저는 지금 책장이 완전 포화상태라니까요!

nemuko 2005-04-09 1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도장이 그런 곳까지 활약하는 거였군요.... 멋지다....^^ 근데 책장 반들반들 멋져서 한번 손으로 쓸어 보고 싶어요....

▶◀소굼 2005-04-09 1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언제봐도 가을산님의 솜씨는 '만세~'입니다; 가구에도 도장을;;장인정신^^
추천~: )

울보 2005-04-09 1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대단하세요,,
그저 존경하고 싶은 분이랍니다,,,난 놀면서도 왜 이리 ~~~~~~~~

깍두기 2005-04-09 1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대체 못하는게 모에요??(괜히 심술 남^^)

chika 2005-04-09 1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역시..!

물만두 2005-04-09 1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야... 대단해요^^

날개 2005-04-09 1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을산님, 넘 멋져요.. 존경하고 싶어요..! +.+

노부후사 2005-04-09 1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단하시네요. 부럽습니다~

瑚璉 2005-04-09 1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훌륭하십니다.

줄리 2005-04-09 1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목공까지 하신다는 말씀이신가요? 디자인과 조립만 하신거라두 정말 재주가 대단하시네요. 저두 언젠가는... 언젠가는... 목공에 도전을 해보리라 다짐해봅니다!

가을산 2005-04-09 16: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까운 목공교실에 가서 2개월만 배우면 누구나 만들 수 있어요.
가까이서 보면 잘못된 부분들이 눈에 잘 띄는데, 사진발 하나는 잘 받네요. ^^

파란여우 2005-04-10 2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이더스의 손......그저 망연자실 부럽다는 말밖에는....

세실 2005-04-10 2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멋져요~ 가을산님은...진짜...큰 산 같아요~

까칠냥이 2005-04-13 1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샘, 지난주에 말씀하신대로 드뎌 물어물어 찾아왔습니다.... 그런데, 알고보니 샘 서재가 제 즐겨찾기에 등록되어 있었지 몹니까....?-_-;;(진짜 세상이 참 좁긴하죠?ㅎㅎ)
아마도 예전에 샘이 쓰신 서평 내지는 리스트를 보고 등록을 했던 것 같은데, 한 번 등록하고 이후에 잘 찾아보지 않는 버릇 탓에,이후에 까맣게 잊고 있었네요.....
그런데, 샘~ 도대체 샘이 못하시는게 몹니까...?
샘의 서재를 둘러보다보니.. 다양한 분야에 관한 식견들에 놀란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책갈피에, 화분키우기, DIY, 십자수 등등 눈이 휘둥그레져서 눈만 꿈뻑꿈뻑거리고 있슴다.....
정녕 이 모든 것들을 인간이 다 소화할 수 있단 말인가....?
하는 경이감과 함께 샘의 24시간이 궁금해지기 시작했슴다...ㅎㅎ
이렇게 잼있는 곳을 이제야 알게 되다니, 억울한 마음으로....이제 앞으로 자주 들르도록 하겠슴다....^^ (괜찮죠...??)

가을산 2005-04-13 1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허, 부끄럽게.... ^^;;
제가 말씀 드렸잖아요. 환자가 적어서 그렇다니까요....
노는 시간이 더 많다는 비참한(?) 실상을 꼭 밝혀야 하나요? --;;
선생님 서재도 좀 꾸미세요. 저도 자주 들려볼게요.

ceylontea 2005-04-14 2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훌륭하세요..
갑자기.. 제 집이 너무 싫어집니다.. 흑흑..(치우긴 치워야 하는디...)

바람구두 2005-04-16 1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상에나 세상에나....
가을산님! 너무 멋진 책꽂이입니다. 헉, 부럽습니다.
 


   좋은 책이다.  재미있었다.

   그렇지만, 책 한 권에 여러 분야에 대한 내용을 담으려다보니 - 라고 좋게 해석하겠다. -  
   'skeptic'을 내세운 이 책의 의도에는 못미치는 부분이 눈에 띄었다.

    전반적인 문제를 다루는 앞부분은 무난히 넘어갔고,  일부 각론들이 문제였는데

'대좌와 동상'에서 프로이드에 관련된 부분이나 '아마데우스 신화' 부분은 좀 동의하기 어려웠다.

이 장들에서는 저자의 결론 (즉, 프로이드의 영향력은 본인의 신격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빛이 바랬다,
그리고 천재는 다만 끝없는 훈련에 의해서'만' 생겨난다는 주장 ) 은 현실적인 평가와 동떨어진 느낌이다.
저자의 이런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는 설득력이 약했다.

다른 책에서 이런 내용이 나왔다면 저자의 의견이려니 생각하고 넘어가겠지만,
"과학과 비과학을 엄밀한 근거를 가지고 평가하고자 하는" 이 책의 취지에는 맞지 않는 것 같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과학의 이론은 때때로 잘못된 오류를 포함하기도 하지만,
과학의 엄격한 검토 과정에서  자체교정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점. 
현재는 과학과 비과학의 변경지대에 있는 분야들도 앞으로 연구 결과에 따라 과학이 될 수도 있고,
비과학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는 저자의 취지는 충분히 전달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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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muko 2005-04-08 1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을산님도 다 읽으셨군요.... 그죠..뭔가 아쉬운 부분이 없지 않은 책인거 같아요. 저자의 모든 주장에 동조하기는 힘들다는 기분이 들었거든요... 자기 목소리가 너무 커서, 객관적이라고 우겨보지만 자신의 호불호에 치우친 느낌이 들었네요..

마태우스 2005-04-08 15: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로이드에 관련된 부분이나 '마태우스 신화' 부분은 좀 동의하기 어려웠다"
저를 주인공으로 약간 바꿔봤어요^^
 

물만두님이 구글 검색을 하다가 본인이 직접 올린 사진이 검색되었다는 페이퍼를 보고,
호기심에 '가을산'을 검색해 보았다.

그런데.... 결과는 예상보다도 더 심각했다.



 

 

 

 

 

 

 

 

 

 

 

검색 첫 화면의 첫 글과 세번째 글이 내 페이퍼였다.
그 뒷 페이지들에서도 몇 개가 더 있고.....  

내가 정보를 찾을 때는 유용한 도구가, 내 정보가 노출되는 것에는 이렇게 무방비할 수도 있다니 섬뜩하다.
물론 공개된 게시판이라는 것을 알고 올린 글들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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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04-06 1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물만두치면 젤 처음에 나와서 당황했어요...

瑚璉 2005-04-06 1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럴 때는 익명성이 퍽이나 고맙게 느껴지고는 합니다. 기운내세요.

연우주 2005-04-06 1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같은 현상이 일어나네요. 구글 무서워요.

줄리 2005-04-06 1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저두 얼렁 해봐야겠네요. 전 주로 실명만 쳐보고 해봤었는데..

줄리 2005-04-06 1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다행히도 특이한 이름이 아니라 그런지 그렇게 안나오네요. 쭉 쓰던대로 써야겠네요.~~

엔리꼬 2005-04-06 1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음... 엠파스에선 제 이름 치니깐 제 사진이 떡하니~~ 유명인사도 아닌데 말이죠..

울보 2005-04-06 1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울보가 너무 흔해서요...
전 아무리 찾아도 없네요..다행이지요,,

가을산 2005-04-06 1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하하.... 제 본명으로 검색했더니 재미있네요!
대학 교수도 있고, 종이접기 강사도 있고, 대학 신문 기자도 있고....
세상에! 문학평론가도 있어요!

숨은아이 2005-04-06 1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그렇다면? 하고 찾아보니까, 엠파스나 네이버는 안 그런데 구글에서는 알라딘 속의 제 별명이 젤 먼저 뜨네요. 근데 네이버엔 글쎄 "숨은아이"라는 다른 분이 계시지 뭐예요. 게다가 대한민국 네티즌 연합이란 곳에 ▦숨은아이▦라는 이름으로 기사를 올리는 분도 있고... 또 제 페이퍼의 글을 네이버 블로그에 퍼다논 분도 계시고... ^^;;; 그런데 인터넷이란 게 공개와 나눔이 가능하니까 유용하지 않겠어요.

마태우스 2005-04-06 1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갑자기 무섭네요... 구글, 한번 검색해봐야겠어요. 근데 가을산님이 가을산님인 거 남들도 아나요?? 그게 제일 문제 같은데...

물만두 2005-04-06 1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순이 본명으로 찾았더니 이장님도 계셨습니다. 저는 없더군요^^

▶◀소굼 2005-04-06 14: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구글이 많이 무섭습니다;; 이름 검색하면 뭐하고 돌아다녔는지 다 나온다니깐요;

파란여우 2005-04-06 14: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있더군요....와아 유명인됐다고 좋아라했죠...^^

2005-04-08 00: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립간 2005-04-08 1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일등으로 있다가 지금 확인해 보니 일곱번째로 내려 앉았습니다. 좋아해야 할찌, 싫어해야 할찌

2005-04-08 19: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인연 1. 몇 달 전 매너님께서 헤드폰을 구입했다는 페이퍼를 읽은 적이 있다.
이렇구 저렇구..... 한 설명을 읽으면서도 '그래?괜찮은 헤드폰이네. 좋으시겠다'  라고 생각하면서도 오히려 끈 감개로 오려낸 플라스틱 조각에 감탄을 했었던 적이 있었다.

인연 2. 지난 달에는  출퇴근시간에 듣기 위해 voice 프로그램과 MP3를 지른 후, '다만 불편한 점이 있다면 이어폰으로 오래 들으니 귀가 아프고 이어폰이 빠질까봐 조심스러운 것이다' 라고 후기를 올린 적이 있었다.

인연 3. 그런데, 호정무진님께서 나의 이런 필요를 간파하시고 '젠하이저 px 200' 을 추천해 주셨다.
알고보니 매너님께서 페이퍼로 올리셨던 바로 그 헤드폰이었다.

이정도의 인연이 쌓이면 구입하는 것이 도리이다. 
소리에 약한 내 고막을 위해서도!  ^^


짠~!  오늘 도착했다.

멋지구리하다.


 

 

 

 



뚜껑을 열어보았다. 

역시 멋지구리하다.

 

 

 

 

 

그런데, 여기서 진도 끝이다.

헤드폰을 꺼냈다가 다시 접어넣지 못할 불상사가 두렵기 때문이다. ^^;;

ㅎㅎㅎ.... 얼른 집에 가서 mp3와 연결해 봐야지.....

호정무진님, 매너님,  감사합니다!

그런데, 우리 아들들이 자기 달라는 공세를 어떻게 막아내지?  지금부터 고민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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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nerist 2005-04-04 17: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축하드립니다. 괜찮은 녀석이니까 잘 굴려 주시구요. 참고로 px-200이 들어있던 플라스틱 껍데기로 선 감개를 만들면 딱! 입니다. 가을산님의 솜씨. 를 기대해보겠습니다.

아, 아드님들의 공세. 매너 엄니라면 이렇게 막아내셨을 거 같네요. 등짝 한 대 후려치며 "야 이 XXX야, 니네 엄마는 뭐 하라고? 응? (또 때린다) 응? (또) 응? (또) 아직도 엄니가 세상에서 젤 무서운 매너 -_-;;;;;;;;

날개 2005-04-04 1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굉장히 근사하게 생겼군요..! +.+

balmas 2005-04-05 15: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탐난다 ... ㅠ.ㅜ
가, 가격이 얼마예요?? (이럼 안되는데 ... -_-)

가을산 2005-04-06 0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터파크에서 54700원에 샀어요.

ceylontea 2005-04-06 1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젠하이저 이어폰을 샀는데.. 물론 비쌌지요.. 이 헤드폰만큼은 아니어도... 가끔 들었는데.. 앞으론 더 애용해주어야겠네요..
잘 활요하시기를 바랍니다.

瑚璉 2005-04-06 15: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을산 님 귀에 잘 맞아야 할 터인데...
 

1. '건강실천단'을 하면서,  나름대로 열심히 '실천'은 하는데,  역시 문제는 '회식'임이 드러났다.
     매일 체중을 재어보니, 회식 한 번에 약 300g씩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던 것이다.
    ( 여기서 간단한 산수. 그동안 회식 3번을 했다. 그러면 체중이 몇그람 늘었을까?  ㅡ,ㅡa    )
     회식에 적게 먹을 방도를 심각히 강구해야 하겠다. 

2. '원초적 본능' 때문에 고통스러운 걸 보니 나도 아직 도통하려면 멀었다. 
    그 사람의 상황이 열 받을만도 하기는 하다.  
    이번 정부들어 수십년간 몸담아온 조직에서 옷을 벗어야 했으니, 그 '한'이 오죽하겠는가? 
    평생 한번도 꺾인 적이 없는 자존심이 여지없이 무너졌으니, 그 고통은 더욱 크게 느껴질 것이다.
    근래에 나를 비난하는 그 사람의 논리는 그 사람의 머리 및 경력으로 미루어보았을 때, 
    평소답지 않은 감정의 폭발로 인해 매우 혼란스러운 상태이며, 
    그 분노의 에너지가 가장 만만한 나에게로 projection되고 있는 듯하다. 
    
    나도 그사람의 상태가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니나, 
    그간의 부녀 관계에 대해서 한, 말도 되지 않는 소리는 이미 소원해진 지 오래된,
    그래서 더이상 기대할 것도, 상처받을 일도 없을 것으로 생각해온 나의 딸로서의 '원초적 본능' 이
    아직도 아플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 주었다. 

3. 봄볕이 좋다. 
     어제 병원에서 중앙시장까지, 그리고 중앙시장에서 집까지 자전거로 다녀왔다. 
     시내에서 집까지는 천변을 따라 난 보행로를 이용하니 무척 편했는데, 
     병원에서 중앙시장까지는 혼잡한 차도와 좁은 인도로 인해서 길을 가기 어려운 곳이 꽤 있었다.
     그리고.... 대전 시내에서 우리 병원이 있는 언덕 만큼 기~~인 오르막길이 거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다행인가?  (운동 되니까?) 

4. 건희가 학원을 다니는데, 학원 시간이 매일 7시 반에서부터 10시 10분까지이다.
    그러면 건희는 7시 15분에 학원으로 출발해서 10시 30분이 지나서야 집에 온다.
    나는 건희가 학원에 갈때쯤 집에 와서,  한밤중에나 얼굴을 보게 되는데, 시간이 몇 분 되지 않는다.
    고등학생이 되면 보통 학생들이 '야자'를 밤 10시까지 하고, 그 후에 학원을 또 간다고 한다. 
    이래서야 나중에 가족에 대한 추억이라는 것이 남을 수나 있을까 ?

    생각 같아서는 그냥 영어 수학만 일주에 두번정도만 배웠으면 좋겠는데....
    나머지는 집에서 그냥 자기가 하면 안되나?
    하지만 본인이 선택한 학원이고 시간이니 이번학기까지는 보내볼 생각이다.

    주말에도 큰애와 작은애 모두 평소에 놀지 못하던 친구들과 낮에 놀러 나간다.
    (주중에는 학원에 가느라 놀 시간이 없단다. 요즘 아이들.) 
    그러다보니 나와 주말에 같이 산행을 하거나, 좋은 전시회에 가거나,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일이 
    부쩍 뜸해졌다. 
   
    생각다 못해 한달에 한번은 '가족이 함께 하는 주말'로 지내자고 오늘 제안했다.  
    이날만은 남편도 다른 약속을 잡지 말자고 했다. 

    생각해보니 아이들이 크기까지 정말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다.  그때까지 추억거리를 많이 만들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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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 2005-04-04 08: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곳도 이제 자전거를 탈 수 있을만큼 따뜻해졌답니다. 내일은 저두 자전거를 타고 친구네 집에 들려봐야겠습니다.

가을산 2005-04-04 1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엇! 호정무진님 댓글을 지우셨네요.
귀여운 멘트셨는데..... ^^ 조금만 기다리세요. 아마 오늘중에 좋은 소식이 있을겁니다.

부리 2005-04-04 1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읽었습니다.... 1번 답은 제가 어렵게 풀었어요. 900그램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