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레미, 오늘도 무사히 사계절 1318 문고 86
자비에 로랑 쁘띠 지음, 김주열 옮김 / 사계절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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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에는 '군인' 혹은 '군대' 생활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한 '제레미'가 등장한다. 백수로 동생과 음악을 연주하며 시간을 보내던 그가, 처음으로 선택한 직업이 바로 '군인'이다. 물론 처음에 그는 군대에 가서 단순히 다리 놓는 작업을 맡는다고만 믿었다. 하지만 그가 군대에 가서 훈련을 받으면서 그는 남들과 달리 탁월한 기질을 발휘했고, 결국 수색대로서 누군가를 향해 총을 겨누어야 하는 입장이 되었다.  

 

그 과정에서 제레미와 가족 간의 갈등이 잘 드러난다. 어떤 일이라도 하길 원하는 아버지 때문에 군인이 되었지만, 결국 그 선택으로 아버지와 다시한번 갈등을 일으킨다. 사실 그의 아버지는 군인의 삶이 어떤 것인지, 아니 정확히 말해 전쟁의 한가운데에서 사람을 죽여야 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알고 있는 사람이었다.

 

제레미는 아무렇지 않은 듯 행동했지만, 그의 동생에게만은 사실대로 고했다. 두렵고 공포스럽다고. 사람을 죽여야 한다는 것이 그에게 굉장한 고통으로 다가온 것이다. 사실 이 소설에서 전쟁은 어떤 것인지, 그가 있는 장소는 어디인지 드러나지 않는다. 그것은 곧 전쟁을 일반화하여 그 어떤 전쟁에서든 사람을 향해 총을 겨누는 것이 얼마나 포악스러운 것인지 드러낸다고 볼 수 있다.

 

결국 제레미의 선택은 무엇인가. 자유이다. 더이상 누군가를 죽이지 않고 자기 마음대로 살 수 있는 길을 선택한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조직 문화와, 전쟁, 그리고 사람의 선택할 수 있는 권리와 자유에 대해 생각할 수 있다. 쉽게 쓰여졌기에 청소년들이 읽기에 부담이 없다. 그리고 청소년들로 하여금 전쟁,에 대해 한번쯤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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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처럼 행복하라 아이처럼 행복하라
알렉스 김 지음 / 공감의기쁨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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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태어난 순간부터 날마다 새로운 세상을 만납니다. 아이들에게 내가 새로운 세상인 것처럼 나에게도 아이들은 새로운 세상입니다. 호기심은 가장 순수한 마음입니다.

p.29

 

세상을 살면서 가장 어려운 숙제는 인간관계입니다. 아무리 높은 자리에 오르고 돈이 많아도 사람은 사람에게 상처를 받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상처가 치유되는 것 또한 사람 때문입니다. 인간관계라는 숙제는 죽을 때까지 풀리지 않을지 모릅니다.

p.37

 

"아이들은 영혼이 맑아서 어른들이 볼 수 없는 신을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의 기도는 이루어집니다."

p.58

 

식어버린 커피에 뜨거운 물을 붓는다고 뜨겁던 커피 맛이 되살아나지는 않습니다. 묽고 미지근해질 뿐입니다.

식은 커피를 따라 버리고 뜨거운 커피를 넣어야 하는 것처럼 여행도 자기를 내려놓고 일상을 포기해야 떠날 수 있습니다.

그래야 여행을 통해 우리의 삶이 더 뜨거워질 수 있습니다.

p.158

 

 

알렉스 김, <아이처럼 행복하라> 中

 

 

+) 이 책은 아이들의 순수한 눈망울을 담고 있다. 저자가 티베트, 네팔, 파키스탄의 3000미터 하늘마을에 사는 사람들을 만나며, 또 그 밖의 여러 지역을 여행하며 찍은 수많은 아이들의 모습은 행복하다. 순수하고 맑은 그들의 미소와 그들의 눈빛을 통해 저자는 삶의 자세를 배운다.

 

여행 에세이인 이 책에 실린 사진을 보면서 나는 사진 속 사람들의 모습과 저자의 모습이 닮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때로 우리는 우리가 보고 싶은 것만 보는 경향이 있는데, 이 책을 지은 저자는 그런 면에서 참 행복한 사람이 아닐까. 아이들의 미소를 보며 찌들었던 현실의 삶에 잠깐이나마 휴식을 선물하고 싶다면 이 책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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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안의 우주 - 인간 삶의 깊은 곳에 관여하는 물리학의 모든 것
닐 투록 지음, 이강환 옮김 / 시공사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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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18세기에 스코틀랜드의 철할자 데이비드 흄은 이런 멋진 글을 썼다.

"자연은 이렇게 말한다. 과학에 대한 열정을 마음껏 충족시켜라. 하지만 당신의 과학을 인간의 행동과 사회에 직접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인간적으로 만들어라."

p.23

 

과학과 사회를 연결시키는 것은 시장에 나올 다음 기술을 개발하는 것보다 더 심오한 목적을 가진다. 이것은 우리가 만들고 싶어하는 사회에 대한 것이다. 긍정적이고 자신감 있고 목표가 있는 사회 말이다. 과학자들은 자신들이 왜 과학을 하는지 알아야 하고, 사회는 왜 과학자들을 지원해야 하는지 알아야 한다.

p.67

 

우리의 지식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의심하고 불확정성과 함께 살아가는 것이 지극히 중요한 것이다.

지금과 같은 단기적인 지식의 세상에서 지적인 겸손과 불확정성에 대한 솔직함은 갖추기 쉬운 덕목이 아니다. 그럼에도 나는 과학자들이 노력한다면 좀 더 신뢰를 얻고 사회는 과학에게 조금 덜 소외된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p.302

 

 

닐 투록, <우리 안의 우주> 中

 

 

+) 이 책은 우리가 상상해온 우주 혹은 상상하지 못한 우주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뉴턴, 패러데이, 플랑크, 디랙, 아인슈타인, 파인만 등으로 이어지는 고전물리학부터 현대물리학까지 중요한 이론들과 과학자들의 역할을 확장적으로 다루고 있다. 물리학의 새로운 발견과 그로 인한 발전이 세상을 어떻게 바꾸어왔는지를 밝힌다.

 

또한 작가 자신의 경험과 물리학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중첩시켜 우리로 하여금 물리학의 이론과 경험 둘 다의 이야기를 떠올리게끔 만든다. 후반에 등장하는  아프리카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던 작가의 경험은 자연스레 피타고라스학파, 흄, 다빈치, 갈릴레오에 이르는 수학의 발달과 연관되며 진행된다. 작가는 자신의 경험과 많은 과학적 이론들을 연결시켜 글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진행시킨다.

 

이 책은 읽기에 쉽지는 않다. 많은 과학자들이 등장하고 그들이 만들거나 발견한 이론들에 대해 이야기되고 있기 때문에 집중하지 않으면 금세 맥락을 놓친다. 하지만 결국 저자는 과학과 사회의 연관성을 강조하며 과학의 사회에 대한 태도와, 사회의 과학에 대한 자세에 대해 강조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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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선택 - 엄마가 들려주는 인생 행복 주술서
이영혜 지음 / 아름다운사람들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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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불쌍한 아이에요." 

"뭐가?"

"제가 행복하게 해주고 싶어요."

"네가 불행해지는 건 아니고?"

"엄마는 늘 그런 식이에요."

"그렇지, 젊음이란 내가 모든 걸 할 수 있다고 생각할 권리가 있지."

p.9

 

젊은 시절 엄마는 내가 꿈꾸고 노력해서 당당히 내 행복을 쟁취했다고 생각했는데 너희를 낳고 사랑하고 세월을 지내다 보니 내가 누리는 어떠한 작은 행복도 누군가의 도움없이 되는게 하나도 없다는 것을 깨닫게 돼.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누군가를 진정으로 지킨다는 것은 제 몸에 맞는 크기와 방법이 있는 것 같아. 그건 보통의 잣대나 평균이 있는 게 아닌 것 같아.

p.81

 

나는 네가 데려온 아이를 '불쌍한 아이에요.'라고 내게 말했을 때 너희 둘 중 어느 누구도 행복하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아들, 사랑은 동정이 아니란다. 사람은 자기 존재감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 거야. 동정하는 그 사랑은 결국, 너와 그 사람조차 파괴하고 말 거야.

p.118

 

인생의 반고개를 넘을 때 즈음에는 알았다. 그 쳐다보기도 싫던 징글맞은 누군가의 희생이 없이 오늘의 나는 없었다는 것을...... 내 어미가 그랬고, 내 할미가 그랬고, 또 누군가의 어미들이 그랬을 것이다.

어느 누군가의 사소한, 또는 거대한 희생들이 모여 오늘의 내가 있다. 세상에 그냥 사라지는 희생은 없다. 모든 희생은 가치 있는 무언가로 새로 태어나고 앞으로 나아간다.

p.285

 

 

이영혜, <엄마의 선택> 中

 

 

+) 인생을 힘들고 어렵게 살아온 한 여자가 있다. 친엄마는 자살하고 새엄마와 아빠 사이에서 지내며, 가난했기에 학업을 제대로 마치지 못한 한 여자가 있다. 그 여자는 어린 나이에 미용 기술을 배웠고, 젊은 나이에 결혼했으며, 행복한 듯 하다가 남편의 바람을 감당하느라 상처받고 또 상처받았다. 그럴수록 여자의 버팀목이 되어준 건 그녀의 아들들이었다.

 

그 중 한 아들이 결혼하고 싶다는 여자를 데려왔다. 엄마는 그 여자의 음울함이 마음에 들지 않아 반대를 하게 되고, 아들은 그런 엄마에게 상처받아 집을 나간다. 그리고 엄마는 자신의 일생을 담은 편지를 아들에게 계속 보내게 된다. 이 책은 그 편지에 담긴 엄마의 일생을 그려낸다.

 

세상에 가족을 위해 희생하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 희생의 가치를 논하기는 쉽지 않다. 또 그 희생에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도 옳지 않다. 하지만 세상의 모든 엄마들이 그들의 가족을 위해 행하는 희생은 분명 숭고하고 의미 있는 일이다. 이 책은 아들에게 편지를 쓰는 엄마의 목소리로 진행이 되는데, 나는 딸의 입장에서 이 책을 읽으며 참 공감가는 부분이 많았다.

 

내가 언젠가 바로 그 '엄마'의 입장이 되었을 때 이 책을 다시 읽고 싶을 것 같다. 이 책을 통해 세상의 모든 엄마들의 희생이 결코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삶을 만들어내는 것이라는 걸 다시 확인하고 싶을 것 같다. 여자들에게, 그리고 아들과 딸들에게 이 책을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사랑에 대한 생각과, 엄마에 대한 생각이 바뀌게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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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픽처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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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와서 가장 참기 힘든 게 뭔지 아나? 언젠가 죽는다는 걸 생각하지 않고 살았다는 거야. 변화를 모색하거나 새로운 기회를 찾아 나서거나 다른 생을 꿈꿀 수 없는 순간이 찾아오리란 걸 알면서도 나와는 전혀 관련 없는 일인 양 살아왔다는 거야. 이제는 더 이상 환상조차 품을 수 없게 됐어. 인생이라는 도로에서 완전히 비껴난 것이지."

p.60

 

아내는 침묵을 무기로 쓰는 법을 잘 알고 있었다. 나에게 최대한의 고통을 주는 무기, 최대한 죄책감에 불을 붙이는 부싯돌.

p.132

 

"내 말 잘 들어. 친구. 인생은 지금 이대로가 전부야. 자네가 현재의 처지를 싫어하면, 결국 모든 걸 잃게 돼. 내가 장담하는데 자네가 지금 가진 걸 모두 잃게 된다면 아마도 필사적으로 되찾고 싶을 거야. 세상일이란 게 늘 그러니까."

p.155

 

"자기 자신을 용서하세요. 자기 자신을 용서한다는 마음을 품는 순간 모든 일이 더 쉬워져요."

그럴 수만 있다면. 그럴 수만 있다면.

p.265

 

 

더글라스 케네디, <빅픽처> 中

 

 

+) 한 편의 영화를 보듯 흥미롭고 재미있게 읽은 책이다. 실제로 가능할까, 싶지만 변호사인 주인공의 치밀한 계획하에 모든 일이 진행되기 때문에 그리 신뢰성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스토리의 큰 틀은 간단하다. 주인공의 아내가 사진작가 지망생과 바람을 피우고, 남편이 그와 다툼을 벌이다가 그를 죽이게 된다. 그 뒤로 주인공은 새로운 사람으로 둔갑하여 새로운 삶을 살게 되는 이야기이다.

 

물론 그 중간에 여러가지 우여곡절을 겪고, 주인공의 그 '새로운 일생'이 한 두번 바뀌게 되는 장면이 있다. 즉, 마지막에 주인공은 자신이 누구인가 되집어 보게 되는데, 이 소설은 그런 장면들을 상당히 구체적으로 세밀한 상황 설정을 통해 드러낸다. 작가는 자신의 인생이 아닌 남의 인생을 살게 되는 주인공의 모습을 통해 말 한 마디의 실수도 해서는 안되는 위험한 삶의 상황을 제시한다.

 

나라도 충분히 시도해보았을 법한 주인공의 삶을 통해, 거짓을 덮기 위해 또 거짓을 만들어내려면 얼마나 위험하고 쫓기는 삶을 살아야 하는지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영화처럼 재미있는 소설을 읽고 싶다면 이 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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