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을 쉬게 하는 연습 - 흔들리는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을 때
야하기 나오키 지음, 장은주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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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고민이 있다면 당장 결론을 내리지 않아도 됩니다. 지금 그럴듯한 해결책이 떠오르지 않으면 얼마든지 나중으로 미뤄도 괜찮습니다.

그래도 괜찮은 이유 중 하나는 건강입니다.

건강이 좋지 않을 때는 집중력이 흐려지고 기분에 따라 충동적인 선택을 해버려서 나중에 후회할 가능성이 큽니다. 또 다른 이유는 시간입니다. 시간이 지나면 기분도 바뀌기 마련입니다.

충분히 시간을 두면 얻을 수 있는 선택지나 생각할 거리도 많아질 뿐 아니라 상대의 마음, 정보, 이익과 불이익, 합리성 같은 조건이 끊임없이 달라집니다. 이를테면 절대 용서할 수 없을 것 같았던 일도 시간이 흐른 뒤에는 신기할만큼 아무런 감정이 들지 않기도 합니다.

p.18

누구에게도 섣불리 기대하지 않습니다. 부모든 형제자매든 부부든 친구든 연인이든 친한 상사나 부하 직원이든 누구에게도 기대하지 않습니다. 신뢰는 해도 기대는 하지 않습니다. 기대 뒤에는 필연적으로 실망이 따르기 때문입니다.

p.27

술은 습관이나 버릇에 떠밀려서가 아니라 내 몸과 잘 상의한 후 마시도록 합니다.

마시는 양을 줄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 그때가 적기입니다.

p.67

우리는 자신의 의식이 계속 부정적으로만 흘러가지 않게 바로잡는 요령, 마음을 고요하게 하는 요령을 익혀야 합니다. 말이야 쉽지만,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가장 쉽고 빠른 방법은 좋아하는 무언가를 만드는 것입니다. 너무 좋아해서 금세 열중하고 집중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다면 부정적인 상황이나 힘든 생활을 극복하는 데 힘이 됩니다. 좋아하는 마음이 마치 투명한 보호막 같은 존재가 되어 자신을 지켜줄 것입니다.

p.90

적당히 건강하게 적당히 바쁘게.

이것이 지금을 즐기는 조건입니다.

p.134

야하기 나오키, <내 마음을 쉬게 하는 연습> 中

+) 이 책은 응급한 상황을 수도 없이 겪은 의사가 지은 것이다. 쉴 틈 없이 돌아가는 현대인의 일상을 보며 우리가 받는 스트레스가 병을 유발한다고 언급한다. 너무 열심히만 사는 사람들은 제대로 쉴 줄 모르기에 피로가 쌓이고 그것이 정신적, 육체적 질병을 만들어낸다는 말이다.

저자는 건강한 몸과 마음을 되찾기 위해 우리에게 적당히 살기를 권한다. 자연을 만끽하기도 하고, 우리가 느끼는 감각들에 집중하기도 하며, 오로지 지금 이 순간만 생각하라고 하기도 한다. 하루에 단 몇 분이라도 내 마음과 몸을 제대로 쉬게 할 시간을 주라는 말이다. 그의 말대로 하루 단 몇 분이라도 내 마음이 쉴 수 있는 시간을 주자. 적당히 살고 좋아하는 일을 찾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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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보통날
조성준 지음 / 빌리버튼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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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에서 우러나온 말일지라도 듣는 사람의 감정 상태에 따라, 말하는 순간 공중에서 흩어져버리는 공허한 말이 되기도 하고, 심지어는 안 하느니만 못한 말이 되기도 한다.

당시 나의 마음에는 위로의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일 만한 공간이 없었다. 나의 마음은 종이 한 장보다 좁았고, 어쩌면 그것을 반으로 접은 것보다 더 좁았을지도 모른다.

p.18

사람이 아프면 시야가 굉장히 좁아진다.

세상의 중심이 나 자신이 된다. 오로지 자신만 보이고 주변은 보이지 않는다. 애써 외면해서 안 보는 게 아니라 보지 못한다.

p.20

사람마다 주어지는 삶의 무게도 다르지만 사람마다 견대낼 수 있는 무게도 다르다. 같은 무게를 아무렇지도 않게 짊어지는 사람이 있는 반면 겨우 버티는 사람도 있다.

p.31

물론 알고 있다. 할 수 있는 것보다 할 수 없는 것들에 더 집중하면 아쉬움은 점점 커지고, 인생은 그에 비례해서 불행해진다는 것을.

그걸 알면서도 참 쉽지가 않다.

p.100

조성준, <다시, 보통날> 中

+) 이 책의 저자는 20대 초반 암벽 등반 도중 추락하는 사고를 겪었다. 그 일로 같이 추락한 벗을 잃고 저자 역시 오랜 시간 동안 여러 번의 수술과 재활 치료 과정을 겪으며 고통스럽게 지냈다. 그때 아픔과 고통을 겪으면서 저자는 평범한 보통의 일상을 꿈꿨던 것 같다. 그 보통날들이 더이상 오지 않을 것 같을 때의 절망감이 깊이 와 닿았다.

차차 건강을 되찾아가며 저자는 일상의 소중함을 느끼게 된다. 저자 엄마의 말처럼 다시 태어난 삶이지 않을까. 그러나 이 책에는 보통날의 소중함과 감사함만큼, 그 보통날을 다시 무디게 받아들일 수 있다는 안타까움도 담고 있다. 인간의 욕심이란 끝이 없듯이 인간의 망각 또한 끝이 없다. 그렇게 원했던 순간들이 늘어날수록 그것에 무뎌지게 된다.

아마 저자는 그것을 잊지 않고 되새기고자 이 글을 쓴 것이 아닐까 싶다. 보통날의 소중함, 소소한 일상의 행복감, 그것이 오늘을 사는 우리가 기억해야 하는 마음이다. 이 책은 절망적이었던 날과 보통날의 이야기를 일기와 단상으로 풀어낸 것 같아서 가볍게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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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도둑 가족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76
고레에다 히로카즈 지음, 장선정 옮김 / 비채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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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백번 양보해서 친절함이라 한대도 거기에 책임감은 털끝만큼도 없었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이 남자의 성격인 것이다. 그러려니 하기로 했다. 그런 순간의 연속이 그의 인생이었다. 다시 말해 어제를 반성하는 오늘도, 내일을 전망하는 오늘도 그에게는 존재하지 않는다. 오늘이 즐거우면 그만이었다. 굳이 말하자면 어린아이 같은 것이다.

p.30

"...... 고마워. ...... 이제 안 아파 ...... 괜찮아."

노부요가 말했지만 린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노부요의 상처를 계속해서 어루만져주었다.

린은 분명 자신의 화상을 만지는 것이다. 그 상처는 아직 아프고 아물지 않은 것이다.

그 대신 나의 상처를 어루만진다.

p.152

손에 쥔 젤리봉이 차가웠다. 쇼타는 린이 뒤따라오는 기척을 느꼈다. "동생한테는 시키지 마라." 할아버지의 한 마디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쇼타는 알 수 없었다. 다만 가슴 깊은 곳에서 몇 번이고 씁쓸한 무언가가가 올라왔다. 이런 일은 처음이었다.

p.162

한참 동안 버스를 뒤쫓던 오사무의 의지는 신호를 세 개 지났을 무렵 말끔히 사그라들었다. 그때까지 기다린 뒤 쇼타는 드디어 창밖을 돌아보았다. 등 뒤로 눈이 남아 있는 포장도로의 가로수가 흘러갔다.

"...... 아빠 ......"

쇼타는 입속으로, 처음으로 그렇게 불러보았다.

버스를 뒤쫓던 오사무는 멈춰서서 눈물을 흘리며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아이처럼 엉엉 소리 내어 울었다. 자신이 잃어버린 것의 거대함을 깨닫고 목 놓아 울었다. 오사무는 이제 어디에도 갈 곳이 없었다. 누구도 그를 기다리고 있지 않았다.

p.295

고레에다 히로카즈, <좀도둑 가족> 中

+) 이 책은 영화 [어느 가족]을 소설화한 작품이다. 아직 영화를 보지 못한 상태에서 소설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먼저 읽어보았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각자 나름의 상처를 안고 살아간다. 그 상처는 내면에 깊이 간직해둔 것으로 '가족'이란 이름 아래 함께 사는 사람들에게 직접적으로 언급한 적은 없다.

하지만 그들이 가족으로 모여 살게 되면서 각자 자기 안의 상처를 들여다볼 일들이 생긴다. 자신도 모르게 아파하다가 쓰다듬다가 다독인다. 책임감 없이 살아온 오사무는 가족의 아빠 역할을 맡게 되면서 묵직한 책임감을 배워간다. 나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가족을 생각해야 하는 순간을 경험하게 된다.

전남편의 폭력에 시달려온 노부요는 유리와 함께 하게 되면서 진짜 엄마처럼 모성애가 싹튼다. 아이의 상처를 마음 아파하지만 그것은 곧 본인의 상처고, 스스로를 지키지 못했던 순간을 떠올리며 아이를 지키겠다는 다짐을 한다.

물건을 훔치는 것을 일로 알고 살아가던 쇼타는 가게 할아버지의 조언에 큰 충격을 받고 이유를 알 수 없는 부끄러움을 느낀다. 그것이 쇼타가 성장하게 되는 계기가 된다.

아키는 하쓰에 할머니의 손을 잡고 가족이 되었다. 하지만 생판 남과는 다른, 조금은 불편한 가족이었다는 걸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알게 된다. 그 불편함은 아키가 자신의 진짜 가족에게 느꼈던 것은 아니었을까. 그와 비슷한 불편함을 앞에 두고 아키와 하쓰에 할머니는 다른 선택을 했다. 그걸 알게 되면서 아키도 다른 선택을 시도하지는 않을까.

이 소설은 가족이 아닌 사람들이 같이 살면서 가족의 의미가 무엇인지 되새기게 해주는 작품이다. 각자 상처를 간직한 사람들이 모여 작지만 따뜻한 위안이 되어주는 순간이 그들에게는 가족의 품처럼 다가오지 않았을까 싶다. 소설의 마지막 부분이 꽤 인상적이었는데 영화에서 어떻게 그것을 담고 있는지 궁금하다. 오사무와 쇼타의 찡한 사랑이 눈 내리는 겨울처럼 아름답지만 시리다. 잔잔한 울림을 주는 소설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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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리즘 라이프 - 일상 속 스마트한 선택을 위한
알리 알모사위 지음, 정주연 옮김 / 생각정거장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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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미' 알고리즘을 이용하고 있다. 옷더미에서 양말 짝 찾기, 장 보러 갈 시기 정하기, 직장 업무의 우선순위 정하기 같은 일들에서 말이다. 알고리즘은 '한정된 시간에서 유의미한 목적을 달성하는 명확한 단계들의 연쇄'이다. 그 연쇄는 입력으로 시작해 출력물을 생산한다. 그것이 바로 알고리즘의 특성이다.

P.6

앞으로 어떤 문제에 부딪혔을 때 기억력을 이용한 해결방법부터 생각해보길 바란다. 자신의 기억이든 세상의 기억이든 상관없다. 양말 짝 맞추기 상황이라면 짝을 못 찾은 양말들을 일렬로 늘어놓아 양말의 종류가 다섯 가지 이하라는 것을 기억하고 활용했을 것이다.

p.28

계속 같은 종류의 텔레비전 프로그램만 보는 것이 항상 좋을까? 같은 종류의 책을 읽는 것, 비슷한 전문가들의 말에만 귀를 기울이는 것은 어떨까? 인생을 제대로 경험하지 못하도록 막는 것은 아닐까? 알고리즘은 그 이면에 있는 인간을 반영한다. 우리는 말과 행동뿐만 아니라 우리가 만드는 것에도 늘 편견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아채야 한다.

p.78

만약 여러분이 알고리즘이 더 중요한 역할을 하는 영역으로 한 걸음 더 들어가게 된다면 알고리즘의 결과물과 작동방식뿐만 아니라 알고리즘이 어떻게 구조화 되는지에도 관심을 가지길 바란다. 그렇게 계속 파고들다 보면 결국은 인공지능을 만나게 될 수도 있다.

p.151

알리 알모사위, <알고리즘 라이프> 中

+) 이 책은 우리의 일상에서 알고리즘이 사용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양말이나 옷을 정리할 때, 장보기를 할 때, SNS를 이용할 때 등등 우리가 알고리즘 사고로 무언가를 선택하고 있다는 것을 제시한다. 알고리즘 사고를 통해 더 나은 선택, 즉 더 효율적인 선택이 가능하다는 것을 저자는 언급한다.

알고리즘의 사전적 정의는 다음과 같다. '어떤 문제의 해결을 위하여, 입력된 자료를 토대로 하여 원하는 출력을 유도하여 내는 규칙의 집합.' 이를 일상에 적용해보면 우리가 선택해야 할 순간에 효율적인 방식으로 대응하는 것을 말한다. 즉, 저자의 말대로 문제에 대응하는 일련의 절차가 곧 알고리즘이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빅테이터와 알고리즘의 상관관계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속성이 비슷한 두 개념과 사고가 앞으로의 우리 일상을 이끌어가지 않을까 싶다. 또 알고리즘과 코딩의 관계를 언급하는 저자의 말도 와 닿았다. 알고리즘 라이프는 이미 시작되었다. 좀 더 깊이 여러 분야에 적용하고, 많은 사람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개념으로 다가왔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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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윤의 삶 미메시스 그래픽노블
정재윤 지음 / 미메시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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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좁다. / 삶이 매일 똑같다. / 저는 남들과 다릅니다!!!를 여러가지 구차한 방법으로 어필한 이후에 얻은 것은 매일 똑같은 삶이었다! / 인간은 무엇으로 사는가? / 미래는 더 나아질 것인가? 자아실현이란 허상인가??? 나날이 얄팍해지는 기분이 든다. 내가 가는 이 길이 어디로 가는지 그곳은 어딘지 알 수 없지만 오늘도 난 걸어가고 이있네에 / (월말) (월급=돈다발) 야호

p.75

(엄마가 아이를 보며) 가상의 지식이어도 나는 내가 느낀 행동들을 알려주고 싶었다. "유튜브만 보지 말고 나가자!" / "어때? 바다 좋지? 그치?" / "음악 좋지? 그치?" / 다시 돌아온 현실은 냉정하였다. "학교 가자. 이제 엄마 회사 늦겠어." / "수업 끝났어? 학원 버스 안늦게 빨리 빨리 해." / 지친 귀가 후. "어, 내일 수학 학원 쉰다고 문자 왔네." / 오예!! 오예!! 아싸, 아싸, 신난다. / (아이가 엄마를 안으며) "아아, 너무너무 행복하다." / '나도 회사 안가고 싶다...'

p.123

정재윤, <재윤의 삶> 中

+) 이 책은 소설 미디어에서 9컷 만화를 그리는 작가의 작품집이다. 일기처럼 쓰고 만화로 그린 것을 모아놓은 느낌의 책이다. 여성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부분도 있고, 가족 혹은 직장, 친구 사이의 관계를 그린 부분도 있고, 스스로를 들여다보는 부분도 있다. 또 사회적 편견에 대해 작가의 생각을 드러낸 분도 있다. 재미를 추구하는 만화책은 아니고, 누군가의 생각을 살짝 들여다보는 기분으로 보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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