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수저 루저, 부동산 경매로 금수저 되다 - 500만 원 종잣돈으로 10년 안에 10억 만드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
김상준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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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경매물건은 법원마다 차이가 있지만 통상 6개월 전에 감정평가사들이 현장에 나가 물건의 현황을 조사한다. 그러니 경매입찰을 시행하는 시점과 6개월이라는 시차가 발생하는 것은 당연하다. 6개월이라는 결코 짧지 않은 시차가 발생하기 때문에 그 사이에 부동산 가격에 적지 않는 변화가 생길 수 있다. 이 점을 늘 염두에 두어야 한다.

p.31

호재의 사유는 크게 교통수단의 편의성, 학군과 학원, 자연과 가까운 생활 편의성, 일자리 창출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그런 호재들을 확인하고 인근 부동산 시세조사를 통해 수익형 물건을 파악한 후 공격적으로 입찰에 참여하면 수익을 만들 수 있다.

감정평가 당시에는 해당 호재가 없었지만 6개월 뒤 경매에 나올 때는 이런 호재들이 생겨나서 부동산 가격이 올라도 시세 반영이 되지 않는다. 6개월 전 감정평가한 가격 그대로 경매에 나온다.

p.34

경매 낙찰받은 부동산의 치명적인 하자를 없애려면 철저한 임장활동이 중요하다. 임장활동을 통해 세입자 및 채무자를 직접 만나 최우선변제금액, 법적인 자문, 명도비용, 배당순서 등을 간략하게 전달할 필요가 있다. 이때 법적 절차만 앞세우기보다는 당사자들의 고충을 들어주며 같이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하려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면서 마지막에 자신이 원하는 바를 이야기한다면 대부분의 세입자나 채무자가 집의 하자나, 거주할 때 불편한 점, 주변 환경에 대한 평가까지 조목조목 이야기해준다. 그들에게 듣는 정보는 투자에 큰 도움이 된다.

p.42

부동산 경매의 몇 가지 조언

지하철역에서 도보로 10분 거리, 역세권을 찾아라 / 본인이 거주하는 지역 위주로 물건 분석을 하라 / KB, 네이버부동산, 국토교통부를 활용하라

p.86~88

권리분석은 절대 어렵지 않다. 제일 먼저 채무자에게 돈을 빌려준 권리, 즉 말소기준권리(저당, 근저당, 압류, 가압류, 담보가등기, 경매시결정등기)를 찾고 위로 설정된 권리만 없는지 검토하면 권리분석은 끝난다.

p.92

우선변제권이란 "주택임대차보호법상 임차인이 보증금을 우선 변제받을 수 있는 권리"를 말하며, 채무자의 집이 경매로 넘어갔을 때 우선변제권을 가지고 있는 채권자가 다른 채권자에 우선하여 변제를 받을 수 있는 권리다. 선순위자가 우선적으로 모든 금액을 변제받은 이후에 나머지를 가지고 후순위자가 변제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우선변제권을 행사할 수 있는 권리는 근저당권, 전세권, 임금, 국세, 주택임차권 등이다.

p.108

임차인의 대항력이란 임차인이 보증금을 모두 돌려받을 때까지 부동산을 점유할 수 있는 권리다. 주택의 점유와 전입신고가 말소기준권리보다 앞서면 대항력이 인정되며 이와 같은 요건을 갖춘 임차인이 대항력 있는 임차인으로 구별된다.

p.121

부동산 경매 수익률 분석하는 방법

유찰되는 횟수가 많을수록 투자자들이 수익을 챙길 수 있는 여지는 커지게 된다 / 취득세를 계산하고 입찰에 임하라 / 명도비용 및 인테리어비용을 감안하라 / 경매 낙찰 이후 법무비용을 감안하라 / 대출이자를 감안하라 / 양도소득세를 감안하라

p.127~136

모든 부동산의 월세 및 전세 계약 전에는 인터넷 등기소에 접속해 입주하고자 하는 아파트나 빌라의 주소를 검색하고 열람 및 발급을 받아 확인해야 한다. 그렇게 출력한 등기부등본 중 마지막 소유자가 실제 계약하는 사람과 동일한지 신분증을 대조해야 하며, 말소되지 않는 대출 금액들을 확인해야 한다.

p.184

경매의 함정을 피하기 위한 10계명

감정가 맹신은 금물 / 권리관계의 철저한 분석 / 실거주자일 경우 입주 시점은 넉넉히 잡아라 / 낙찰 전 부대비용 철저히 파악해야 한다 / 현장 확인은 필수 / 구체적인 자금 활용 계획을 세워야 한다 / 입찰법원에서 사소한 실수에 주의해라 / 입찰법원 분위기에 휩쓸리지 마라 / 변경 및 연기 잦으면 요주의 물건 / 꾸준한 인내와 노력이 필요하다

p.234~242

김상준, <흙수저 루저, 부동산 경매로 금수저 되다> 中

+) 이 책은 경매에 대한 저자의 실제 경험을 담고 있다. 부동산 경매 용어와 제도, 법, 진행 절차 등을 사례를 통해 생생하게 제시한다. 경매에 대해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보아도 어렵지 않게 쓰여졌다. 다만 관련 용어 등이 쉽지 않아서 경매에 대해 알고 싶은 사람들은 공부를 꽤 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저자의 실전 노하우가 담겨 있어서 경매를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현실적으로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막연하게 알고 있던 경매 절차와 용어, 그리고 방법들을 사례를 통해 확인할 수 있어서 좋다. 재테크의 방법으로 경매를 하고 싶다면 관련 분야의 용어와 다양한 사례들을 많이 알아보고 시도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부동산 및 경매 관련 제도와 법, 그리고 세금 등에 대한 조사 없이 경매를 시도했다가는 큰 타격을 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의 구체적이고 생생한 내용들을 보면 그런 생각이 든다.

그렇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 책을 통해 부동산 경매가 자신의 노력에 따라 안전한 재테크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역시 저자의 상세한 설명과 탄탄한 근거가 믿음을 주었다. 재테크도 끝없는 공부와 발로 뛰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 느끼게 해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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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둔의 즐거움 - 나를 성장시키는 혼자 웅크리는 시간의 힘
신기율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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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마음의 상처를 입었을 때 본질적인 대책 없이 자신을 방치해놓는다. 마음이 힘들다고 웅크리고 주저앉으면 약하게 보일까 봐, 감정 조절도 못 하는 별 볼일 없는 사람으로 보일까 봐 자신의 마음을 꼭꼭 숨긴다. 하지만 그럴수록 내면의 상처를 치유하고 다시 방향을 설정할 수 있는 뚜렷한 시간을 가져야 한다. 남의 눈이 아닌 나의 눈으로 나를 살펴보는 치유의 시간을 가져야 하는 것이다.

'자발적인 은둔'이 좋은 점은 시간과 공간을 내가 임의로 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잠시 잠깐의 은둔'에서부터 '평생의 은둔'까지 자유롭게 시간을 정할 수 있고, 집에서부터 깊은 산속의 오두막까지 내가 원하는 장소를 선택할 수도 있다.

혹시 내가 지금 고독하지 않은 시간을 살고 있더라도, 혹은 불행한 고독 속에 지쳐가더라도, 일상의 한 조각을 은둔의 시간으로 내어준다면 내가 채워야 할 절대 고독의 양을 조금씩 채워갈 수 있는 것이다.

그렇게 고독을 잘 활용하는 사람 중에는 자신만의 인생을 멋지게 살아낸 사람들이 많다.

p.53~58

은둔의 처세란 내가 언제 멈추고 나가야 할지 그 '때'를 아는 것이며, 사람들과 얼마나 거리를 둬야 하는지 '거리'를 아는 것이다.

은둔의 처세는 내가 잘하고 즐거워하는 것을 통해 은둔하는 소은(小隱), 또 다른 기회를 기다리며 위기를 인내하는 중은(中隱), 그리고 불행을 통해 삶의 성찰을 이루는 대은(大隱)으로 크게 구분해 설명할 수 있다.

은둔과 고립의 확실한 차이는 다음 날 느끼는 불안함에 있다. 은둔을 하고 난 다음 회사에 출근할 때는 그래도 다시 해볼만하다는 긍정적인 의욕이 생긴다. 머리는 명료해지고 마음은 따뜻해지며 몸은 가벼워진다. 충분한 충전을 통해 몸과 마음의 탄력성이 회복된 것이다. 하지만 어제의 휴식이 나를 고립시킨 것이었다면 회사에 가야 한다는 생각만으로도 괴롭고 불안해진다.

언제나 무기력한 고립에 이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짧은 휴식에도 내가 지금 무엇을 해야 하고 그것을 통해 어떤 상태에 이르게 될지를 알고 있어야 한다. 명확한 목적과 이유가 있을 때 휴식은 나를 위한 은둔의 시간이 될 수 있다.

p.64~67

익숙함은 시야를 좁게 만든다.

p.112

내가 어떤 마음 출구를 가졌는지 잘 아는 사람일수록 감정을 잘 배출해 건강한 마음을 유지할 수 있다.

어떤 일을 했을 때 가장 마음이 편안해지고 내가 치유될 수 있는지를 알려면 다양한 경험을 해봐야 한다. 그리고 그 경험 속에서 자신의 마음 출구를 찾아야 한다. 그렇게 찾아낸 마음 출구는 혼자 있는 시간을 즐겁게 만들어주는 친한 친구가 되어준다.

p.208

철학자 니체는 하루를 기분 좋게 보내고 싶다면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오늘은 어떻게 타인에게 기쁨을 줄 수 있는지를 생각해보라고 말했다.

p.241

신기율, <은둔의 즐거움> 中

+) 이 책에서 마음치유 상담가인 저자는 사람들에게 편안한 삶을 위해 마음을 다독이는 시간이 필요함을 제안하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발적인 은둔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한다. 은둔은 고립과는 다른 것으로, 고립은 쉼 이후의 불안감이 해소되지 않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은둔은 쉼 이후 좀 더 긍정적인 자세로 삶을 시작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각자 자신의 마음을 해소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자신이 무엇을 할 때 좀 더 마음이 편해지고 위로가 되는지를 생각해서, 그것을 스트레스의 출구로 삼아 마음을 다독일 시간을 주라는 말이다. 여러 경험들을 통해 마음 해소의 방법을 알아내면 삶을 살아가는데 훨씬 도움이 된다고 한다.

그래서 저자는 거리두기의 타이밍도 강조한다. 물리적인 거리이든, 심리적인 거리이든 스스로 마음챙김의 시간이 필요하다면 어떻게든 은둔의 처세를 활용해야 한다. 이 책은 꾸준히 그것을 유도하고 방법들을 이야기하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은둔과 고독의 차이를 되새기게 되었고, 혼자만의 시간이 왜 중요하고 의미있는지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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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사는 동안 안 아프게 - 의사가 들려주는 생활속 건강관리법
한상석 지음 / 더블:엔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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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이사슬의 단계에서 가장 낮은 곳에 있는 것이 지상에서는 식물이요 물속에서는 김, 미역, 다시마, 청각, 우뭇가사리 같은 해조류다. 이들에게는 독소의 축적성은 있으나 확산성은 없어 우리 입에 들어오는 먹거리 중에는 환경오염에 의한 독소가 가장 적다.

또한 이들에는 식이섬유가 많아 체내의 독소를 배출하는 배출성이 있어 디톡스에 좋다. 특히 끈적끈적한 미역, 다시마 같은 해조류에는 알긴산이 많아 우리 몸에 들어온 중금속, 농약, 환경호르몬을 스펀지처럼 빨아들여 몸밖으로 내보낸다.

p.54

사람의 치아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를 보면 우리가 어떤 것을 얼마나 먹고 살아야 좋은지 답이 나온다.

- 베어 먹고 잘라 먹는 대문니 두 개 / 찢어 먹고 뜯어 먹는 송곳니 한 개 / 씹어 먹고 갈아 먹는 어금니 다섯 개

이에 해당하는 먹거리의 비율은

- 채소와 과일이 25% / 육류가 13% / 콩류, 뿌리채소, 열매 및 곡류가 62% 에 해당한다.

p.103

균형 잡힌 식단

탄수화물 : 쌀, 보리, 밀, 귀리, 좁쌀 / 단백질 : 콩 / 지방 : 견과류, 깨, 식물성 오일 / 미네랄 : 해조류, 콩류, 견과류, 무말랭이, 낫또, 멸치, 굴, 오징어 / 비타민 : 과일, 채소

p.109

의자에 앉을 때는 엉덩이를 의자 뒷자락에 바짝 붙이고 허리를 곧게 세우고 가슴을 펴고 정자세로 앉자. 장시간 동안 앉아서 작업할 때는 허리를 튼튼하게 받쳐줄 제대로 된 듀오백 의자에 앉아서 하자. 걸을 땐 허리를 똑바로 세우고 가슴을 열고 보무당당하게 걷자.

p.195

발광체로부터의 눈 보호

화면의 밝기를 중간 이하로 / 휴대폰의 블루라이트 차단 / 컴과 폰의 글자크기를 크게 / 기기를 사용할 때는 되도록 자주 눈을 깜박이고, 되도록 자주 심호흡을 하고, 되도록 자주 쉬어주라. / 20분 보고, 20초 동안, 20피트(약 6미터)이상 떨어진 먼 곳을 바라보며 쉬라 / 기기를 사용할 때는 눈에서 50~60cm 정도의 거리, 10~15도 각도로 조절하는 것이 좋다.

p.240~243

한상석, <아무튼, 사는 동안 안 아프게> 中

+) 이 책은 현대인이 병없이 살기를 바란다면 지켜야 할 것들 몇 가지를 소개하고 있다. 위와 장 관리를 위해 제철 음식을 먹고, 천천히 꼭꼭 씹어서 먹으며, 절제해야 하는 음식의 위험성을 설명한다. 치질과 변실금 예방을 위한 항문 훈련법도 상세하게 설명하고, 뼈대와 근육을 튼튼하게 하는 운동 방법도 소개한다.

주로 스트레칭 위주로 제안하고 있어서 집에서 따라할 수 있고, 앉거나 설 때 올바른 자세도 제시한다. 또한 눈, 코, 입, 목 관리를 통해 피부를 보호하고 감기를 예방하는 방법도 담고 있다. 마음이 편해야 몸도 편하다는 생각으로 마음 다스리는 간단한 방법과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 것을 권한다.

스트레칭 위주의 운동법 소개는 실천하기 좋을 것 같다. 바른 자세와 바른 먹거리, 올바른 식습관과 올바른 운동 자세 등이 건강하게 사는 지름길이라 이야기해주는 책이다. 그 중에서도 마음을 먼저 다스리는 것이 몸의 병을 줄이는 길임을 강조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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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 공지영의 섬진 산책
공지영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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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보니까 세상에 나쁘기만 한 일은 없어. 어차피 100퍼센트 좋은 일은 없어. 100퍼센트 좋기만 하다면 거짓일 확률이 많아. 모든 일에 있는 좋은 일과 나쁜 일은 마치 하루 동안 밤과 낮이 있듯 있는 거야. 하지만 결국엔 말이야 둘 다 나쁘지는 않아. 다만 생각을 조금 바꾸면 좋지."

p.36

마치 렘수면에 다다른 것처럼 눈을 감고 눈동자를 좌우로 빠르게 움직이게 해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어린 시절 불이 난 기억 때문에 아직도 장애를 겪고 있는 사람이라면, 불이 났던 그때를 생각하게 하고 눈을 감고 좌우로 눈동자를 돌리게 해보는 것이었다. 이 치료법은 상당한 효과를 거두었다고 했다.

p.56

삶이 힘든 것은 문제를 직면하고 해결하는 과정이 고통스러워서다. 하지만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이 모든 과정 속에 삶의 의미가 있다. 문제란 사라지지 않는다. 문제는 부딪쳐서 해결하지 않으면 그대로 남아 영혼의 성장과 발전에 영원히 장애가 된다. 다른 사람이 우리를 대신해 문제를 해결해주기 바라면서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는 것이다.

삶이란 온통 개인적 선택과 결정의 연속임을 알아야 한다. 완전히 이것을 받아들일 수 있다면 자유로워진다.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 한, 각자는 영원히 희생자로 남을 뿐이다.

- 스캇 펙 박사, <아직도 가야 할 길>

p.69

현대인은 늘 피고인석에 앉아 있으면서 모든 사람을 상대로 자기 자신을 해명해야 하는 그릇된 표상을 지니고 있다.

- 안셀름 그륀, <너 자신을 아프게 하지 마라>

p.91

어떤 방식이든 굳어졌던 것이 움직이려면 우리는 아프다.

p.95

어제는 바꿀 수 없고 내일은 아무도 모른다. 절대 바꿀 수 없는 것 절대 알 수 없는 것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야말로 시간의 낭비이고 공허한 일이다.

p.152

불교 경전 중 하나인 <아함경>에는 다음과 같은 말이 있다.

두 번째 화살을 맞지 마라. 살면서 누구도 첫번째 화살을 피할 수는 없다. 그러나 스스로 만들어 쏘는 두 번째, 세 번째 화살은 피할 수가 있다. 고통은 첫 번째 화살만으로도 충분하다.

p.159

"세상에 나쁘기만 한 것은 없어. 다만 그 비율이 문제겠지만."

당신을 힘들게 하는 사람이 있는가? 그 사람이 부모든 자식이든, 누구든 가장 중요한 것은 첫 번째로 물리적 거리를 두는 것이다. 독립을 하고, 방이나 집을 따로 정하고, 거리를 두기를 바란다. 이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거리를 두는 것, 물리적 거리, 정 불가능하면 정신적, 시간적 거리라도 두기를. 스스로의 능력을 정확히 재단해서 해드릴 수 있는 것과 해드릴 수 없는 것을 통보하기를. 그분들도 성인이다. 당신들이 부모처럼 부모를 돌보는 순간 약한 그분들은 아기로 돌아가고 싶어진다. 잊지 말기를. 약간 미안한 관계가 가장 조흔 관계라는 것을.

p.191

공지영, <그럼에도 불구하고> 中

+) 이 책은 소설가인 저자가 개인적으로 겪은 아픔과 성찰, 그리고 치유의 과정을 에세이로 담고 있다. 지극히 사적인 일임에도 불구하고 공인이기에 자기 마음과는 달리 개인사가 대중에게 공개되어 상처를 받는다. 또 정치적, 사회적으로 자기 목소리를 내고 행동하면 그만큼 상처받는 일이 생긴다. 일반인보다 공인이라 더 많은 시선을 받는 만큼 더 많은 말들을 듣게 된 것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그런 고통스러운 삶의 과정을 수용하기까지 얼마나 힘들었는지, 얼마나 억울했는지, 얼마나 아팠는지 이야기한다. 그리고 지금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을 보는 시선을 바꾸며 더 좋은 날들, 더 행복한 날들을 꾸려가고 있다. 그 아픔과 치유의 과정이 이 책에 담겨 있다.

마음이 아픈 것을 이야기하는 것도, 그것을 치유해가는 과정을 이야기하는 것도 용기있는 솔직함이 아니면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저자는 용기있게 글로 이 모든 과정을 풀어냈다. '지금, 여기, 그리고 나 자신' 에 집중할수록 저자의 마음은 평온을 되찾아가는 듯 했다.

인생을 사는 것은 누구나 쉽지 않다. 저자의 말처럼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여기, 나 자신'에 집중한다면 우리는 좀 더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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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어떻게 세계를 만드는가 - 한자경의 일체유심조 강의
한자경 지음 / 김영사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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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식의 논리법칙 또는 개념적 규정성 너머 불교가 바라본 것은 바로 이와 같은 유동하는 경계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경계선은 이기도 하고 아니기도 한 것,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한 것이지요. 즉 있고 없음이 함께하는 것이며, 그러기 위해 있고 없음을 함께 넘어선 것, 한마디로 유와 무 너머의 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p.41

의식이 보는 의식대상으로서의 세계(현상)는 이것과 저것, '인 것'과 '아닌 것', 유와 무가 공존하면서 자유자재한 물화가 일어나는 세계이지요. 불교는 바로 이와 같은 의식적 분별 이전의 세계에 주목하며, 그 세계를 밝히고자 한 것입니다.

p.53

즉 일체는 다른 것을 인연으로 해서 존재하는 것, 다른 것을 조건으로 하여 일어난 것, 연기의 산물이라는 것이지요. 이것이 불교가 말하는 연기론입니다. 연기론은 실체론의 부정입니다.

연기론에 따르면, 인간이든 물질적 사물이든 모두 자신 안에 각각의 개별적 실체성, 자기 본질, 자기 자성, 자아, 아트만을 갖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무아'이지요. 따라서 연기론은 곧 무아론입니다. 일체가 자기 본질이 없는 무아이기에, 그 자체만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 모두 자기 아닌 것을 통해 비로소 자기가 되는 것입니다.

p.59

이와 같이 4념처관은 몸의 실상을 여실지견한 후, 몸의 느낌과 마음의 느낌을 구분하여 알아차리고, 그렇게 함으로써 마음속 번뇌를 알아차리고자 합니다. 마음 속 욕망과 분노를 알아차림으로써 부지불식간에 탐심과 진심에 이끌리는 것을 방지하려는 것이지요. 알아차림으로써 멈추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p.132

마음은 자기지가 있으므로, 마음에 낀 먼지(번뇌)와 상관없이 마음 자신을 스스로 압니다. 그러니까 마음인 것이지요. 마음이 스스로를 아는 그 마음이 바로 본래 마음, 번뇌 없는 마음, 마음 자체입니다. 그렇게 마음은 번뇌와는 다른 차원의 마음, 번뇌가 범접할 수 없는 마음이기에 '본래 무일물'이라고 한 것이지요.

즉 마음 자체는 본래 청정한 무구의 마음, 부처의 마음이라는 것이지요. 그 마음은 수행을 통해 번뇌가 모두 멸한 이후에 비로소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번뇌에 물든 중생 안에 이미 본래 부처의 마음으로, 무구의 청정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것입니다.

p.236~237

한자경, <마음은 어떻게 세계를 만드는가> 中

+) 이 책은 전문학술 서적이라고 생각해도 될 것 같다. 불교를 전공한 저자가 불교의 핵심 개념과 마음의 상태를 연결해서 강의한 것 같다. 끈기가 요구되는 책이지만, 천천히 읽어보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논리적인 해설과 쉬운 비유 덕분이다. 한 두 문장으로 표현되던 불교식 사유를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된 책이다.

이것 저것 정의내리거나 정의내릴 수 없거나 하는 공, 결국 자아는 무아였고 그 무아는 세계에 의해 연결된다는 연기, 알아차림과 본성을 보려 노력하는 수행, 우리가 집착하며 사는 세계는 가상이고, 자기 안의 진정한 마음을 깨달아야 하는 일체유심조, 텅 빈 고요한 마음과 늘 그 자리 우리 안에 있는 맑은 마음을 보는 것 등등 이 책에서 배운 것이 많다.

저자의 설명을 정리하는 것도 어렵지만, 불교의 세계에 대해 조금이라도 구체적으로 알아보고 싶다면 이 책을 읽기를 권한다. 그간 우리가 한 두문장으로 들어온 불교의 진리를 논리적으로 풀어서 설명해준 책이다. 쉽지 않아서 읽는데 시간은 좀 걸렸지만 마음이 든든해진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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