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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해피엔딩 - 행복한 인생의 주인공이 되는 33가지 법칙
법상 지음 / 김영사 / 2011년 5월
평점 :
언제나 우리의 인생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날 뿐이지 좋은 일이나 나쁜 일이 일어나는 법은 없다. 이 모든 '어떤 일'들은 항상 부처님의 자비와 하느님의 사랑으로서 내 존재 위에 살며시 내려앉았다가 인연이 다하면 살며시 돌아갈 뿐이다. 내 삶에는 괴로운 일도 없고 즐거운 일도 없다. 다만 심심한 일상에 '어떤 일'들이 우리를 돕고 정신의 지평을 넓혀주기 위해 꿈이나 환영처럼 잠시 왔다가 갈 뿐인 것이다.
삶을 조종하려 들지 말라. 삶을 내 방식대로 통제하려 들지 말라. 내가 원하는 삶만을 살고자 애쓰지 말라. 그런 삶은 없다. 내 앞에 일어나는 삶을 아무런 조건 없이 받아들이라. 좋고 나쁜 것을 분별하여 선택적으로 받아들이지 말라.
p.43
분별하지 말고 받아들이라는 것은 좋고 나쁨의 선호조차 버리라는 것이 아니다. 좋아할 수도 싫어할 수도 있지만 좋아해도 너무 집착하지 않고 싫어해도 너무 증오하지 않으면서 두 가지 모두를 마음을 열고 받아들이라는 것이다.
두 가지의 경계를 모두 받아들여 양변을 통해 깨달아 갈 수 있는 가능성을 닫지 말라는 것이다. 순경계에서만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역경을 통해 부처에 이를 수 있는 것이다. 삶은 순역의 좋고 나쁜 모든 경계가 균형 있게 조화를 이룸으로써 양쪽에서 영적인 진보와 깨달음을 맞이할 수 있어야 한다.
p.71
행복은 누리고 만끽하는 것이지 추구하는 것이 아니다. 행복 추구는 죽을 때까지 끝없이 계속되지만 누리고 만끽하는 것은 언제나 지금 이 자리에서 할 수 있다. 누릴 수 있는 것을 걷어차면서 어떻게 더 많은 것을 누리고자 하는가. 누릴 만큼 누릴 때 세상은 우리에게 보다 더 많은 행복을 준다. 반대로 누리지 못하고 더 많은 것을 바라기만 할 때 세상은 부족과 결핍을 가져다 준다.
p.76
무위, 말 그대로 함이 없이 하다 보니 힘이 들지 않는 것이다. 잘했다고 즐거워할 것도 없고 못했다고 괴로워할 것도 없으며 상대방이 나를 어떻게 평가하는지, 좋아하는지 싫어하는지 또한 관심 밖이다. 그렇게 생각할 것, 평가할 것, 고민할 것 다 하며 결과에 목숨 거는 삶은 무위가 아니다. 무위는 말 그대로 그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매 순간 주어진 '지금 여기'의 삶만을 사는 것이다.
p.156
'내가 나다운 일'을 행할 때 우주 법계는 최선을 다해 도움을 준다. 그것이 바로 '진리의 일'이기 때문이다. 그렇듯 진리의 일은 저마다 '자기 자신의 일'을 온전히 행할 때 이루어진다. 그래서 '자기답게 사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그것이 곧 수행의 길이요, 자기를 깨닫는 길이며, 우주 법계에 도움을 주는 길이기도 한 것이다.
p.159
우리는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고 끊임없이 내 안에 있던 과거의 경험과 편견 등을 덮어씌운 채 내 식대로 왜곡해서 괴로움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즉, 우리가 경험하는 것은 '있는 그대로의 진짜 현실'이 아니라 '내 식대로 해석하고 왜곡한 자기만의 가짜 현실'인 셈이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어떻게 해야 내면의 생각이라는 목소리가 만들어내는 허망한 조작과 소란스런 창조 작업을 중지시킬 수 있을까? 그 해답은 아주 단순하다. 내면에서 끊임없이 올라오는 그 목소리를 무시하면 된다. 신경 쓰지 말고, 마음 쓰지 않는 것이다.
pp.231~232
법상, <날마다 해피엔딩> 中
+) 사실 날마다 해피엔딩이길 바라지는 않는다. 그저 내가 바라는 것은 어떤 시련이나 고통도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만큼이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할 뿐이다. 또한 마음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일이 있다면 그것에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는 사람이길 바랄 뿐이다. 이 책에는 삶을 바라보는 관점에 대해 꽤 설득력 있는 법상 스님의 말씀이 실려 있다. 가만히 곱씹어 보면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저자의 논리 앞에서 스스로를 돌아게 보게 만든다.
삶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기란 생각보다 꽤 어렵다. 우선 생각과 달리 마음이 언제나 물 위에 떠 있는 배처럼 잔잔히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다. 저자는 그런 점까지 가만히 응시해야 한다고 언급하고 있다. 옳은 말이다. 감정이든 일이든 사람이든, 그 어떤 것에 치우치기 시작하면 우리는 벌써 자신의 괴로움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마음이 혼란스러운 사람이라면, 좀 더 편안한 행복과 마음에 다가서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을 권한다. 종교적 관계를 벗어나 스스로를 들여다보고 생각의 전환점을 전해줄 수 있는 좋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