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를 구한 12가지 약 이야기
정승규 지음 / 반니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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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인류의 생명을 가장 많이 구한 약을 꼽으라면 단연 페니실린이 그 자리를 차지할 것이다. 우연한 발견을 세심하게 놓치지 않은 플레밍과, 불순물을 제거한 플로리와 체인세 과학자의 노력으로 탄생한 약은 수많은 인류의 생명을 살렸다.

15%

치과의사 웰스가 웃음가스를 주의 깊게 관찰해 수술의 고통을 없애는 마취제를 발견한 사실은 흥미롭다. 사물을 유심히 관찰하는 습관과 세상을 더 낫게 만들려는 열망이 중요하다.

47%

힘들 때 단 음식을 먹으면 마음이 편해지고, 스트레스가 쌓이면 장에 탈이 나기도 한다. 전혀 별개인 것 같은 장과 뇌가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주는 예다. 장은 사람의 감정도 조절한다. 행복감을 느끼게 하는 신경전달물질 세로토닌의 90%가 장에서 분비된다. 행복은 뇌에서 느끼지만 뇌에서 분비하는 세로토닌은 10% 정도에 불과하다.

61%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미네랄은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영양소인데, 이들을 잘 활용하려면 비타민이 필수다.

64%

정승규, <인류를 구한 12가지 약 이야기> 中

+) 이 책을 읽으면서 과학과 역사를 동시에 만나는 기분이 들었다. 어떤 주제 분류에 해당할까 궁금해서 찾아보니 과학 기술사와 세계사 일반 영역 분야 동시에 해당한다. 고개가 끄덕여진다. 오랜만에 흥미롭게 읽은 책이다. 개인적으로 과학 영역이 난해하다고 믿는 성향이 있어서 늘 그 분야 독서가 힘들었는데, 이 책은 예상과 달리 상당히 재미있고 흥미로웠다.

무슨 과학 서적이 역사 책을 읽는 기분이 들지? 하고 생각했었는데. 과학 기술사라는 주제 아래 있다고 생각하니 이해가 된다. 그렇다고 따분한 역사 서적도 어려운 과학 서적도 아니다. 이 책은 비교적 쉽게 쓰여졌다. 해당 약품이 만들어지기까지의 배경과 연관된 과학과 역사의 일반적인 내용이 두루 담겨 있어서 상식이 풍부해진다.

과학이라는 분야가 상당히 논리적이고 이론적일 것이라고만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다는 것도 알았다. 우연히 발견한 것들에서 약을 만들어내기까지 끈기있게 노력한 의사와 과학자들의 노력이 필요했다. 우연을 그냥 지나치기보다 그것에서 시작하는 힘. 그게 인류를 구한 수많은 의사와 과학자들의 힘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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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이 많아서 걱정인 당신에게 - 나를 지치고 힘들게 하는 감정에서 탈출하는 법
한창욱 지음 / 정민미디어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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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의 철학자 에픽테토스는 "인간을 불행하게 하는 것은 사물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바라보는 방식이다"라고 했다. 자유로운 인생을 살고 싶다면 걱정에 대한 관점 자체를 바꿔야 한다.

6%

변화를 받아들이는 것은 쉽지 않다. 뇌 자체가 보수적인 성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이런 성향은 나이를 먹을수록 점점 더 심해진다. 뇌는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변화' 자체를 거부한다. 변화에는 크고 작은 위험이 따르게 마련이고, 많은 에너지가 소모된다.

10%

일찍이 공자는 말했다. "어떻게 선택하고, 어떻게 받아들이거나 거절할지 이해하는 순간, 근심과 불안이 사라진다."

내 안의 '또 다른 나'와 대화를 나눠보면 막연했던 것들이 좀 더 명확해진다.

17%

"우리에게 제일 중요한 것은 먼 곳에서 희미하게 보이는 것을 보려고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눈앞에 분명하게 보이는 일을 하는 것이다."

인간은 시간 속에서 살아간다. 그러나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은 과거, 현재, 미래 중에서 '현재'뿐이다.

18%

생각을 단순화하는 몇 가지 방법

- 기록을 통해서 해결한다. / 유산소운동을 한다. / 충분한 수면을 취한다. / 명상을 한다. / 가족이나 지인에게 속마음을 털어 놓는다. / 좋아하는 취미 활동을 한다. / 환경을 바꾼다.

23%

피타고라스는 말했다.

"노여움은 무모함으로 시작해서 후회로 끝난다."

43%

열등콤플렉스에 시달리거나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은 자기 자신에게 자주 욱하는 경향이 있다. 상대방이 별다른 의미없이 한 말에도 왜곡하거나 확대 해석해서, 수치심을 불러오거나 분노한다.

50%

"우리는 오늘 우리의 생각이 데려다놓은 자리에 존재한다. 우리는 내일 우리의 생각이 데려다놓을 자리에 존재할 것이다." -제임스 앨런

81%

불확실한 삶을 통제하기 위한 강력한 방법중 하나가 목표 설정이다. 목표를 갖고 나아가다 보면 통제 여부와 상관없이 통제감을 느낄 수 있다.

96%

한창욱, <걱정이 많아서 걱정인 당신에게> 中

+) 이 책은 생각이 많은 사람들이 읽기에 적합하다. 이런 저런 걱정과 불안들로 현재의 삶을 불안정하게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불안은 자연스러운 것이니 그것을 애써 외면하지 말라고 저자는 언급한다. 우리가 동물과 다른 점이 미래에 대한 불안과 걱정을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동물들은 눈앞의 문제에 집중할 뿐이라고.

이 책의 구성은 저자가 읽었던 책이나 저자가 보았던 영화 대사 등을 기록하며 걱정과 불안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에 대해 이야기한다. 걱정이라는 것이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것이니 그것을 바라보는 우리의 관점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미래를 걱정하느라 현재를 망치지 말고 지금 눈앞에서 당장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라는 저자의 조언은 의미가 있다. 목표를 설정해야 불안을 어느 정도 통제할 수 있다는 말도 도움이 된다. 생각이 많은 사람들은 자기 자신이나 어떤 순간에 몰입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다. 그래야 더 큰 불안이 생기지 않으므로. 걱정이나 불안이 많은 사람들이 천천히 읽으면 공감이 되는 부분이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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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말 공부 - 기적 같은 변화를 불러오는 작은 말의 힘 엄마의 말 공부 1
이임숙 지음 / 카시오페아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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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전문용어

- 그래. 힘들었지. 힘들었겠다. 많이 힘들었을 거야.

- 그래서 그랬구나. 화가 난 이유가 있었구나. 그래서 그런 말을 했어?

- 좋은 뜻이 있었구나. 도와주려고 그랬구나.

- 훌륭하구나.

- 어떻게 하면 좋을까?

9%~18%

아이에게 좋은 변화를 불러일으키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하나 말해보라고 한다면, 마음속에 감춰져 있던 아이의 긍정적 의도를 찾아 주는 일이라 분명하게 말하겠다.

14%

강압적 분위기에서 양육된 아이는 더는 압박을 가하지 않아도 늘 주눅이 들어 있다. 폭력을 당하고 자란 아이는 이제 폭력을 가하지 않아도 누군가 목소리만 높여도 움찔하며 겁에 질린다. 부정적인 것을 제거하는 것만으로는 다시 긍정적인 행동을 하지 않는다.

22%

가르칠 때도 먼저 긍정적인 것을 이야기해주고, 그다음에 아이가 고쳐야 할 것을 이야기하면 충고를 더 쉽게 받아들인다.

25%

흔히 잘 먹지 않는 아이의 식습관을 개선하기 위해 가장 먼저 제안하는 방법은 식사 시간을 정하고 그 시간에만 먹는 것을 허용하는 것이다. 이 방법을 정확하게 실천해보면 절대 안 먹는 아이는 없다. 그래도 아이가 먹지 않는다는 엄마의 일상을 관찰해보면 끼니 때에 아무 것도 먹지 않은 아이가 안쓰러워 과일이나 음료, 약간의 과자라도 먹인다. 그리고 다시 식사 시간이 되니 아이는 먹지 않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37%

"새로운 삶은 방향을 정하는 것부터 시작된다." -스티븐 잡스

48%

아이와의 잠자리 대화법

- 속상한 일을 씻어내는 대화

- 내일을 기대하는 대화

- 오늘 아이가 노력한 점, 열심히 한 점 세 가지 찾기

- 할 말이 없을 때는 '아이를 사랑하는 100가지 이유'를 말하기

85%

이임숙, <엄마의 말 공부> 중

+) 이 책은 아동 상담 전문가인 저자가 그간 아이와 부모를 상담하며 경험해온 것들을 바탕으로 아이에게 필요한 엄마들의 말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엄마의 말 한 마디가 아이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또 아이의 말 한 마디를 알아채는 것이 엄마에게 얼마나 필요한지 설명하고 있다.

아이들을 대할 때는 좋은 점을 먼저 말해주고 부족한 점을 말하는 것이 좋다는 저자의 의견에 깊이 공감한다. 그건 굳이 아이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누구라도 그렇게 본인에 대해 말할 때 수용할 수 있을 것이다. 강압적인 부모가 되고 싶은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상황적으로 시간적으로 바쁘고 정신이 없다보면 자기도 모르게 목소리를 높이게 될 것이다. 그건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그러니 그 상황을 현명하게 어떻게 넘기는 게 좋을지 고민해보는 것이 낫다.

그런 면에서 이런 책은 아이를 키우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꼭 읽어보았으면 싶다. 아이들을 대할 때의 마음가짐이 말투에서 묻어난다. 말 한 마디가 아이를 긍정적으로 성장하게 만들고 그것이 그 아이의 미래에 큰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읽으면서 이것저것 배울 것이 많았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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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베리아의 전갈 K-픽션 5
최민우 지음, 전승희 옮김 / 도서출판 아시아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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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은 그가 어디서 내릴지, 내린 다음 어디로 갈지, 밤에는 무엇을 할지 모두 알고 있었다. 그런 건 문제가 아니었다.

진짜 문제는 더 이상 그걸 알아야 하는지 확실치 않다는 데 있었다.

4%

"제가 잘할 수 있을까요?"

"종교랑 똑같은 거다. 세상 사람들이 아무리 뭐라 그래도 나는 떳떳해야 돼. 그게 안 될거 같으면 지금 짐 싸서 돌아가."

10%

그는 아주 잠깐, 세상의 종말이란 모두가 죽어버리는 게 아니라 이런 식으로 홀로 잊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17%

최민우, <이베리아의 전갈> 中

+) 이 소설은 상명하복 체계를 당연하게 여기며 살고 있는 국정원 직원들이 등장한다. 질문하고 싶어도 하지 않고, 질문을 해도 답을 주지 않는 시스템. 그 체제 안에서 내적 갈등을 느끼는 인물들의 모습을 통해 인간 본래의 자유의지에 대한 고민을 드러내고 있다.

닫힌 조직 체계 내에서 길들여진 인물들은 연륜이 쌓이는만큼 그간 참아온 욕망을 뿜어낸다. 그것이 자기의 삶을 무의미하게 만드는 누군가에 대한 분노이든, 그간 자기가 믿어온 조직에 대한 분노이든 말이다. 그러나 또 다른 인물은 그것을 보며 망설이고 고민하다가 결국 조직이 원하는 선택을 하게 된다.

조직의 명령이라면 의문이 들어도 하게 되는 선택, 그것을 통해 인간의 동물적인 면모를 보게 된다. 맹목적으로 길들여지는 것. 반면 가족을 잃는 아픔을 통해 체제에 저항하는 인물을 그리며 자유의지를 알아차린 인간적인 면모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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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기 좋은 이름
김애란 지음 / 열림원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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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처음 당선 소식을 들은 날, 내 어머니가 전화를 받은 장소가 떠오른다. 노래방, 내 어미도 가는 곳. 한 번의 농담과 또 한 번의 농담, 그다음 번의 농담으로 삶의 품위를 지키려 했음에도 불구하고 나쁜 소식이 어머니를 짓누를 때, 내 어머니가 놀러 가지 않고 살러 간 곳. 그러나 가끔은 정말 순전히 놀러만 가기도 하는 곳.

16%

작가들은 그 말 주위를 부지런히 싸돌아다닌다. 삶이 가진 진부함의 잔등을 부드럽게 쓰다듬어 주면서.그러다 가끔은 말들의 뒤뚱거림 속에서 또 새로운 박자를 발견해가면서 말이다.

31%

아는 이야기를 다 쓰면 그다음엔 어떤 글을 지어야 하나 근심한 적이 있다. 바보같이 몸도 글도 한결같을 거라 생각하던 때의 일이다. 단어 하나가 몸을 완전히 통과한 후에는 그 전과 전혀 다른 뜻이 된다는 걸 몰랐다.

39%

여름이 끝날 무렵, 나는 그곳에서 '당신은 왜 글을 쓰는가'란 질문과 다시 만나보기로 했다. 누군가 우리에게 삶이, 인생이, 역사가 얼마나 지속될지 모르는데 굳이 왜 그런 수고를 하느냐 묻는다 해도 할 수 없었다.

68%

-한 조각 꽃잎이 져도 봄빛이 깎이나니.

'두보', [곡강]

80%

"저를 가장 절망하게 만든 건, 더 노력해야 한다는 말이었어요."

86%

김애란, <잊기 좋은 이름> 中

+) 김애란의 소설을 감탄하며 읽은 적이 있다. 그때도 어쩜 이렇게 글을 잘쓸까 싶었는데. 이 책은 내가 최근 읽은 에세이집 중에 단연 최고라고 말할 수 있다. 어떤 면에서 단연 최고라고 말할 수 있을까 곰곰이 생각해보니 '탐나는 문장' 때문이다. 이 작가의 글을 읽으면서 말을 어떻게 하는 사람일까 궁금해졌다. 글만큼이나 말을 잘할까.

에세이집은 사실 읽기에 편한 것들이 대부분이다. 술술 넘어가기에 읽는 속도도 빠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 책을 집어들고 나는 꽤 오래도록 읽었다. 문장 하나하나를 곱씹어야 할만큼 탐나는 문장들이 넘쳐났기 때문이다. 세밀한 관찰과 자신이 느끼고 생각하는 것을 표현하는 풍부한 어휘,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고 논리적인 문장,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탄이 나오는 세밀한 감정 표현.

이 책을 읽으면서 중얼거렸다. 아, 나같은 사람은 글쓰기를 해서는 안되겠구나. 내가 이렇게 느낀 것은 나 자신에 대한 좌절이나 실망이 아니라, 저자의 필력에 대한 부러움과 부러움과 부러움 때문이다. 타고난 부분도 있겠지만 이렇게 일관된 문장력을 가지고 있는 걸 보니 글쓰기가 엉덩이의 힘이라는 말이 맞나보다 싶다. 얼마나 많이 써보았을까.

이 책은 저자가 생각하고 기억하고 싶은 '이름' 혹은 '말', '타인' 등에 차분히 기록한 산문집이다. 어떤 맥락으로 분류하기 보다 저자가 꾸준히 적은 에세이라고 해두면 좋을 것 같다. 읽는 내내 설레는 문장들이 많았다. 모처럼 탄탄한 문장들을 읽어서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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