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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 없이 모든 문제가 풀리는 수학책 - 복잡한 세상을 심플하게 꿰뚫어보는 수학적 사고의 힘
도마베치 히데토 지음, 한진아 옮김 / 북클라우드 / 2017년 1월
평점 :
품절
수학적 사고란 이렇듯 정보 공간 안에서 수식을 도형화하거나 비주얼화하는 능력을 말한다. 특히 학자가 아닌 일반인이 수학적인 두뇌를 원한다면 더더욱 물리 공간이 아닌 정보 공간에서의 비주얼화에 주력해야 한다. 이것은 문제 그 자체의 구조를 머릿속에 구성해보고 구축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말한다.
p.71
벡터 공간은 물리 공간으로 말하면 '방향'과 '운동량'에 의해 결정되는 공간이다. 방향은 조금 전에 말한 것처럼 순방향인지 역방향인지를 의미하며, 운동량은 원점부터의 길이를 말한다.
p.83
한정 합리성이란 인간은 '원래 불합리하며 의사 결정을 위해서 계산에 맞지 않는 행동을 한다'는 이론이다. 인간이 합리적으로 살지 않아서 잘못됐다고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 반대로 인간에게 합리성은 필요 없다고 말하고 싶은 것이다.
인간은 합리적이지도 논리적이지도 않고, 한정 합리적이다. 다시 말하면 그때그때 태도와 기분이 바뀐다. 무리한 행동도 하고 이유를 알 수 없는 일도 많이 하지만 갑자기 정당한 행동을 하기도 한다. 인간은 그래도 크게 상관없는 존재이다.
이것은 수학 세계, 수학 우주에서도 마찬가지다. 수학 우주에도 이치에 맞지 않고 이유를 모르는 것들이 많다. 불합리하다고 생각되는 것이 있는 반면, 모두 이해할 수 있는 합리적인 것도 있다. 수학적 사고는 이런 것을 모두 포함하고 있다.
p.153~154
인공지능이 인류에게 위험을 준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이 사실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인간이 바른 원칙을 가지고 룰을 만들면 아무런 문제도 발생하지 않는다.
즉, 문제는 2045년의 인공지능이 아니라 지금 현재 인간의 지혜이며 룰이고 원칙이다.
p.177
어쨌든 컴퓨터도 고민할 때는 멈춘다. 적어도 외부에서 보면 그렇게 보인다.
그렇다면 컴퓨터가 이런 상태가 됐을 때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강제 종료를 택할 것이다.
그렇다면 인간에게도 강제 종료가 가장 좋은 해결법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인간도 고민하는 것을 강제로 그만두면 된다.
고민은 고민하는 것을 그만두면 확실하게 해결된다.
p.209~211
도마베치 히데토, <숫자 없이 모든 문제가 풀리는 수학책> 中
+) 개인적으로 수학이라는 과목을 아니, 학문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저자가 이 책에서 설명한 바로 그 문과생이 나라고 생각하면 된다. 저자는 이 책에서 일본의 수학 공부 방식에 대해 비판한다. 그러나 돌아보면 그건 일본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 수학 공부 방식의 문제점이기도 하다.
우리는 수식을 외우고 문제의 답을 찾아 내는데 집중하고 있다. 물론 최근 들어 서술형 문제들이 등장하면서 답을 풀어내는 과정의 중요성이 커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의 수학공부 방향은 수식 혹은 숫자에 집중하고 있다. 그 틀을 그 통념을 극복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꽤 흥미로웠던 것 같다. 이 책에는 불확정성의 원리나 양자론, 유클리드 기하학 같은 수학 개념들을 수식이나 공식이 아닌 언어로 풀어내고 있다. 저자가 생각하는 수학적 사고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그것이 아니다. 저자는 문제 해결을 위해 우리가 머릿속에서 그것을 구조화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수학적 사고가 우리의 인생에서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책의 후반부에서 설명하고 있다. 쉽게 읽히는 책은 아니나 그렇다고 어렵게 보아야 할 책도 아니다. 천천히 내용을 곱씹어보면 수학에 친근감이 생긴다. 또한 수학적 사고가 우리의 인생에서 삶의 지혜로 쓰일 수 있음을 읽으면서 확인할 수 있다. 수학이나 수학 공부하는 것이 어렵고 거부감이 드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읽어보아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