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래의 신화
최인 지음 / 글여울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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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턴가 나는 영원히 햇빛을 보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점차 어둠과 죽음의 공포에 익숙해졌다. 어떤 의미에서 죽음이란 그다지 무섭지도 않고 슬프지도 않은 것이었다. 죽는다는 것 자체가 지극히 당연한 자연현상일 뿐이니까.

p.19 [비어있는 방]

그들이 주고받는 말을 들으면 가슴이 답답해지고 숨이 막혀요. 점점 더 움직임이 둔해지는 금붕어와 나른한 표정의 얼굴들. 오지도 않는 누군가를 막연히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 무언가를 적극적으로 추구하지도 희망하지도 않는 사람들. 정말 어쩔 수 없는 사람들이에요. 더구나 어항의 우리에는 이끼가 안개처럼 껴 있어요.

p.81 [킬리만자로 카페]

자 우리는 이제 역사의 진보를 가져오는 관계의 끈을 술로 푸는 거지요. 자 우리 다 같이 취하도록 마십시다. 어차피 삶은 과정이고 형식인 것이오. 관념에 얽매여 순간을 희생시킬 필요는 없습니다. 인간들이 만든 도덕이나 규칙, 규범에 얽매여 본능을 희생시킬 순 없다 이 말입니다. 내가 얘기하지 않아도 선생은 이미 그렇게 살고 있지 않습니까. 물론 다른 사람들도 대부분 그런 삶을 살아가고 있지요. 시대와 가치관과 목적이 그러니까요.

p.184 [변증법적함수성]

최인, <돌고래의 신화> 中

+) 이 책의 저자는 특이한 이력을 지니고 있다. 형사를 거쳐 소설가가 된 것이다. 그래서일까. 이 단편소설집에 실린 작품들의 대부분이 범죄와의 연관성 혹은 어두운 일상을 사는 사람들의 모습으로 구성되어 있다. 소설들 대부분이 그로테스크한 장면과 인물들로 가득 차 있다.

저자는 현대인의 이면에 가득 찬 어둡고 괴기스러운 부분에 집중하여 작품을 쓴 것 같다. 소설 속 인물들은 욕망에 집착하여 철저하게 파멸하기도 하고, 파멸에 길들여져 그 끝이 어딘지도 모른채 끌려가기도 하며, 꿈인지 현실인지 망상인지 구분이 안되는 상황에 직면하기도 한다.

헤어나올 수 없는 늪에 빠진 인물들을 보면서 탁하고 답답한 기분을 느꼈다. 현대인의 암울한 면모를 구체적으로 밝히면서 낯설게 다가온 부분도 많았던 것 같다. 그로테스크한 면모가 두드러진 소설집이었다고 생각한다.

* 이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것입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읽고 제 생각을 기록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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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러 성격 상담소 - 내 뜻대로 되지 않는 성격 때문에 인생이 힘든 당신에게
기시미 이치로 지음, 이영미 옮김 / 생각의날개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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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단만 맞거나 칭찬만 들으며 성장한 아이들은 어른이 된 다음에도 자기 행동의 가치를 스스로 깨닫지 못한다.

다른 사람의 인정 여부와 상관없이 자기 행동의 의미를 스스로 판단하게 해야 한다. 야단만 맞거나 칭찬만 들으며 자란 아이들은 '남들이 어떻게 생각할까?'에만 정신이 팔려 자기만의 인생을 살 수 없다.

p.32

허영심이 있는 사람에게는 문제 해결보다 자신의 옳고 그름을 증명하는 일만 중요하다. 싸움이 벌어질 때도 문제 해결보다 어느 쪽이 옳은지 증명하려 조바심을 낸다. 가장 큰 폐해는 자기 실패에 남 탓을 한다는 것이다. 그럼으로써 문제에 대처해야 하는 상황을 회피하거나 머뭇거린다. 이런 사람은 어떤 상황에서도 사과하지 않을 것이다. 사과가 자신이 옳지 못하다는 사실을 증명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p.35

우리는 어떨 때 가장 자연스러울까요? 아마도 특별히 애쓸 필요가 없을 때일 것입니다. 편안한 사람의 곁에 있다면 딱히 근사한 대화를 나눠야 한다는 생각도 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 사람 앞에서는 평범하고 자연스럽게 있어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 그것이 바로 자신감입니다.

p.49

'인간의 불안은 개인을 공동체와 연결하는 유대에 의해서만 제거할 수 있다. 자기가 타인과 섞여 있다고 의식하는 사람만이 불안없이 인생을 살아갈 것이다.'

불안은 다른 사람과 어울리려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누구와도 어울리지 않으려 스스로를 불안하게 만드는 것이다.

pp.71~72

두려움과 용기는 전염된다.

p.79

지금껏 옳다고 믿어온 원리가 현실에는 부합하지 않는다면, 그 원리를 버리면 된다. 앞으로 살아가는 데 새로운 방법이 더 유용하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새로운 방향으로 전환하면 된다. 문제는 지금까지의 방식을 계속 고집하는 사람이 많다는 사실이다. 그럼 결국 쓸데없이 시간을 허비하게 된다. '인생의 광대한 영역' 속에서 해매게 되는 것이다.

p.105

필요 이상으로 무거운 짐을 짊어진 척할 필요도 없고, 쓸데없이 강한 척할 필요도 없다. 자연스럽게 힘을 빼면 된다. 무력함을 과시할 필요도 없고, 이 세상이 위험하다는 생각을 퍼뜨리지 않는 것이 좋다. 무작정 누군가의 도움을 기다릴 것이 아니라, 필요하다면 이쪽에서 먼저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혼자 할 수 없는 일은 다른 사람에게 솔직히 털어놓으면 된다.

p.125

리더로서 자기가 뛰어나다는 것을 인정받으려면 감정의 힘을 휘두르는 대신 논리적으로 설명하면 된다. 그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감정적으로 승리를 거두려 큰소리치고, 분노의 감정을 상대에게 쏟아붓는 것이다. 그런 사람은 다른 방법으로는 우월성을 달성할 수 없다는 열등감을 갖고 있는 셈이다.

p.138

'우리가 성격 특징으로 이해하는 것은 인생의 과제에 몰입하려는 사람에게서 드러나는 마음의 일정한 표현 형식이다. 따라서 '성격'은 사회적 개념이다. 우리는 성격에 관해, 그 살마의 주변 세계와의 연관을 고려할 때에만 비로소 논할 수 있다.'

p.228

사람은 스스로 라이프스타일을 선택한다.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바꿀 수 있지만, 아무런 이유도 없이 선택하지는 않는다. 그렇기에 성격을 바꾸는 결정적 요인은 한 가지 '본인의 결심'이다. 그런 결정에 영향을 주는 요인은 분명히 다양할 것이다. (유전적 영향, 형제 순위, 가족의 분위기, 문화의 영향, 외부로부터의 영향 등)

pp.243~245

기시미 이치로, <아들러 성격 상담소> 中

+) 이 책은 심리학자인 저자가 철학자 아들러의 <성격 심리학>을 기반으로 하여, 자신의 성격을 바꾸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조언해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사람들은 흔히 성격은 타고난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아들러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아들러는 대인 관계 속에서 우리 스스로 우리의 성격을 선택하는 것이라 주장했다.

이 책은 허영심, 질투, 미움을 드러내는 성격의 바탕에 어떤 심리가 있는지, 소극적 성격, 불안함, 두려움의 바탕에 어떤 기질이 있는지, 쾌활함, 완고함, 기분파의 내면에 어떤 목적이 있는지 설명한다. 그리고 우리에게 내재된 화, 슬픔, 불안, 기쁨, 동정심, 수치심의 감정에 대해 분석한다.

사람과 사람을 떼어놓는 감정과,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감정을 표현하는 사람들은 어떤 목적이 있기 때문에 그 특정한 성격적 경향을 드러낸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렇기에 그 감정을 드러내는 성격을 분석하기보다 그 감정을 분석하는데 주목한다. 마지막으로 형제들이 태어난 순서에 따라 성격이 어떻게 다른지 설명한다.

저자는 성격을 바꾸고 싶은 사람들이 있다면 본인의 결심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사람들이 성격을 바꾸지 못하는 것은 그것은 타고난 것이라고 핑계대며 스스로 바꾸려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성격을 바꿨을 때 벌어지는 상황을 감당하지 못하기 때문에 회피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성격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선택하는 것이기에 충분히 바꿀 수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성격을 바꿀 용기를 가질 것을 권한다. 이는 사실 성격을 바꿀 용기이기도 하지만, 자신이 평소와 다르게 행동했을 때 주변의 모습들을 감당할 용기가 필요하다는 말 같다.

아들러의 말처럼 성격이 대인 관계에서 우리가 선택하는 것이라면 새로운 선택에 대응할 용기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성격은 바꿀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성격을 바꿀 용기만 낸다면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 그 용기를 내는 것이 어렵겠지만,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니 사소한 부분부터 천천히 시도를 해보면 좋을 것 같다.

* 이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것입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읽고 제 생각을 기록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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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오늘도 비움 : 차근차근 하나씩, 데일리 미니멀 라이프
신미경 / 북폴리오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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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옷걸이 숫자만큼 옷을 소유한다면 늘 일정량을 가지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옷장과 어울리는 고급스러운 원목 옷걸이 50개를 샀다. 그러고 난 뒤 옷걸이가 없어서 옷을 사지 않는다.

p.24

순비누는 화학물질이 들어가지 않은 비누로 거품이 적게 나고 인위적인 향도 없다. 순비누를 사용한다고 해서 극적으로 피부가 좋아지는 기적은 일어나지 않지만 세안 후 피부 땅김은 덜하다. 화장을 옅게 한 이후로 이중 세안이 필요 없어진 것도 순비누로 충분한 이유다.

p.50

생활철학을 만드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선택이 필요한 순간 기준이 되어 주기 때문이다. 기준이 없다면 늘 유행에 휩쓸려 나의 고유한 분위기는 사라지고 어색한 타인의 모습을 하고 있게 된다.

p.68

소식 훈련 기간에 배운 것이 있다. 무슨 음식이든 먹을 만큼만 접시에 덜어서 모두 먹는 습관을 길렀다는 것. 배가 적당히 부를 때까지 먹고 숟가락을 놓을 수 있는 용기를 얻고 난 지금은 소식 대신 느리게 먹으려고 노력한다.

p.118

베이킹소다는 모든 가사일에 필요한 세제 역할은 물론, 샴푸와 치약 대신으로도 쓸 수 있다고 했다. 세척이 필요한 모든 곳에 쓸 수 있는 기적의 세정제인 것이다.

기름때와 같은 산성 물질을 약 알칼리성으로 중화시켜 때를 지워내고, 물에 녹아 금속 이온을 흡착해 물을 부드럽게 만들어주며, 악취까지 억제시킨다.

pp.153~154

단순하지만 편안한 생활을 위해 생필품을 얼마만큼 갖고 있는 것이 좋을지 생각하다 이렇게 지내기로 했다. 보통 불안함을 느끼면 그에 대비하는 물건이나 행동이 불안의 크기만큼 늘어난다. 불안은 느긋한 생활을 방해한다. 가정법으로 만들어진 미래에 사로잡혀 사는 것은 지금을 살 수 없게 만드는 가장 큰 원인이다. 그러니까 여분의 공식은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아닌 지금의 편안함으로 계산한다.

p.168

잡동사니의 주된 서식지는 서랍이다.

물건을 제대로 활용하려면 늘 보이는 곳에 두는 게 좋다. 보이지 않으면 멀어지는 것은 사람만이 아니다. 물건도 그렇다.

p.170

적극적인 환경 운동을 하지 않았지만, 삶을 비워내고 단순하게 만드는 것만으로도 환경을 보호하는데 동참할 수 있었다. 더 훌륭한 것은 무의식적으로, 그러니까 희생정신이 아니라 내가 좋아서 했던 행동이라는 것.

나도 좋고 타인도 좋게 하는 것이 반론 없는 진정한 선이라고 생각한다.

p.218

신미경, <오늘도 비움> 中

+) 이 책은 살림 방법 노하우가 담긴 책은 아니다. 다만 저자가 자기 나름대로 매일 비움을 실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가방을 바꾸니 가방 속 물건이 줄어들고, 옷장 속 옷걸이를 줄이니 옷을 덜 사게 된다. 화장을 할 때도 과하지 않게 하니 비누 하나로도 세안이 가능하고, 과일과 채소를 곁들여 먹을만큼 천천히 먹는 연습을 한다.

매일 비우는 삶으로 살다보니 밖에서 무언가를 집에 갖고 들어오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무료로 주는 것들도 정중하게 거절하는 편이다. 서랍은 한꺼번에 정리하기가 어려우니 마음이 뒤숭숭한 날 마음과 함께 한 칸씩 비우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저자는 언급한다. 집안 청소도 요일 별로 혹은 어떤 행동 이후로 정해서 실천하면 부담스럽지 않다고 조언한다.

이 책은 미니멀라이프의 실천이 마음을 가볍게 하고 여유로운 삶을 살도록 돕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다. 저자는 일상에서든 여행을 가서든 되도록 마음의 여유를 갖고자 노력하는 편이다. 그게 가능한 건 일상적인 비움의 실천이 뒷받침이 되어서라고 생각한다. 물리적으로 비우는 습관이 마음을 비우는 습관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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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봄날 그가 내게로 왔다
한서은 지음 / 책과나무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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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나서 함께 걷는데 갑자기 방금 전 세상과 지금 세상이 또 달라 보였다. 우리는 서로 한 번 바라보고 웃고 또 바라보고 웃는다. 그의 미소에 내 가슴이 또 뛴다.

'아..... 이래서 사람들이 사랑을 하는구나.'

pp.57~58

"뭐? 그럼 뭐야~ 다섯 살이나 많은 나보다 연봉이 더 높아? 나 참..."

"나는 쟤보다 6년이나 일찍 입사했는데 나랑 연봉이 같아."

"뭐야. 낙하산이야? 무슨 빽이지?"

"저 사람들 말 신경 쓰지 마요. 질투가 나서 그럴 거예요."

"김 대리님이 저런 말 들으면 기분 나쁘지 않으시겠어요?"

"난 괜찮을 것 같은데요? 어차피 사실이고 내가 잘나서 그런 건데 기분 나빠한들 뭐가 달라지나요?"

p.112

"미안하다는 말 좀 그만할래? 언제까지 미안하다고 할 건데? 미안하다는 말 지겨워!"

p.188

"늘 기댈 수 있을 것 같고, 내가 어떤 선택을 먼저 하지 않아도 알아서 선택해 주는 성준 씨가 좋았어요. 늘 내 편이었고 늘 배려해 주고 늘 내 감정을 살펴 주고 늘 내 마음이 먼저인 남자였으니까. 하지만 아직 그 아이에 대한 제 마음이 모두 사라지지 않은 상태에서 성준 씨를 온전히 좋아할 수 없어요. 아니! 성준 씨 마음을 받아들이는 게 성준 씨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p.242

나를 바라보는 그의 흔들리는 눈빛에 그의 손을 잡고 싶지만 용기가 나지 않는다.

"애쓰지 말아요. 아무것도... 그런다고 달라지는 건 없을 거니까. 그리고 내일도 혼자 있고 싶으면 혼자 있어도 돼요. 난 괜찮아요."

p.267

한서은, <어느 봄날, 그가 내게로 왔다> 中

+) 이 책은 로맨스 장편소설로, 첫사랑의 설렘과 새로운 사랑의 등장으로 마음의 갈등을 겪는 주인공의 모습을 잘 그려내고 있다. 순수하고 풋풋한 첫사랑이 시작되면서 썸을 타는 두 주인공의 모습에서 흐믓한 미소가 지어졌다. 그러다가 경제적으로 도움이 되고 자신을 아끼고 사랑해주는 직장 선배를 만나게 되면서 주인공은 흔들린다.

처음 이 책을 읽기 시작할 때는 청소년들의 첫사랑 이야기라고 생각하며 가볍게 보았다. 하지만 읽다보니 깊이 빠져들게 되었다. 경제적으로 힘든 상황에서 그것을 해결해줄 수 있는 사람, 더불어 나만 바라보는 사람이 나타난다면 흔들릴 수밖에 없지 않을까.

첫사랑 남자친구는 주인공보다 어리고, 군대도 다녀와야 하는 상황이기에 주인공의 입장에서 더 힘들지 않았나 싶다. 어쨌든 이 소설 속 인물의 갈등을 지켜보며 그 고민이 이해가 되었고, 나라면 어땠을까 감정이입을 할만큼 몰입도가 높은 소설이었다.

꽤 긴 분량이지만 단숨에 읽었다. 대학생 때로 돌아간 듯 기분 좋은 설렘과 안타까운 마음을 동시에 느끼며 읽었다.어떤 부분은 공감했고, 또 어떤 부분은 마음이 아팠다. 이해되는만큼 속상한 현실에 답답하기도 했다. 인생의 희로애락을 모두 경험한 주인공의 앞날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책을 접었다. 청춘들의 사랑 이야기를 몰입감있게 다룬 작품이다.

* 이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것입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읽고 제 생각을 기록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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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선택의 재검토 - 최상을 꿈꾸던 일은 어떻게 최악이 되었는가
말콤 글래드웰 지음, 이영래 옮김 / 김영사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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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선택의 재검토>는 그 순간, 그 순간에 이르기까지, 그 다음에 일어난 일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 명령의 변화가 가져온 반향이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기술혁명에는 늘 당혹스럽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다. 새로운 아이디어나 혁신이 나타나고 모두가 그것이 세상을 뒤집을 거라고 확신한다.

<어떤 선택의 재검토>는 꿈이 어떻게 빗나간 길을 가게 되는지, 그 사례를 연구한다.

pp.18~19

맥팔런드는 노든의 설계 방법이 몹시 특이했다고 말한다.

아무런 도움도 받지 않았습니다. 그는 오로지 혼자서 설계를 했죠. 모든 것이 그의 머릿속에 있었습니다. 그는 메모지도 가지고 다니지 않았습니다. 노트도 없었습니다. 기록 보관소에 가서 그의 기록을 찾아볼 수는 없습니다. 그런 곳이 존재하지 않으니까요. 모든 것이 그의 머릿속에 있었습니다.

p.34

폭격기 마피아들은 솜씨 좋게 송수로와 프로펠러 스프링 공장을 제거해 적에게 경제적 손상을 입힘으로써 전쟁을 계속할 수 없는 상태로 만들어 그들의 의지를 꺾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들은 현재의 폭격 기술이 전쟁의 범위를 좁힐 수 있게 해주었다고 믿었다. 영국인들은 그렇게 생각지 않았다. 그들은 폭격기 부대를 보유하는 데 따르는 이점은 전쟁의 범위를 '넓힐'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들은 이것을 '지역폭격'이라고 불렀다. 특정한 목표를 두지 않는 폭격 전략을 완곡하게 돌려 말한 것이다.

p.68

폭격기 마피아의 전체적인 논거, 존재의 이유는 선을 넘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들은 단지 기술적 논거를 제기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들은 전쟁 수행 방법에 대한 도덕적 논거를 발전시키고 있었다. 정밀폭격의 대부 칼 노든에 대한 가장 중요한 사실은 그가 명석한 엔지니어라거나 못 말리는 괴짜라는 게 아니라 신실한 기독교인이었다는 점이다.

역사학자 스티븐 맥팔런드는 이렇게 표현한다.

- 그는 폭격을 더욱 정확하게 만듦으로써 생명을 구할 수 있다는 진실한 믿음을 갖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는 육군과 해군의 말을 진심으로 믿었습니다. 전쟁에서 사람이 아닌 전쟁 기계들을 파괴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말입니다.

p.87

모든 전쟁은 부조리하다. 인간은 수천 년 동안 서로를 없앰으로써 불화를 해결하는 방법을 선택해왔다. 서로를 제거하지 '않을' 때에는 '다음' 기회에 확실히 서로를 제거할 더 나은 방법을 찾기 위해 엄청나게 많은 시간과 관심을 투자한다. 생각해보면 이런 모든 것은 참 이상한 일이다.

p.147

르메이는 정말로 거기 앉아서 구름이 걷히고, 제트기류가 사라지고, 폭격수들이 노든 폭격조준기의 명인이 될 때까지 기다려야 했을까? 전쟁이 끝나고 한참 후에 기록된 한 구술사에서 르메이가 헤이우드 핸셀의 불명예스러운 퇴장을 마음에 두고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르메이 : 야간 소이탄 폭격을 입에 올린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결과를 내야 했습니다. 저는 결과를 만들어야 했고요. 제가 결과를 만들지 않거나, 잘못된 추측을 한다면 또 다른 사령관을 거기에 불러야 했겠죠. 이미 핸셀에게 일어난 일입니다. 그는 아무런 결과를 내지 못했어요. 결과가 필요했습니다.

p.200

말콤 글래드웰, <어떤 선택의 재검토> 中

+) 이 책은 2차 세계대전의 결정적 순간들을 다룬 논픽션 작품이다. 논픽션은 허구적인 상상이 아니라 역사적 사실에 근거하여 만든 책을 말한다. 도쿄 대공습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죽었던 그 때의 숨은 이야기를 저자가 깊이 파고들어 이야기한다. 역사학자의 말과 그 순간에 있었던 군인들의 인터뷰를 담아 풀어낸다.

이 책을 읽다보면 알게 된다. 애초에 폭격기를 만들었던 사람도, 그 폭격기를 이용해 전쟁의 우위에 있고 싶었던 사람도, 또 그 폭격기를 조종하는 사람도 모두 그것이 민간인들에게 직접 쓰이는 것이 아니라 전쟁에 관련된 물품을 생산하는 시설들을 폭파하는 것에 쓰이리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들의 의도와 달리 폭격기는 민간인을 학살하는데 사용되었다. 그 길을 선택한 사람의 결과를 내야 한다는 집착에 따라 이용된 것이다. 어차피 전쟁이 일어난다면 누군가는 죽고 다칠 수밖에 없다. 그것을 최소화하기 위해 폭격기를 사용하고자 했던 사람들의 의도와 달리 오히려 민간인을 대량 학살 결과를 가져왔다.

이 책을 읽으면서 소름끼치게 무섭다고 생각한 것은 어쩌면 전쟁이란 국가와 국가 간의 다툼이 아니라 한 개인의 집착 혹은 욕망에 의해 더 크게 번질 수도 있겠구나 하는 점이었다. 잘못된 명령이 얼마나 많은 사상자를 낼 수 있는지, 또 그로 인해 전쟁의 규모가 얼마든지 달라질 수도 있음을 알게 되었다.

만약 다른 사령관이 최종 선택을 달리 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누군가의 국가를 위한 선택은 과연 온전히 국가를 위한 것이었을까. 르메이는 정말 양심과 도덕성에 대한 고민은 없었을까. 인간이라면 누구나 고민하고 또 고민했을 선택인데 어땠을까. 책을 읽으면서 한 사람의 선택이 역사를 바꿀 수도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 이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것입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읽고 제 생각을 기록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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