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극한기
이지민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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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희망이 간절한 사람은 때론 희망이 두렵기도 해. 희망밖에는 가질 게 없으니까........ 그러면 오히려 희망에게 배신당할까 봐 피하게 되지. 짝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숨는 것처럼."

p.58

 

"김연우씨는 안그러는데 옥택선 씨 혼자 연애 감정으로 대하고 계신 것 같아요. 그러니까 이렇게 실망을 하죠. 그럴 필요 없습니다. 이성적인 걸 바라는 것도 아니에요. 그냥 인간적으로 좀 상대를 대하세요. 연애적으로 말고."

p.98

 

"언니가 그랬죠? 어린애가 웬 걱정이냐고? 암세포도 젊은 암세포가 더 활기차듯, 아픔도 젊은 아픔이 더 센거라구요. 앞으로 아플 날이 더 창창하니까요."

p.106

 

나는 그렇게 잃어버리는 데 천재였다. 중요한 점은, 잃어버리더라도 무엇을 언제 어떻게 잃어버렸는지는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제대로 그리워할 수 있으니까. 

(중략)

그리움이란 어차피 약간의 억울함을 품고 있는 감정이므로, 마치 그리움은 키 작은 미남과 같아서 우리는 그 서글픈 한계를 따뜻이 인정해줘야 하는 것이다.

p.135

 

 

이지민, <청춘극한기> 中

 

 

+) 이 책은 딱 한번 소개팅에서 만난 과학자에게 '러브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혼란스런 상황에 빠진 여자의 이야기이다. 치료제도 없는 이 바이러스는 감염되는 순간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누군가를 열렬히 사랑하게 되는 신종 바이러스다.

 

처음 책을 접했을 땐 청춘들의 사랑이야기라고만 여겼는데 읽으면서 이게 뭔가 싶을 정도로 조금 황당했다. 이 작품의 중요한 소재인 '바이러스'가 어느 정도 그럴듯한 개연성이 있으면 더 흥미로웠을텐데. 이 작품에서는 그저 우연히 접하게 되고, 우연히 만난 사람들이, 운좋게도 바이러스 치료제를 개발하게 되는 그런 이야기이다. 탄탄한 구성이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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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네 살 너에게 - 인생이 즐거워지는 철학 이야기 우리 청소년 교양 나ⓔ太 3
이케다 아키코 지음, 김경옥 옮김, 임은정 그림 / 우리교육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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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싫어하면 어떡하지. 나를 좋아했으면 좋겠어.' 하는 마음이 생기는 건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싶기 때문이야. 사람들이 자신을 인정해 주기를 바라는 것은 스스로를 인정하고 있지 않는 거란다. 자신을 인정하지 않고, 인정할 수 없다는 건 자기 자신에 대해 자신이 없다는 거지. 자신에 대해 자신이 없으니 사람들에게 인정받을 때 비로소 자신을 인정받은 걸로 여기게 되는 거야.

p.17

 

  싫은 것을 억지로 좋아하려 드는 것은 좋고 싫은 것 자체에 집착하고 있다는 거야. 좋고 싫은 건 아무리 애를 써도 존재한단다. 그렇다면 그것은 그런 것으로 인정하고 거기에 매달리지 않는 것. 이것이 '사랑'이야. (중략)

  너는 아마 사랑이라는 것을 좋아하는 것과 같다고 여겼을 테니. 하지만 사랑과 좋아하는 것은 달라. 사랑은 단순한 감정이 아니거든. 사랑은 좋고 싫음을 넘어선 것. 그것이 거기에 존재한다는 걸 인정하는 것이야. 받아들이는 거지. (중략) 이렇게 하면 싫어하는 감정을 가지고 있어도 사랑할 수 있어. 그 사람의 존재를 훼손시키지 않고 받아들일 수 있는 거지.

pp.25~26

 

사람들은 '나'를 이러저러한 자기 자신을 말하는 거라고 생각해. 그건 좋아하고 이건 싫어하는 나, 또는 남에게 보이는 나를 자기 자신이라 생각하는 거지. 이것이 바로 근본적인 오류야. '나'는 이러저러한 자기 자신이 아니거든. 이러저러한 모습이 자기 자신이기도 하지만, 그런 자신을 자기 자신인지 아닌지 생각하고 있는 나야말로 진짜 나란다. 겉으로 보이는 이런저런 내 모습은 기분이나 상황이나 타인의 생각이나 느낌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지만 '바로 그 나'는 변하지 않아. 기분이나 상황, 타인의 생각이나 느낌으로도 결코 달라지지 않는나, 그것이 바로 나인 것이지.

p.34

 

행복한 마음을 손에 넣으려면 행복한 마음이 되면 돼. 먼저 나는 행복하다고 마음먹는 거지. 행복한 마음이 되기만 하면 누구나 반드시 행복해진단다.

p.192

 

만약 네가 지금 '나는 불행하다'고 생각하고 있다면 걱정할 필요 없어. 지금 바로 행복해질 수 있으니까. 나는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그만둔다면 지금 여기서 행복해질 수 있단다.

p.196

 

진짜 인생이란, 사람은 반드시 죽는다는 사실을 분명히 받아들이고, 뚜벅뚜벅 살아가는 인생이야. 거짓 인생은 사람은 반드시 죽는다는 사실을 피해 달아나, 자신을 속이면서 살아가는 인생이지. 사실을 받아들이기 두려워서 보지 않으려 하고, 그저 즐기며 살려고 하지.

p.204

 

 

이케다 아키코, <열네 살 너에게> 中

 

 

+) 열네 살 너,가 정말 열네 살을 가리키는 것인지 몰랐다. 급하게 빌리고 집에 와서 보니 청소년 교양서적이다. 그런데 제법 흥미가 있다. '인생이 즐거워지는 철학 이야기'라... 나는 책을 천천히 읽기 시작했고, 읽으면서 무척 감탄했다. 철학이라는 무겁고 거대한 테마를 이 책은 매우 가벼운 것으로 만들고 있다.

 

청소년들이 일상적으로 고민하게 되는 ‘우정’, ‘개성’, ‘공부’에 대한 이야기에서부터 ‘역사’, ‘전쟁’과 같은 사회적 문제, ‘행복’이나 ‘인생’과 같은 보편적인 주제들까지, 철학적으로 사유하면서 그간 우리가 한번쯤은 고민했을 것들에 대해 길잡이가 되어주는 책이다. 이 책은 굳이 청소년 교양서적으로 지정할 필요가 없는 것 같다.

 

어른이 되어서도 가끔 고민하게 되는 것들, 이를테면 '왜 사는가' 혹은 '사랑이 무엇인가', '나는 누구인가' 이런 것들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는 길로 안내한다. 물론 완전한 답안은 없다. 다만 그것들에 대해 답답해했던 것들을 명쾌하게 정의해준다.  청소년들을 비롯하여 가끔 삶에 고민이 드는 어른들에게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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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사랑은 나비처럼 가벼웠다
유하 지음 / 열림원 / 199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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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월의 발라드'

 

노란 빛으로 제 몸을 밝히는 은행잎,

욕망을 버리기 직전의 몸들은

저리도 환하다

곧 추락의 시간은 다가오고

시월의 등불은 꺼지리라

 

그러나 떠오르는 달,

우주의 은행잎이여

너는 어떤 깨달음으로 자기를 환하게 밝히는가

욕망을 버리기 직전의 몸들과

욕망으로 가득 찬 몸

떨어지는 은행잎과 떠오르는 달

 

지나온 날들을 오래 뒤돌아보는 사람아

내 혼은 경쾌했고 언제나

뜨거운 심장은 날개를 원했다

아직도 나는 깨달은 것보다

깨닫지 못한 것들을 더 사랑한다

 

그러므로 나는, 뒹구는 은행잎의 반대편으로

내 시를 바치련다

시월의 저녁도 어찌할 수 없는

저 둥근 달을 향하여

 

 

유하, <나의 사랑은 나비처럼 가벼웠다> 中

 

 

+) 이 책은 가을에 어울리는 시집이다. 기존 유하시가 담고 있던 실험적인 작품들이 아닌 서정을 가득 담은 작품들로 엮여 있다. '느린 달팽이의 사랑'처럼 내면에 잠재되어 있는 사랑과 고독을 끄집어낸 책이다. 그것은 상대방에 대한 감정이기도 하지만 사실 자신에게 해당하는 말이기도 하다. 사랑과 고독을 타인과의 관계에만 한정하는 것은 옳지 않다. 물론 자신에게만 가둬두는 것도 옳지 않다. 그것은 나를 보는 시선이 되기도 하며 타인을 바라보는 시선이 되기도 하며 우리 사이의 거리를 조율하는 방법이 되기도 한다.

 

"달팽이가 자기만의 방 하나 갖고 있는 건 / 평생을 가도, 먼 곳의 사랑에 당도하지 못하리라는 걸 / 그가 잘 알기 때문"이다. "달팽이가 자기 몸 크기만한 / 방 하나 갖고 있는 건 / 평생을 가도, 멀고먼 사랑에 당도하지 못하는 / 달팽이의 고독을 그가 잘 알기 때문"이다. ([느린 달팽이의 사랑] 부분) 그의 시에서 '사랑'은 숨김없고 솔직한 것이다. 사랑에 당도하지 못하리라는 것을 알면서, 그리고 고독하리라는 것을 알면서도 느릿느릿 사랑을 향해 나아간다. 

 

이 시집에서 화자는 상대방을 열정적으로 사랑하지만 곧 그것이 또 다른 자신을 사랑한 것이었음을 깨닫는다. "내가 날아들었던 당신이라는 불꽃 / 오랫동안 나는 알지 못했다. 실은 그 눈부신 불꽃이 / 나를 비추는 거울이었음을 // 나의 사랑은 나비처럼 가벼웠다" ([나의 사랑은 나비처럼 가벼웠다] 부분) 타인에게 자신을 투영하는 것. 그것을 사랑이라 받아들인 화자의 목소리는 우리를 되돌아보게 만든다. 따뜻하지만 쓸쓸함이 공존하고 있는 시집이다. 그러나 그것 자체가 우리에게 위로와 위안이 된다. 오래된 책이지만 찬 바람이 불 때 읽으면 마음에 위안이 되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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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논신만 알고 있는 만점 논술의 비밀 : 중앙대편(인문계) 논신만 알고 있는 만점 논술의 비밀
김윤환 지음 / 지담교육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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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술의 기본 지식과 지난 중앙대 논술 기출 문제 및 예상문제로 구성되어 알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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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왕자 마음으로 읽는 더클래식 고전 명작 시리즈 2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지음, Bon 그림 / 더클래식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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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에 들고 다니기에 편하고. 그림도 이해하기 쉽게 잘 그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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