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
하완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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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테가 그랬다.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라고.

4%

가끔 "너 그러다 큰일나."라며 걱정해주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럴 때면 난 "어떻게든 되겠죠."라며 웃어버린다. 그리고 이건 진심이다.

어떻게든 되겠지. 어떻게든. 케세라세라.

12%

열정도 닳는다. 함부로 쓰다 보면 정말 써야 할 때 쓰지 못하게 된다. 언젠가는 열정을 쏟을 일이 찾아올 테고 그때를 위해서 열정을 아껴야 한다. 그러니까 억지로 열정을 가지려 애쓰지 말자.

그리고 내 열정은 내가 알아서 하게 가만 놔뒀으면 좋겠다. 강요하지 말고, 뺏어 가지 좀 마라. 좀!

13%

내가 이 나이에 정말 부끄러워해야 할 것은 내 나이에 걸맞은 것들을 소유하지 못한 게 아니라, 나만의 가치나 방향을 가지지 못하고 살아왔다는 사실이다.

15%

잘 하고 싶어서.

틀리고 싶지 않아서.

이런 마음 때문에 힘이 들어간다. 힘이 들어간다는 건 경직된다는 것, 유연하지 않다는 것, 자연스럽지 않다는 것, 욕심을 내고 있다는 것, 겁을 먹고 있다는 것이다.

뭐든지 힘이 들어가서 잘 되는 걸 못 봤다.

25%

하루의 3분의 2를 자기 마음대로 쓰지 못하는 사람은 노예다.

-니체

33%

혼자 있는 시간은 꼭 필요하다. 그 시간은 치유의 시간이다. 인간관계로 지친 몸과 마음을 쉬게 해주는 시간, 그렇기에 혼자 밥을 먹고, 혼자 술을 마시고 얼마든지 혼자 하는 걸 즐겨도 되지 않나 싶다. 단, 그러고 나서는 반드시 돌아와야 한다.

혼자만의 시간은 다시 돌아오기 위한 여행이다. 잠시 떨어져 바라볼 줄 아는 지혜다. 정말 혼자가 아니라는 것에 감사하게 되는 시간이기도 하다.

40%

스스로를 가장 빨리 불행하게 만드는 방법을 찾고 있다면 '비교'를 추천한다. 그건 실패가 없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86%

하완,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 했다> 中

+) 이 책에는 멈출 줄 아는 용기 있는 사람의 목소리가 등장한다. 일관된 어조로 자기가 회사를 그만두고 어떻게 살아가는지 쓰고 있다. 아마 전혀 일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적당히 자기 시간을 활용하며 프리랜서처럼 살아가지 않나 싶다.

회사를 그만두고 그냥 시간을 보낸다는 용기는 일단 저자가 혼자라서 가능한 것이고 누군가를 보필해야 할 의무도 없기에 가능한거라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혼자라면, 누군가를 부양하지 않아도 된다면, 한번쯤은 저자처럼 살아보는 것도 괜찮다는 생각이 든다.

제목에서 볼 수 있듯이 이 책은 열심히 살지 않아도 괜찮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오히려 열심히 살았을 때 얻지 못했던 것들을 더 제시한다고나 할까. 판단은 독자의 몫이니 읽는 이들이 어느 정도 수용하고 비판할지 결정하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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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한다면 거리를 두는 게 좋아 - 홀로 자유롭게 살아가는 고양이의 행복 수업
제이미 셸먼 지음, 박진희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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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에 후회하지 마.

어쨌든 해봤잖아. 그걸로 된 거야. 방법은 있어. 다만 아직 모를 뿐.

64%

살다보면 말이야.

손들지 않은 네가 답을 말해야 할 때가 있어. 회피하지 마.

답은 네 안에 있어.

어이, 친구. 어깨를 펴! 고개 들고.

당당하지 못할 이유가 없잖아. 꼿꼿하게 걸어보자고.

오늘은 너를 자랑스러워해도 괜찮아. 잘 견뎠잖아.

66%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항상 삼 미터 정도는 거리를 두는 게 좋아.

이건 내 경험에서 나온 거야. 믿어도 돼.

71%

제이미 셀먼, <사랑한다면 거리를 두는 게 좋아> 中

+) 이 책의 저자는 고양이와 함께 살아오면서 그들의 모습을 지켜보며 고양이가 사는 삶의 방식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그렇기에 화자는 고양이이며 화자가 고양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살짝 미소 짓게 만드는 책이다. 귀여운 고양이 그림과 함께 볼 수 있어서 가볍게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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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18 - 모르는 영역
권여선 외 지음 / 생각정거장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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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실수인지 고의인지 아빠가 어떻게 알아? 한번 이렇게 했는데 먹히면 앞으로 또 이렇게 해도 되는 줄 안다고. 난 사람들 그런 게 싫다고."

"이 사람들 상습적으로 바가지 씌우고 그럴 사람들 아니야. 또 한 번인데 어때? 한 번은 그냥 넘어가"

"한 번이니까 괜찮다....." 다영이 팔짱을 꼈다. "한 번이니까 괜찮다. 그냥 넘어가자..... 아버지는 그렇게 생각하시는 거네요? 그렇게 넘어가면 마음이 좋으세요? 한 번은, 한 번은 ....... 해도 됩니까?"

19% -권여선, [모르는 영역]

함께 산 지 일주일 만에 선은 가만히 앉아 타인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육체노동을 할 때처럼 열량이 소모되고 피로가 쌓인다는 사실을 절감했다.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이었다. 말하자면 그녀는 매달 월세 대신 매일 귀를 내주고 있던 셈이다.

단점을 고치지 못해도 정확히 알고는 있다면 불행 중 다행한 일일까, 아니면 단점을 알고 있는데도 고치지는 못하니 더 불행한 일일까, 쓸데없이 남의 인생을 걱정하고 있는데 언니가 다시 입을 열었다.

인간관계가 피곤한 것은 서로 단점을 숨기려고 하기 때문이다. 단점을 스스로 인정하고 보여주면 관계가 더 진솔해진다.

50% -김미월, [연말특집]

언어는 이상하군. 이 상황을 어떻게 다행이라는 단어 하나로 설명할 수 있단 말인가. 다행도 불행도 아닌 어느 지점, 지독하게 재수가 없는 지점을 달리 표현할 말이 없었다.

75% -최옥정, [고독 공포를 줄여주는 전기의자]

난 항상 열심히 살았어.

나는 하민이 어떤 맥락에서 그 말을 하는 지 궁금했다. 자기를 몰아붙이듯이 살았다는 것인지, 별다른 재미없이 살았다는 것인지, 열심히 산다는 게 그녀에겐 올바르다는 가치의 문제라는 것인지, 삶의 조건이 그녀를 힘들게 했다는 것인지 말이다.

80% -최은영, [아치디에서]

<이효석 문학상 수상작품집 - 2018> 中

+) 오랜만에 수상작품집을 읽었다. 어떤 상이든 수상작품집을 읽으면 수상작과 다른 작품의 차이가 보이는 편인데, 이 책에 실린 단편소설들은 그렇지 않았다. 골고루 비슷한 수준의 작품들을 읽을 수 있었고, 읽는 내내 소설의 깊이를 느낄 수 있었다. 아, 소설가의 연륜이란 이런 거구나 하고 느꼈다랄까.

수상작 권여선의 <모르는 영역>을 읽고 내가 느낀 느낌을 그 뒤 작가의 인터뷰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아마 자기 소설을 읽은 독자들은 두 가지 느낌일꺼라고. 이거 뭐야. 하면 실패한 것이라고. 아, 뭔지 알겠다 하는 반응도 실패라고. 이게 뭐지? 하고 생각하는 단계에 머물러야 한다고. 나는 맨 앞과 맨 뒤 반응이 동시에 왔으니 어떤 독자일까.

권여선은 여운이 있는 글을 쓰고 싶어 한다고 했다. 스스로 복제하는 듯한 느낌이 들면 소설쓰기를 관둘꺼라고 했다. 그 인터뷰 글이 기억에 남는다. [모르는 영역]은 아버지와 딸의 관계를 드러낸다. 각자 상대방을 대할 때 어느 정도 견뎌내는 감정의 덩어리들이 문장 하나 하나에서 느껴진다. 아버지의 시선으로 구체적으로 그린 것이 의미있다고 본다.

김미월의 [연말특집]은 이 소설집에서 재미있게 읽은 소설이다. 다른 것들은 뭐랄까. 좀 무겁다고 할까. 이 소설의 내용도 결코 가벼운 것은 아니나, 주인공의 상황과 입장을 위트있게 쓰고 있기에 심각하게 받아들여지지는 않았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이번 수상작품집의 수준은 전체적으로 고른 편이다. 백석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김연수의 글도, [전갱이의 맛]에서 다시 한번 여운을 담은 권여선의 글도 저자의 필력들이 고스란이 다가왔다. 작가들의 필력이 어떤 의미인지 확실하게 깨닫게 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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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얼마나 만만해 보였으면
전대진 지음 / 더블유미디어(Wmedia)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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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각하지 마라, 가만히 있는 것이 '결코' 모르거나 착해서가 아니다. 똑같은 사람 되기 싫어서 한번 더 참을 뿐이다.

잘해주면 고마워서 더 잘해야 하는데 어째서 잘해주면 만만하게 생각할까? 그 사람이 원래 그런 사람이라 그런 걸까. 아니면 내가 정말로 만만한 사람인걸까.

3%

'편한 사람'이 되어 주되, '쉬운 사람'은 되지 말자. 대하기 조금 어려울 순 있어도 또 다시 만나보고 싶은 사람이 되자.

4%

내가 먼저 행복해야 한다는 건 이기적인 게 아니라 이타적인 사명이다. 세상을 바꾸는 출발점은 '나'이다.

내가 먼저 나를 사랑하고, 소중히 여기며 내가 내 인생에 방관하지 않고 가치 있는 꿈을 꾸고, 최선을 다하는 모든 행동들이 결국 나와 함께 하는 이들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다.

오해는 누구나 할 수도 있는 건데 그걸 풀려고 노력하는 사람은 나를 진심으로 대한 사람이었고, 단번에 떨어져 나가는 사람은 오해하고 싶어서 오해한 거더라.

11%

세상에 당연한 건 없다. 내 수고를 당연시 여기지마.

33%

남 탓 하지 말고, 지혜로워져라.

잘 해줘봤자 호구된다는 생각가지면 결국 당신 주위에는 아무도 안 남는다.

63%

자기가 힘들면, 남도 힘들단 걸 알아야 하는데..... 자기밖에 모르고, 자기가 제일 힘들고, 피해자라고 여기는 사람들을 보면...... 매사에 자기중심적이더라. 자기가 잘못해놓고도 오히려 남을 원망하더라.

66%

그의 일부분만 보고선 마치 내가 그에 대해 다 아는 것처럼 굴 때가 있죠. "하나를 알면 열을 안다." 라고 하기 전에 제발 '하나'라도 제대로 봤으면 좋겠어요.

74%

사람을 미워하는데 힘을 빼지 말아요. 누군가를 미워하는 마음을 품고 살기엔 당신은 생각보다 훨씬 괜찮은 사람입니다.

지금보다도 더 원하는 멋진 인생을 살고, 그런 사람들을 만날 자격이 있는..... 참 괜찮은 사람이에요. 그러니 누굴 미워하는 마음에 자신을 더 이상 가둬두지 말아요.

85%

전대진, <내가 얼마나 만만해 보였으면> 中

+) 우연히 다른 이의 글에서 이 작가의 이름을 보았다. 몇몇 구절들이 와 닿아서 빌린 책인데, 좀 찾아보니 SNS에서 유명한 작가라고 한다. 어떤 스토리나 에세이는 아니지만, 짤막하게 적은 글들에서 깊은 공감의 구절들을 발견한다. 또한 속 시원하게 말해주는 구절도 보게 되고. 읽는 내내 나를 응원해주는 친구의 문자를 보는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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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아워 1 - 생과 사의 경계, 중증외상센터의 기록 2002-2013 골든아워 1
이국종 지음 / 흐름출판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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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의 스포트라이트는 없는 자들을 비추지 않는다. 그러므로 그 불빛은 외사외과에 닿지 않았다. 외상외과의 중요성에 공감하는 많은 사람들의 노력으로 미미하게나마 예산과 정책들이 만들어졌으나, 과거 수많은 국책사업들이 그러했듯 대부분 허망하게 날아갔다.

만약 내가 외상외과가 아닌 일반적인 임상과를 전공했다면 아마도 세상의 무서움과 한국 사회의 실상을 제대로 목도하지 못했을 것이다. 나는 중증외상센터 설립 과정에서 실제 한국 사회가 운영되어가는 메커니즘을 체득했다.

3%

대한민국의 웬만한 큰 조직은 관료주의와 권위주의로부터 자유롭지 못하고, 의료계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11%

원칙을 지켜야 한다. 하는 데까지 최선을 다해서 옳은 것을 주장하며 굽히지 않는다. 안 될 경우를 걱정할 것 없다. 정 안 되면 다시 배를 타러 나가면 그뿐이다..... 나쁜 보직을 감수할 자세만 되어 있으면 굳이 타협할 필요가 없다. 원칙에서 벗어나게 될 상황에 밀려 해임되면 그만하는 것이 낫다......

12%

밥벌이의 종결은 늘 타인에 의한 것이어야 하고, 그때까지는 버티는 것이 나은 법이며, 나 스스로 판을 정리하려는 노력조차 아까우니 힘을 아끼라는 그의 말이 나는 틀리지 않다고 여겼다.

30%

민주주의 사회에서 정책의 우선순위는 사안의 중요성보다 누가 얼마만큼 관심을 가지고 동의하느냐에 달려 있다. 대한민국에서 '기본'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것이 중증외상 분야뿐인가?

36%

나는 아쉬운 소리를 하는 데 익숙하지 않았다. 내 태도가 내 뜻과 달리 보일 수 있음을 알게 됐으나 고쳐가지 못했다. 다만 그런 내 태도가 진정으로 보건복지부 관료들을 걱정해서인지, 아니면 내 마음 깊은 곳에서 더는 외상을 하고 싶지 않아서 필요한 일들조차 청하지 않는 것인지는 스스로도 알 수 없었다.

77%

- 밥 벌어먹고 살게 되었으면 돈 욕심은 더 내지 마라. 어머니는 의사가 된 내게 자주 말씀하셨다.

나는 어머니에게 물었다. -얼마만큼이면 충분합니까?

-시장기를 스스로 없앨 정도면 된다. 어머니의 답은 어머니처럼 곧았다.

92%

이국종, <골든아워 1> 中

+) 책을 읽는 내내 이국종 의사의 한숨과 체념조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닫힌 조직 구조는 그 어떤 도전도 용납하지 않는다. 새로운 용기나 도전 같은 건 그들에게 도발로 받아들여지는 법이다. 중증외상센터를 만들고 싶어하는 그의 마음은 딱 한 가지 때문이다. '사람을 살리고 싶다는 것'

외국에서는 응급의학과와 중증외상센터가 우리나라에 비해 잘 갖춰져 있다고 그는 말한다. 적어도 긴급한 환자들을 이 병원, 저 병원으로 옮기느라 길에서 몇 시간씩 허비하다가 사람을 죽게 하지는 않는다는 말이다. 그가 바라는 것은 그 최소한의 기본인데, 불행하게도 우리나라는 그것을 해결해주지 못하는 실정이다.

물론 중증외상센터를 만들 때는 엄청난 예산과 수많은 시민들의 협조가 있어야 한다. 결코 쉽지 않은 일이고 쉽게 결정할 수 있는 일도 아니다. 하지만 내 가족의 목숨이 경각에 달린 상황에서 이 병원 저 병원 차로 옮겨 다니다가 길에서 죽는다는 생각을 하면 정말 끔찍하다.

책을 읽는 내내 '협조, 공문, 공식, 책임, 관료, 조직' 등의 단어를 볼 때마다 마음이 무거워졌다. 그 무게감이 어떤 것인지 너무나도 이해하기에 나는 이 책을 읽는 내내 저자의 마음이 들리는 듯 했다. 그는 더이상 기대하지 않는 사람 같았다. 그뿐 아니라 그 곁에 있는 그의 팀원들도 너무 고맙고 감사하며 훌륭한 사람들이다.

저자가 말하는 '원칙'을 나는 너무 이해하는 사람이고, 그 원칙을 지켜가는 사회가 되었으면 하고 바란다.

그의 두번째 책을 읽을 때 내가 깜짝 놀랄만한 기쁜 소식이 있었으면 좋겠다. 응급헬기를 마음껏 띄워서 많은 사람들을 살리고, 그래도 그 헬기소리에 항의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중증외상 분야에 막대한 투자가 이루어지고, 그 분야를 전공하려는 전공의들도 늘어났다, 라는 그런 행복한 내용이 담겨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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