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커 (반양장) - 제3회 창비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창비청소년문학 29
배미주 지음 / 창비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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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기억해라. 동조는 도미노 현상이다. 여기에 참여하게 되는 개체의 성격은 다양하지. 크게 보면 유발자, 조기 수용자, 소극적 수용자로 나뉜다. 접촉, 충돌, 동조의 시작은 소박하다. 하지만 도미노가 쓰러지기 시작하면......"

 

"도미노가 쓰러지기 시작하면 시간문제일 뿐이다. 기억해라. 인간의 이성이란 것도 이렇게 감염되기 쉽다."

p.35

 

"그래. 언제 어떻게 떠날지는 모르지만 우리 제대로 살자. 어떻게 사는 게 제대로 사는 건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고민하고 찾자. 살아 있는 동안은."

p.79

 

어떤 종류의 경험은 사람의 인생을 전과 후로 나눈다.

p.170 

 

 

배미주, <싱커> 中

 

 

+) 이 책은 지구의 지하에 거대도시를 건설해 살아가는 인류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기계문명에 둘러싸여 자라온 소녀 미마는 게임 ‘싱커’를 통해 자연과 접하게 되고, 살아 있는 동물에 놀라움과 호기심을 갖는다. 마치 한 편의 SF 영화를 보는 듯한 기분이 들었는데, 미지의 야생동물들과 아마존을 배경으로 한 인물들의 모험때문인 듯 하다.

 

미래 사회를 구현한 작품이기도 하지만, 우리의 암울한 면을 드러내는 작품이기도 하다. 거대 회사의 음모에 길들여져가는 대중들의 모습을 아이들이 하나 둘 깨기 시작한다. 아이들이 미래고 희망이라는 고전적인 메시지는 미래의 상황에서도 통한다. 인간에게 자연이 어떤 의미인지 생생하게 묘사하는 작품이다. 소설의 중반을 넘어서자 살짝 지루함이 몰려오기도 했지만, 새로운 소재를 다룬 미래 SF 소설로 좋은 평가를 받을만 한 작품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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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살 소령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1
아마두 쿠루마 지음, 유정애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08년 4월
평점 :
절판


'알라가 언제나 공정한 것은 아니다. '

p.12

 

자신이 태어나기 전 세상이 어떠했는지 알 수 없다는 건 참으로 유감스런 일이다.

p.21

 
 꾀돌이 키크가 가족이 있는 집에 도착해 보니 아버지도 형도 모두 죽어 있었다. 엄마와 누나는 강간 당하고 머리통이 부서져 있었다. 가깝든 멀든, 일가친척이라는 친척은 모두 죽어 있었다. 부모형제는 물론 의지할 사람이 모두 사라지고 어린아이가 혼자 남게 되었을 때, 이 야만적인 나라에서 달랑 혼자 남게 되었을 때 그 아이는 무엇이 될 수 있을까?
 소년병이 될 수 있다. 먹고 살기 위해, 그리고 자기도 남을 죽이기 위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이것밖에 없다.
p.119
 

"넌 가능성이 없다. 꼬마 비라이마야. 너는 결코 혁명을 위해 싸우는 훌륭한 꼬마 하이에나가 될 수 없어. 네 아버지와 어머니는 이미 죽어 완전히 땅속에 묻혀 있다. 혁명을 위한 훌륭한 꼬마 하이에나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네 자신의 손으로 죽여야 한다. 네 부모 중 한 명, 어머니나 아버지를 직접 죽여야 한다고. 그런 다음에 꼬마 하이에나 혁명군에 입회하는 걸 허락받게 되는 거란다."

p.227

 

 

아마두 쿠루마, <열두 살 소령> 中

 

 

+) <열두 살 소령>은 '비라이마라'는 열두 살 소년이 이모를 찾아 라이베리아와 시에라리온으로 가는 과정에서 소년병이 되어 전쟁터에서 겪은 일들을 풍자적으로 그린 소설이다. 서술자가 열두 살 소년인 것을 고려한다면, 이 작품은 소년병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무엇인지 잘 모르는 어린 소년들의 비극적인 생존 방식이 잘 드러난다. 사람이 죽는다는 것이 무엇인지, 사람을 죽인다는 것이 무엇인지 잘 모르는 소년들의 모습을 통해 전쟁의 참혹함이 더 잘 드러난다.

 

어린 소년의 시선으로 전쟁과 군인들의 모습을 조망하고 있지만, 사실 이 작품은 전쟁의 극한 상황에서 인간(어른)이 얼마나 타락하고 있는지를 생생하게 묘사한다. 간혹 해학적인 문장들이 (그것은 아마도 어른들의 삶을 이해하지 못한 채 주어진 대로만 받아들이는 열두 살 소년의 어조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등장하기도 하는데, 그것이 이 작품의 풍자성을 더 살려준다.

 

무엇보다 나는 소년이 자신을 "나는 아프리카 원주민들이 흔히 말하는 것처럼 양쪽으로 구워진 쿠키 같은 존재다."(p.8) 라고 말했을 때, 충격적이었다. 그것은 "원주민 사회와 개화된 사회 모두를 조금식 알고 있다"는 것인데, 소년은 이것이 장점이기도 하면서 단점이기도 하다는 것을 강조했다. 어린 소년은 세상에서 자신이 서 있는 위치를 어른들의 편견 속에서 정해버린 것이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 생각보다 많은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이 그렇지 않을까. 어른들의 편견 속에서 아이들이 스스로의 위치를 정해버릴까봐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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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의 추구 - 하버드대 최고의 행복 강의
탈 벤 샤하르 지음, 노혜숙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0년 9월
평점 :
품절


최적주의자는 현실을 받아들인다. 현실 세계에는 어느 정도의 실패와 슬픔이 불가피하며 성공은 실제로 달성 가능한 기준에 따라서 평가해야 한다는 것을 인정한다. 그 결과, 그들은 실패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 때문에 불안감을 덜어내며 삶을 좀 더 즐기며 살아간다. 고통스러운 감정을 삶의 불가피한 부분으로 받아들이므로 감정을 억눌러서 더욱 심화시키지 않는다. 경험에서 배우고 앞으로 나아간다.

p.24

 

"불평꾼은 천국에 가도 불평을 한다."

- 헨리 데이비드 소로

p.44

 

어떤 감정을 받아들이라는 것은 그 감정을 좋아하라는 의미가 아니다. 또한 그 감정에서 비롯될 행동을 받아들이라는 뜻도 아니다. 우리 자신에게 그러한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여유를 주라는 것이다.

p.89

 

상대방게게 갖는 기대감과 사랑의 약속은 연인 관계를 발전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그러한 기대감은 현실적이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실망과 좌절로 이어질 수 있다. 연인에게서 완벽한 사람으로 존경을 받는 것은 기분 좋지만 부담스러운 일이다. 그러한 꼬리표를 뗄 때 비로소 자유로워진다. 물론, 그러한 해방감은 환상에서 벗어나 사랑으로 상대방을 받아들일 때만 가능하다.

p.215

 

행동하지 않음으로써 아무 상처도 받지 않는 사람은  성인이 아니라 비겁자다. 진정한 영웅은 스스로 인간적인 약점을 드러내는 사람이다. 그들은 성공하려면 우선 실패해야 하며, 행동하려면 더러워질 각오를 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식탁에 둘러 앉아 있는 우리는 완벽하지 못하지만 용감한 그들에게 감사해야 한다.

p.275

 

 

탈 벤 샤하르, <완벽의 추구> 中

 

 

+) 한때 나는 하루, 일주일, 한 달, 일년 등등 꾸준한 계획을 세웠다. 계획을 세우고 또 세우고 지키려고 노력했다. 그러다가 계획대로 되지 않으면 우울해했다. 내 삶이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는 사실에 화가 났었다. 그리고 이제 나는 계획을 세우지 않는다. 내가 세우는 계획은 오늘 하루, 뿐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그때의 내가 얼마나 '완벽주의'를 추구했는지 다시 한번 떠올리게 됐다. 무슨 일이든 완벽하려고 하는 습관때문에 더 많이 괴롭지 않았을까. 일에서건,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건 완벽하기란 쉽지 않다. 일을 잘 할 수도 있고 못할 수도 있다. 누군가에게 좋은 사람일 수도 있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나쁜 사람일 수도 있다. 모든 것에 완벽하기란 쉽지 않고, 그것을 추구하는 것 자체가 고통이다.

 

이 책은 완벽주의자와 최적주의자를 명확히 구분한다. 우리가 삶에서 완벽하려고 하면 할 수록 괴로워진다는 것을 지적하며, 최적주의의 장점들을 차분히 설명한다. 완벽주의적 사고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이 책을 권한다. 최적주의의 매력에 빠질 수 있다면 인생은 좀 더 행복해지지 않을까. 불평꾼은 천국에 가서도 불평을 한다,는 글귀가 우습지만 참 마음을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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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 없는 만남은 없다
법경 지음 / 마음달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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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세상 일에는 '원인 없는 결과'란 있을 수 없다. 아니 원인 없는 결과란 존재할 수 없고 생길 수도 없다. 좋은 원인에는 반드시 선과가 따르게 되어 있고 나쁜 원인에는 반드시 악과가 따른다. 그러므로 우리 주위에 일어나는 좋고 나쁘고 기쁜 모든 일들은 누가 주어서 받는 것이 아니라 다 자신이 지어 받는 인생인 것이다.

p.59

 

 인연의 끈은 무섭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반드시 만나야 할 사람은 아무리 멀리 도망을 가도 반드시 만나게 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만약 지금 남편에게 구박을 주거나 아내에게 구박을 주거나 하면 반드시 내생에는 거꾸로 만나 자신이 당한 설움을 되돌려 줄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인과란 반드시 되돌려 받기 때문이다. 때문에 부부는 인연공덕을 쌓아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된다.

 

 자신이 남편을 미워하거나 아내를 미워하는 것도 모두 자신이 가진 업이다. 상대가 마음에 들지 않게 만든 것도 엄밀히 말하면 모두 자신이 만든 업이라는 말이다. 밉다고 해서 피해서는 안 된다. 서로 마주하여 공덕을 쌓고 서로를 이해해 주는 따뜻한 마음씨를 가져야 한다. 서로 아끼고 사랑하고 감싸주고 보호하고 하늘 같이 떠받들어 좋은 선업을 닦아야만 한다.

p.205

 

 복을 구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의 지혜의 그릇을 더욱 크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세상의 모든 그릇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쌀도 한 말 그릇에는 한 말이 담기고, 한 되 그릇에는 한 되가 담긴듯이 자신이 가진 복의 그릇도 이와 같다. 그래서 복을 구하기 이전에 자신이 가진 복의 그릇을 먼저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p.211

 

지금 우리가 찰나 찰나 일으키는 모든 생각들은 미래의 내 인생이 만들어지는 원인이 된다. 그러므로 나쁜 것은 생각조차 하지 말아야 한다. 좋은 생각들은 하기만 해도 복의 원인이 된다. 또한 그 생각들을 꺼뜨리지 말고 행동으로 옮겨 실천한다면 한량없는 복을 누릴 수가 있고 죽어서 윤회 전생을 하지 않아도 된다.

p.248

 

 

법경 스님, <인연없는 만남은 없다> 中

 

 

+) 저자의 언급대로 불교에서는 '인과'를 빼놓고 이야기하기가 힘들다. 이 책은 인과로 인한 인연으로 이루어진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다. 재미있는 이야기와 스님의 말씀이 적절히 어우러져 지루하지 않다. 

 

현재의 생에서 나와 껄끄러운 관계에 있는 모든 사람들은 다 내 업으로 인해 만들어졌다고 생각하니, 그들에 대한 분노가 조금은 사그라든다. 참된 '나'를 찾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책은 구체적인 방법보다 부처와 관련한 이야기를 제시하며 깨달음을 유도한다. 하긴, 참된 나를 발견하는 구체적인 방법이라는 것이 있을까.

 

지금 내 앞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인과 관계로 인해 나와 맺어진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니 더 중요하게 느껴진다. 그런 관계속에서 나를 찾고 돌아보는 것을 시작으로 스스로를 들여다보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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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설턴트 - 2010년 제6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회사 3부작
임성순 지음 / 은행나무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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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구조는 결코 조정되지는 않는다. 사라지는 건 늘 그 구조의 구성원들뿐이다.

p.23

 

 아니, 솔직히 말해 누군가 죽어야 할 이유를 찾는데 세 시간 이상 써본 적이 없다.

p.80

 

우리는 욕망대로 행동한다.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아주 사소한 결정들조차 우연히 행하는 것은 없다.

p.96

 

언젠가 한 화가에 대해 이야기하다가 예술이 삶보다 중요한가에 대한 논쟁을 했었다. 그녀는 그 문제에 대해 이렇게 답했다.

"그런 거창한 결정들은 싫어요. 맘속에서 끊임없이 번복하게 하잖아요."

p.142

 

임성순, <컨설턴트> 中

 

 

+) 세계문학상 수상작인 이 작품은 '회사'라는 거대한 구조 속에 포함되어 살아가는 사람의 이야기이다. 암살 청탁을 받은 회사는 주인공에게 '킬링 시나리오'를 의뢰한다. 그리고 주인공이 쓴 시나리오에 따라 목표물을 완벽한 우연을 가장하여 암살한다. '컨설턴트'라는 직업을 갖게 된 주인공은 처음에는 자신이 실제 죽음에 관여한지 모르다가, 나중에는 그 사실을 알고서도 일을 계속한다. 그만큼 대가는 달콤했으니까.

 

사실 이 작품은 회사에 속한 주인공을 모습을 표면에 드러내지만, 그 이면에는 사회라는 구조 속에 포함되어 살아가는 우리들의 면모가 숨겨져 있다. 우리 모두 무언가를 목적으로 살아가고 있으며, 어떤 것에 대한 욕망이 우연을 가장한 선택을 불러 일으킨다는 것이다. 한 편의 영화를 보듯 소설은 꽤 재미있었는데. 결말이 살짝 아쉽다. 극단적인 결말이었더라면 더 비극적이지 않았을까. 아무튼 이 책은 현대인의 욕망과 익명성의 문제에 대한 경고등을 켠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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