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딩부자들 - 평범한 그들은 어떻게 빌딩부자가 되었나
성선화 지음 / 다산북스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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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이 책이 출판되었을 때 나는 제목에 관심이 끌렸다. 그래, 서울에 살면서 한번쯤은 저 높은 빌딩들의 주인은 대체 누구일까 생각해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저자는 바로 그 호기심에 이끌려 빌딩부자들을 만나 인터뷰하고 그들이 어떻게 빌딩부자가 되었으며 현재 어떤 가치관을 갖고 살고 있는지 보여준다.

 

나 역시 그들이 자수성가형보다 부모의 재산이 뒷받침 되었을꺼라 생각했는데, 막상 읽어보면 자수성가형 인물들이 더 많았다. 사실 이 책은 어느 정도 소자본이 있으면서 빌딩, 즉 수익형 부동산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 읽으면 흥미롭다. 투자 자본이 없는 사람들은 일단 그 자본금부터 모아야 한다.

 

빌딩부자들의 공통점은 무엇보다 용기, 결단력이라고 생각된다. 생각해보라. 억,억, 하는 그런 돈을 투자하고 빌리고 또 투자하고. 그렇게 지낸다는 것이 쉬운 일은 전혀 아니기 때문이다. 빌딩부자들이란 책에서 실질적인 노하우를 바랬다면 조금 실망할 수 있겠다. 하지만 빌딩부자들의 경험담과 투자의 기본기를 엿볼 수 있어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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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어록청상 푸르메 어록
정민 지음 / 푸르메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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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이른바 '나'라는 것은 그 성질이 달아나기를 잘하고, 들고 나는 것이 일정치가 않다. 비록 가까이에 꼭 붙어 있어서 마치 서로 등지지 못할 것 같지만, 잠깐만 살피지 않으면 가지 못하는 곳이 없다. 이록으로 꼬이면 가버리고, 위협과 재앙으로 으르면 가버린다. 구슬프고 고운 소리를 들으면 떠나가고, 푸른 눈썹과 흰 이의 요염한 여인을 보면 떠나간다. 한번 가기만 하면 돌아올 줄 모르고, 붙들어도 끌고 올 수가 없다. 그래서 천하에 잃기 쉬운 것에 '나'만 한 것이 없다. 마땅히 꽁꽁 묶고 잡아매고 문 잠그고 자물쇠로 채워서 굳게 지켜야 하지 않겠는가?

p.42 -[수오재기]

 

상관이 너를 엄한 말로 위협하는 것은 어째서인가? 내가 이 작록과 지위를 지키려 하기 때문이다. 간악한 아전이 비방을 꾸며서 나를 겁주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 내가 이 작록과 지위를 보전하려 하기 때문이다. 지금의 재상이 청탁으로 나를 더럽히는 것은 어째서인가? 내가 이 작록과 지위를 붙들려 하기 때문이다. 무릇 작록과 지위를 다 떨어진 신발처럼 여기지 않는 사람은 하루도 이 지위에 있어서는 안 된다.

p.80 -[영암군수 이종영에게 주는 말]

 

간사함이 일어나는 까닭은 쉽게 다 꼽을 수가 없다. 무릇 직책은 보잘 것 없는데 재주가 넘치면 간사해진다. 지위는 낮은데 아는 것이 많으면 간사해진다. 노력은 조금 들였는데 효과가 신속하면 간사해진다. (.......) 나를 미워하는  자가 나보다 약한지라 이를 두려워해서 고발하지 못하면 간사해진다. (......) 어떤 이는 간사해서 망하고, 어떤 이는 간사해도 망하지 않으며, 어떤 이는 꼭 간사한 것은 아니었는데도 간사한다 하여 망하게 되면 간사해진다. 간사함이 일어나기 쉬운 것이 이와 같다.

p.86 -[간리론]

 

온 집안의 상하 남녀로 하여금 놀고 먹는 사람이 하나도 없게 해야 한다. 또한 한순간도 한가한 때가 없게 해야 한다. 이를 일러 부지런함이라 한다.

p.218 -[또 두 아들에게 보여주는 가계]

 

 

정민, <다산어록청상> 中

 

 

+) 이 책은 정민 교수가 다산의 저작을 읽고 자신의 감상을 덧붙인 것으로, 작가는 다산이 자신의 두 아들에게 친히 일러준 공부 방법에 따라, 먼저 열 갈래로 주제를 분류하고 각 항목 당 12개씩 다산의 어록을 정리했다. 인생을 살면서 필요한 충고들과 학문, 인간관계, 경제, 문예 등에 대한 다산의 생각을 배울 수 있다.

 

특히 나는 경세, 수신, 처세 등의 글을 읽으며 우리나라에도 이렇게 훌륭한 학자가 있었구나 하는 생각에 감탄을 계속 했다. 그간 내가 보아왔던 그의 글들은 그의 생각을 전해주는 아주 작은 부분에 불과했구나 싶어서 반성하기도 했다. 또한 이 책을 통해 다산 정약용에 대한 관심이 커졌고, 앞으로 그가 지은 책들을 차근차근 읽어볼 계획이다.

 

공부 방법이나 독서 방법에 대한 충고는 지금도 상통한다. 필요한 부분을 정리하는 습관, 자신이 기억해야 할 것들을 적어두고 목록을 정리하여 체계적으로 책읽는 방법에 대한 충고는 매우 도움이 된다. 그리고 무엇보다 수신, 즉 나를 지키는 것에 대한 그의 글은 명언이라고 생각된다. 세상에서 가장 지키기 어려운 것은 나이니, 나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자는 것이다.

 

인문학에 관심을 갖고 있거나, 고전에 관심을 갖고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아름다운 글과 단호한 마음가짐을 발견할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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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현정의 결 - 뷰티 다큐
고현정 지음, 조애경 감수 / 중앙M&B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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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눈보다 내 중심으로 시선을 돌리는 방법을 알려주신 분이 윤여정 선생님이에요.

 

"여배우는 눈을 밖으로 향하는 것이 아니라 안으로 안으로 묶어야 그 쓰임을 다하는 것" 이라고 힘주어 말씀하신 분도 그분이에요.

p.29

 

변할 수밖에 없다면 나는 변하면서 변화도 하려구요. 처음에 숨어 다니기만 했던 고현정이 지금 이렇게라도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을 만큼 변화한 것처럼. 실은 더 정확하게 말하면 나는 변하면서, 동시에 변화하고 싶어요. 발효 같은 거죠.

p.226

 

그래서 슬픔은 내가 화살인지 과녁인지 따질 때 오는 게 아니더라구요. 진짜 슬픔은 먼지가 쌓여가는 과녁일 때, 화살집에 갇혀 쓰이지 않는 화살일 때 찾아오는 것이더군요. 가끔은 내가 화살의 역할을 다하고 있을까, 과녁의 용기를 갖추고 있나 스스로 물어봐요.

234

 

고현정, <결> 中

 

 

+) 이 책은 피부 미인의 대명사로 불리는 고현정의 뷰티 정보 서적이다. 처음에는 단순히 피부 관리 정보 책인줄 알았는데, 읽고 보니 인간 고현정에 대한 인터뷰처럼 보인다. 그래서 뷰티 다큐라고 했을까. 어울리는 제목이다. 나이들수록 발효되는 것처럼 변하고, 변화하고 싶다는 고현정의 의견에 공감한다. 나는 나이들어간다는 것에 대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사람인데, 이왕이면 자연스럽게 늙어가는 내 자신을 넉넉하고 여유롭게 지켜보고 싶다.

 

한때 고현정 세안법이 유행한 적이 있다. 그만큼 여배우들은 피부 관리가 중요하다는 말인데, 사실 이 책에 실린 고현정의 세안법을 따라하기란 쉽지 않다. 말그대로 여유가 있지 않다면 어려운 일이다. 세안만 15분을 하고, 화장품 하나를 발라도 꼼꼼하게 몇 분씩 바르기가 어디 쉽겠는가. 직업상 관리해야만 하는 연예인이라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건강한 피부와, 그로 인해 생기는 자신감을 위해 이 책에 실린 노하우를 좀 시도해보아도 좋을 것 같다. 무엇보다 나는 물 세안법과 가끔적 얼굴에 손대지 않기에 매우 동의한다. 나도 무의식적으로 얼굴에 손을 대는데, 이건 세균 때문에 매우 좋지 않다. 이 책에는 물리적 피부 관리 외에, 피부에 좋은 음식이나 운동 등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피부 관리에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는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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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려라 정봉주 - 나는꼼수다 2라운드 쌩토크: 더 가벼운 정치로 공중부양
정봉주 지음 / 왕의서재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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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꼼수]의 주제는 분명하다. 숨겨진 정권의 의도를 찾아내는 것이다. 보수 언론이 왜곡하는 것, 감추고자 하는 것을 집요하게 찾아내 들춰내는 것이다. 그리고 국민과 함께 소통하는 것이다.

p.34

 

언론이 제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는 권력으로부터도 독립해야 하지만  또 자본권력으로부터의 독립도 중요하다.

 

하버마스는 언론이 자본의 논리에 좌우되면서 본래의 의미를 잃었다고 분석했다. 언론이 만드는 공론의 장에서 시민은 배제되고 언론 스스로 권력이 된 것은 바로 자본권력의 힘 때문이라고 분석한 것이다. 자본권력의 논리에 좌우되는 언론은 더 이상 시민이 요구하는 언론이 아니라는 것이다.

p.57

 

민주주의를 지켜왔던 사람들이 공통으로 착각하는 것이 '민주주의는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는 믿음이다. 하지만 역사상 탄압에 가장 취약하고 쉽게 무너지는 제도가 민주주의였다. 독재 권력의 강력한 탄압을 받게 되면 직접적인 피해자가 아닌 사람들은 침묵하거나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독재자를 지지하는 쪽으로 선회한다. 무관심과 외면 속에 민주주의는 무너지게 되는 것이다.

p.150

 

자신들만 깨어있다는 알량한 생각을 깨고 갇혀 있는 진보의 도그마도 깨고 낮은 자세로 임해야 한다. 진보가 살아야 국민 다수가 편해지고 행복해질 수 있다.

p.170

 

 

정봉주, <달려라 정봉주> 中

 

 

+) 처음 '나는 꼼수다'라는 프로그램을 들었을 때, 나는 그 프로그램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었다. 비속어를 남발하며 말을 함부로 하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했으니까. 그런데 그건 첫느낌일 뿐이었다. 오래도록 나꼼수를 들으면서 생각이 좀 바뀌었다. 적어도 이 사람들이 이런 무거운 것들을 다루기까지 얼마나 많은 자료 조사를 했을 것이며, 얼마나 많은 위협과 질투를 받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특히 정봉주 전 국회의원에 대해서는 극단적인 느낌이었다. 굉장히 싫었다가 굉장히 좋았다가. 혹은 일부분은 굉장히 좋고 일부분은 굉장히 싫은. 어쨌든 이 책은 정봉주 전 국회의원이 감옥에 들어가기 전에 발간되었다. 책에도 실려 있는 BBk 관련 논의때문에 그는 감옥에 가게 되었다.

 

이 책은 저자의 캐릭터를 충분히 살리고 있다. 저자 본인의 정치 입문기를 비롯하여, 현 정권의 숨겨진 이면을 파헤친다. 비슷한 내용의 반복 같기도 하지만, 그거야 어차피 모든 책이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치뤄야 하는 대가이니 너그럽게 넘어가주자. 그리 무겁게만 볼 책은 아니다. 정치, 사회 분야의 현재 시점을 돌아보며, 한 사람의 정치인의 삶을 엿보는 책이라고 이해하자.

 

중요한 것은 언론의 역할이다. 이 책에서 저자가 언급했듯이 언론은 그 어떤 힘에도 굴복해서는 안된다. 자기만의 시선으로 책임감을 갖고 공정하고 객관적인 보도를 해야 하는 것이 언론인데, 언젠가부터 언론은 수많은 권력이 좌지우지되고 있다. 무조건 언론 보도를 사실로 받아들이는 사람들도 문제가 있다. 비판적인 시선은 우리가 갖춰야 할 기본적인 태도이고, 객관적인 보도는 언론이 갖춰야 할 기본적인 태도이다. 언론이 대중을 우롱하는 시대를 언제쯤이면 벗어날 수 있을까.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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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라는 직업 문학과지성 시인선 392
박정대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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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출 혹은 여행의 삶, 희미한 공기처럼 세계의 골목을 떠돌다 끝내 집으로 돌아가지 않은 채 죽으려 했던 나의 꿈이. 이렇게 상처입은 짐승처럼 내면의 푸른 기억을 찍어나가는 새벽이면 가장 먼 곳에서 반짝이며 나를 부르는 골수분자 같은 삶. 질기고도 비린 유전자의 집. 나는 유령이었고 사는 동안 나는 끝내 유령일 테지만

 

새벽 네 시 나는 드디어 나아게 갇힌다. 봉쇄 수도원. 그러니까 이건 실제적인 것이다. 

 

p.16  -[봉쇄 수도원] 부분

 

눈 쌓인 길 위에 난 바퀴 바퀴 자국이 티베트 독립운동사처럼 외롭다

 

가끔은 격렬해도 좋을 텐데 자기 머리통에다 확 불꽃을 그어버리는 저 한 마리의 성냥처럼 꿈꾸는 것들은 그들만의 꿈꾸는 속도로 그렇게 화악 달려가도 좋을 텐데. 모터사이클은 이십 킬로미터 속도로 툴툴거리며 상원사에서 월정사까지의 길을 그렇게 내려온다

 

p.139  -[선禪과 모터사이클 관리술] 부분

 

 

박정대, <삶이라는 직업> 中

 

 

+) 몇 년 전이었더라. 박정대의 시집만을 따로 모아서 몇 번을 다시 읽었던 기억이 난다. 박정대의 시를 읽을 때마다 나는 왜 겨울이라는 계절이 떠오르는 것일까. 그의 시집은 어쩐지 쓸쓸하고 고독하다. 그런데 또 그 이면에는 체 게바라가 간직했던 열정 같은 것이 숨어 있다. 내가 감히 체 게바라를 언급하는 것은 이번 시집에서도 역시 작가는 체에 대한 맹목적인 시선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정대의 이번 시집에 실린 시들은 대부분 단상이라고 오해할 여지가 충분하다. 물론 시인이 시상의 끈을 놓지 않고 적어 내려갔겠으나, 독자로서 일관성을 갖고 한 편의 시를 읽기에는 인내심을 요구한다. 그의 시를 읽을 때 수도없이 튀어나오는 '고유명사들'에 대한 이해와 인내가 필요하다. 그것들을 무시하고 읽으면 시는 철저히 이기적일 수 밖에 없다. 작가 위주의 이기적인 시거나, 독자 위주의 이기적인 시거나.

 

이번 시집을 읽으면서 나는 그가 좀 더 방황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아니 여전히 그는 눈송이같은 사람이구나 싶었다. 박정대의 시에서는 어디에도 안주하지 않고 떠도는 사람의 자유와 그에 버금가는 고독이 느껴진다. 공중에서 부유하고 있다가 땅에 내려앉으면 순식간에 사라지는 눈송이처럼 말이다.

 

가슴에 와 닿는 구절이 많은 만큼, 사족들도 제법 있지 않나 싶다. 작가들에게 감히 독자와의 소통을 강요할 순 없겠지만, 독자에 대한 배려를 부탁할 수는 있지 않을까. 나는 그가 더 많은 독자들을 위해 그가 명명하고 가르키는 것들에 대한 사소한 설명 정도를 덧붙여주길 바란다. 그런데 그것이 시인에게 너무 큰 부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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