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이 드립니다 - 더 이상 꿈꾸지 않는 이 땅의 청춘들을 위한 포토 에세이
문재인 지음 / 리더스북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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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내일을 알 수 없습니다. 희망이라는 말은 내일을 알 수 없기 때문에 생겨난 말인지도 모릅니다. 오늘 포기하지 않으면 내일은 달라집니다. 분명한 것은 열정과 노력을 배신하는 내일은 없다는 것입니다. 당신에게도 봄은 옵니다.

p.27

 

어려울수록 원칙으로 돌아가라.

p.79

 

행복은 자신의 인생에 감사하는 것이고

불행은 남의 인생을 흉내내는 것이다.

p.113 

 

원칙의 기준은 무엇입니까?

어떤 기준으로 원칙을 지켰다고 판단하십니까?

 

양심입니다.

내 양심에게 부끄럽지 않다면,

원칙의 길을 걷고 있다는 뜻입니다.

p.127

 

손해를 입을 땐 너무 상심하지 말고 이렇게 생각해보십시오. 아, 이번에는 내가 술래구나! 그리고 때를 기다리십시오. 늘 술래만 하란 법은 없으니까요.

p.162

 

 

문재인, <문재인이 드립니다> 中

 

 

+)  이 책은 정치인이 아닌, 인생 선배로서의 문재인이 암울한 현실 앞에 좌절하고 있는 청춘들에게 보내는 위로와 희망의 포토에세이이다. 문재인은 이 책을 통해 어려운 현실을 겪어온 인생의 선배로서 자신이 깨달은 것들을 현재의 청춘들에게 조언해주고 있다. 정치색을 떠나 이 책을 자기계발서적으로 받아들여도 괜찮다.

 

그가 쓴 글 중에 어려울수록 원칙으로 돌아가라,라는 말은 언제 어떤 상황에서든 참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힘든 시기일수록 당황하고 좌절하기 때문에 생각의 혼란을 겪는다. 하지만 그런 순간일수록 원칙과 기본에 충실하면 어둠의 통로를 벗어날 수 있는 희망의 빛이 보이리라 생각된다.

 

저자는 다산 정약용 선생을 존경한다고 언급했는데, 나 역시 마찬가지다.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은 위대한 한 사람이 아니라, 얽매이지 않는 정신'이라는 말이 가슴에 와 닿는다. 어떤 거대한 혁명이나 변화보다, 천천히 조금씩 스스로를 변화시키고 작은 것에 관심을 갖는 태도가 세상을 변화시킨다고 믿는다.

 

이 책은 좌절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열정으로 들끓지만 마음대로 그 열정을 펼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성실과 인내, 기본과 원칙을 전해주며 작은 위로가 되어주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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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펼쳐보지 않는 책
김미월 지음 / 창비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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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자가 말이 많은 게 아니었다. 강자가 말이 많았다. 정확히는, 강자에게 선택권이 있었다. 강자가 말을 하면 약자는 듣고 강자가 침묵하면 약자는 눈치를 살피며 무슨 말이든 해야 했다.

p.21

 

진수는 더이상 꿈을 꾸지 않았다. 어릴 때 그는 자신이 세상의 중심인 줄 알았다. 꿈꾸는 것은 모두 이루어지리라 믿었다. 하지만 그건 착각이었다. 꿈은 꾸는 동안에만 아름다웠다. 그는 세상의 주변이었다.

p.25  -[아무도 펼쳐보지 않는 책] 

 

영어선생은 시란 반드시 이해되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이해되지 않아도 전달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족하다는 것이었다. 선생의 이야기 또한 선뜻 이해되지 않기는 마찬가지였으나 최소한 전달은 되었다. 이해도 안되고 전달도 안되고 그래서 차라리 다행인 문예부 선생의 말과는 차원이 달랐으니까.

p.47  -[29200분의 1]

 

스스로 판단하기에 자신은 숱한 사소한 죄들을 저지르면서 그래도 큰 죄는 짓지 않는다고 안도하며 사는 평범한 소시민일 뿐이었다. 어쩌면 그게 더 무서운 것일지도 몰랐다. 일개 바늘도둑이라 해도 그가 이제껏 훔친 모든 바늘의 값을 환산하면 소값 못지 않을 터이므로.

p.171  -[정전의 시간]

 

 

김미월, <아무도 펼쳐보지 않는 책> 中

 

 

+) 이 소설집에 실린 단편 소설들은 흥미로운 이야기가 많다. 읽을수록 재미있는 스토리와 소재들로 가득하다. 동명이인의 등단인데 자신으로 오해받은 출판사 직원의 모습[아무도 펼쳐보지 않는 책]과 중국어 강사가 만난 중국인 불법 체류자들의 모습[중국어 강사], 한밤중이면 아랫층에서 들리는 발자국 소리가 궁금한 주인공의 모습[안부를 묻다], 아내와 휴가를 호텔로 떠나는 남자의 모습[프라자 호텔] 등이 그것이다.

 

나는 소설들을 읽으면서 이 단편들이 대부분 장편으로 쓰여졌다면 어땠을까 생각했다. 이번 김미월 작가의 단편소설들은 대부분 결말이 아쉬웠다. 뭔가 이야기가 더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랄까. 제대로 완성된 마무리는 한 두편에 불과하다고 해야할까. 이 작가의 문장력은 뛰어난 편이다. 문장들이 흡입력있고 자연스럽다. 그런 문장력으로 흥미로운 소재들을 끌어모아 글을 쓰기 때문에 재미있는 작품이 많다.

 

그런데 아쉬운 건 늘 결말이다. 뭔가 인위적인 것 같기도 하고, 작위적인 것 같기도 하다. 자연스러운 흐름이 늘 결말에서 출구를 찾지 못해 헤매는 면모를 드러낸다. 김미월 작가의 이런 모습이 보완된다면 지금보다 훨씬 뛰어난 소설을 창작해 내리라고 믿는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작가에 대한 기대감이 더 높아졌다. 어쩐지 조만간 완벽한 그녀의 소설이 등장할 것만 같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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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는 아니지만 - 구병모 소설
구병모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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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누구나 일생 한가운데 분기점을 찍는 결정적이고 낭만적인 순간을 만나거나 수차례의 치명적인 고비에 이르러서쯤은 시인이 된다는, 전형적이지만 서정적이기도 한 믿음을 갖고 있었기에 시인은 주인의 말이 이해되지 않았다.

p.17 -[마치..... 같은 이야기]

 

 그러니까 내 말은 ........... 협조하지 않는 사람은 어느 정도 권리를 양보할 수 밖에 없다는 거야.

p.103 -[고의는 아니지만]

 

잘려 나가도 아픔을 느끼지 못하는 머리카락, 손톱, 온몸의 털끝 하나하나. 사람의 세포 하나하나는 수만의 정보와 감정을 간직하고 있어요. 심장이나 두뇌를 꿰맨다고 해서 사람의 온몸에서 솟아나는 감정을 완전히 막을 수는 없는 이유지요.

p.489 -[재봉틀 여인]

 

 

구병모, <고의는 아니지만> 中

 

 

+) 이 책은 아이러니하게도 현실 속에서 경험할 수 있는 환상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마치 ..... 같은 이야기]는 비유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체제의 이야기이다. 소재를 비유 사용 금지로 두었지만, 사실 독재의 시발점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타자의 탄생]은 술에 취했다가 정신이 드니 자기 몸이 도로 한가운데 철근 콘크리트와 함께 굳어버린 남자의 이야기이다. 현실 속에서 있을 것만같은 상상의 이야기이다.

 

중요한 건 작가가 이 책에서 풀어내는 환상성은 단순히 재미나 오락의 측면이 아니라는 점이다. 작가는 인간의 평범한 일상을 다루면서, 그 안에 잠재되어 있는 사람들의 분노와 폭력성, 무관심, 잔혹함 등등을 끌어내고 있다. 절망에 빠진 사람들을 뜯어먹는 [조장기], 잠을 자지 않고 울고 있는 아이를 세탁기와 전자레인지에 돌려버리는 엄마가 등장하는 [어떤 자장가]는 우리의 숨겨진 이면을 들춰낸다.

 

하루하루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 이면에, 삶을 살아내는, 살 수밖에 없는 사람들의 모습을 포착하고 있다. 구병모의 이전 소설들 <아가미>, <위저드 베이커리>에서도 드러나듯 작가에게 환상성은 흥미를 초월한, 그러니까 작가만의 사상을 드러내는 표현 능력의 하나라고 볼 수 있다. 현실과 환상을 잘 접목하고 있기에 현실 언저리에서 맴돌고 있는 환상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슬프지만 현실에 있을 법한 이야기, 잔인하지만 인물의 행동에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 등을 읽고 싶다면 이 책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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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한 걸음은 혼자서 가야 한다 - 정진홍의 900킬로미터
정진홍 지음 / 문학동네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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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무거운 짐을 지고 먼 길을 떠나는 것과 같다”고.

p.24

 

사람에겐 저마다의 나침반이 있다. 하지만 그 나침반이 거의 작동하지 않을 때가 있다. 내 안에 나쁜 자석이 너무 많아 교란이 일어난 탓이다. 내 안의 나쁜 자석이란 곧 내 안의 오만, 교만, 불평, 불만 그리고 괜한 서두름과 거들먹거리는 게으름 같은 것들이다. 그러니 세상의 온갖 잡동사니를 내 안으로 끌어들여 교란을 일으키는 내 안의 나쁜 자석들을 미련 없이 버려야 한다. 그래야 내 마음의 나침반도 제대로 돌아가고 내 안의 방향감각도 오롯하게 살아난다. 삶의 기로에서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를 때는 먼저 나쁜 자석들을 치우라.

p.84

 

무엇이 가장 아픈가? 무엇이 가장 고통스러운가? 또 무엇이 가장 스스로를 고뇌하고 번민하게 만드는가? 도대체 무엇이?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것은 다름 아닌 자기 자신 때문이었다. 스스로의 자책이 가장 아팠다.

p.93

 

어느 순간 웃음은 부정적인 것들을 긍정적인 것들로 뒤바꿔놓는다. 더불어 웃음은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서도 최선의 결정을 하게 이끈다. 그러니 아무리 힘들고 고달파도 웃을 수 없는 이유를 찾지 말고 웃을 수 있는 이유를 찾으라. 결국 웃음은 인생 역전을 가능하게 만드는 비장의 무기다.

p.118

 

쏟아질수록 그 빗속으로 걸어가라.

전진하면 어느 새 먹구름은 내 뒤로 사라져간다. 정말이지 변화는 기다림이 아니라 행동이다.

p.174~175

 

분노는 총구가 자신을 향해 있는 총과 같다. 그래서 분노의 방아쇠가 당겨지면 자기 영혼의 화약고가 터져버린다. 결국 분노는 자신을 쏘는 일이다. 다툼은 칼날을 쥐고 싸우는 것과 다름 없다. 결국 서로 피를 보게 된다. 그러니 쥐고 있는 칼날을 버리듯 다툼을 내려놔야 한다.

p.269

 

 

정진홍, <마지막 한 걸음은 혼자서 가야 한다> 中

 

 

+) 이 책은 산티아고 순례길을 혼자서 걷고 돌아온 정진홍의 글이다. 단순한 순례기가 아니라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된다. 저자는 길을 걸으면서 자신이 살아온 과거도 돌아보고, 자신의 어머니와 아내, 그리고 딸을 생각한다. 가끔 이유없이 울음이 복받쳐 울기도 하는데, 그건 말그대로 있는대로의 울음을 다해 우는 것이다.

 

우는 건 힘들어서가 아니라고 했다. 그저 가슴 속 깊이 복받쳐 올라오는 그 무엇인가에 자신이 울컥해서 쏟아지는 눈물이라고 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마치 내가 순례길을 걷고 있는 것처럼 마음이 울렁거렸다. 그리고 나 또한 지금 주어진 이 자리에서 벗어나 새로운 곳을 향해 떠나야 하지 않을까 고민하게 되었다.

 

저자의 말대로 변화는 기다림이 아니라 행동이다. 우리는 가끔 스스로에게 변화의 기회를 주어야 한다. 변화를 가로막는 것은 장애물이 아니라, 장애물을 규정하는 우리 자신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첫번째 변화는, 그 언제든 마음이 내킬 때 무작정 걸어보라는 것이다.

 

한 시간이고 두 시간이고 그렇게 걷다보면 때로는 아무 생각 없이, 또 때로는 수많은 생각들과 함께 그렇게 걸을 수 있을테니. 이 책은 바로 그 시작점이 되어 준다. 우리에게 변화를 시도하게 될 용기를 주는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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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는 왜 실패하는가 - 2024 노벨경제학상 수상작가
대런 애쓰모글루 외 지음, 최완규 옮김, 장경덕 감수 / 시공사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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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쓰모글루와 로빈슨의 주장은 명료하다. 모두를 끌어안는 포용적인 정치, 경제 제도가 발전과 번영을 불러오고 지배계층만을 위한 수탈적이고 착취적인 제도는 절제와 빈곤을 낳는다는 것이다. 포용적인 제도는 소수의 엘리트에게만 기회를 주는 것이 아니다. 누구나 재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고 유인을 제공한다. 국가 실패의 뿌리에는 이런 유인을 말살하는 수탈적 제도가 있다. 이 책의 결론은 이처럼 간명하다.

p.6

 

제도는 일상 생활과 인센티브에 영향을 미치므로 국가의 영고성쇠 역시 결정한다. 사회의 어느 한구석 개인의 재능이 중요하지 않은 곳이 없으나 그런 재능이 긍정적인 힘으로 발전하려면 그럴만한 제도적 틀이 마련되어 있어야 한다.

p.75

 

 

대런 애쓰모글루, 제임스 A 로빈슨,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 中

 

 

+) 이 두꺼운 책을 처음 받았을 땐 과연 재미있을까 의문이 들었다. 그런데 막상 책을 펼쳐보자 생각보다 쉽게 쓰여져서 흥미를 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옮긴이의 설명처럼 저자들은 포용적인 정치, 제도를 확대하여 더 많은 사람들에게 기회를 주고 추락한 경제를 끌어올리고 공평한 사회를 만들어보자고 주장한다.

 

이 책은 그들이 주장하는 바를 증명하기 위해 가난과 부정부패 등으로 실패한 많은 국가들을 다루고 있다. 때로는 역사적으로, 때로는 부분적으로 다루고 있지만 그들의 설명은 객관적이고 착실하다. 저자들의 주장대로 국가의 성패를 가르는 결정적 요인이 지리적, 역사적, 인종적 조건이 아니라 바로 ‘제도’라면 우리는 제도에 집중해야 한다.

 

제도를 세분화시킨다고 해도 어차피 그것은 다 연결이 되어 있다는 셈이다. 정치 사회제도의 구조적 문제점이 경제 제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실패하는 국가가 생기고, 고통을 겪는 국민들이 생긴다는 것이다. 이 책의 맨 앞에는 책의 각 part별 소주제를 드러내는 사진이 실려 있다. 그 사진들을 보면서 이 책의 내용을 짐작할 수 있다. 그만큼 진정성이 있다는 점이다.

 

이 책을 읽어본다면 우리는 사회 제도의 문제가 한 사회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꽤 많은 분량이므로 시간적 여유와 인내가 필요하기도 하다. 그러나 앞서 말했듯이 읽는데 어려움이 있진 않다. 쉽게, 일관된 어조로 친절하게 설명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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