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알고 있는 걸 당신도 알게 된다면 - 전세계가 주목한 코넬대학교의 "인류 유산 프로젝트"
칼 필레머 지음, 박여진 옮김 / 토네이도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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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결혼이란 말이지, 자로 잰 듯 딱 50대 50으로 주고받는 게 아니야. 때론 90 대 10이 될 수도 있고 상황에 따라 그 반대가 될 수도 있지. 중요한 건 늘 많이 베풀어야 한다는 거야. 상대가 나와는 전혀 다른 삶을 살아온 사람이라는 점을 이해해야 해. 상대의 신발을 신었다고 생각해보는 거야. 그래야 평화로운 가정을 꾸릴 수 있어. '좋아, 베푸는 거야. 그리고 베풀었으면 됐어.'하고 생각해야 해. 살다보니 알게 되더라고. 내가 베풀어야 할 때도 있고, 상대가 베풀어야 할 때도 있다는 사실을. 누가 무엇을 얼마큼 더 받았는지 계산하면 안돼."

p.58

 

"말로나 글로나 가장 슬픈 말은 '그렇게 되었어야 했는데'다."

p.224

 

"시간과 몸이 허락하는 한 여행을 하라. 할 수 있다면 가장 좋아하는 동반자와 함께하라."

p.244

 

다가올 것들을 걱정하느라 시간을 허비하지 말고 사랑하고 즐기는 모든 것들이 흘러들어오게 그냥 두어라.

p.291

 

"아무 것도 당연하게 여기지 말게. 그게 내가 깨달은 중요한 교훈이라네. 살면서 일어날 모든 일에 완벽하게 대비할 수는 없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생은 살 만한 가치가 있지. 하루하루를 즐길 수도 있고 말이야. 바로 삶의 아주 작은 것들 때문이라네. 작은 것의 소중함을 알게 되면 뭔가 일이 크게 잘못되고 있는 순간조차 기쁨을 누릴 수 있다네."

p.303

 

 

칼 필레머, <내가 알고 있는 걸 당신도 알게 된다면> 中

 

 

+) 이 책을 만약 20대의 내가 읽었더라면 지금처럼 공감할 수 있었을까.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이 책이 30대의 언저리에 있는 사람들에게 어울린단 생각이 들었다. 결혼을 했든, 하지 않았든 상관없이 이 책은 열정이 한풀 꺾여 마음 한 구석에 조그맣게 자리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깊은 공감이 된다.

 

노인들의 지혜는 경험에서 우러나온 것이다. 그리고 삶에서 경험이란 무시할 수 없는 중요한 요소다. 물론 모든 사람들이 다 상황이 다르므로 이해하기 나름이겠지만, 적어도 우리가 일반적으로 고민하고 힘들어하는 것들에 좋은 조언이 된다. 이 책은 조언의 길을 열어준다. 누군가 잘못한 사람이 읽는다면 충고가 되겠지만, 아직 모든 것들을 앞두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좋은 조언이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좋은 배우자와 좋은 부모가 되는 것, 그리고 자유롭고 행복하게 사는 것에 대해 배우게 되었다. 다른 자기 계발 서적에도 있는 것이지만, 이 책에서 유달리 와 닿은 것은 여행을 떠나고 싶다면, 기회가 주어질때마다 떠나야 한다는 것이다.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지 말라는 말을 여행에 적용시켰다는 점이 의미있다.

 

사람을 만날 때에도 마찬가지다. 신중하고 또 끈기있게 서로를 배려하고 생각해야 한다. 너무 쉽게 결혼하지도 말고, 너무 쉽게 헤어지지도 말아야 한다. 어떤 노인은 열정적인 사랑보다, 오랜 시간 친구처럼 살아갈 배우자를 선택하라고 조언했다. 참 공감되는 말이다. 경험에서 우러난 조언을 듣고 싶다면 이 책을 권한다. 좋은 배우자와, 좋은 부모와, 자유로운 삶을 원한다면 이 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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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미친 사내의 5년 만의 외출
에두아르도 멘도사 지음, 조구호 옮김 / 시타델퍼블리싱(CITADEL PUBLISHING)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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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하지만 당신은 이 사회에서 모든 걸 박탈당한 채 살아가는 사람들의 유일한 무기가 진실이라는 것을 믿어야 하며, 당신의 오해가 잘못(mistake)라는 것을 알아야 해요. 적절한 비유가 될지 모르지만, 깐디다 누나는 수그라녜스 박사 같은 인간들이 휘젓는 붉은 천에 놀아났던 때를 제외하고는 항상 빌어먹을 사회 제도로부터 소외당하며 살아왔소."

p.57

 

"여자들은 다 저렇소. 모든 걸 완벽하게 해줘도 불평, 조금 느슨하게 해줘도 불평, 늘어놓는 것은 오로지 불평뿐이오. 우리 남자들은 모든 것을 책임지고, 모든 것을 결정해야 하지만, 여자들은 그저 결과만 놓고서 이러쿵저러쿵 떠들길 좋아해요. 일이 잘되면 까짓 거 대수롭지 않는 것이고, 만에 하나 잘못되면 무능하다고 탓한다, 이거요."

p.185

 

역시 나는 한 가지 일에 매달리거나 사소한 일로 오늘 당장 지구가 멸망할 것처럼 고민하는 스타일이 아니었다. 오늘이 아니면 내일이 있듯, 진정한 나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날은 얼마든지 많지 않은가. 아니 그런 기회가 오지 않더라도, 나는 얼마든지 그런 기회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있지 않은가.

p.227

 

 

에두아르도 멘도사, <외출> 中

 

 

+)  이 소설은 정신병원에 수용된 한 사내가 바르셀로나 수녀회 학교에서 발생한 '여학생 행방불명 사건'의 미스터리를 풀어내는 적임자로 선택되면서 시작된다. 사내는 '의도적으로 부여된' 기회를 통해 잠시 밖으로 외출하고, 바르셀로나를 돌아다니면서 자유를 만끽하고, 사건을 해결하는 탐정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다.

 

나는 이 소설을 읽으면서 <돈키호테>를 읽으며 호탕하게 웃었던 기억을 떠올렸다. 이 작품은 비정상인 정신병자를 주인공으로 세웠지만, 사실 그가 비정상이 아니라 그 주변인들이 비정상적인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정상인이라고 믿는 그들의 삶은 자신의 욕망과 욕심에 얼룩져 있는 모습이다.

 

주인공은 비논리적이고 비상식적으로 보이지만, 한편으로는 상당히 논리적인 대사와 행동을  하고 있다. 이는 작가의가 의도한 풍자적 기법인 듯한데, 독자에게 유쾌한 웃음을 선사하다. 짧은 소설이지만 영화로 제작된다면 무척 흥미롭지 않을까 생각했다. 추리 소설, 피카레스크 소설이 읽고 싶다면 이 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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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치유하는 산사기행
승한 지음, 하지권 사진 / 불광출판사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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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안 해도 될 말을 너무 많이 하고 삽니다. 이는 자기 자신을 느끼고 살 수 있는 기회를 잃어버리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말 대신 실제로 가족과 타인에 대한 관심을 가짐으로써 서로에 대한 신뢰도 생기고 마음도 따스하게 됩니다."

p.43

 

피에르 쌍소의 말처럼 '느림'이란 '시간을 급하게 다루지 않고, 시간의 재촉에 떠밀려가지 않겠다는 단호한 결심에서 나오는 것이며, 또한 삶의 길을 가는 동안 나 자신을 잊어버리지 않을 수 있는 능력과 세상을 받아들일 수 있는 능력을 키우겠다는 확고한 의지에서 비롯하는 것'이다.

p.117

 

종교는 숭고한 통찰의 순간에 나오기도 하지만 절망과 공포와 위기감에서도 온다.

                                                            -카렌 암스트롱

p.177

 

인간의 모든 불행은 단 한 가지, 고요한 밤에 들어앉아 휴식할 줄 모른다는 데서 비롯된다.

                                                                             - 파스칼

p.275

 

 

승한, <나를 치유하는 산사기행> 中

 

 

+) 이 책은 스님이 여러 산사를 방문하면서 생각하고 깨달았던 내용을 글로 적었다. 산사의 사진들도 같이 실려 있어서 평온한 마음을 느끼게 해준다. 산사의 풍경을 이야기하고 옛 스님과 절에 얽힌 이야기를 풀어낸다. 여러 산사를 둘러보았으나, 구체적으로 산사에 관한 정보나 소개글 같은 것은 없다. 다만 스님이 뜻을 갖고 산사를 방문해 느낀점이나 깨달음을 쓴 책이다.

 

이 책을 지은 스님이나 사진작가는 어떤 세속적인 욕심으로 책을 만든 것이 아니라 생각된다. 사진 또한 절을 소개하기보다 사진작가의 눈에 들어오는, 그러니까 그 절의 이미지와 어울리는 장면들을 사진에 담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처음에 이 책이 산사여행을 소개하는 작품이 아닐까 싶었다. 그런데 전혀 아니었다. 그리고 오히려 그런 진솔하고 소박한 점이 더 마음에 드는 책이다.

 

여러 사찰에 대한 정보를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권하지 않는다. 사찰의 느낌과 절의 옛이야기, 스님의 지혜가 궁금한 사람에게는 조심스럽게 권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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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왕자 두 번째 이야기 - 마음이 외로운 당신을 위한 따뜻한 위로
A.G 로엠메르스 지음, 김경집 옮김 / 지식의숲(넥서스)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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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나 자세는 문제를 그리 어렵게만 보지 말고 헤쳐 나가야 할 도전으로 받아들이는거야. 물론 그렇게 여겨도 여전히 장애물인 것은 변함이 없겠지만, 긍정적인 시선으로 볼 수 있게 될꺼야. 그러니 매순간 우리가 어려움을 겪도록 한 신의 섭리에 감사해야 한단다.

p.47

 

확신이 없는 경우에도 세상에는 반드시 우리가 할 수 있는게 있다.

p.101

 

의심이 가는 경우에도 사람들의 가장 나쁜 점이 아니라 가장 좋은 점을 생각해야겠다고 다짐했어.

p.180

 

행복은 소유에서 오는게 아니라 존재에서 오는 거란다. 우리가 이미 소유한 모든 것을 얻으려고 애쓰는데서 오는 게 아니야. 오히려 정작 우리에게 부족한 것이 행복의 근원일 수 있어. 왜냐하면 뭔가 부족해야 다른 사람들이 우리가 부족한 걸 채울 수 있으니까 말이야.

p.187

 

 

A. G. 로엠메르스, <어린왕자 두번째 이야기>

 

 

+) 어린왕자와의 대화는 언제나 우리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든다. 우리도 모르게 스스로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자신이 반성해야 할 것들과 자신도 몰랐던 것들, 그리고 앞으로 자신이 해야 할 것들에 대해 깨닫게 한다. 이 책은 전작을 닮은, 어린왕자의 삶에 비교적 충실하게 접근한 작품이다. 다시 만난 어린왕자전 이전의 왕자와 달리 고민도 많고 상처도 많이 받는다.

 

그런 왕자를 지켜보는 어른의 시선은 안타까움만큼 소중하게 지켜주고 싶은 마음도 컸다. 어린왕자는 여전히 순수하고, 여전히 벗을 믿고, 여전히 사람을 믿는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행복은 믿음에서 시작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의심하는 마음이 들면서 우리는 불안하고 불편해지는 것이다.

 

<어린 왕자>가 우리에게 소박하게 안겨주었던 따뜻한 마음을, 이 책을 통해 오랫만에 다시 기억하게 되었다. 물론 전작에 비해 약간 작위적인 구조인 것도 인정하나, 적어도 전작이 주었던 어린왕자의 순수함을 지키고자 애썼다는 점에서 너그럽게 넘어갈만 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왜 그렇게 하얀 눈이 소복이 쌓인 겨울밤이 생각나던지, 올겨울에 또한번 읽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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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없는 세상
필립 클로델 지음, 정혜승 옮김 / Media2.0(미디어 2.0)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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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자신을 믿는 마음을 잘 다독여 새롭게 다지고 세우는 일이 중요해요. 우린 실패를 인정치 않으려는 시대에 살고 있잖아요.

p.34

 

악이란 사람들이 저지르는 어리석은 잘못이란다. 사람들은 돌길을 헤매다가 길을 잃고선 돌멩이를 주워 괜히 허공에 던지기도 하거든.

p.57

 

삶이란 아룸다운 모험이고 속임수 쓰지 않는 손재주 같은 거지. 반짝반짝 빛나며 자라나는 상상이자 뿌리 깊은 오렌지 나무이고 늘 우리를 감동시키고 변화시키는 움직이지 않고도 떠나는 여행같은 거지.

p.59

 

있는 그대로의 너를 사랑하라

있는 그대로의 다른 이를 받아들이고 사랑하라

p.134

 

 

필립 클로델, <아이들 없는 세상> 中

 

 

+) 이 책에서는 어른들과 소통하지 못하고 자기만의 세계에 갇힌 아이들의 모습이 종종 등장한다. 작가는 부모로부터 소외 받거나 전쟁의 상처에 시달리는 아이들의 세상을 보여준다. 어른들의 동화이기도 하지만, 아이들이 어른들과 서서히 멀어지는 과정을 제시하는 아이들의 책이기도 하다.

 

여러편의 단편이 실려 있는데. 간혹 어떤 것들은 소설이 아니라 수필이지 않나 싶을 정도로 작가의 색채가 묻어난다. 어른들은 항상 어른들의 기준에서 아이들을 판단한다. 그리고 늘 그들이 옳다고 느낀다. 다 겪어온 어린 시절이기에 아이들을 위한 것이라고 판단하며 행동하지만, 사실 어른들이 기억하는 것은 그들만의 이기적인 부분일 뿐이다.

 

이 책은 아이들의 마음을 잘 드러낸다. 하지만 특별한 스토리가 없어서 읽었을 때 깊이 기억에 남기보다 '아, 이렇구나' 정도의 메시지를 전달할 뿐이다. 단편들의 길이가 짧아서일까. 어쨌든 좋은 구절이 있는 것도 사실이기에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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