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인터넷 수능 산문문학 - 2012, 수능연계교재 EBS 인터넷 수능 2012년 2
한국교육방송공사 엮음 / 한국교육방송공사(중고등)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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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수능 반영 교재로 작년에는 고전과 현대로 나뉘었지만, 올해는 소설구성의 3요소로 나뉘어 고전과 현대가 섞여 있어요. 하지만 소설 문제에 가까워서 오히려 좋답니다. 꼭 풀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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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인터넷 수능 비문학 - 2012, 수능연계교재 EBS 인터넷 수능 2012년 3
한국교육방송공사 엮음 / 한국교육방송공사(중고등)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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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수능 반영 교재로 꼭 풀어야 해요. 비문학이 영역별로 구성되었고, 답안지도 충실해요. 대부분 고등학교 내신교재니 사서 푸는 것이 큰 도움이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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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쉬는 무덤 - 개정판 시작시인선 18
김언 지음 / 천년의시작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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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숨쉬는 무덤'

 

문이 열리고 아무도 없는 마루가 보인다

아무도 없는 마루 한가운데 그가 즐겨 앉는

의자가 안 보이고 원목의 의자에 어울리는

책상이 안 보인다 책상 위에 놓인 양장본의

노트가 안 보이고 언제나 뚜껑을 열어 놓은

고급 만년필이 안 보인다 머리를 긁적이며

깨알같이 써 내려가는 그의 글씨가 안 보이고

때마침 불어오는 바람에 긴 머릿결을 내맡기는

그녀가 안 보인다 햇살 고운 그녀와

아침마다  잎을 떨구는 초록의 나무가

안 보이고 묵묵히 초록나무를 키워온

환한 빛의 화분이 안 보인다 너무 환해서

웃음까지 삼켜버린 둘의 사진이 안 보이고

영영 안 보이는 그녀 가슴에 얼굴을 파묻고

우는 그의 어깨가 안 보인다 허물어져 가는

그의 얼굴과 그녀의 오랜 손길이 안 보이고

아무도 없는 마루를 저 혼자 떠도는

먼지가 안 보인다 문이 열리고

아직도 살아 숨쉬는 그의 빈방이

안 보인다  

 

 

김언, <숨쉬는 무덤> 中

 

 

+) 김언의 시는 시 전체의 울림보다 한 문장의 울림이 강하다고 볼 수 있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느꼈는데, 그건 시인이 독자에게 바라는 기대치가 높거나, 스스로에 대한 만족이 강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시인은 한 문장으로도 많은 독자들의 마음을 건드리는 재주가 있다. 그러나 그의 시 한편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몇번이나 곱씹어야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 시집은 김언 시인의 첫 시집이다. 독자와의 소통보다, 스스로에 대한 자의식이 강한 작품들로 이루어진 듯 여겨지는 책이다. 나는 시인이 언급한 '시인이 보이지 않는 밑바닥'을 이 시집을 읽는 내내 의식했다. 어떻게 보면 그가 사용한 괄호 ()가 마음에 안들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또 천천히 돌이켜보면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의 그의 마음을 이해하는지도 모르겠다.

 

이 시집에 독자와의 소통을 요구하지 말자. 그저 작가의 시쓰기에 대해 이해하려고 노력해보자. 어쩌면 이기적일 수 있는 그의 시쓰기에 대해 곰곰히 생각해보자. 이 시집은 그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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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연
필립 그랭베르 지음, 홍은주 옮김 / 다른세상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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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먼저 간 소중한 사람들이 부활해주기를 진정으로 원하는 걸까?

  그는 내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아냐, 라고 내처 덧붙인다. 사랑한 사람이 살아 돌아오는 건 절대 기쁜 일이 아닐 걸. 애통한 울음 속에 누워 있던 고인, 저마다가 진심을 다해 다시 살아올 수만 있다면, 하고 빌었던 고인이 눈을 살짝 뜨거나 팔을 수줍게 내뻗으면 주저앉아 슬퍼하던 사람들이 얼마나 혼비백산할지 생각해 보면 알 수 있지.

p.86

 

생트안느 병원의 케이스 발표에도 매주 나갔는데, 한 인턴과의 토론 중에 교수가 했던 한마디가 잊히지 않았다. "정신질환자는 정신병에 '걸리는' 게 아니라 '애초부터' 정신질환자이다"라고, 그는 또박또박 말했다. 그는 "미쳤다고 시인하는 사람은 미친 게 아니다"라고 조롱조로 덧붙였다.

p.151

 

불가해한 그 확신이 나는 정말이지 싫다. 그것은 손가락 하나 밀어 넣을 틈도 없는, 숨 막히는 확신이다.

p.162

 

 

필립 그랭베르, <악연> 中

 

 

+) 소설가이자 정신분석가인 필립 그랭베르는 이 책에서 인간의 내밀한 심리를 두 소년의 틈에서 끄집어낸다. 이 책은 '분신'과 '비밀'에 대한 충격적 진실을 다룬 작품으로 평가 받고 있다. 두 소년이 어렸을 때부터 함께 지내면서 우정을 키워가는데, 그러다가 그 둘 중 한 소년은 언젠가부터 상대방의 눈치를 보게 된다.

 

자신의 행동에 상대방이 어찌 생각할지 계속 신경쓰며 상대방과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가끔씩 거짓을 말하기도 한다. 그런 그들이 대학생이 되면서 각기 다른 전공을 선택하게 되고, 서로 조금씩 거리가 생기면서 몰랐던 그들의 본모습을 발견 하게 되는 이야기이다. 추후에 알게 되는 '나'의 친구, '만도'의 정신착란 증상은 생각보다 심각했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나는 만약 이 작품이 영화로 만들어진다면 어떨까 생각했다. 상당히 충격적인 작품이 되지 않을까. 사람 사이의 비밀에 대한 의미와, 맹목적인 믿음이 몰고오는 충격이 섬세하게 잘 그려진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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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과 연인 푸른숲 징검다리 클래식 12
데이비드 허버트 로렌스 지음, 공경희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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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렐 부인은 남편에게 너그럽게 대했고, 그는 어린아이처럼 그녀에게 의존하면서 행복해 했다. 하지만 불행히도 두 사람 다 중요한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녀가 그에게 관대할 수 있는 건 그를 덜 사랑하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그에 대한 그녀의 사랑은 이미 오래전에 쇠퇴해 버렸음을.

p.40

 

"꽃을 꺾는 걸 좋아하지 않아요. 그대로 피어 있는 게 더 보기가 좋아요."

"하지만 갖고 싶은 꽃도 있잖아요."

"꽃들은 내버려 두기를 원해요."

"난 그렇게 생각지 않아요."

"난 꽃의 시체를 갖고 싶지 않아요."

p.161

 

"편안한 게 행복이라는 말씀이죠? 그게 삶을 바라보는 여자들의 공통된 시선이죠. 영혼의 편안함과 육체적 안락 말이에요. 그런데 전 그런 것을 혐오해요."

"하지만 사람은 행복해야 한다. 반드시 그래야 해."

p.179

 

 

데이비드 허버트 로렌스, <아들과 연인> 中

 

 

+)  이 책에 등장하는 '모렐 부인'은 자신이 결혼한 남자에 대해 전혀 모른 채 결혼 생활을 시작한다. 본인의 생각과 달리 남편은 매우 실망스러운 행동만을 반복했는데 그러면 그럴 수록 모렐 부인은 남편에게서 더욱 멀어진다. 그러던 그녀에게 아들과 딸이 생기면서 그녀는 남편에 대한 애정을 모두 아들에게 쏟는다.

 

큰 아들과 둘째 아들을 남편을 대하듯 존중하는 마음과 사랑하는 마음을 담아 기른다. 그러나 첫 아들을 잃고 그녀의 집착어린 사랑은 둘째 아들 '폴'에게 쏠리게 된다. 모렐 부인은 사랑하는 여자들과의 관계를 제대로 풀어 나가지 못하는 아들 폴에게 실망과 걱정과 배신감을 느낀다. 반면에 폴은 어머니에 대한 사랑이 여자들을 알게 되면서 귀찮아지기 시작한다. 그러지 않으려고 해도 어머니와 연인 사이에서 갈등을 겪게 된다.

 

이 소설은 아들을 두고 있는 모든 어머니라면, 그리고 그 아들이라면 한번쯤은 읽어보았으면 싶다. 사랑이 지나치면 간섭과 집착이 되는 법이다. 나는 아들에게 의존하는 마음이 생길 수 밖에 없는 모렐 부인의 상황도 충분히 공감이 되지만, 그렇다고 아들의 여자까지 마음대로 정할 수는 없는 법이다.

 

어머니가 보기에 좋은 여자는 아들이 사랑하는 여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는 곧 아들이 좋은 여자를 만나길 원하는 마음과는 다른 것이다. 모렐 부인을 보면서 여자의 일생이 얼마나 고달프고 안쓰러운 것인지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자식을 기른다는 것과, 그 자식이 잘 되길 바란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아들에 대한 어머니의 사랑을 떠나, 자식에 대한 부모의 사랑 표현은 어디까지 어떻게 진행되어야 하는 것인가. 참 어려운 문제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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