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탕달의 연애론 - 새롭게 쓰는
스탕달 지음, 권지현 옮김 / 삼성출판사 / 2007년 8월
평점 :
절판


사랑은 언제나 자신의 장점은 과소 평가하고 상대방의 친절을 과대 평가하게 만든다.

p.79 

 

현재의 불행 속에서 행복했던 과거를 돌아보는 것보다 더 큰 슬픔은 없다.

p.90  - 단테, <프란체스카>

 

상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만들어낸 환상을 보고 즐기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스스로는 상대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고 있다고 착각한다. 하지만 어느 순간, 이 착각의 장막은 스스로 걷힌다. 대답 없는 사랑은 오래지 않아 지칠 수 밖에 없다.

p.116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을 느끼게 하던 사람을 잊는 것이 그토록 어려운 것은 지치지 않는 상상력 때문이다. 끊임없이 상대를 떠올리고 미화하는 것이 열정의 노예가 된 상상력의 주술이다.

p.236

 

 

스탕달, <스탕달의 연애론> 中

 

 

+) 이 책은 스탕달이 1822년에 발표한 글이다. 책을 읽으면서 요즘 젊은 사람들의 사랑에도 매우 잘 적용이 되기에, 언제적 글인가 궁금했는데. 자료를 찾아보고 깜짝 놀랐다. 정말 19세기의 글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현실적으로 사랑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추상적인 사랑이라는 감정에 대해 냉철하게 판단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또한 남녀의 생각이 차이, 시각의 차이, 사랑에 대한 태도의 차이까지 저자는 훤히 꿰뚫고 있다. 당시에는 굉장이 파격적인 책이 아니었을까 싶다.  보인이 직접 연애를 하면서 겪은 것들, 그리고 타인을 관찰한 것들을 열거하며 사랑과 연애에 대해 정리하고 있다. 사랑에 대한 조언이자 새로운 사랑을 찾기 전에 읽으면 도움이 될 만한 글이다.

 

아, 물론 현재 사랑하고 있는 연인들에게도 도움이 된다. 어찌 몇 백년이 지나도 남녀의 차이는 이렇게 두드러지나 모르겠다. 남자라는 동물과 여자라는 동물이 다르듯, 사랑에 대한 그들의 태도도 다르다. 사랑을 하며 괴로움보다 더 많은 행복을 느끼고 싶다면, 사랑의 방식을 알려주는 이 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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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인의 서재 - 그리고 그들은 누군가의 책이 되었다
한정원 지음, 전영건 사진 / 행성B(행성비) / 2011년 5월
평점 :
절판


"공부하는 능력, 다시 말해 수학 능력을 키우기 위해 제일 좋은 건 책을 읽는 겁니다. 그게 제일 확실하고 쉬운 방법이에요. 독서가 취미라고 하는 분들에게는 죄송하지만 독서는 취미라고 할 수 없습니다. 독서는 일입니다. 독서는 전략이고 독서는 치열한 삶의 현장입니다."

p.56  - 최재천 

 

"글을 쓰는 것이 사람을 스스로 귀하게 만드나요?"


"그렇지. 글을 쓰는 게 중요한 게 아니고 글쓰기를 통해서 이 세상의 모든 사물들이 귀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거야. 왜냐하면 세상을 자세히 보아야 글을 쓸 수 있거든. 자세히 본 것을 쓰다 보면 더운 자세히 보여. 그러면 급속도로 발전이 되지. 정신적으로 풍요해지는 거야. 글쓰기가 중요한 이유는 세상 사람들에게 드러나는 모든 것이 글이기 때문이야. 자기 분야에서 앞서가는 사람들은 모두 글을 써. 글을 쓰기 때문에 앞서가는 거야. 글쓰기란 세상을 보는 눈을 갖게 하고 그것을 표현하는 힘을 주지."

p.115  - 김용택

 

"분노를 가지고 살아야 해요. 자기가 다스릴 수 있는 분노가 있지 않으면 부패하게 되니까 부패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자기가 다스릴 수 있는 나름대로의 분노를 품고 있는 게 중요해요. 요즘 젊은이들은 분노가 없는 것 같아요. 모든 걸 쉽게 해결할 수 있어서 그런지 욕망을 배출하는 게 너무 쉬운 세대로 보여요. 분노라는 것은 자기가 갖고 있는 것이 억압되고 배출이 되지 않을 때 나타나는 현상인데, 그게 없으니 스스로 부패하고 나아가 타락하기도 해요. 어떠한 분노든 분노를 가지고 사는 게 정말 중요합니다."

p.309  - 승효상

 

"사라지는 건 운명이에요. 그 생각의 유효기간이 거기까지인거죠. 사라지지 않고 제 머리에 남아 있으면 작품이 되는 거고 아니면 아닌 거죠. 그걸 부여잡으려고 하는 순간 글 쓰는게 고통스러워져요.

 

가는 건 가게 내버려둬야 해요. 그래야 사는게 즐겁죠."

p.369  -장진

 

 

한정원, <지식인의 서재> 中

 

 

+) 이 책은 이 시대 지식인이라 불리는 사람들의 서재를 방문하고 그들이 책을 좋아하게 된 과정과 그들이 책에 대해 지닌 생각들을 정리한 것이다. 분야별 지식인들이라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책에 대한 대화를 나눌 수 있다. 또한 그들이 권하는 책 목록도 접할 수 있어서 앞으로 책읽기에 도움이 된다.

 

책을 너무 우위에 두어서도 안되고 너무 멀리 두어서도 안된다. 책은 가까이 곁에 두되, 벗처럼 정다울 땐 정답게, 잘못을 지적할 땐 무섭게 해야 한다. 한때 책에 대한 맹목적 믿음을 가지고 살았으나, 나는 이제 그렇지 않다. 책은 누군가의 생각에서 나온 것이므로 지식은 지식으로 받아들이고 비판해야 할 부분은 비판해야 한다.

 

이 책은 책에 가까이 다가설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자신의 전공 분야와 다른 분야의 책을 좋아하는 지식인을 보면서, 나는 책이 얼마나 흥미롭고 매력적인 것인지 더 이해하게 되었다. 책읽기에 대한 흥미를 불러일으키고 싶다면, 이 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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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알고 있는 걸 당신도 알게 된다면 - 전세계가 주목한 코넬대학교의 "인류 유산 프로젝트"
칼 필레머 지음, 박여진 옮김 / 토네이도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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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결혼이란 말이지, 자로 잰 듯 딱 50대 50으로 주고받는 게 아니야. 때론 90 대 10이 될 수도 있고 상황에 따라 그 반대가 될 수도 있지. 중요한 건 늘 많이 베풀어야 한다는 거야. 상대가 나와는 전혀 다른 삶을 살아온 사람이라는 점을 이해해야 해. 상대의 신발을 신었다고 생각해보는 거야. 그래야 평화로운 가정을 꾸릴 수 있어. '좋아, 베푸는 거야. 그리고 베풀었으면 됐어.'하고 생각해야 해. 살다보니 알게 되더라고. 내가 베풀어야 할 때도 있고, 상대가 베풀어야 할 때도 있다는 사실을. 누가 무엇을 얼마큼 더 받았는지 계산하면 안돼."

p.58

 

"말로나 글로나 가장 슬픈 말은 '그렇게 되었어야 했는데'다."

p.224

 

"시간과 몸이 허락하는 한 여행을 하라. 할 수 있다면 가장 좋아하는 동반자와 함께하라."

p.244

 

다가올 것들을 걱정하느라 시간을 허비하지 말고 사랑하고 즐기는 모든 것들이 흘러들어오게 그냥 두어라.

p.291

 

"아무 것도 당연하게 여기지 말게. 그게 내가 깨달은 중요한 교훈이라네. 살면서 일어날 모든 일에 완벽하게 대비할 수는 없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생은 살 만한 가치가 있지. 하루하루를 즐길 수도 있고 말이야. 바로 삶의 아주 작은 것들 때문이라네. 작은 것의 소중함을 알게 되면 뭔가 일이 크게 잘못되고 있는 순간조차 기쁨을 누릴 수 있다네."

p.303

 

 

칼 필레머, <내가 알고 있는 걸 당신도 알게 된다면> 中

 

 

+) 이 책을 만약 20대의 내가 읽었더라면 지금처럼 공감할 수 있었을까.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이 책이 30대의 언저리에 있는 사람들에게 어울린단 생각이 들었다. 결혼을 했든, 하지 않았든 상관없이 이 책은 열정이 한풀 꺾여 마음 한 구석에 조그맣게 자리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깊은 공감이 된다.

 

노인들의 지혜는 경험에서 우러나온 것이다. 그리고 삶에서 경험이란 무시할 수 없는 중요한 요소다. 물론 모든 사람들이 다 상황이 다르므로 이해하기 나름이겠지만, 적어도 우리가 일반적으로 고민하고 힘들어하는 것들에 좋은 조언이 된다. 이 책은 조언의 길을 열어준다. 누군가 잘못한 사람이 읽는다면 충고가 되겠지만, 아직 모든 것들을 앞두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좋은 조언이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좋은 배우자와 좋은 부모가 되는 것, 그리고 자유롭고 행복하게 사는 것에 대해 배우게 되었다. 다른 자기 계발 서적에도 있는 것이지만, 이 책에서 유달리 와 닿은 것은 여행을 떠나고 싶다면, 기회가 주어질때마다 떠나야 한다는 것이다.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지 말라는 말을 여행에 적용시켰다는 점이 의미있다.

 

사람을 만날 때에도 마찬가지다. 신중하고 또 끈기있게 서로를 배려하고 생각해야 한다. 너무 쉽게 결혼하지도 말고, 너무 쉽게 헤어지지도 말아야 한다. 어떤 노인은 열정적인 사랑보다, 오랜 시간 친구처럼 살아갈 배우자를 선택하라고 조언했다. 참 공감되는 말이다. 경험에서 우러난 조언을 듣고 싶다면 이 책을 권한다. 좋은 배우자와, 좋은 부모와, 자유로운 삶을 원한다면 이 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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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미친 사내의 5년 만의 외출
에두아르도 멘도사 지음, 조구호 옮김 / 시타델퍼블리싱(CITADEL PUBLISHING) / 2005년 6월
평점 :
절판


"하지만 당신은 이 사회에서 모든 걸 박탈당한 채 살아가는 사람들의 유일한 무기가 진실이라는 것을 믿어야 하며, 당신의 오해가 잘못(mistake)라는 것을 알아야 해요. 적절한 비유가 될지 모르지만, 깐디다 누나는 수그라녜스 박사 같은 인간들이 휘젓는 붉은 천에 놀아났던 때를 제외하고는 항상 빌어먹을 사회 제도로부터 소외당하며 살아왔소."

p.57

 

"여자들은 다 저렇소. 모든 걸 완벽하게 해줘도 불평, 조금 느슨하게 해줘도 불평, 늘어놓는 것은 오로지 불평뿐이오. 우리 남자들은 모든 것을 책임지고, 모든 것을 결정해야 하지만, 여자들은 그저 결과만 놓고서 이러쿵저러쿵 떠들길 좋아해요. 일이 잘되면 까짓 거 대수롭지 않는 것이고, 만에 하나 잘못되면 무능하다고 탓한다, 이거요."

p.185

 

역시 나는 한 가지 일에 매달리거나 사소한 일로 오늘 당장 지구가 멸망할 것처럼 고민하는 스타일이 아니었다. 오늘이 아니면 내일이 있듯, 진정한 나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날은 얼마든지 많지 않은가. 아니 그런 기회가 오지 않더라도, 나는 얼마든지 그런 기회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있지 않은가.

p.227

 

 

에두아르도 멘도사, <외출> 中

 

 

+)  이 소설은 정신병원에 수용된 한 사내가 바르셀로나 수녀회 학교에서 발생한 '여학생 행방불명 사건'의 미스터리를 풀어내는 적임자로 선택되면서 시작된다. 사내는 '의도적으로 부여된' 기회를 통해 잠시 밖으로 외출하고, 바르셀로나를 돌아다니면서 자유를 만끽하고, 사건을 해결하는 탐정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다.

 

나는 이 소설을 읽으면서 <돈키호테>를 읽으며 호탕하게 웃었던 기억을 떠올렸다. 이 작품은 비정상인 정신병자를 주인공으로 세웠지만, 사실 그가 비정상이 아니라 그 주변인들이 비정상적인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정상인이라고 믿는 그들의 삶은 자신의 욕망과 욕심에 얼룩져 있는 모습이다.

 

주인공은 비논리적이고 비상식적으로 보이지만, 한편으로는 상당히 논리적인 대사와 행동을  하고 있다. 이는 작가의가 의도한 풍자적 기법인 듯한데, 독자에게 유쾌한 웃음을 선사하다. 짧은 소설이지만 영화로 제작된다면 무척 흥미롭지 않을까 생각했다. 추리 소설, 피카레스크 소설이 읽고 싶다면 이 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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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치유하는 산사기행
승한 지음, 하지권 사진 / 불광출판사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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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우리는 안 해도 될 말을 너무 많이 하고 삽니다. 이는 자기 자신을 느끼고 살 수 있는 기회를 잃어버리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말 대신 실제로 가족과 타인에 대한 관심을 가짐으로써 서로에 대한 신뢰도 생기고 마음도 따스하게 됩니다."

p.43

 

피에르 쌍소의 말처럼 '느림'이란 '시간을 급하게 다루지 않고, 시간의 재촉에 떠밀려가지 않겠다는 단호한 결심에서 나오는 것이며, 또한 삶의 길을 가는 동안 나 자신을 잊어버리지 않을 수 있는 능력과 세상을 받아들일 수 있는 능력을 키우겠다는 확고한 의지에서 비롯하는 것'이다.

p.117

 

종교는 숭고한 통찰의 순간에 나오기도 하지만 절망과 공포와 위기감에서도 온다.

                                                            -카렌 암스트롱

p.177

 

인간의 모든 불행은 단 한 가지, 고요한 밤에 들어앉아 휴식할 줄 모른다는 데서 비롯된다.

                                                                             - 파스칼

p.275

 

 

승한, <나를 치유하는 산사기행> 中

 

 

+) 이 책은 스님이 여러 산사를 방문하면서 생각하고 깨달았던 내용을 글로 적었다. 산사의 사진들도 같이 실려 있어서 평온한 마음을 느끼게 해준다. 산사의 풍경을 이야기하고 옛 스님과 절에 얽힌 이야기를 풀어낸다. 여러 산사를 둘러보았으나, 구체적으로 산사에 관한 정보나 소개글 같은 것은 없다. 다만 스님이 뜻을 갖고 산사를 방문해 느낀점이나 깨달음을 쓴 책이다.

 

이 책을 지은 스님이나 사진작가는 어떤 세속적인 욕심으로 책을 만든 것이 아니라 생각된다. 사진 또한 절을 소개하기보다 사진작가의 눈에 들어오는, 그러니까 그 절의 이미지와 어울리는 장면들을 사진에 담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처음에 이 책이 산사여행을 소개하는 작품이 아닐까 싶었다. 그런데 전혀 아니었다. 그리고 오히려 그런 진솔하고 소박한 점이 더 마음에 드는 책이다.

 

여러 사찰에 대한 정보를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권하지 않는다. 사찰의 느낌과 절의 옛이야기, 스님의 지혜가 궁금한 사람에게는 조심스럽게 권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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