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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감정이 버거운 나에게 - 나를 괴롭히는 감정에서 자유로워지는 심리 수업
안드레아스 크누프 지음, 이덕임 옮김 / 북클라우드 / 2018년 5월
평점 :
품절
감정을 밀쳐버리거나 무조건 발산하는 것 모두 해결책이 될 수 없다. 해법은 다른 곳에 있다. 바로 마음챙김이다. 마음챙김이란 사물을 그대로 바라보고, 판단하거나 변화시키려 하지 않으며 자신을 있는 그대로 열어 두는 것이다. 감정을 마주하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감정을 사랑할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긍정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이러한 수준에 도달하면 감정이 차올랐다 서서히 사라지는 모든 과정을 지켜볼 수 있게 된다.
p.14~15
우리는 행운을 만들어 낼 수 없으며 단지 선물처럼 그러한 순간을 맞이할 뿐이다. 다시 말해 즐거움이나 만족감과 같은 감정을 증폭시키는 환경을 만들 수 있을지언정, 우리에게 행복을 구현할 수 있는 능력은 없다.
p.57
우리는 스스로 감정을 통제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적어도 우리에게 어떤 감정을 느낄지 선택할 수 있는 결정권이 없다는 사실만이라도 인지해야 한다. 이성적인 결정이나 통제 기능을 담당하는 우리의 두뇌 영역은 감정을 책임지는 두뇌 영역에 거의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 감정을 통제하기 위해 애쓰는 것은 어리석은 헛수고일 뿐이다.
p.114
우리가 원하지 않는 감정은 대부분 공포나 슬픔, 절망감이나 무기력함, 수치심, 허무함과 같은 것들이다. 하지만 모든 감정은 궁극적으로 긍정적인 존재다. 좋고 나쁜 감정이란 없다. 모든 감정이 우리의 생존에 도움이 되고 모두 중요한 기능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우리 삶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존재다.
p.160
우리가 바꿀 수 없는 것을 평온하게 반아들이는 지혜와, 그로부터 비롯되는 무력감과 괴로움, 절망을 마주할 준비가 되었을 때 비로소 진정한 평온함은 찾아온다. 상황으로부터 도망치지 않고 두려움을 마주할 수 있는 용기를 통해 비로소 상황을 변화시킬 수 있으며 이러한 상황을 분별할 수 있는 지혜가 있을 때 이 모든 것을 이룰 수 있다.
p. 177
안드레아스 크누프, <내 감정이 버거운 나에게> 中
+) 이 책은 기존에 우리가 만나왔던 '감정'에 대해 다루는 다른 책들과는 좀 다른 관점을 지니고 있다. 그간 우리는 감정을 이렇게 대하지 않았을까. 긍정적인 감정은 오래도록 즐기고 부정적인 감정은 피하려고 하는 것. 나부터도 부정적인 감정이 마음에서 일어날 때마다 재빨리 다른 것에 집중하며 그 감정을 억눌렀다. 하지만 저자는 그래서는 안된다고 단언한다.
왜냐하면 감정을 피하려고 술을 마시거나 영화를 보거나, 명상을 하는 행동들은 그 감정을 해소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내면 깊숙한 곳에 미뤄두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쌓아둔 감정이 어느 순간 폭발하게 되면 우리는 과거의 감정까지 몰아서 아무 상관이 없는 곳에 감정을 표출하게 된다.
저자가 말하는 '마음챙김'과 '알아차림'은 쉽지 않는 일이다. 내게 일어나고 있는 감정이 긍정적인 것이든 부정적인 것이든 그것을 평가하려 하지 말고, 지금 일어나고 있는 감정을 지켜보라는 것이다. 그렇게 지켜보다보면 그 끝에서 사라지는 감정을 보게 된다는 말이다. 일부러 우리가 감정을 없애고자 개입하지 말고 감정과 마주 설 용기를 내라는 것이 저자의 관점이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사실 좀 낯설었다. 내 감정과 마주선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잘 이해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책을 다 읽고 나니 이런 생각이 든다. 내게 어떤 감정이리 일어난다면 그 순간 나는 그것에 객관적으로 거리두기를 해야 한다는 말이지 않을까. 내게서 그 감정이 일어나고 있구나, 하는 것을 바라보라는 말이다. 저자의 말대로 분노나 슬픔, 짜증 등의 감정도 분명 우리 삶에 도움이 되는 감정이기 때문이다. 어떻게든 표출해내는 감정이 우리의 정신을 더 건강하게 해주는게 아닐까.
감정이 일어나는 원인이나 환경 같은 것을 따져가며 감정을 스스로 통제하려고 하지 말라는 저자의 말이 신선했다. 감정을 조절하라는 것이 아니라 받아들이고 지켜보라는 라는 말은 쉽지 않겠지만 한번쯤 시도해볼만 하다. 감정의 변화폭이 큰 사람들이라면 읽어봐도 좋을 것 같다. 저자의 말대로 이 책을 다 읽고 습관처럼 마음챙김을 생각하게 된다면 우리는 좀 더 자기 감정에 솔직하고 용기 있는 사람들이 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