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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난 아직도
박혜아 지음 / 은행나무 / 2011년 4월
평점 :
0퍼센트와 100퍼센트의 확률이 아닌 이상 언제든 '변수'가 작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변수는 호재로도 작용할 수 있지만 악재로도 변할 수 있다. 이 변수에 어떻게 대처하는가도 정말로 중요하다. 냉철하게 준비해서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힘 역시 이 변수를 위한 방안이다. 모든 것은 스스로 결정하고 스스로 책임져야 하기 때문이다. 세상에는 어떠한 핑계도 없다. 그저 자신의 결정과 행동과 결론만이 존재할 뿐.
p.71
있는 사람들만 꿈을 꾸는 것이 아니라, 돈이 없기 때문에 오히려 더 꿈꿀 수 있는 것이다. 풍족한 친구들은 대체로 '간절함'이 약하다. 하지만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못한 친구들은 늘 간절하다.
p.74
미국인들은 아주 어린 아이일 때부터 어떠한 선택을 하게 될 때 "Are you happy?"라는 질문을 들으며 자란다. 자신의 선택과 결정에 이 질문이 첫 번째 판단 기준이 된다. 그리고 훗날 그 결정이 옳았는지 아닌지를 판단할 때 역시 "Am I happy?"라는 질문이 기준이 된다. 아무리 현실과 동떨어진 선택이었다 해도, 돈이나 명예, 권력 등의 객관적 가치에서 벗어난 선택이었다 해도, 만약 당사자 본인이 행복하다면 주변 사람들은 그것을 인정해 준다.
p.228
자신이 몸담고 있는 일상이 숨 막히기 시작했다면, 현재의 시간과 공간이 회색빛으로 자신을 막고 있다면, 그것도 현재의 일상을 깨부수고 변화를 택할 충분한 이유가 된다. 단, 절대로 잊지 말아야 할 것들이 있다. 자신이 선택한 새 학교, 새 직장, 새 삶의 터전에서 오히려 이전보다 더 힘든 상황과 맞닥뜨리게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다.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며, 세상의 그 어떤 길도 완벽하진 않다.
p.302
박혜아, <서른, 난 아직도> 中
+) 이 책은 국내의 한 특급 호텔 홍보팀에서 근무하던 스물아홉의 글쓴이가 갑작스럽게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게 되는 이야기이다. 안정적인 직장을 결코 쉽지 않게 얻어서 능력을 인정받고 있던 저자가 왜 갑자기 미국 MBA 유학을 선택했을까. 그것은 그녀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자신이 원하는 게 맞는지, 현재 행복한지, 새로운 것을 해보고 싶지는 않은지...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되물었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다.
그녀는 삶의 기로에서 어떤 선택을 할 때마다 몇 번의 좌절을 경험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은 그녀의 의지가 아시아인에게, 그것도 여자에게는 보수적인 글로벌 은행의 리더로 살 수 있게 만들었다. 이제 저자는 삼십대 중반에 이르렀을 것이다. 하지만 오래전부터 쓰인 이 책은 막 삼십대에 들어선 싱글 커리어우먼의 도전과 열정을 담고 있다.
유학에 대해 막연한 환상을 가진 사람들이라면 이 책을 권한다. 뚜렷한 목표없이 선택하는 삶이 얼마나 외롭고 고된 것인지 상황을 잘 설명해주고 있지만, 뚜렷한 꿈이 없는 사람이라도 그 꿈을 찾아가는 걸음이 얼마나 의미있는지도 설명하는 책이다. 안정적인 삶을 살던 저자가 선택한 유학 생활 동안 외로움과 영어를 극복하고 글로벌 외국기업에 취업하기까지의 과정과, 회사를 다니면서 겪게 되는 곤란한 상황과, 그런 상황 속에서의 심리적 대응 방법들에 대해 천천히 알려주고 있다.
매 순간 꿈을 꾸고, 그 꿈을 찾고, 또 새로운 꿈을 꾸는 삶. 저자는 바로 그 생활에 대해 생생하게 보여준다. 장점도 있고 단점도 있는 삶, 그 자체를 제시하는 게 바로 이 책이 지닌 강점이라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