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팝콘을 먹는 동안 일어나는 일 - 영화와 광고로 본 문화의 두 얼굴
김선희 지음, 송진욱 그림 / 풀빛 / 2011년 5월
평점 :
'다른' 생각은 세상을 움직이게 하는 동력이다. 모든 사람들에게 같은 목표를 부여한 뒤 한곳을 향하게 하면 그만큼 빠르게 성장하고 성공할 수 있겠지만, 그 성장과 발전의 이면에는 다른 생각, 다른 꿈으로 숨쉬던 사람들의 숨막힘이 존재한다. 다른 생각, 다른 꿈을 인정할 수 있는 탄력성을 갖춘 사회만이 개인을 희생시키지 않고도 사회를 발전시켜 나갈 수 있다.
p.26
명품 소비를 통해 다름을 추구하는 행위는 단순히 개성의 추구라는 식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개성을 추구하는 것 자체는 문제가 없다. 다만, 다른 삶을 살고 남들에게 다르게 보이고 싶은 욕구를 해소하는 방법이 오직 '소비'뿐이라는 것이 문제다.
p.38
무엇보다 성장은 밖에서 끌어내는 힘이 아니라 오직 안으로부터 스스로 밀고 나오는 힘이기 때문이다. 나이에 관계없이 진짜 어른이 된다는 것은 외부의 힘이 아니라 오직 자기 안의 힘으로 움직이는 능력을 얻는 것일지도 모른다.
p.76
장 폴 사르트르에 의하면 미래란 되고자 하는 것이 현재에 결여되어 있는 시간이다. 조각달은 보름달을 향하는 현재의 결여이다. 미래란 보름달의 결여로 머무는 현재의 조각들이다.
p.78
우리는 각각의 문화를 그대로 인정하자는 문화 상대성을 주장하면서도 우리보다 열등하다고 생각되는 타자는 오리엔탈리즘적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중적 태도를 가지고 있다. 이미 서양의 시선에 의해 배치된 우리가 서양 중심의 오리엔탈리즘을 내면화해 우리 밖의 타자를 우리 방식대로 재배치한 것이다.
p.172
김선희, <팝콘을 먹는 동안 일어나는 일> 中
+) 이 책은 몇 편의 영화와 드라마를 통해 그 속에 숨어 있는 대중문화를 살펴본다. 영화나 드라마에 숨어 있는, 우리도 모르는 대중문화의 이면이 무엇인지 찾아보고, 그동안 우리는 그 영화 속 세상에서 제시하는 시선으로 세상을 보아온 것은 아닌지 뒤돌아 본다. 대중문화 속에 투영된 삶의 문제들을 개인과 사회의 입장에서 고민하고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보편적이지 않은 자기만의 시선으로 대중문화를 살펴볼 것을 권한다. 그리고 그 속에 숨겨진 의미들을 비판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자기만의 생각의 길을 찾길 바란다. 이 책은 흥미롭고 그리 심각하지 않아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에서 말하는 것들은 결코 가볍지 않다. 지금 현재 우리를 돌아볼 고민과 생각들을 담고 있다.
문화를 새롭게 바라보는 힘, 비틀어보는 시선의 긍정적 면모를 잘 살린 책이다. 읽으면서 이 영화에서 이런 면이 있었구나, 저런 숨겨진 뜻이 있었구나 하며 새로운 것들을 발견했다. 고정관념이란 우리가 대중적인 것들에 익숙해질 때 생산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