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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얼마나 깨끗한가 - 미세 플라스틱, 각종 세제, 바디 케어에서 항생제까지 인간을 위협하는 청결의 역습
한네 튀겔 지음, 배명자 옮김 / 반니 / 2020년 6월
평점 :
일단 진드기는 침대에, 박테리아는 냉장고에 그냥 살게 두자. 수만 많을 뿐 오합지졸로 힘이 없다. 기본 규칙만 명심하면 된다. 예를 들어 '먼지 뭉치를 집어 먹으면 안 된다.', '수세미를 씹으면 안 된다.', '걸레로 입을 닦으면 안 된다.' 등만 지키면 된다.
p.28
의학적 관점에서 바디 케어의 올바른 자세는 미니멀리즘이다. 비누를 조금만 써라! 어렸을 때 배운 것만큼 그렇게 자주 비누를 쓰지 않아도 된다. 예를 들어 얼굴에 비누칠을 굳이 할 필요가 없다. 물로만 씻어도 충분하다. 그럼 목욕할 때는? 겨드랑이, 생식기 주변, 발가락 사이, 발바닥 등 박테리아가 즐겨 모이는 곳에만 쓰면 된다.
그러나 한 곳은 비누 사용이 의무다.
손은 비누로 씻어라!
p.87
그런데 오물을 씻어낼 때 가장 중요한 성분은 무엇일까? 인류가 존재한 이후로 변함이 없었다. 바로 H2O, 물이다.
우리 인간은 수도꼭지를 틀 때 한 가지를 인식하지 못한다. 씻고 빨고 닦는다는 것은 오물을 재분배한다는 의미다. p.125
집청소를 위한 십계명
물기를 없애라 / 이불, 베개, 침대 시트 등은 정기적으로 아침에 밖에서 혹은 창밖에서 털어라 / 극세사 천을 사용하라 / 오물이 생긴 즉시 제거하라 / 냉장고 내부도 잊지 말고 닦아라 / 특히 날고기, 생선, 샐러드를 썬 뒤에는 도마를 꼼꼼하게 씻어라 / 세제에 오래 불린 뒤에 닦아내라 / 물티슈는 쓰레기통에 따로 처리하라 / 남은 약과 페인트, 용해제는 절대로 개수대나 변기에 버리면 안 된다 / 변기 세정볼, 방향제, 스트레이 탈취제를 버려라 /
p.141~143
항생제 내성균은 어쩔 수 없는 숙명이 아니다. 농업과 의학의 부정부패가 내성균을 만들어냈다. 더 나은 정책으로 충분히 제어할 수 있다.
항생제 내성 문제가 악화되는 것을 막으려면 응급 구조, 병원, 개인 병원 전문의, 노인 돌봄 시설 등 모든 관련 기관이 지역적 네트워크를 구성하여 상호 협력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어야 한다.
p.366
미생물 연구에서 가장 중요한 발견은, 우리 몸과 주변 환경에 사는 눈에 보이지 않는 다양한 박테리아들이 우리의 건강을 지켜준다는 사실이다.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 없다. 평소보다 약간 덜 위생적이기만 하면 벌써 미생물 환경이 더 풍성해진다.
p.401~403
이제 뭘 해야 할까?
충분한 수면으로 신체의 오물 방어력을 강화하자 / 공격적인 세제와 케어용품을 쓰지 말자 / 창문을 열자 / 식물을 실내 유해 물질 필터로 활용하자 / 미세 플라스틱이 함유된 제품을 멀리하자 / 캡슐 커피를 버리자 / 일회용 컵을 거부하자 / 비닐봉지를 줄여나가자 / 적은 마력으로 이동하자
p.424~436
한네 튀겔, <우리는 얼마나 깨끗한가> 中
+) 이 책은 우리가 깨끗하게 살면서 만들어내는 수많은 오물들이 다시 우리에게 돌아온다는 것을 예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거의 모든 박테리아가 해롭지 않고 우리를 해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오히려 조화롭게 구성된 박테리아 공동체는 우리를 위협하는 침입자들을 막아준다고 한다. 그러니 너무 깨끗하게 사는 것도 우리의 면역 건강을 위해 그렇게 좋은 일은 아니라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청소와 빨래를 은근히 즐기는 편이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반성하게 되었다. 저자는 적당히 닦을 곳은 닦고 씻을 곳은 씻으며 굳이 세제를 사용하지 않아도 될 때는 되도록 쓰지 말자고 한다. 좀 거칠게 말하자면 살짝 지저분하게 살고 살짝 덜 씻어도 된다는 말이다.
우리가 청결을 생각하며 사용하는 온갖 화학용품들은 사라지지 않는다. 오물로 변해 다시 우리에게로 돌아온다. 그 말이 참 무섭게 생각되었다. 세균이 과하게 번식하지 않도록 치울 곳은 치우고, 닦을 곳은 닦되 저자의 말처럼 적당히 하고 적정량을 지켜야 되겠다. 이 책은 오물이 어떻게 발생하는지의 과정을 통해 우리가 환경을 지키고 우리를 지키기 위해 해야 할 일들을 객관적인 근거를 대서 잘 이해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