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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숙제 - 남들처럼 살면 내 인생도 행복해지는 걸까요?
백원달 지음 / FIKA(피카) / 2020년 11월
평점 :
- 애 낳으면 몇 년은 일 못하잖아.
- 애 혼자는 외로워.
- 둘은 낳아야지.
- 엄마 요새는 낳은지 1년도 안돼서 다시 일해요.
'...... 여기 있는 사람들은
나도 모르는 나의 미래를 이미 다 알고 있다.'
- 잘 먹고 나서 왜 또 삐져 있는데?
"아까 왜 그랬어? 잡일... 한다고."
- 장난 친거라고 했잖아. 기분 나빴으면 미안해.
'불쾌한 감정의 근본적인 원인은
모멸감'
'가벼운 말 속에는 무의식적인 '무시'가 숨어 있었다.'
p.37~39
나이를 먹는 건 서글픈 의미일 뿐일까? 시간이 그저 흘러가는 게 아니라 쌓여갈 수 있다면....
마치 일기장의 페이지처럼.
p.89
술에 취한 듯 삶이 비틀거리는 사람이 있다.
때때로 그들은 다른 사람의 인생을 붙잡고 늘어지며
흘러가버린 자신의 시간을 위로한다.
p.102
월급은 사나흘도 안 돼서 모조리 빠져나갔다.
"월급에 거의 손도 안 댔는데. 나중을 위해서니까 어쩔 수 없지."
현재의 나는, 늙고 힘없는 나의 노예다.
p.112
- 나이 먹은 게 무슨 자랑이라고 고분고분하질 못해? 아이고 내 팔자야~ 딸년이 웬수네 웬수.
'나이 드는 건 내 잘못이 아닌데 내 잘못처럼 느껴지는 건 왜 일까.'
p.188
"가장 좋아했던 것과 너무 멀어져 버려서 씁쓸하더라고."
남편에게 그림 얘기를 한 건 정말 오랜만이었다.
-잠깐만.
"응? 종이랑 펜은 갑자기 왜?"
-내 얼굴 그려줄래? 한 번도 안그려줬잖아.
"뭐? 나 8년 동안 한 번도 그림을...."
-괜찮아.
'자신 없는데....'
-우와, 그동안 그림 안 그리고 어떻게 참았어?
남편은 갑자기 지갑에 있는 돈을 모두 꺼냈다.
-지금 3만6천원밖에 없는데. 일단 이 돈으로 당신 작품 살께.
"응?"
-기억해. 당신의 작품을 처음으로 산 사람이 나야. 그것도 전 재산으로.
p.225~228
백원달, <인생의 숙제> 中
+) 이 책에는 11년차 직장인 유나, 유나의 남자친구, 화가가 꿈이었던 유나의 직장 선배 미경, 유나의 친구 아이 엄마 수아가 등장한다. 만화로 구성된 에세이집이라고 소개하는 이 책은 어른들을 위한 동화(만화) 컨셉이라고 생각한다.
유나가 직장에서 겪는 상사와의 갈등, 반복되는 일의 답답함, 직장에서의 자기 위치에 대한 고민, 반복되는 일상에서 활력을 찾기 위한 고민 등이 잘 드러난다. 또한 어느 정도 나이 들어서 하는 연애는 늘 결혼에 대한 고민을 갖고 오고, 상대방과의 생각 차이가 갈등을 유발하기도 하는데 그런 부분도 사실적으로 그려낸다.
회사를 다니며 혹은 일상을 견디며 사는 사람들에게는 가끔 예전에 꿈꾸었던 것이 무엇이었나 고민하게 만드는 순간이 있다. 이 책은 그들의 그런 모습을 잘 묘사한다. 아이 엄마가 된 수아는 열심히 사는 만큼 공허함과 우울함을 느끼고 다른이의 sns를 보며 자기 삶과 비교를 하곤 한다.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전형적인 현대인의 모습이 아닌가 싶다. 그들의 모습을 보며 공감도 됐고, 감동도 했고, 마음이 아프기도 했다. 사실적이라 씁쓸하면서도 이상적이고 희망적인 장면에 마음이 따뜻해지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