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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가족 - 가족문제로 고민하는 당신을 위해
황선미 지음 / 지식과감성# / 2022년 3월
평점 :
품절
우선은 내 것일 수 없었던 따뜻함에 슬퍼하고 화를 내 보는 경험을 해야 합니다.
가장 효과적으로 치료의 첫 단계에 임하는 방법은 안전한 사람에게, 자기 입으로, 좌절된 욕구와 감정을 말하는 것입니다.
들을 준비가 된 사람을 잘 고른다면 그 사람은 여러분과 함께 슬퍼해 줄 수 있습니다.
주의해야 할 점도 있습니다. 약이 되려면 '말하기'는 넋두리와는 구분되어야 합니다. 약이 되는 말하기는 '말해야 할 것을 말하기'입니다.
pp.17~18
관계의 수식은 <A+B=C>가 아니에요. A와 B가 만나 C가 나오는 단순한 결과가 아니라는 것이죠.
A+B+AB=C
두 사람 사이의 관계는 세 요소로 이루어집니다.
A의 특성 / B의 특성 / 그리고 A와 B가 만들어가는 관계의 역동(AB)
부부 갈등으로 한쪽 배우자만 상담실에 온다고 해도 상담을 통해 A가 변한다면 당연히 AB도 변합니다. C(A와 B의 결혼생활, 즉 결괏값)가 변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기는 것입니다.
내가 성장하면 내가 다른 사람과 만드는 관계의 질도 커지게 마련입니다.
pp.21~22
사람에게 역할이라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자기 역할이 없어질 때 사람은 불안함을 느낍니다. 우리는 가족 안에서 직장 안에서 사회 안에서 일정하게 부여된 역할을 맡으며 내 존재를 증명하니까요.
문제는 역할이 고정될 때 생깁니다. 가족에서 각자가 수행했던 역할은 딱 그때까지입니다. 상황이 바뀌면 역할도 바뀌어야 하죠. 구성원이 바뀌어도 역할이 바뀌어야 하고요.
p.46
어쩔 수 없이 이혼을 결정했다면 부모들이 자녀에게 꼭 해주어야 하는 말이 있습니다. 자녀의 나이가 어떻게 되든 부모는 자녀에게 이혼이 어른들의 일임을 알리고 자녀들의 잘못이 아님을 명백히 알려 주어야 합니다.
p.109
가족 공동체가 나이를 먹어 갈수록 가족 구성원이 실제로 접촉할 수 있는 시간은 줄어듭니다. 함께하는 식사시간, 여가시간, 취미시간들이 줄어듭니다. 줄어든 실제 접촉은 심리적 접촉으로 채워야 하죠. 서로를 향한 말 한마디, 질문, 응원, 격려, 표정으로 보내는 말, 이모티콘으로 보내는 말, 침묵으로 보내는 말, 다양한 방식의 말들이 모여서 '우리 가족'이라는 보이지 않는 연결고리가 생깁니다. 이 과정을 오랫동안 해야 다음 단계로 넘어가서 실재했던 시간을 보이지 않는 의미로 환원할 수 있습니다.
p.151
한 사람이 변하면 모두가 변한다. 다만 시간이 걸릴 뿐이다.
p.158
건강한 가족은 구성원이 각자의 역할을 유연하게 바꾸도록 돕습니다. 새로운 구성원은 자연스럽게 기존의 역할을 교체합니다. 그리하여 '돌봄을 받는 자'와 '돌보는 자' 양자의 자리는 채우면서 어떻게 돌봄을 주고받을지의 선택은 전적으로 새로운 구성원에게 맡기는 유연한 역할 교체가 건강한 가족의 특징입니다.
건강한 가족은 가족 구성원이 다른 가족과 정보 나누기를 허용합니다. 가족끼리 공유하는 비애와 비밀이 많을수록 구성원은 자유롭게 가족 이야기를 하지 못하죠.
건강한 가족은 집단적으로도 분화되어 있습니다. 서로에게 헌신하면서도 개별적인 삶을 유지한다는 뜻입니다. 헌신만 있는 가족은 구성원에게 책임감을 지나치게 부여합니다.
건강한 가족 안에는 헌신과 각가의 두 가지 요소가 적절하게 존재합니다.
pp.176~181
가족끼리는 영혼이 얽혀 있나 봅니다. 미워하면 미워할수록 가족을 미워하는 자신에 대한 죄책감이 커지는 걸 보면 말이죠.
용서하지 못하면 우리는 평생 피해자로 남습니다. 용서의 치료적 핵심이 여기에 있어요. 용서는 상대와 하는 게 아니고 내 마음에서 나를 키워 내가 자발적으로 혼자 하는 일입니다.
pp.189~193
황선미, <희망가족> 中
+) 이 책은 상담전문가인 저자가 가족 상담에 관한 이야기를 가족의 과거, 현재, 미래의 관점으로 나누어 전달하고 있다. 가족 간의 아픔으로 인해 고민하고 아파하는 사람들을 위해 저자는 우선 가족의 과거를 이해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언급한다.
가족과의 불화로 힘든 사람들에게 그들의 과거와 그들 가족의 과거를 들여다보는 시간을 갖게 한다. 그리고 현재의 가족을 점검하며 자신의 현재를 돌아보게 한다. 저자는 과거의 가족을 원가족이라 부르며, 현재의 가족과 구분하여 말한다. 원가족의 문제가 현재까지 이어지는 부분을 조명하며 그 구분선을 제시한다. 그런 뒤에 우리가 만들어갈 미래의 가족을 그려본다.
이 책은 각 구성 별로 구체적인 사례를 담고 있다. 더불어 그에 대한 저자의 상담 내용과 그들의 모습에 대한 생각과 조언을 덧붙인다. 중간중간 여러 학자들의 의견을 토대로 저자는 자신의 의견을 뒷받침한다. 읽기에 어려운 문체는 아니기에, 내용을 천천히 곱씹으며 우리의 가족과 가족구성원으로서의 우리 자신을 비교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저자는 각 사례 별 해결 방안에 집중하기 보다 우선 그 사례의 원인을 찾아보고 사람들의 대응 방법을 차분히 분석한다. 그리고 뒤이어 저자가 조심스럽게 건내는 순화된 해결 방안과 위로, 조언을 통해 독자 스스로 길을 찾도록 안내하는 기분이 든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족 문제로 마음이 힘든 사람들에게 본인의 마음부터 다독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가족도 결국 타인이기에 우리가 당장 변화시킬 수 없다면, 그 안의 자기 자신부터 위로하며 변화의 방법을 찾는 것이 좋다는 확신이 들었다.
심리적 거리를 두든, 물리적 거리를 두든, 대화를 통해 해결해보든, 화를 내보든, 용서를 하든 등등.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을 위해 먼저 스스로를 들여다보고 가족 내의 위치에 변화를 시도하는 용기가 필요하지 않나 싶다.
가족 문제, 부부 문제, 부모와의 갈등으로 마음이 힘든 사람들이 있다면 천천히 이 책을 한 번 읽어도 좋을 것 같다. 당장 해결할 수 있는 명쾌한 방법을 알려주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가족과 자기 자신을 이해하는 시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갖는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그점이 가족 문제 해결의 시작이지 않나 싶다.
* 이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것입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읽고 제 생각을 기록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