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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운 인생, 달달하게 달달하게 - 오늘부터 행복해지는 내려놓기의 기술
우석훈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18년 6월
평점 :
품절
우리는 20대가 되기 위해서 10대를 살았다. 우리 사회는 지금도 10대를 20대가 되기 위한 번데기처럼 만들고 있다.
지금 행복하지 않으면서, 나중에는 마침내 행복할 수 있을까? 행복을 느껴본 적이 없는 사람이 언젠가 있을 행복을 찾아갈 수 있을까? 그렇지 않은 것 같다. 행복도 연습이고 습관이다. 행복을 미루다보면 행복은 오지 않는다. 그리고 50대, 더 이상 미룰 시간도 없다. 지금 행복해야 한다.
27%
아이를 키우면서 성숙해가는 느낌보다는, 때때로 내가 해체되는 중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그런데 그걸 왜 하고 있을까? 안하면 방법이 없다. 진짜로 나는 하루하루 내가 해체되는 것 같았다.
41%
인생의 과업이 없다는 생각이, 대충 살아도 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두 아이들과 함께 하루에 세 끼, 간식 두 번 먹이고 낮잠 한 번이라도 제대로 자려면 입에 단내가 나도록 뛰어야 한다. 일생의 과업이 없다는 말이, 아무 일이나 하고 아무 돈이나 받고, 적당히 부패해도 된다는 말은 아니다. 그래도 가슴 안에 작은 가치 한 조각 정도는 가지고 있어야 한다.
43%
사람들은 실패한 일은 빨리 잊고 내일 일에 집중하라는 이야기를 자주 한다. 하지만 이는 공허한 말이다. 기억에서 아예 지워버리고 싶은 실패라도 집요하게 반복해서 복기하는 게 나중에 도움이 된다.
67%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 " - 스콧 니어링
71%
행복은 복리로 이자가 붙는 정기예금과 완전 반대의 금융상품이다. 지금 바로 꺼내써야 한다. 행복은 연습이고, 훈련과 같다. 그리고 기술이기도 하다. 기술도 자꾸 써봐야 느는 것처럼, 행복도 쓸수록 늘어난다. 행복의 기술은 점점 더 늘어나고, 행복의 크기도 점점 더 커진다.
80%
한국은 교훈이 많은 나라다. 소위 '지적질'이라고 하기도 한다. 적어도 내가 아는 일본 사회는 일본 드라마와 달리 교훈을 주지는 않는 곳이었다. 각자의 삶에 관한 이야기는 하지 않는 게 에티켓일 정도다. 이처럼 일본인이 타인에게 조언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오히려 교훈을 주려는 행위는 큰 결례로 생각하는 것 같기도 하다.
91%
우석훈, <매운 인생 달달하게 달달하게> 中
+) 이 책의 저자는 <88만원 세대>를 썼던 경제학자이다. 그가 50대의 아저씨로 우리 나라에서 살아가는 과정을 담고 있는 에세이집이다. 우리는 내일을 위해 오늘의 행복을 적립하듯 쌓아왔지만 저자는 그것이 우리가 속은 것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행복해지는 것을 두려워하거나, 행복을 내일로 미루거나 해왔지만 행복은 오늘, 지금 이 순간이어야 한다고 언급한다.
50대가 되면서 자기의 삶을 돌아본 저자의 문장들에 순간순간 웃음이 나기도 했다. 적당히 살아왔고 적당히 도망쳤고 적당히 내려놓아야 한다는 그 말들에는 다 저자의 경험들이 묻어 있다. 나이들수록 우리는 더 높은 것을 향해 도전해왔고 그것이 더 큰 즐거움과 행복을 가져다 줄꺼라 믿고 있다. 하지만 저자는 그게 오히려 우리를 불행으로 이끈다고 생각한다.
우리 사회의 정치적, 문화적, 경제적인 상황들에 대해 쓴소리도 해대면서 저자는 꼰대나 개저씨가 되지 않고자 본인이 어떤 생각으로 지내야 하는지 언급한다. 소위 지적질에 대해서도 그 손가락을 접고 적당히 내려놓고 살고 싶다는 마음도 엿보인다.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정치적이고 사회적인 현상들에 대한 언급이 조금씩 있어서 천천히 곱씹으며 읽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유쾌하게 비판하는 문장들이 매력적이었고, 논리적으로 쉽게 쓸 수 있는 필력도 부러운 책이었다. 에세이집이기에 저자의 체험과 생각 위주의 글이나 인문사회 서적처럼 배우고 느낀 게 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