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의 기록 - 버나드 루이스의 생과 중동의 역사
버나드 루이스.분치 엘리스 처칠 지음, 서정민 옮김 / 시공사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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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는 거대한 힘들이 역사를 위조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이 힘들은 아첨하고, 속이고, 특정 집단의 목적을 달성하는 데 골몰한다. 이기적인 동기에 의한 것이 아니더라도 이러한 왜곡은 좋을 게 하나도 없다. 역사는 집단기억collective memory이다. 인체와 비교해서 사회를 생각한다면, 역사의 부재는 사회의 기억상실증이고 왜곡된 역사는 노이로제라고 할 수 있다.
 과거를 직시하려 하지 않는 사람들은 현재를 이해할 수 없다. 또한 미래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것이다. 따라서 역사학자들은 큰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도덕적이고 직업적인 책임감을 바탕으로 과거의 진실을 정확히 찾아내고, 파악한 그대로를 제시하고 설명해야 한다

p.9


버나드 루이스, <100년의 기록> 中




+) 이 책은 중동 사회를 연구하는 학자인 '버나드 루이스'가 약 100년 동안의 자신의 인생과, 자신이 연구해온 업적들, 그리고 중동지역의 역사와 사회 문제에 대해 쓴 책이다. (저자는 1916년생이다) 버나드 루이스는 자신의 어린 시절 이야기부터, 역사학자가 되기까지의 자신의 삶의 과정과 영국인인데 왜 중동의 역사를 연구하는지에 대해 서술한다. 물론 역사를 연구하면서 직면한 학문적 고민과 논쟁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그는 중동 사회의 연구를 위해 다양한 언어를 섭렵하고, 이슬람의 기원과 경전에 대해서도 공부했다. 그러나 그는 역사학자이므로 문명사에 중점을 두고 연구했다. 그는 역사의 동시대적인 흐름 속에서, 서구적인 시선을 배제한 채 중동 고유의 시각으로 그들의 문제를 바라보아야 한다며 자신을 그 안에 위치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그의 연구에 대해 비판하는 사람들도 있다. 저자가 서구 중심적인 연구를 한다는 것이다. 그와 관련하여 저자는 비중동인으로서 중동을 연구함에 있어 자신의 역할에 대해 최선을 다했다고 주장한다. 물론 그의 견해가 전적으로 옳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비중동인으로서 중동에 대한 연구를 시도하고, 중동 내부의 시선으로 연구하고자 노력했다는 점은 인정해야 한다. 중동의 역사에 대해, 그리고 버나드 루이스라는 학자에 대해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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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형 박사의 둔하게 삽시다
이시형 지음, 이영미 그림 / 한국경제신문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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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나는 사람 모두에게 좋은 사람이 되자면 여간 노력해서는 안 된다. 행여 싫어하지나 않을까 계속 상대의 눈치를 봐야 한다. 조금이라도 싫은 기색이 있으면 그만 안달이 난다. 그의 기분을 맞추기 위해 바짝 긴장해야 한다. 전형적인 과민증후군이다. 이런 사람의 해결책은 목적의식을 갖는 일에서 시작된다. 선한 목적을 가지고 인생을 사노라면 줏대 없이 흔들리지 않는다. 목적을 위해 일로 매진만 한다면 남들이 뭐라 하든지 왜 신경이 쓰이겠는가.  


- 즐거운 인생이라고들 말끝마다 떠들지만 즐겁게 산다는 것만큼 힘든 일도 없다. 인간이라는 동물은 태생적으로 즐거움에 상당히 인색하다. 인간의 기본 감정 여섯 개 중에서 단 한 개만이 즐거움과 기쁨에 관한 것이고, 나머지 다섯 개는 모두 부정적인 감정들이다. 따라서 즐거움은 가만히 앉아 있는다고 절로 찾아오는 것이 아니다. 즐거운 공상을 하든 즐거웠던 기억을 떠올리든 아니면 당장 즐거워질 수 있는 일을 찾아 해야 한다. 작은 일이라도 좋다. 작은 즐거움이 생기도록 노력해야 한다

- 결론적으로 화를 내서 득보는 일이 없다. 왜 화날 일이 없겠는가. 하루에도 여러번 일어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좋은 방향으로 생각하도록 노력하자.


- 이렇듯 둔하다는 건 큰 장점일 수도 있다. 작은 일에까지 관여하면 작은 데까지 신경쓰는 소인배가 된다. 긴 인생 여정에서 실패하고 실수 하지 않는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그럴 때에는 좀 둔한 사람이 큰 상처를 받지 않고, 오뚝이처럼 일어날 수 있는 힘을 가진다.



이시형, <둔하게 삽시다> 中



+) 요즘 우리 사회는 화를 내는데 익숙한 사람들로 가득 차 있다. 혹은 자신도 모르게 화를 내며 자신은 물론 타인을 괴롭히는 사람들로 넘쳐 난다. 이런 모습들을 저자는 '과민증후군'이라고 칭하며 스트레스, 우울 등과 연결지어 설명한다. 우리가 과민해진 이유와 그로 인해 발생하는 증상들, 그리고 그것들을 해결해 줄 방향까지 제시하는 책이다.


제목 그대로 조금 '둔하게' 사는 것이 지금의 우리 시대를 현명하게 사는 방법이라고 저자는 언급한다. 세로토닌적인 삶은 둔해야 찾아온다는 말이다. 무엇이든 과잉되어 있는 이 시대에 진정 행복하게 사는 법은 여유를 가지고 좀 느슨하게, 적당히 귀는 막고, 눈은 가리고 살라는 것이다.  

내 안의 소리에 집중해야 마음이 느긋하고 편안해진다. 작은 것들까지 신경쓰지 말고 적당히 넘기며 둔해지라는 저자의 말에 공감한다. 무엇이든 정확하고 빠른 것에 익숙한 사회에서, 우리가 살아갈 방법은 그들에 발맞추기 보다 좀 느려지는 것이다. 좀 둔해지고 느려야 우리가 사는 것이다.


종종 화가 나거나, 혹은 마음의 여유가 없는 사람에게 이 책을 권한다. 그리고 사소한 것까지 신경쓰는 사람들에게도 권한다. 의사인 저자의 조언을 참고하여 좀 둔해지는 연습을 하며 살아보자. 그게 행복해지는 첫 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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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랑해야 하는 이유 - 생텍쥐페리 잠언집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지음, 송혜연 옮김 / 생각속의집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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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을 받으려고만 하면 그 사랑은 오히려 더 가난해진다. 반대로 사랑은 주면 줄수록 더 크게 성장할 수 있다. 그러나 나의 모든 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누군가가 존재해야 한다. 다만 나의 것을 주고도 언제나 잃기만 한다면 그것은 사랑 을 주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을 상실하고 있는 것이다.  


- 중요한 것은 네가 무엇을 향해 가느냐 하는 것이지, 어디에 도착하느냐가 아니다. 인간은 죽음 이외의 그 어떤 곳에도 도착하지 않는다. 

- 사랑을 안다는 것은 책임을 안다는 것이다.


- "넌 네게 익숙해진 것들을 지켜줄 책임이 있어. 넌 장미를 책임져야 해…….”


- 별을 올려다본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해질 수 있다.



생텍쥐페리, <우리가 사랑해야 하는 이유> 中



+) 이 책에는 생텍쥐페리가 많은 작품에서 강조한 '관계의 소중함'에 대해 이야기한다. 저자의 작품들에서 아름다운 문장들만 가려 뽑은 일종의 잠언집이다. <어린왕자>에서 '길들이기'의 의미를 전해주었듯이 이 책에도 아름다운 문장들이 많이 실려 있다. 사람 사이의 관계는 물론 나와 내 주변의 것들과의 관계가 나의 행복을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을 전해준다.


<어린왕자>를 몇 번이나 읽었듯, 이 책을 몇 번이나 곱씹어 읽어도 좋을 것 같아. 잠언집으로 엮였지만 저자의 소설 속 문장들은 우리의 가슴을 울리기에 충분하다.  마음이 답답하거나 사람 사이의 관계에 물음표가 생길 때 이 책을 읽어보길 권한다. 잠언집으로서 충분한 역할을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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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해지지 않는 마음 - 더 강한 나를 만드는 마음 혁명
고코로야 진노스케 지음, 이진원 옮김, 박용철 감수 / 유노북스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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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쉽게 약해지는 사람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나 '하고 싶은 일'을 잘 모르는 사람, 그리고 자신보다 타인을 지나치게 우선하는 사람이다.

 마음이 쉽게 약해지는 사람은 '하고 싶은 일'이나 '진짜 좋아하는 일'을 깨닫고 조금씩 계속 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 '하고 싶은 일'이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과거의 경험이나 현재의 기분, 상황을 토대로 포기한 것 중에서 찾아 보자.

 '이것이 옳다', '꼭 해야 한다'라는 일반적인 상식과 잣대에 너무 구애받지 마라. 자신의 감정을 소중히 하라.

11%


'불안'은 실재하고 있는 그 어떤 것이 아니라 자기 안에만 있는 것입니다. 그것을 자신이 멋대로 만들어 내 신경을 쓰고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실제로 존재하지도 않는 것을 분위기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여러분이 불안해하며 파악하고자 하는 분위기는 자신의 착각이자 망상이라 해도 좋겠지요.

19%


'손해를 봐도 좋아.'

이렇게 생각할 때 의외로 많은 것이 주어질 수도 있습니다. 아니, '주어진다'보다는 '돌아온다', '되돌아온다'라는 표현이 옳을지 모릅니다.

20%


 '안 된다'는 무언가를 두려워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행동하면, 그것을 용인하면, 무언가 무서운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괜찮습니다. 그것은 거짓말입니다. 그것은 단순한 생각에 지나지 않습니다. 무언가 무서운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주입받았을 뿐입니다. 그렇게 배웠기 때문에 그런 일들만 경험해 온 것입니다.

 "나는 ~ 해도 괜찮아."라고 말하세요.

 괜찮습니다.

77%


근심을 한 방에 날려 버리는 말.

"뭐, 어때."

78%



 고코로야 진노스케, <약해지지 않는 마음> 中



+)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약해지지 않는 마음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것이다. 이미 약한 마음을 가진 사람에게도 도움이 되는 책이다. 우리의 약한 마음을 단순히 강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왜 그런 생각을 하는지, 그럴 땐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친절하게 가르쳐주는 책이다. 저자의 조언을 듣고 있노라면 마치 내 안을 들여다보는 착각을 일으킨다. 그런데 그건 나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갖고 있는 마음이지 않을까.


대인 관계에 있어서 우리가 흔히 하는 불안에 대해 정확히 그것은 우리가 일으키는 착각이며 오해일 확률이 많다고 지적한다. 상대방은 그렇게까지 생각하지 않는데, 우리 스스로 "그럴꺼야."라고 착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바로 그런 부분부터 바로 잡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처음부터 저자의 충고를 받아들이기 쉽지는 않다. 이미 굳어버린 생각을 바꾸기란 어려우니까. 하지만 저자의 글을 읽고 있노라면, 나의 약한 마음이 오해와 불안을 일으킨다는 점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이 책 역시 긍정적인 마음이 긍정적인 일들을 불러온다는 점을 언급한다. 역시 좋은 생각은 좋은 일들을 보게 한다.


근심이나 걱정 거리 앞에서 쿨하게 "뭐, 어때?"라고 날려주는 센스도 배울만 하다. 부정적인 용어를 사용해서 말하거나 부정적인 마음을 갖는 것 보다 이왕이면 긍정적인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 좋고 긍정적인 마음을 가는 것이 낫다고 말한다. 이 책을 통해 강한 마음을 기르려고 하기 보다, 약해지지 않는 마음을 만드는 방법을 배우자. 약해지지 않는 마음이 우리를 더 편안하게 만드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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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꿈치 사회 - 경쟁은 어떻게 내면화되는가
강수돌 지음 / 갈라파고스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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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일에 대해 일정한 지향성을 갖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일이 우리에 대해 일정한 지향성을 강제하는 셈이다. 겉으로는 우리가 일에 대한 가치관을 자유로이 선택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우리가 일에 대한 가치관을 강요받는다. 필요에 따라 일하기보다는 거꾸로 일의 필요에 따라 우리가 끌려다니며 일한다.
10%

팔꿈치 사회, 옆 사람을 팔꿈치로 치며 앞만 보고 달려야 하는 치열한 경쟁 사회를 일컫는다. 자본주의 경쟁사회를 이렇게 실감나게 표현할 수 있을까?
15%

진리를 위한 경쟁이 아닌 타자를 누르기 위한 생존 경쟁, 즉 세계시장을 둘러싼 상품경쟁은 어떤 상품이 승리하는가와 무관하게 자본주의 세계체제의 지배를 존속시키는 조건이 된다. 내가 시장경쟁에 참여하는 순간, 그 승패와 무관하게 경쟁의 희생자가 된다. 나아가 그것을 넘어 (우리 모두를 지배하는) 자본의 지배력을 강화시켜주게 된다. 바로 이 점을 명확히 인식하는 것이 자본주의의 경쟁의 본질을 꿰뚫어보는 것이다.
17%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 '두려움'으로 인하여 서로 살벌하게 경쟁하는 것만이 유일한 삶의 전략이라 믿고 따른다는 점이다. 서로가 서로에게 경쟁자로 행위하고 또 그러한 경쟁을 당연시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지배적 시스템에 '모두' 지배당하게 되는 근본원리다. 결국 경쟁은 지배와 동전의 양면이다.
51%

"현대 의학이 인간으로부터 죽음을 탈취해갔다."
-이반 일리치
83%


강수돌, <팔꿈치 사회> 中


+) 이 책은 '경쟁'의 의미에 대해 다각도로 분석한다. 경쟁의 이면을 들여다보며 한국 사회에 팽배한 경쟁의식을 들춰내고, 그로 인해 괴로움을 겪는 한국인들의 면모를 보여준다. 저자의 언급대로 현재 한국사회는 그 어떤 분야에서도 경쟁이 지속되고 있으며, 팔꿈치 사회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인다.

경쟁으로 인한 일 중독은 물론 1인자 중심의 사회가 되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자본주의의 맥락 속에서 경쟁 의식을 살피며 경쟁이 지배의 다른 모습으로 존재함을 증명한다. 그리고 그것의 해결책으로 '소통과 연대'를 주장한다. 소통과 연대통해 ‘함께' 이 경쟁 시스템을 허물기 위해 노력하자고 제안한다. 

사실 나는 좀 새로운 해결책이 있었으면 했는데, 처음에는 해결안으로 제시한 키워드가 너무 뻔한게 아닌가 실망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곰곰히 생각해보면 언제나 모든 문제의 해결책은 가장 기본적이고 근원적인 것에 있다는 생각을 했다. 경쟁은 '나'를 강조하는 이기심으로 더 커진다고 생각한다. 고로 나가 아닌 '우리'를 생각하는 소통과 연대가 근원적인 해결책이 맞다.

팔꿈치 사회의 전형이 우리 나라라는 것이 조금 부끄러웠지만, 그만큼 솔직하게 저자가 우리나라의 현세대를 지적하기 때문에 읽을만한 책이다. 반성과 성찰을 불러 일으킨다고나 할까. 무엇보다 경쟁으로 피폐패져가는 학생들에게 지금의 사회가 얼마나 부족한 사회인지 알려줄 수 있는 책이다. 그리고 앞으로 우리가 그런 사회를 어떻게 바꿔가야 할지 제시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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