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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게 힘드냐고 니체가 물었다 - 피할 수 없는 내 운명을 사랑하는 법
박찬국 지음 / 21세기북스 / 2018년 12월
평점 :
- 나는 나의 철학조차도 이 병약함에 빚지고 있다. 큰 고통이야말로 정신의 최후의 해방자이다.
나는 그런 고통이 인간을 '개선하는지'에 대해서는 의심을 갖고 있다. 그러나 그것이 우리들을 깊어지게 한다는 사실은 알고 있다.
우리는 그런 위험한 자기 지배의 단련 속에서 다른 사람이 되는 것이다.
32%
- 나는 동맹자를 찾아낼 수도 없을 법한 일에 대해서만 고군분투하고, 나만을 위험에 부딪히게 할 것 같은 일에 대해서만 공격한다. 나 자신을 위험에 직면하게 하지 않는 것 같은 일은 나는 공적으로는 한 번도 공격한 적이 없다. 이것이 올바른 행위라는 것에 대한 나의 기준이다.
39%
물론 니체는 금욕주의자라고 하더라도 별 어려움 없이 자신의 욕망을 금할 수 있는 사람을 비난하지 않습니다. 그러한 사람들은 자신을 통제할 수 있는 강한 힘을 가지고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다만 자신의 욕망을 통제하지도 못하면서 그것을 단죄하고, 충족되지 못한 욕망과 그런 욕망을 제거하지 못하는 자신의 무능력에 대한 죄책감에 시달리는 금욕주의자가 문제라는 것입니다.
41%
흔히 우리는 어떤 독단적인 확신에 사로잡힌 나머지 그것을 위해서는 자신의 목숨까지도 바치려는 사람들을 강한 사람으로 여기곤 합니다. 그러나 니체는 오히려 그러한 사람들을 약한 사람으로 봅니다. 그들은 자신의 힘으로 설 수 있는 능력을 상실했기 때문에 어떤 독단적인 확신에 의지하여 삶의 무게를 지탱하려고 한다는 것입니다.
57%
- 위대한 정열은 확신을 이용하며 확신을 다 사용해버리고 확신에 굴복하지 않는다. - 그것은 자신을 자신의 주인으로 생각한다.
58%
니체는 '그대 자신이 되어라'라고 말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자기를 극복하라'라고 이야기합니다. 언뜻 보기에는 '그대 자신이 되어라'라는 말과 '자기를 극복하라'라는 말이 서로 모순처럼 여겨질 수 있습니다.
전자의 '그대 자신'은 사회가 요구하는 인간형이 아니라 '자신의 성격과 소질 등을 승화시킨 참된 자기'를 가리키는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이에 반해 '자기를 극복하라'라는 말에서의 '자기'는 사회가 요구하는 인간형에 영합하려는 거짓된 자신을 가리킵니다. 즉, 진정한 의미의 자기 자신이 되려면 거짓된 자기를 극복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87%
- 단순히 감정과 사상을 훈련하는 것으로는 아무런 효과도 없다. 가장 먼저 설득시켜야만 하는 것은 바로 신체다. 중요하고 선택된 품행을 엄격하게 견지하는 것, '자신을 되는대로 방치하지' 않는 사람들 사이에서만 살아야 한다는 의무를 지키는 것, 이것들만으로 중요하고 선택된 인물이 되기에 완전히 충분하다.
90%
박찬국, <사는 게 힘드냐고 니체가 물었다> 中
+) 이 책은 '니체'의 생각을 독자에게 쉽게 풀어낸 책이다. 철학과 교수인 저자가 삶에 지친 사람들에게 니체의 사상을 인용해서 위로를 건내준다. 저자는 우리가 살면서 한번쯤 고민하게 되는 몇 가지 주제를 정하고, 그런 문제 앞에서 니체라면 어떤 조언을 했을지 전달해준다.
니체는 파격적인 사상가가 아닐까 싶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시련이나 고통 혹은 종교나 행복 같은 것이 그의 앞에서는 전혀 새로워진다. 이렇게도 생각할 수 있구나 싶을 정도로 파격적이다. 아마 이 책의 저자가 또 그 비슷한 시선으로 이야기를 풀어냈기에 그럴 수도 있겠지만, 그들의 시선이 내게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그간 우리가 조금씩 들어서 알고 있는 니체의 말들을 이 책에서도 엿볼 수 있다. 어려운 철학을 쉽게 풀어낸 책이고, 자기 삶의 몇 가지 고민 앞에서 한 번쯤 읽어보아도 좋을 것 같다. 물론 철학자 혹은 저자와 가치관의 차이는 충분히 있을 수 있지만, 그것때문에 굳이 책을 멀리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읽으면서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이고 비판할 것은 비판하면 된다.
시련 혹은 고통을 대하는 자세, 삶에 대한 판단을 하는 태도, 우리가 몰랐던 행복한 인간의 모습 등에 대한 니체의 말들은 용기를 내라는 충고였고, 조용한 꾸짖음이었으며, 인생을 조금 다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다는 깨달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