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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네 살 너에게 - 인생이 즐거워지는 철학 이야기 ㅣ 우리 청소년 교양 나ⓔ太 3
이케다 아키코 지음, 김경옥 옮김, 임은정 그림 / 우리교육 / 2011년 4월
평점 :
품절
'사람들이 싫어하면 어떡하지. 나를 좋아했으면 좋겠어.' 하는 마음이 생기는 건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싶기 때문이야. 사람들이 자신을 인정해 주기를 바라는 것은 스스로를 인정하고 있지 않는 거란다. 자신을 인정하지 않고, 인정할 수 없다는 건 자기 자신에 대해 자신이 없다는 거지. 자신에 대해 자신이 없으니 사람들에게 인정받을 때 비로소 자신을 인정받은 걸로 여기게 되는 거야.
p.17
싫은 것을 억지로 좋아하려 드는 것은 좋고 싫은 것 자체에 집착하고 있다는 거야. 좋고 싫은 건 아무리 애를 써도 존재한단다. 그렇다면 그것은 그런 것으로 인정하고 거기에 매달리지 않는 것. 이것이 '사랑'이야. (중략)
너는 아마 사랑이라는 것을 좋아하는 것과 같다고 여겼을 테니. 하지만 사랑과 좋아하는 것은 달라. 사랑은 단순한 감정이 아니거든. 사랑은 좋고 싫음을 넘어선 것. 그것이 거기에 존재한다는 걸 인정하는 것이야. 받아들이는 거지. (중략) 이렇게 하면 싫어하는 감정을 가지고 있어도 사랑할 수 있어. 그 사람의 존재를 훼손시키지 않고 받아들일 수 있는 거지.
pp.25~26
사람들은 '나'를 이러저러한 자기 자신을 말하는 거라고 생각해. 그건 좋아하고 이건 싫어하는 나, 또는 남에게 보이는 나를 자기 자신이라 생각하는 거지. 이것이 바로 근본적인 오류야. '나'는 이러저러한 자기 자신이 아니거든. 이러저러한 모습이 자기 자신이기도 하지만, 그런 자신을 자기 자신인지 아닌지 생각하고 있는 나야말로 진짜 나란다. 겉으로 보이는 이런저런 내 모습은 기분이나 상황이나 타인의 생각이나 느낌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지만 '바로 그 나'는 변하지 않아. 기분이나 상황, 타인의 생각이나 느낌으로도 결코 달라지지 않는나, 그것이 바로 나인 것이지.
p.34
행복한 마음을 손에 넣으려면 행복한 마음이 되면 돼. 먼저 나는 행복하다고 마음먹는 거지. 행복한 마음이 되기만 하면 누구나 반드시 행복해진단다.
p.192
만약 네가 지금 '나는 불행하다'고 생각하고 있다면 걱정할 필요 없어. 지금 바로 행복해질 수 있으니까. 나는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그만둔다면 지금 여기서 행복해질 수 있단다.
p.196
진짜 인생이란, 사람은 반드시 죽는다는 사실을 분명히 받아들이고, 뚜벅뚜벅 살아가는 인생이야. 거짓 인생은 사람은 반드시 죽는다는 사실을 피해 달아나, 자신을 속이면서 살아가는 인생이지. 사실을 받아들이기 두려워서 보지 않으려 하고, 그저 즐기며 살려고 하지.
p.204
이케다 아키코, <열네 살 너에게> 中
+) 열네 살 너,가 정말 열네 살을 가리키는 것인지 몰랐다. 급하게 빌리고 집에 와서 보니 청소년 교양서적이다. 그런데 제법 흥미가 있다. '인생이 즐거워지는 철학 이야기'라... 나는 책을 천천히 읽기 시작했고, 읽으면서 무척 감탄했다. 철학이라는 무겁고 거대한 테마를 이 책은 매우 가벼운 것으로 만들고 있다.
청소년들이 일상적으로 고민하게 되는 ‘우정’, ‘개성’, ‘공부’에 대한 이야기에서부터 ‘역사’, ‘전쟁’과 같은 사회적 문제, ‘행복’이나 ‘인생’과 같은 보편적인 주제들까지, 철학적으로 사유하면서 그간 우리가 한번쯤은 고민했을 것들에 대해 길잡이가 되어주는 책이다. 이 책은 굳이 청소년 교양서적으로 지정할 필요가 없는 것 같다.
어른이 되어서도 가끔 고민하게 되는 것들, 이를테면 '왜 사는가' 혹은 '사랑이 무엇인가', '나는 누구인가' 이런 것들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는 길로 안내한다. 물론 완전한 답안은 없다. 다만 그것들에 대해 답답해했던 것들을 명쾌하게 정의해준다. 청소년들을 비롯하여 가끔 삶에 고민이 드는 어른들에게 권하고 싶다.